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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하와이 트레킹 8-5일차 : 하와이 마우나로아 정상 트레킹

by 재희다 2021. 11. 18.

산 행  지 : 미국 하와이 트레킹 6박8일.
산 행  일 : 2015. 5. 22.(금) ~ 5. 29.(금)
산행코스
  - 카우아이섬 : 와이메아 캐년, 칼랄라우 트레일.
  - 하와이섬 : 볼케이노 국립공원, 마우나로아(4,169m) 등정.
  - 오아후섬 : 다이아몬드 헤드, 와이키키 해변 탐방.
산행참가 : 10백두.


<하와이 트레킹 5일차(26일, 화) 일정>

차량으로 마우나로아 천문대(3,396m)까지 이동, 

마우나로아(4,168m) 정상 트레일(Mauna Loa Summit Trail)을 따라 정상 등정.

 

<트레킹 지점 지도>

 

<마우나로아(4,168m) 정상 트레일(Mauna Loa Summit Trail) 지도>

 

 

오늘은 빅 아일랜드로도 불리는 하와이섬의 최고봉 마우나케아 산과 쌍벽을 이루는 마우나로아 산 정상을 오르는 일정이다. 하와이섬에는 높은 산이 마우나로아(4,169m)와 마우나케아(4,205m) 두 개가 있는데, 가장 높은 마우나케아는 정상에 천문대가 즐비하게 들어차 있어서 자동차로 정상부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정상 주변을 차지한 천문대들 주변은 출입이 통제된다고 한다. 힐로에서 마우나로아와 마우나케아로 진입하는 도로 입구까지 차량으로 40여분을 달려서, 다시 마우나로아 관측소까지 1차선의 좁은 도로를 40분 이상 올라야 한다. 그리고는 어제저녁 구름 위로 가라앉는 아름다웠던 일몰 풍경을 즐겼던 마우나로아 관측소 아래 공터에서 출발하여 마우나로아 정상까지 10km를 왕복하는 트레일을 걷게 된다.

 

 

해발고도가 4천을 넘는 마우나로아 정상을 올라야 한다는 부담으로 일찌감치 일어나 너무 이른 아침식사를 마치고서 배낭을 메고 호텔을 나서는데, 마우나로아 정상 트레킹 대신에 힐로 주변 산책을 선택한 김 사장님은 슬리퍼에 간편복장으로 이른 새벽 장도에 오르는 분들을 배웅하러 나왔다.

 

마우나로아 보다 더 멋진 힐로 관광에 나서는 김 사장님이 Hilo Bay Hotel에서 리드 만(Reeds Bay)을 배경으로.

 

마우나로아 정상 정복조도 한컷.

 

 

구름인지 안개인지 분간이 안 되는 안개 자욱한 도로를 달려 200번 도로인 세들 로드를 따라 오르니, 우측으로 정상부의 천문대가 아침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하와이의 최고봉 마우나 케아가 시야에 들어오고,

 

잠시 더 도로를 따라 고도를 높이니 자욱하던 안개는 사라지고 시야가 쾌청해지며, 

 

흐릿하게 보이던 마우나 케아가 선명하게 보인다.

 

 

200번 도로인 세들 로드를 따르면 좌측 마우나로아 방향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갈림길에는 '좁은 도로'임을 알리는 작은 경고판 외에는 아무런 표지판이나 이정표 조차도 보이지 않고,

 

관측소까지 이어지는 30km 정도의 1차선 도로 주변은 풀 한 포기 보이지 않는 외계행성의 모습 그 차체이며, 도로는 마치 롤러코스트를 탄 듯 수없이 솟구쳤다가는 내리꽂기를 반복하며 이어지다가,  

 

마우나로아 정상으로 오르는 트레일이 시작되는 마우나로아 천문대(Mauna Loa Observatory) 아래 공터 주차장에 도착한다.

