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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호남정맥 06차(슬재~불재) : 참숯 찜질과 맛난 삼겹살 파티의 기억

by 재희다 2009. 3. 1.

산 행 지 : 호남정맥 06차(슬재~불재) 완주군 상관면, 구이면, 임실군 관촌, 신덕면.

산 행 일 : 2009. 02. 28.(토)

산행코스 : 슬재 ~ 장재 ~ 갈미봉 ~ 쑥재 ~ 옥녀봉 ~ 경각산 ~ 불재

(도상거리기준 15km, 6시간)

산행참가 : 20명.

 

<산행코스>

 

지난 2월 9일 출발하여 23일 귀국한 우리 백두산우회 에베레스트 원정대가 무사히 귀환한 이후 모두 함께하는 첫 산행이다. 원래 예정했던 영암재에서 산행을 종료 할 경우, 구이면 소재지의 목욕탕이 패업을 해서 샤워 때문에 또 전주까지 나가야 되는 번거로움으로 인하여 불재까지만 산행을 하고, 마침 "불재참숯"이라는 찜질방이 그곳에서 영업을 한다고 하기에.., 또한 자기집 삼겹살이 그렇게 맛있다고 침이 마르기에.., 이번 산행을 불재까지만 진행하기로 했다. 물론 4월쯤에 걷게 될 내장산 구간의 자르기를 위한 발맞추기의 의미도 있다. 암튼 에베레스트 원정팀도 무사히 귀환했고, 남겨진 분들도 방태산에 가서 죽도록 고생했을 뿐이고, 모두들 웃는 얼굴로 버스에서의 재회를 나누고, 슬치로 향하는 버스에서 못다한 이야기꽃을 피우며 슬재로 향한다.

 

역시나 슬치에 도착해 보니 2시를 조금 넘어 있다. '어휴 어떻게 2시간 가까이를 버스에서 뒤척이나..'라며 걱정하던 차에 잠이 들고, 또 깨기를 반복하는 사이에 시간은 흘러지나, 우리가 출발해야 할 시간이 되고야 말았다.

 

 

슬치마을 앞 버스정거장에 주차한 버스에서 2시간쯤을 뒤척이다가 일어나 산행 준비를 한다.

 

<슬치(瑟峙)>

'슬치'라는 이름은 "옛날 도인이 비파를 뜯으며 고개를 넘어왔다"하여 '비파 슬(瑟)', '고개 치(峙)' 자를 써서 슬치라 하였단다. 하지만 다른 의견으로는 노령산맥의 지맥이 뻗어 나와 완주군과 경계를 이루고, 섬진강 전주천의 분수령으로 지형이 마치 비파와 같다고 하여 슬치 라고 불린다는 설도 있다.

 

 

정맥길은 마을 앞에서 우측으로 올라 능선 위의 밭을 가로질러 이어지지만..(길 없음)

슬치 마을회관 우측으로 이어지는 마을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745번 지방도 위로 설치된 동물이동 통로를 지난다.

 

슬치에서 출발하여 마을길과 농로, 인삼밭 등을 통과하여 실치재로 올라서, 우틀하여 능선을 타고 내려오면 이곳 생태통로에 도착하는데, 인삼밭에서 우측 농로를 계속 따라와도 될 듯하다.

 

 

능선 위로 난 임도를 따라 편안하게 걷다 보니 임도는 벌목지대에서 사라지고,

 

벌목으로 인해 쓰러진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었을 표지기 조차 간데없이 사라져 버려서, 잠시 멈칫거리다가 겨우 능선을 따라 이동하여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표지기를 발견하고서야 호남길임을 확신한다.

 

 

469봉에서 잠시 쉼을 하며 여유를 찾는다.

잘 가꿔진 합장 묘지가 있어서 정맥꾼들이 쉬어가기에는 더없이 좋을 듯하다.

 

 

469봉에서 바라본 남동쪽 슬치 방향 조망.

 

동쪽 하늘이 벌써 붉게 물들고 있다.

 

 

장치쯤에 설치된 군부대 경고판을 지나는데, '폭발물 처리장' 경고판이 세워져 있다.

폭발물 처리장이면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지 이런 경고판 하나로 되겠는가?

결론은 들어가도 된다는 야그!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480봉을 지난다.

 

 

갈미봉 전위봉을 오르며 돌아본 동쪽 만덕산 방향으로는 일출이 임박했음을 알리고 있다.

 

 

갈미봉 전위봉을 내려서니, 군부대 철망 공사장이 나타나고,

 

 

 

능선을 따라 이어진 군부대 철망을 따라 잠시 진행하다가 좌측 숲으로 드니,

 

 

갈미봉 정상에 도착한다.

 

<갈미봉>

이곳 갈미봉의 유래는 찾기가 어렵다. 일반적으로 갈미봉이라는 봉우리가 많이 있는데, "갈모(옛날 비가 올 때 갓 위에 덮어쓰던 고깔과 비슷하게 생긴 물건)처럼 생겼다"하여 그렇게 부른다고들 한다.

 

북서쪽 옥녀봉 방향의 가야 할 호남정맥 능선.

 

 

갈미봉 정상 헬기장에서 이른 아침식사를 하는데,

멀리 하늘의 구름이 붉게 물들고 있어서 일출이 임박했음을 알려주고 있다.

 

 

 

나뭇가지 사이로 일출이 시작된다.

 

이제 해는 동그란 모양을 갖추며 산 위로 올라앉고 있다.

 

자주 보는 일출이라서 그런지, 다들 식사가 먼저인 듯하다. 일출도 식후경!

