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춘천 수리봉, 대룡산, 명봉 (강원도 춘천시)
산 행 일 : 2023. 06. 24.(토)
산행코스 : 원창고개 ~ 수리봉(644m) ~ 녹두봉 ~ 임도 ~ 대룡산(899m) ~ 갑둔리고개 ~ 명봉(643m) ~ 순정마루(533m) 전망대 ~ 거두리 (15km, 7시간 소요)
▶ 차량 회수팀 : ~ 순정마루~연산봉/구일봉(428m)~구봉산(441.3m)~구봉산전망대 (16.3km, 6시간 반 소요)
산행참석 : 19 백두.
<산행지도>
지난 6월 둘째 주 산행에서 올랐던 팔공산 시루봉에서의 감동이 사그라들기 전에 그 여세를 몰아 효령재까지의 팔공기맥 여섯번째 산행을 예정하고 있었는데, 회장님께서 강원도 홍천 망덕산 산록에 별장을 가지고 계신 지인분께서 본인의 별장으로 백두산우회를 초대하고 싶어 한다는 의사를 전하며 강원도 홍천 지역으로의 특별산행을 제안해 왔다. 우리 산악회의 산행 일정이야 조정이 가능하고 어차피 여름철 피서 산행도 예정하고 있는 상태여서 홍천 망덕산 인근의 산행 코스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우선 우리 산우회가 오르지 않은 산으로 홍천의 매화산과 공작산을 검토했으나, 매화산은 무박산행지로는 코스 구성이 여의치 않았고, 공작산은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총무님께서 다녀온 산이라며 거부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김 전무가 제안한 춘천둘레산길의 대룡산 구간을 걷기로 한다.
춘천 시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소인 순정마루와 대룡산 전망대, 수리봉 전망대를 이어 걷는 코스로, 처음에는 북쪽 구봉산 전망대 휴게소에서 출발하여 능선을 따라 원창고개까지 남쪽으로 진행하려 하였으나, 대룡산~녹두봉 구간 임도를 따가운 해가 내리쬐는 시간을 피하고, 산행 초반 가파른 구봉산 오름길 대신 완만한 수리봉 오름길로 바꾸기 위해, 산행을 원창고개에서 시작하여 북쪽으로 진행하여 구봉산 전망대에서 마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회장님 지인분의 망덕산 별장은 5년 전 한강기맥 오음산 구간 산행을 마치고 방문하여 한차례 신세를 졌던 곳으로, 워낙 융숭한 대접을 받아 갈 때의 기억은 있는데 돌아올 때의 기억이 없는 곳이다. 그런데 이번에 '또 폐를 끼치게 되어 어쩌나!' 하는 염려를 가지고 양재에서 출발하는 산행 버스에 몸을 싣는다.
버스가 멈췄다는 느낌에 눈을 뜨니 새벽 1시다. 산행지가 춘천으로 가까워서 당일 산행으로도 충분하겠지만, 20년 가까이를 무박산행으로 이어오다 보니, 좁은 버스에서 쪽잠을 자는 게 집에서 새벽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훨씬 덜 부담스럽다. 춘천시의 야경도 볼겸 출발을 4시에 하기로 하였기에, 출발시간 까지는 3시간이나 더 버스에서 쪽잠을 자야 한다. 흔들리는 버스에서는 웬만큼 적응이 되어서 숙면에 들기도 하는데, 가만히 서 있는 버스에서는 잠이 들기도 어렵고 혹여 잠이 들더라도 30분을 못 넘기고 잠에서 께어 시간을 확인하곤 한다. 어김없이 버스가 원창고개에 도착한 다음부터는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3시 20분쯤 일어나 버스에 불을 밝히고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배낭을 메고 버스 문을 나서니 5번 국도 위를 지나는 중앙고속도로 직전에 이곳이 '원창고개'임을 알리는 대형 도로 표지판이 세워져 있고,
<원창고개(原昌峴, 330m)>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학곡리에서 동산면 원창리로 넘어가는 고개다. 춘천에서 홍천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며, 조선시대 원창역(原昌驛)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강원도 땅이름』에 "춘천 남쪽의 관문이며 동내면 학곡리에서 동산면 원창리로 넘어가는 고개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대동지지』에 따르면 "원창현(原昌峴)은 남쪽으로 30리에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정상에서 춘천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으며 원창고개 아래에는 새술막이 있는데, 옛날부터 오가는 나그네들이 여독을 푸는 곳으로 이곳을 드나드는 길손들의 휴식처가 되어 왔다. 지금은 홍천으로 향하는 5번 국도가 개설되어 있다. 『강원향토대관』에 "원창 북쪽에 있는 고개로 높이 317m이며 신동면 학곡리를 통한다. 춘천으로 들어오는 관문처럼 되어 원창고개에서 춘천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라고 기록했다.