 

<마우나로아 천문대(Mauna Loa Observatory)>
미국 하와이주 마우나로아 해발 3,396m 지점에 있는 천문대로, 1956년부터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2013년 5월 9일 기후 학계에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는데,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측정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사상 처음으로 400ppm을 넘어선 것이다. 일반적으로 과학자들은 생태계가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는 이산화탄소 농도는 350ppm이고, 400ppm을 초과할 경우 파리협정에서 제시한 지구온도 2℃ 이내 상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으로 경고해왔다. 흔히 이산화탄소 농도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것을 두고 ‘킬링 커브(Keeling Curve)’라고 한다. 미국의 과학자 찰스 데이비드 킬링이 1958년부터 이산화탄소 농도를 계속 측정해 계절과 상관없이 매년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킬링 커브는 ‘죽음의 곡선(Killing Curve)’과 발음이 비슷해 더욱 유명해졌다. 그가 맨 처음 이산화탄소 농도를 측정한 곳이 바로 마우나로아 관측소였다. 미국 해양대기국(NOAA) 지구시스템연구소가 운영하는 이 관측소는 극지와 함께 대기가 깨끗하기로 손꼽힌다. 또한 구름보다 고도가 높아 날씨에 상관없이 이산화탄소 농도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마우나로아 화산은 해저에서 측량했을 때 지구상에서 가장 큰 화산 덩어리다.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에는 이 화산과 더불어 킬라우에아 화산이 있다. 두 화산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접근 가능한 화산으로서, 현재에도 진행되는 지질 과정을 쉽게 관찰할 수 있게 해 준다.

 

마우나로아 천문대 아래 공터에서 본 마우나케아 모습.

 

 

 

마우나로아 정상까지 6mile(9.7km)이라는 표지판이 있는 트레일 헤드로 들어서며 사천미터 고봉이 온통 검은 용암으로 덮인 외계 행성의 모습을 한 마우나로아 정상을 향하면,

 

이내 따르던 비포장 도로를 두고 좌측으로 정상 트레일이 이어진다는 작은 표지판이 세워진 들머리가 나온다.

 

<마우나로아 정상 트레일(Mauna Loa Summit Trail)>
마우나로아 천문대 트레일과 정상 트레일을 통한 마우나로아(Mauna Loa) 정상을 다녀오는 트레일은 하와이 호나우나우 근처에 위치한 20.8km의 왕복 트레일로 경험 많은 모험가에게만 추천된다. 트레일은 주로 하이킹에 사용되며 4월부터 9월까지가 적기다. Hwy 200(Saddle Road)의 마우나로아 천문대(Mauna Loa Observatory)에서 시작되며 천문대는 일반인에게는 공개되지 않는다. 트레일 표면은 용암 흐름 필드로 고르지 않다. 여기에 표시된 경로는 북쪽 구덩이(North Pit)의 가장자리도 통과한다. (위의 지도 참조)

 

마우나로아 정상 트레일로 들어서는 백두들.

 

 

이정표도 있는 정상적인 트레일이라 당연히 길이 뚜렷하리라 짐작했건만,

 

 

온통 용암이 흐르다가 그대로 굳어버린 현무암지대에는 발자국의 흔적이 희미하기 그지없고, 가끔씩 나타나는 돌무더기 조차도 사람이 만들어 놓은 케언(Cairn)인지 용암 덩어리인지 가까이 가서 봐야 알 수 있을 정도이고,

 

숙소인 해수면에서 트레일 들머리인 3,396m의 관측소까지 자동차로 한번에 올라서 그런지, 트레킹을 시작하자마자 바로 고산병 징후가 나타나 주저앉는 분들도 있다.

 

돌아본 마우나케아 방향.

 

 

용암이 흐르다가 그대로 굳어버린 끝없이 펼쳐진 용암지대 오름길을 따라 오르다가,  

 

돌아본 마우나케아의 모습은 그대로이며, 한 시간이나 걸어온 마우나로아 천문대도 그리 멀지 않아 보이고,

 

모처럼 제법 큼지막한 케언이 세워진 곳을 지나는데,

 

우리나라 삼각점의 역할을 할 듯 보이는 미국 내무부에서 설치한 표식이 박혀 있고,

 

 

잠시 전에 이곳을 지나던 분들은 어느새 저만치 멀어져 있다.

 

서북쪽 와이메아 방향.

 

북쪽 마우나케아 방향.

 

 

다시 또 열심히 걸어 앞서간 분들의 위치에 도착하면 어느새 또 멀어져 있고,

 

커다란 케언이 있는 곳에는 미국 내무부에서 설치한 표식이 박혀있다.

 

 

 

걷고 또 걸어도 그 장면이 그 장면인 용암지대를 고산병 증세와 싸우며 한걸음 한걸음 오르다가,

 

돌아본 마우나케아의 모습은 한 시간 아니 두 시간 전의 모습과 전혀 달라지지 않았고,  

 

그리하여 시공의 개념이 희미하게 흐려질 즈음에,

 

꼴난 이정표를 만나는데, 그나마 부족하기 그지없는 이정표의 화살표 방향으로 진행하니,

 

지그제그로 이어온 비포장 도로와 두번째로 만나는 고도 3,800m 지점으로, 

 

두 시간의 트레킹으로 겨우 고도를 400m 높인 것이다.

