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낙동정맥 08차(창수령~백암산갈림길) 경북 영양군, 울진군, 영덕군.
산 행 일 : 2008. 01. 12.(토)
산행코스 : 창수령~독경산~쉰섬재~아랫삼승령~윗삼승령~매봉산~백암산갈림길 + 백암온천
(약 18km + 6km, 12시간 소요 )
참가인원 : 20백두.
<산행지도>
이번 구간 낙동정맥은 창수령에서 백암산 갈림길까지 역진하여 지난 구간의 하산 루트인 백암산을 거쳐 백암온천으로 하산하는 역진 구간이다. 역진하여 북쪽으로 향하는 낙동정맥의 좌측은 경북 영양군이고, 우측은 창수령에서 굴바위봉까지는 영덕군, 그 이후는 다시 울진군으로 들어간다. 창수령은 영덕군 창수면과 영양군 영양읍을 연결하는 918번 지방도로 상에 있는 고개다. 고개 위에 서면, 끝없이 펼쳐지는 녹색의 물결이 이어진다고 해서 '푸를 창(蒼)'자를 붙인 고개 이름이라고 한다. 고개 높이는 약 500m로 유명한 소설가 이문열씨의 "젊은날의 초상"의 무대이기도 하다. 주인공이 눈 덮인 창수령 고개를 3시간 넘게 걸으면서 무섭도록 처절한 설경에 압도되어 자기의 낡아빠진 감상과 병든 지식을 벗어버리고 새 삶을 찾는다는 이야기라고 한다. 그래서 인간은 얻기 위해서 버려야 하고, 안주하기 위해 떠돌아야 하고, 돌아오기 위해서 떠나야 하는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또한 창수령은 "자라목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자라의 목을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암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천둥이 쳐도 버스는 어김없이 떠나고, 우리 백두회원들은 또 그렇게 떠나는 버스에 몸을 싣게 마련이다. 금욜 때아닌 겨울비가 내려서, 과연 버스가 무사히 창수령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하고 사뭇 걱정이 되어서, 창수령 바로 아래에 있는 "자라목이 쉼터"(031-788-3301)의 박사장님께 전화들 드렸더니, "여기는 비가 오는데..."라는 답변을 듣고 부랴부랴 총무님께 비와 눈에 대한 대비를 함께 하는 게 좋겠다고 전했다.
그렇게 버스는 서울을 출발하였고, 한참만에 눈을 떠 보니, 버스가 낯선 길가에 서 있다. 시간을 보니 3:19분 얼추 창수령 근처에 도착해 있을 시간인데, 창밖을 보니 온통 하얗다. 눈길에 아차 하여 35번 국도를 타고 안동으로 향하고 있었다. 다시금 GPS를 세팅하고 출발, 잠시 후 좌회전하여 지방도로 접어들자 길에 쌓인 눈에 버스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온몸에 전해 온다. 잔뜩 긴장을 하고 안전띠도 다시한번 만져본다. 또다시 한참이 지난 후에야, 지난 해 잠시 들렀을 때 보았던 "밤나무골" 이정표가 눈에 띄길레 거의 도착했음을 느끼고 서서히 안도를 하는데, 도로는 차량의 지난 흔적이 없는 하얀색이 칠해져 있다. 잠시 후 창수령이라는 이정표에 속아서 잠시 버스를 멈추고 보았으나, 원하는 곳이 아닌지라 다시 출발하고 3분쯤 후에 드디어 자라목이쉼터가 나타나고, 조금 더 진행하자 산행 출발점인 창수령에 도착한다. 참으로 어렵게 도착해 보니, 예정보다 1시간 쯤 늦은 5시를 넘은 시각이다. 그래도 눈쌓인 고갯길을 넘고 또 넘어 이렇게 무사히 도착한데 감사드리고, 또 힘겹게 창수령을 내려가야할 버스가 안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눈 쌓인 창수령은 아직도 비와 눈이 함께 섞여 내리고 있다. 다행이 비의 양은 많지 않은 듯하고, 기온도 많이 내려가 있지는 않아서, 산행을 진행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백암산을 향해 들머리로 들어선다.