원창고개에서 명부정사로 이어지는 도로 입구에서 간단히 출발 전 몸풀기를 하고는,
춘천의 동쪽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수리봉~대룡산~구봉산 능선 산행을 시작하여 명부정사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좌측으로 수리산 등산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따르던 도로를 두고 좌측 수리봉 방향 숲길로 들어선다.
숲길로 들어서며 바로 묘지 축대 좌측으로 올라 급하지 않은 오름길을 잠시 오르면,
출발지인 원창고개가 300m로 높아서 그런지, 좌측으로 살짝 드러난 춘천시 야경이 오늘 산행에 대한 기대를 키우게 하고,
언덕 수준의 작은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휘어져 내려가면,
안부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불을 밝히고 있는 명부정사가 보이고,
밤길 걷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을 부드러운 능선 등로가 이어지다가,
무속인의 기도처로 보이는 작은 제단이 있는 안부 사거리를 지나는데,
좌측은 동내면 사암리 방향으로 능선 바로 아래에 무속인의 기도처가 있다고 하며,
우측은 원창4리(매내미 마을) 방향인데 매네미 마을은 매가 많이 넘어 다닌다는 뜻의 지명이라고 한다.
안부 사거리를 지나자 다소 가팔라진 능선 등로가 길게 이어지더니,
우측으로 농장 울타리가 나타나며 남쪽 원창저수지 방향으로 운해가 조망되고,
더욱 가팔라지는 등로를 따라 오르다가 뒤돌아 보니 금병산이 이름답게 병풍처럼 반듯하게 펼쳐져 있고,
<금병산(金屛山, 651.6m)>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동내면, 동산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전형적인 육산이지만 산기슭이 비단 병풍을 둘러친 듯 아름답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옛날 병사들이 진을 쳤던 산이라 하여 진병산이라고도 불린다. 금병산은 수종이 다양하고 흙이 많은 육산이라 걷기 매우 편해 네 계절 어느 때고 등산하는 즐거움이 크다. 금병산 능선길은 산 전체를 굽어보며 걷는 맛이 있다.
금병산 동남쪽 기슭의 실레마을은 1930년대 주옥같은 소설을 남긴 소설가 김유정이 태어난 곳으로, 소설 ‘만무방’에 송이 따먹는 이야기가 있듯 지금도 금병산 산등성에는 송이밭이 있음직한 고목 송림이 울울하다. 10여 년 전만 해도 산 정상은 상수리나무와 자작나무숲이 무성했지만, 지금은 산불감시탑을 세우느라 민둥산이 되어 춘천분지를 사방으로 둘러보기에 좋다.
살짝 당겨본 금병산 주능선 조망.
우측 원창4리 방향 갈림길이 있는 지능선 분기점에 올라 좌틀하여 수리봉 방향으로 진행하면,
벤치가 설치된 쉼터를 지나 완만한 능선 오름길이 이어지다가,
오석의 작은 정상석과 좌측 춘천시 조망이 멋진 데크목 전망대가 있는 수리봉에 도착한다.
<수리봉(守理峰, 644.9m)>
강원도 춘천시 동산면 원창리와 동내면 사암리의 경계에 있는 산봉우리다. 봉우리가 수리의 머리 같다 하여 수리봉이라 불리며, 대룡산, 연엽산, 금병산 사이에 위치한 육산이다. 원창고개 마루에서 산행이 시작되므로 300m를 접고 들어가기 때문에 수월한 산행으로 가족 동반이 가능하고, 정상 넘어 쉰동골 원창저수지 상류계곡은 인적이 드물어 산행 후 깨끗한 물에 탁족도 해봄직하다.