 

가야 할 정상 방향의 용암 언덕 모습.

 

비포장 도로 교차지점에서 쉼을 하는 백두들. 

 

 

두 시간 동안이나 뒤들려진 현무암 위를 헤매다가 그나마 차량이 지난 흔적이 있는 도로로 들어서서,

 

완만한 오름길을 따라 오르는데,

 

앞쪽 시커먼 현무암 봉우리에 반짝이는 하얀 눈이 보인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적도 아래 용암지대에서 눈(雪)을 보게 되다니!

 

 

좌측 사면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두고 우측 트레일로 들어서면,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의 경계'로 1박 이상의 야영은 오지 탐방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표지판이 있고,

 

현무암 대신에 검붉은 흙지대로 들어서니 그나마 트레일이 선명하게 드러나 보이며,

 

 

가끔씩 나타나는 케언이 길잡이 역할을 제대로 해 주는 트레일을 따르는데,

 

검은 용암대지에서 유난히 드러나 보이는 흰 눈이 움츠려 들었던 마음을 다소간 포근하게 해 주고,

 

곳곳에 산재한 작은 용암동굴의 무너진 흔적이 잠시라도 마음을 놓아서는 안 된다고 일깨워 준다.

 

 

 

 

트레일은 다시 현무암 용암지대로 이어지며,

 

 

파란 하늘이 끝나는 지점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데,

 

돌아본 마우나케아 방향.

 

끝없이 펼쳐지는 검은 용암지대에서 산봉우리의 흔적은 어느 방향에서도 찾아볼 수 없고,

 

고산증에 한걸음 한걸음을 옮기기가 너무나 힘겨워지는데,

 

검은 현무암 지대에서 작은 케언이 그나마 반가운 나머지 핑계삼아 발길을 멈추고 쉼을 한다.

 

아직도 출발지에서의 모습과 꼭 같은 마우나케아 모습.

 

마우나케아를 배경으로.

 

 

세상의 모든 게 누워 있는 듯.

 

 

20여 분 간의 쉼을 뒤로하고 다시금 끝간데 없는 현무암 평원으로 이어진 트레킹에 나서서, 케인이 있는 갈림길에서 우측 트레일로 들어서고,

 

지금 걷고 있는 트레일이 그동안 우리가 걸었던 어떠한 트레일과는 조금도 닮아 있지 않음을 문득 깨달으며,

 

늘 그자리에 있을 듯이 보이던 마우나케아도 평원의 언덕인양 모습을 감추려 하고 있고,

 

마우나로아의 정상쯤으로 보이는 뭔가를 찾아 정처 없는 발걸음을 옮기는데,

 

 

저~어기 멀리 하늘로 도드라져 보이는 부분이 목적지가 아닌가 희망을 가져본다.

 

 

엇 근데 이게 뭐지!

 

용암이 치솟아 오르던 불구덩이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작은 희망의 불씨를 배경으로!

 

 

저 멀리 앞서가는 분이 드넓은 화산지대의 작은 돌맹이처럼 보인다.

 

마우나로아 정상 방향 파노라마.

 

 

마우나 로아 정상과 분화구 방향으로 길게 이어진 용암 불구덩이를 우회하여, 

 

주먹 크기의 화산암들이 널린 쇄석지대도 지나,

 

트레일은 분화구 절벽과 크레바스를 우회하여 이어져,

 

마우나로아 정상부의 조금 도드라져 보이는 정상으로 향하다가,

 

케언이 있는 곳에서 발길을 멈추고 또 한참의 쉼을 한다.

 

돌아본 마우나케아 방향.

 

마우나로아 정상부 케언에서 고산증이 찾아온 몸을 뉘인 백두들.

 

 

 

30여분의 쉼을 하고는 다시 몸을 일으켜 트레일로 들어서니,

 

이내 마우나로아 정상 분화구에 있는 대피소로 쓰이는 케빈 방향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가끔씩 나타나는 케언을 등대 삼아 희미한 트레일을 따르니,

 

 

빤히 보이는 거리를 40여 분이나 걸렸는데, 거리 가늠을 못하는 것인지 걸음이 느린 것인지 종잡을 수가 없고,

 

드디어 분화구 절벽 위에 다다른게 아닌가 싶더니,

 

마침내 광활한 마우나로아 분화구(Caldera)가 눈앞에 펼쳐진다.