05:00 창수령에 도착하여 우장을 갖추고 산행 준비를 한다.
산행 준비를 마치고 실재 산행은 5:18 쯤 시작.
아이젠과 스패츠를 차고 우의도 입어야 하는 초유의 기상상황에 대한 준비를 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창수령의 낙동정맥 등산 안내도.
05:39 독경산 정상.
헬기장 위를 덮은 눈이 많지 않아서 삼각점을 쉬 찾을 수 있는 정도다.
이 독경산(獨慶山, 683.2m)은 정맥길의 아랫삼승령에서 동쪽으로 떨어져 있는 독경산(讀經山, 563.9m)과는 한자가 다르다. 지금 이 독경산은 봉우리가 홀로 우뚝 솟아 있다고 하여 독경산(獨慶山)이라 부르고, 낙동길에서 벗어나 있는 독경산(讀經山)은 옛날 선비들이 이 산에서 공부를 한 산이라고 하여 독경산(讀經山)이라 했다고 한다.
눈 내리는 독경산 정상에서 우장을 다시 고치는 백두들.
08:28 쉰섬재를 향하는 백두들.
지경은 언제 통과했는지, 또 서낭당재는 언제, 그리고 웃재는 또 언제!
온통 하얀 눈으로 덮인 능선의 희미한 흔적을 쫒다가 보니 어느새 모두 지나쳐 버렸다.
눈길에서 마냥 표지기만 찾으며 앞만 보며 걷다 보니..ㅉㅉ
09:07 쉰섬재에 도착하여 늦은 아침식사를 한다.
원래 예정은 아랫삼승령에서 느긋하게 먹고 싶었지만,
너무 늦어질 듯하여 이곳에서 먹기로 한다. 이미 많이 늦었다!
얼어오는 몸을 추스르며 살기 위한 식사를 한다.
눈 내리는 쉰섬재 주변 풍경!
무릎 통증과 컨디션 난조로 힘겹게 산행 중인 이저재 회원님.
다행히 아랫삼승령에서 탈출에 성공하여,
우리가 백암산 오름길에서 헤매고 있을 때, 벌써 백암온천에 도착했음을 알려 왔다.
함박눈을 뒤집어쓴 쉰섬재 주변 전경.
09:50 식사를 마치고 아랫삼승령을 향하는 백두들.
09:53 백두산우회의 흔적!
10:12 눈에 덮인 아랫삼승령 전경.
정자에서 본 아랫삼승령 모습.
임도가 지나는 곳이라 주변에 소공원을 조성해 놓은 듯한데,
주변이 온통 흰 눈으로 덮여 있어서 구분이 안 된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서 눈이 나무의 줄기 옆으로 쌓였다.
악천후와 처절한 전투를 치르고 있는 임용혁님.
신발에 붙은 눈이 배낭무게다!
아랫삼승령에 도착하는 백두들.
허름한 인공 지물 조차 반가운 백두들이 허술해 보이는 정자에서 따스한 커피를 나눈다.
아랫삼승령 기산리 방향 임도 모습.
아랫삼승령 임도 가의 낙락장송!
아랫삼승령 증명.
10:55 백암산 오름길에 본 괴목.
오늘의 최고봉인 백암산은 일단 제쳐두고 우선 윗삼승령까지 가 보자며 굴아우봉을 향하는 백두들.
우측 지능선의 눈 덮인 침엽수림 모습.
굴아우봉 오름길의 손경익님.
가지 많은 소나무도 흰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굴아우봉 오름길 눈꽃터널을 오르는 백두들.
활짝 피어난 설화를 배경으로.
한 발짝 미끄러지면 두 발짝 가고를 반복하여 굴아우봉에 도착한다.
굴아우봉(747m)은 낙동정맥의 동쪽에 있는 칠보산으로 이어지는 칠보지맥의 분기봉이며, 영양군과 울진군, 영덕군을 가르는 삼계군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다.