수리산이란 이름을 지닌 산봉우리가 우리나라에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그만큼 옛날에는 우리나라 산에 수릿과 새들이 많았다는 뜻일 것이다. 춘천시내 관할에만도 네 개나 된다.
수리봉 정상석.
춘천시 조망이 좋은 수리봉 전망데크.
수리봉 정상 전망대에서 한담을 나누며 쉼을 하는 백두들.
수리봉을 내려서며 직진의 능선을 두고 좌측 임도 방향으로 내려서면,
녹색의 소담스러운 풀로 덮인 둥그런 안부를 지나 오르게 되고,
작은 봉우리를 지나 잘 가꿔진 조림지대로 들어서니 잣나무숲길이 이어지는데,
물의 도시 춘천에서 만난 명품 숲에서 뿜어내는 청아한 기운에 몸과 마음이 정화됨을 느끼며,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가 춘천시 조망이 아니라 이곳 수리봉 산림욕장으로 바뀌었다는 생각이 든다.
마냥 걷기만 해도 무엇하나 부러울 게 없는 숲길이 이어지다가,
좌측 사암리로 이어질 듯 보이는 임도 방향으로 삼악산이 커다랗게 보이는 갈림길을 지나고,
이런 멋진 숲길을 멀지 않은 시간에 다시한번 속속들이 걸어보리라 다짐하는 사이에,
좌측 사암3리에서 대룡산으로 이어지는 군 임도가 지나는 새골고개에 도착하는데,
수리봉에서 이곳 새골고개까지는 수리봉 산림욕장이 자리하고 있어서 몸과 마음이 깨끗이 정화된 듯한 느낌이 든다.
<새골고개>
춘천시 동내면 사암3리와 사암리 새거리골 사이의 고개지점으로, 좌측 사암3리에서 대룡산으로 이어지는 군 임도가 지난다. 자료에 따라서는 새재고개, 군부대 사거리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려서 정확한 명칭은 알 길이 없다.
새골고개의 수리봉 산림욕장코스 안내도.
직진 방향의 임도를 따라도 녹두봉 직전에서 다시 만나게 되지만,
임도를 건너 숲길로 들어 오토바이 통행 차단시설을 지나 능선길을 따르면,
작은 능선 바위봉우리를 지나서 다시 완만한 능선 오름길을 이어지다가,
통나무의자 쉼터를 지나며 조금 가팔라지는가 싶더니,
이내 오토바이 차단시설을 지나 군 임도에 다시 접속하여 커피 브레이크를 갖는다.
임도 좌측으로 보이는 가야 할 구봉산과 옛날에 올랐던 용화산 방향.
걸음을 멈추고 한담을 나누며 쉬는 시간이 길어지자 아침식사 예기가 나온다.
본디 계획은 대룡산 전망대를 식당으로 예정하고 있었으나,
한번 화재에 오른 아침식사 예기는 필연코 배가 채워져야 끝이 날 것임을 알기에,
차량이 다니지 않는 공터가 나오면 식사를 하자며 대룡산을 향해 녹두봉 우회 임도를 따르는데,
우측 군부대가 자리한 녹도봉 방향 사면에는 '지뢰폭발 주의' 경고판이 연이어 설치되어 있고,
끊임없이 터져나오는 아침식사 예기에 하는 수 없이 벤치가 있는 도로에서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다.
최근 들어 코스에 따라 팀을 분리하여 진행하느라 아침식사를 함께하는 경우가 드물었는데,
모처럼 모두 함께 느긋한 아침식사를 마치고는,
구봉산까지 진행하여 차량을 회수해야 하는 선두팀들은 먼저 출발하고,
순정마루까지 진행하는 분들은 디저트까지 나누고는 다시금 배낭을 메고 대룡산을 향하면,
아침햇살이 싱그러운 임도를 따라 군부대가 자리한 녹두봉에서 내려서는 능선에 합류하는 지점을 지나게 되고,
좌측 고은리 방향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이내 또 좌측 고은리에서 대룡산으로 이어지는 정규 등로 갈림길을 지나고,
이내 우전방으로 보이는 대룡산으로 바로 오르는 등로를 두고 잠시 더 임도를 따르면,
'Y'자 임도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 임도는 활공장을 지나 거두리로 이어지고,
우리는 우측의 MBC 중계탑 방향으로 들어가다가,
우측 통나무 계단을 따라 오르면,
대룡산 정상 직전 춘천분지 조망이 빼어난 전망대에 도착하는데, 이곳이 오늘 아침식사 예약을 해 놓았던 장소다.