 

엄청난 규모의 칼데라가 내려다 보이는 절벽 위에서.

 

마우나로아 분화구를 배경으로.

 

 

 

 

분화구 가장자리 절벽으로 이어진 트레일을 따르다가,

 

어마어마한 규모의 칼데라를 보니 30여 년 전에 있었던 화산 폭발이 얼마나 광대하였는지를 능히 짐작케 한다. 그래서 붙여진 이름 ‘불타는 곳’이라는 원주민어의 '모쿠아웨오웨오(Mokuaweoweo) 칼데라', 지금은 그 깊게 파인 광활한 분화구 안에 검은 현무암이 바다처럼 편평하게 굳어있어서 마치 외계 행성에 온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금방이라도 분화구 안으로 무너져내릴 듯이 갈라진 크레바스.

 

쨍쨍 내려쬐는 햇볕에도 녹지 않고 남아있는 눈이 신기하다.

 

마우나케아를 배경으로.

 

마우나로아 분화구를 배경으로.

 

 

저~쪽에 뾰족한 케언이 보이고,

 

케언이 있는 곳으로 가니 아무런 표식이 없는 나무 각목도 세워져 있는데, 이곳이 정상이 아닌가 하며 배낭을 내려놓고 쉼을 한다. 

 

 

 

마우나 로아 정상이라 착각을 하여..

 

 

 

 

근데 배낭을 내려놓은 곳이 정상이 아니라 저 멀리 조금 더 높아 보이는 곳에 또다른 돌탑(케언)이 보이기에 고산 증세가 심하지 않은 몇몇 사람만 가 보기로 하고 20여 분을 더 진행하니, 마침내 마우나로아 정상에 도착한다.

 

<마우나 로아(Mauna Loa, 4,169m)>
'마우나 로아(Mauna Loa)'는 그 옛날 산정에 늘 흰 눈이 덮여있어 '흰 산'이라는 의미로 지어진 이름이다. 오늘 우리가 오른 마우나 로아(Mauna Loa)는 4,169m의 활화산으로, 산의 부피와 면적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크다고 하며 하와이 섬을 이루는 다섯 화산 중 하나다. 높이는 바로 북쪽에 있는 마우나케아 산보다 36m 낮고, '마우나 로아'라는 이름은 원주민어로 '긴 산'이라는 뜻도 지니고 있는데, 마우나 로아 산정이 멀리서 보면 밋밋한 선으로 이어져 있어서 방패를 엎어놓은 것처럼 보인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현지인들은 세계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 입에 침을 튀기는데, 바닷속에 잠긴 길이까지 합하면 10,200m가 넘는 산세라고 우기며, 정상에는 길이 4.8km에 폭 2.4km 그리고 깊이가 180m에 이르는 광대한 칼데라가 형성되어 있는 산이다. 기나긴 세월 동안 거의 평균 6년에 한번씩은 용암을 내뿜는 화산 폭발이 이어졌으며, 가장 최근에 일어난 것은 1984년으로 기록되었고 이제껏 요동을 멈추고 있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지질학자들은 의구심이 가득한데, 머지않아 또다시 기록적인 대 폭발이 일어날 것이라 예견하는 침묵하지 않는 침묵의 산이다.

 

구글 지도를 통해 본 마우나로아 정상 위치(우리의 현위치)

 

마우나로아 천문대에서 출발하여 10km를 7시간이나 걸려서 마침내 도착했다.

 

사천미터 고봉의 광활한 정상부가 온통 검은 현무암으로 덮여 있는 천형의 땅 마우나로아 정상에서!

 

 

근데 꾀나 편안해 보이네..ㅉㅉ

 

 

 

마우나로아 정상에서 마우나케아 방향 파노라마.

 

마우나로아 정상 분화구 방향 파노라마.

 

대려다본 마우나로아 정상 분화구 모습.

 

 

 

마우나 로아 정상의 미국 내무부 표식.

 

마우나 로아 정상부 전경.

 

 

마우나로아 정상을 뒤로하고 백두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돌아나와,

 

마우나로아 천문대를 향한 하산길에 나선다.

 

거의 8시간 동안 돌만 밟다가 눈을 밟으니 발바닥 느낌이 완존히 좋다.