굴아우봉 주변의 설화(雪花)!
홀로 뒤따르던 손경익님도 굴아우봉에 모습을 드러낸다.
굴아우봉을 뒤로하고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진행하다가,
급경사를 내려서니, 윗삼승령이 나온다.
윗삼승령 기산리 방향 임도 모습.
우측 조금리 방향 임도에서,
이제는 비가 아니라 추위를 막고자 우의를 여민 오세민님.
윗삼승령에서 매봉산 방향 들머리로 들어서는 백두들.
내리는 눈발이 점점 굵어지며 주변의 나무들이 눈꽃의 무개를 힘겨워하고 있다.
급경사를 올라 봉우리 내림길에서 미끄럼을 타는 동심에 젖어 보기도 하며,
어려운 여건의 긴장감도 달래 본다.
칡넝쿨에 맺힌 얼음 매듭.
매봉산을 향한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는 백두들.
가파르지만 짧은 오름길을 오르면,
921봉(매봉산) 정상에 올라서게 된다.
폐헬기장인 매봉산 정상에 선 총무님.
매봉산을 뒤로하니 작은 봉우리가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이 이어진다.
칼바람과 흩날리던 눈발이 잦아든 틈을 타서, 가져온 과일을 나누며 쉼을 한다.
지나온 낙동능선에 작은 봉우리들이 이어져 있다.
나뭇가지에 맺힌 얼음.
얼음 맺힌 나뭇가지.
나무 열매와 어우러진 눈송이.
지나온 낙동정맥 능선을 배경으로.
눈꽃터널 속의 박두규 지점장님.
능선에 쌓인 눈의 높이!
능선 우측으로 지나는 임도에 내려선다. 아마도 지도상 준풀래재를 지난 임도쯤인 듯하다.
우측 죽파 방향의 임도 모습.
백암산 방향의 들머리에는 벌써 앞서간 백두들의 발자국이 새겨져 있다.
임도에서 여기가 어디쯤 인지를 살피는 백두들.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귀여운 고드름!
좌측 장파 방향의 임도 모습.
발자국 남기기!
흰 눈을 뒤집어쓴 소나무의 모습이 어여쁘다.
화려한 눈꽃 아래에서 처량한 산객들은,
눈 산행으로 시간이 많이 지체되며 엄습하는 허기를 달랜다.
백암산 갈림길 도착.
지난 산행에서도 백암산 갈림길 도착이 무척 힘들었는데..ㅉㅉ
백암산 갈림길에서 안도하며 쉼을 하는 백두들.
낙동정맥인 백암산 갈림길을 뒤로하고 짧은 오름길을 오르면,
백암산 정상에 도착한다.
백암산 정상에서!
백암산 정상 증명.
백암산 하산길에 핀 설화.
주먹을 불끈 쉬고 있는 소나무.
지난 산행에서도 지났던 온천장 갈림길을 지난다.
백암온천을 향해 하산하는 백두들.
눈에 덮인 계곡 모습.
오랜 시간 눈길을 헤쳐오느라 넋이 나간 표정들.
그래도 주변의 흰 눈에 덮인 풍경은 고단함을 잊게 한다.
백암폭포 갈림길을 지난다.
우측 백수산 방향.
돌아본 백암산.
LG연수원에서 온천욕을 마치고 동화식당으로 이동하여 돌아본 모습.
동화민속식당에서,
연초부터 비와 눈, 바람과 추위, 길고 어려운 산행에 대한 반성을 시작으로,
따스한 위로의 자리를 갖는다.
산행에서 겪을 수 있는 온 갖가지 시련이 굴비 역듯이 한꺼번에 꿰어져서 출몰한 산행이었다.
산행 도중 현 위치에 대한 파악이 거의 불가능하였기에 산행을 어떻게 진행했는지 거의 기억이 없다.
앞으로는 좀 더 세밀한 사전 지식을 갖추고 산행에 임해야겠다.
여러모로 힘든 산행을 무사히 마치게 되어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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