깃대봉이라고도 불리는 대룡산 정상부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춘천 시가지 풍경이 경이롭다.
대룡산 정상 전망대 주변은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철쭉을 심어 놓았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춘천시내의 모습과 연무에 가려 뿌옇게 보이기는 하지만,
저 멀리 화악산과 몽가북배 능선의 명산이 가늠되며,
잠시 전에 지나온 수리봉 산림욕장과 대룡산에서의 춘천분지 조망으로 오늘 산행에서 얻을 것은 모두 얻은 샘이다.
구봉산, 대룡산, 금병산, 삼악산, 계관산, 북배산, 가덕산, 깃대봉 마적산 등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춘전분지 조망.
북서쪽 대성산 방향.
마침 전망대에 도착한 춘천 산객에게 부탁하여 춘천분지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는,
뒤쪽 언덕으로 오르니 대룡산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다.
<대룡산(大龍山, 899m)>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와 거두리에 있는 산으로, 춘천과 홍천 사이에 남북으로 누워있는 큰 용과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일명 여매압산(汝每押山)이라고도 불렸다. 『춘천읍지』에 따르면 "부의 동쪽 25리로 일명 여매압산이다. 기우제를 지내면 효험이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으며, 『대동지지』에는 "여매압산이라고도 한다. 동쪽으로 20리에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관동읍지』와 『국역관동지』에는 "부의 동쪽 20리에 있다. 일명 여매압산이라고도 한다. 중전산으로부터 와서 한 가닥은 봉의산의 주맥이 되고, 다른 한 가닥은 전방산의 주맥이 된다."라고 묘사하고 있다. 『강원도 땅이름』에는 "춘천시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해발 899m의 산이다. 병자호란 때 춘천향교의 위패를 잠시 이 산에 옮겼다고도 전해지는데 산정상에서 춘천 시가지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춘천지방에서 이 산의 이름을 딴 사회단체나 친목회 이름이 많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춘천시의 동쪽을 에워싸고 있는 산으로, 가리산(1,051m)에서 뻗어온 산줄기에 솟아 있다. 정상에서 서쪽 아래로 보이는 봉의산과 의암호, 춘천시내 풍광이 매우 아름답다. 의암호 위로는 삼악산과 주금산이 펼쳐지며, 석파령 뒤로는 대금산과 깃대봉·약수봉·매봉·연인산이 조망된다. 남으로는 용문산·유명산이 보인다.
동쪽 어디쯤에 있을 오대산 방향.
동남쪽 공작산 방향.
대룡산 정상 인증.
대룡산을 위로하고 명봉을 향하면 이내 우측 춘천지맥 가리산 방향 가락재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지나,
우측은 깎아지른 낭떠러지가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숲 내림길을 따르면,
좌측 고은리 방향 갈림길에서 우측 명봉 방향 등로를 따르고,
우거진 초록으로 덮인 완만한 능선 내림길을 유유히 내려서다가,
좌측 아래 임도 방향 갈림길이 있는 제1활공장 갈림길 사거리에서 우측 능선길을 따라 제1활공장으로 오르면,
파고라 형태의 쉼터도 있는 제1활공장에 도착하는데,
페러글라이딩이나 행글라이딩으로 하늘을 날지 않아도 주변 조망이 하늘에서 보는 듯이 멋진 곳이라 아니 쉬어갈 수가 없다.
남서쪽 금병산 방향.
북쪽 화천 파로호 방향.
북동쪽 대암산 방향.
동쪽 가리산 방향.
제1활공장에서 금방 잊어도 아무런 해가 없는 이야기에 열중인 백두들.
전망대보다 멋진 조망을 보여주는 제1활공장을 뒤로하고 능선길을 따라 내려서면,
이내 대룡산에서 이어오는 정규 등로에 접속하여 우측 명봉 방향 내림길로 들어서며,
헬기장을 지나게 되고,
이내 좌측 제2활공장 방향 갈림길에서 우측 명봉 방향 능선길로 진행하면,
우측 낭떠러지를 내려다볼 수 있는 암봉을 지나는데 일행의 숫자가 많아 전망암봉은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좌측 임도 방향 갈림길을 지나며 통나무 계단 내림길을 내려서고,
제2활공장을 거쳐서 오는 등로에 접속하여 우측 내림길로 들어서면,
울울창창한 숲 내림길이 이어지다가,
좌측 거두리 방향 갈림길 이정표와 통나무 벤치가 있는 꾀나 너른 안부에 도착하여 그닥 필요치 않는 쉼을 한다.