 

 

관측 장비가 설치되어 있는 곳도 지나고,

 

트레일 찾기가 어려운 곳은 작은 케언을 등대 삼기도 하며,

 

드넓은 쇄석지대도 지나고.

 

마우나로아 케빈 갈림길쯤이 멀리로 보이는데,

 

내가 정상에서 분화구를 카메라에 담으며 지체하는 사이에 먼저 출발한 분들은 왔던 길이 아닌 지름길로 들어서 저 멀리로 가고 있고,

 

왔던 길을 되짚어가는 나는 까마득이 보이는 일행들과 만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가지고,

 

제법 큰 케언이 있는 마우나로아 케빈 갈림길에 도착한다.

 

곳곳에 작은 용암굴이 산재하여 밟으면 쉬이 무너지며 다리를 다칠 수 있다.,

 

마우나 로아 케빈 방향 갈림길 전경. 

 

이곳이 Cabin Trail과 Summit/Observatort Trail이 분기하는 지점이라는 표시와 함께,

 

각각의 트레일 표지판에는 목적지까지의 거리도 표시되어 있는데, 마우나로아 천문대까지는 3.5mile 남았다고 표시되어 있다.

 

 

잠시 케빈 방향 트레일을 확인해보고는,

 

천문대 방향 하산 트레일로 들어서서 완만한 내림길을 따라 내려선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 천문대 방향으로 들어서면,

 

오름길에 보았던 뚜렷한 트레일이 선명하게 이어진 색다른(돌이 아닌 화산토양 지대) 지역을 지나게 되고,

 

 

완만한 사면 흙길을 잠시 동안 편안히 내려서면,

 

케언 위에 조개껍데기와 동물 뼈가 놓인 갈림길 사거리가 나오고,

 

다시 암반지대 트레일로 들어서서 희미한 흔적을 살피며 천문대 방향 하산길을 조심스레 더듬어 내려간다.

 

 

다시 도로를 만나서는 천문대 방향으로 이어지는 트레일 들머리를 찾지 못해 한참 동안 헤매다가, 스마트폰 구글 지도에서 천문대 방향을 향하여 희미한 족적을 더듬으며 내려서기 시작한다. 

 

 

그런데 날이 어두워지고 길이 아닌 화산암 지대를 지나며 쉽게 부서지는 화산암에 다리를 다치거나 작은 화산동굴이 무너지며 날카로운 모서리에 찔리기도 하는 사이에 끼고 있던 선글라스도 분실하며 천신만고 끝에 겨우 정식 트레일이 아닌 천문대 동편의 작업용 도로에 내려서며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살았다!'라는 작은 탄성을 지르며 바라본 마우나케아 모습.

 

 

도로를 따라 천문대 옆을 통과하여,

 

마우나로아 천문대 아래 공터 주차장에 도착하니,

 

먼저 지름길로 내려간 분들이 한 시간쯤 전에 도착하여 차에서 쉬면서 기다리고 있다.

 

4000미터급 오지 산을 함께 등반한 한 사람이 날이 어두워지는데도 하산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여행사 인솔자는 찾으려는 노력도 없이 차량에서 도끼눈을 뜨고 있다. 안도의 숨을 내쉬며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한 마음으로 차 문을 열고 들어서다가 냉랭한 차 안 분위기가 무척이나 뜻밖이라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사진을 찍느라 일행을 놓친 나의 잘못이 크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위험에 처했던 것은 나였고, 일행들이 걱정을 할까 염려되어 사력을 다해 탈출을 해 왔는데..., 인솔자의 처신과 태도가 너무나 뜻밖이다.

 

내심 치밀어 오르는 화를 누르고 늦어서 미안하다는 인사를 건네며 차량에 탑승하여 마우나 로아 천문대를 뒤로하고 힐로의 숙소로 향한다. 

 

 

이번 마우나로아 정상 트레킹은 평소의 고산 트레킹과는 완전히 다른 트레킹이었다. 광활한 마우나로아 산록에 풀 한 포기 없이 검은 화산암이 덮여 있어서 공식적인 트레일 조차도 구분이 잘 되지 않고, 평탄하고 공기도 깨끗하여 거리 가늠도 어려운 실로 난생처음 경험한 색다른 트래킹이었다. 또한 일행과 떨어져 사진을 찍느라 홀로 낙오하여 동행자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은 두고두고 머리 숙여 사죄드리면서도, 살아서 돌아온 게 참으로 다행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