이곳에서 거두리로 바로 탈출을 하느냐, 명봉을 지나 순정마루까지 가느냐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백두들.
치열한 논쟁 끝에 교화형 내외분만 잃고 남은 분들을 챙겨 100여 미터 능선길을 진행하면,
다시 좌측 거두리 방향 갈림길이 있는 갑둔이재를 지나 급경사의 오름길로 들어서서 오르게 되는데,
<갑둔이고개(520m)>
강원도 춘천시 동면 상걸리 구사리골과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 바른골(방아골) 사이의 고개이다. 동내면 거두리(擧頭里)의 방아골은 마을 지형이 방아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이다.
느릿재 방향 능선 분기봉을 좌회하는 갈림기 이정표가 세워진 지점에서,
직진의 봉우리 방향 등로를 두고 좌측 사면으로 이어지는 좌회길을 따르면,
모처럼 많은 인간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 때문에 생기가 도는 초목들의 환영을 받으며 사면길을 따르게 되고,
이내 느릿재 방향 능선 분기봉을 넘어온 능선길에 접속하여 좌측 명봉 방향 능선길을 이어가다가,
이내 나타나는 '풍혈' 안내판에 이끌려 다시 또 주저앉아 그저 소일거리로 하는 쉼을 하다가,
50여 미터의 능선 오름길을 더 올라 널찍한 명봉에 도착하여 또다시 벤치에 앉아 쉼을 한다.
명봉 정상 이정표.
쉼에 뭔 특별한 목적이 있겠냐마는, 걷는 시간보다 쉬는 시간이 많은 것은 하산 시간에 맞추기 위해서라는 사실은 어느 누구의 관심 사항도 아닌 채, 그렇게 구봉산으로 향한 분들과의 시간 맞추기 쉼으로 모처럼 느긋한 기분으로 명봉을 뒤로하고,
마지막 목적지인 순정마루르 향해 급하지 않은 내림길을 내려서면,
좌측 거두리 방향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은 직진의 순정마루를 들렀다가 돌아와 하산을 예정한 갈림길이라서 직진의 능선길을 잠시 더 따르면,
춘천분지 조망 명소로 이름난 순정마루에 도착하여 수많은 쉼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순정마루>
춘천의 해와 달이 뜨는 밝은 봉우리 명봉의 순정마루(533m)! 백두대간 한강기맥의 대룡산 줄기가 북으로 뻗으면서 명봉을 지나 구봉산까지 병풍을 둘렀다. 이곳 순정터는 대룡산의 정기가 구봉산으로 가기 전에 잠시 숨을 고르며 춘천을 한눈에 굽어 본 곳이다. 여기에서 남서쪽부터 멀리 유명산, 축령산, 북배산, 명지산, 화악산, 복주산, 용화산은 물론 가히 일품인 춘천분지의 전 모습을 둘러보자.
동쪽 뒷편은 애국의 일념으로 뭉친 호걸들을 품었기에 품걸리다. 품걸리(상걸리) 쪽에서 춘천으로 힘차게 진군해 왔을 그들의 고갯마루 가까이 훌륭한 관망대가 이곳 순정터다. 그들은 이곳에서 정든 향리를 보면서 그 고결한 마음으로 나라와 가족을 생각했으리라. 고귀함과 순수함 피끓는 정열을 지니고 큰뜻을 펴던 호걸들 나름대로의 지극한 순정을 품었던 그들의 모습과 함께 순정터의 의미가 가슴에 담겨온다. 아름다운 이곳에서 행여 어떤 이는 사랑하는 고운 사람을 그려도 마땅하리라. 명봉(643m)에서 구봉산(441.3m)으로 이어지는 숲 속 길은 아늑하고 멋진 숲의 진수를 보여 준다. 구봉산과 명봉 오름길에는 샘이 각각 있어 목을 축일 수 있다. 구봉산에서 명봉까지 3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누구도 산행 후 몸과 마음이 편안한 것은 기이한 순정터가 이곳에 있어서일 것이다.
아무튼 누가 어떤 순정을 지녔던, 그립던, 모르던 상관 않고 모두 안아주는 구봉산과 명봉이 만든 순정터는 애틋한 이야기를 간직한 채 조용히 앉아 있다. 이곳 순정터에서는 다른 삶의 모습을 바라보고, 이어지는 숲길에서 내 삶을 비춰보면 어떨까? 오늘이 기다리는 내일은 올테니까!
(무을 박철규)
(2010. 10. 21 만천을 사랑하는 모임)
순정마루에서 본 춘천분지 파노라마.
남서쪽 금병산과 삼악산 방향.
서북쪽 춘천댐 방향.
순정마루에서 춘천분지를 배경으로.
순정마루에서 연산봉과 구봉산 방향 능선길 걷기는 후일을 기약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거두리 방향 갈림길로 돌아나와,
거두리 방향 하산길로 접어들어 사면으로 이어지는 비탈길을 따르다가,
지능선에 접속하여 우측 거두리 방향으로 잠시 완만한 능선을 따르다가 가이드로프가 매인 급경사를 내려서면,
등로는 다시 좌측 사면으로 이어지고,
명봉에서 이어지는 지능선 직전 골짜기에 벤치가 설치된 쉼터도 지나게 되고,
이내 명봉에서 거두리 방향으로 흘러내리는 지능선에 접속하여 능선을 따라 아래로 내려선다.
등로는 명봉에서 거두리 방향으로 이어진 지능선을 따라 급경사 내림길로 이어지다가,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쉼터를 지나 좌측으로 검은 가림막 울타리가 이어지는 내림길을 내려서면,
등로가 오토바이 통행제한 시설을 지나며 널찍한 수레길 수준으로 바뀌더니,
이내 좌측이 과수원으로 경작되고 있는 능선으로 들어서며 좌전방 금병산 방향으로 조망이 트이고,
주변이 공원묘지 구역인지 여러 기의 묘지들과 돌탑도 보이더니,
순정마루에서 1.8km를 내려왔고 거두리가 200m 남았다는 이정표와 함께 거두리에서 명봉, 느릿재, 새월교로 이어지는 등산로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고,
직진의 수레길 끝에는 가옥이 있는 듯 우측으로 하산하라는 표시가 있지만 그냥 직진의 수레길을 따르면,
역시나 최근에 지어져 아직 입주를 하지 않은 가옥이 나타나며 통행금지 표시를 해 놓았지만,
예까지 와서 돌아갈 수야 없겠기에 그냥 통과하여 금촌로에 내려서며 산행을 마감하고,
좌측 도로를 따라 버스가 오기로 한 거두리 사거리로 향한다.
거두리 사거리 옆 새로 생긴 카페 앞마당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올라,
암반수 사우나에서 혹여나 달라붙었을 먼지를 닦고,
혹여 텅텅 비게 될지도 모를 냉장고를 채워놓아야 한다는 일념으로 마트를 들르느라 절약해 놓았던 시간을 물 쓰듯 쓰며 홍천 망덕산 자락의 회장님 지인분 별장에 도착하니, 회장님 지인분의 지인들이 동원되어 귀한 손님이 햇볕에 그을릴까 저어되어 천막까지 설치해 놓고, 소잡고 붕어잡아 내어 놓은 융숭한 찬지상을 앞에 두고 또 그렇게 멋진 추억을 남긴다.
엇! 백두들이 뒷정리까지 하는 것을 보니 술이 좀 부족했던 게..ㅉㅉ
앗! 이분들 융숭한 대접을 받고도 살구 서리까지!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닌데..ㅉㅉ
회장님 지인분의 융숭한 대접으로 아주 특별한 추억을 남기고는 서울로 돌아가는 버스에 오르며 일정을 마감하려 했으나,
여기는 또 어디인고!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고려를 뒤없고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아들,
우리 역사상 최고 임금님 세종대왕의 아버시,
이방원이 고려 유신 정몽주를 돌려세우기 위해 지은 시다.
그런데 나무도 드렁칡에 얽혀지면,
그냥 칡넝쿨일 뿐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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