 

그래도 김작가님은 주저를 놓고 일출을 담기에 여념이 없다.

 

 

이제 주위가 밝아져, 넘들은 어떤 반찬 싸가지고 왔는지..ㅋㅋ

 

 

 

갈미봉에서 바라본 북서쪽 가야 할 옥녀봉 방향 조망.

 

갈미봉 정상 표지가 근처에서 보았던 인근 봉우리의 표지와 비슷하다. 누가 만들었을까?

 

아침식사를 마치고 갈미봉 정상 증명을 남긴다.

 

 

갈미봉 내림길은 군부대에서 설치한 철망을 따라 이어진다.

 

 

능선 좌측 아래로 전주 CC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인다.

요즘 불황이라서 서울 근교의 골프장도 거의 놀고 있있어 케디들도 일이 없어서 죽을 맛이라더만..ㅉㅉ

 

우측 동쪽 만덕산 방향 조망.

 

 

돌아본 갈미봉.

대충 이쯤에서 철망과 이별하고 좌측 정맥길을 찾아 숲으로 들어가야 한다.

 

철망과 이별하고 능선길로 들어선 백두들.

 

계속 철망을 따르면 우측 지능선으로 빠져서 산아래로 내려가게 된다고 한다.

 

 

올망졸망한 자그마한 봉우리들을 통과하며,

 

 

쑥재 직전의 성터 흔적이 남아 있는 봉우리를 지나면,

 

 

건너편으로 옥녀봉이 올려다 보이고, 등로는 쑥재를 향해 급히 내려간다.

 

 

쑥재를 통과하고 있는 백두들.

 

쑥재 이정표.

 

 

440봉에서 바라본 동쪽 만덕산 방향 조망.

 

당겨본 만덕산의 봉우리들이 옛 기억을 더듬게 한다.

(눈 내리던 어느 날, 저 능선을 걸었었다)

 

북동 상관면 방향 조망.

 

 

440봉을 뒤로하고, 옥녀봉을 향한다.

 

 

옥녀봉 갈림길 직전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570봉(좌)과 우측으로 뻗은 고덕산 방향의 능선.

570봉에서 호남길은 좌측으로 이어지게 된다.

 

 

 

옥녀봉 갈림길 도착.

흰 노끈이 묵여진 방향이 옥녀봉 쪽인데, 잠시 갈등을 하다가 200m쯤 떨어져 있는 옥녀봉으로 향한다.

 

돌아본 갈미봉 방향의 호남능선.

 

 

옥녀봉으로 향하는 도중에 앞서 다녀오는 분들이 되돌아 내려오고 있다.

 

 

옥녀봉 정상.

대간길과 정맥길을 걸으며 느낀 바로는, 능선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봉우리들을 그냥 지나치고 "다음에 다시 와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현실성이 결여된 핑계이고, 따라서 웬만하면 밟아 보는 게 후회를 않게 된다.

 

 

옥녀봉에서 바라본 가야 할 570봉 방향.

 

나뭇가지 사이로 잠시 후 가게 될 서쪽의 경각산도 위용을 드러내고 있다.

 

 

옥녀는 어디 갔을까, 더 기다려 말어?

 

 

옥녀봉 내림길에 바라본 남동 방향으로 지나온 호남길이 아득하다.

 

남동 뱡향의 산군을 당겨본 모습.

연무가 없었으면 마이산도 보일 텐데..ㅉㅉ

 

지나온 호남능선이 연무에 어슴푸레하다.

 

 

옥녀봉 갈림길로 돌아 나오니 백두들 모두가 모여 있다. 옥녀가 이곳에 있나?

 

 

 

570봉을 향하는 백두들.

 

 

570봉 갈림길.

호남길은 좌측으로 꺾어 내려가야 하고,

우측 정상 너머로 이어지는 능선은 완주 상관면의 고덕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570봉 정상을 다녀오기로 하고, 우측 길로!

 

 

570봉 정상에서 바라본 동쪽 만덕산 방향.

 

남동쪽의 산군들.

중간쯤 좌에서 우로 내려 뻗은 능선이 지나온 호남정맥인 듯하다.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 할 경각산도 가늠해 놓는다.

 

570봉에서 조망을 즐기는 백두들.

 

 

측백나무인지 편백나무인지 잘 모르겠지만 조림한 숲길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돌아본 570봉이 벌써 저만치로 멀어져 있고,

 

 

가야 할 자~알 생긴 경각산이 성큼 다가서고 있다.

 

 

다시 편백나무 숲으로 들어섰다가,

 

 

이내 편백나무 숲을 벗어나니 갑자기 평평한 분지가 나오는데, 쌓인 낙엽이 마치 원시림을 방불케 한다.

 

 

효간치 직전 암봉을 향하는 백두들.

 

 

09:57 효간치 직전 바위 암봉에 올라서니,

 

코끼리 머리를 닮은 경각산이 성큼 다가와 있는데, 우리는 잠시 후 코끼리 코를 타고 머리로 오르게 된다.

 

남쪽 신덕면 조월리 방향 조망.

 

돌아본 옥녀봉 모습.

조금 전 옥녀봉에 들렀을 때에는 옥녀가 출타하고 없었는데, 지금은 돌아와 있을런지..ㅋㅋ

 

 

효간치를 지나고,

 

 

경각산 방향 457봉 오름길 전망바위에 오르니, 우측으로 전주시가 조망된다.

 

당겨본 전주시 모습.

 

지나온 급경사 암릉구간.

 

북쪽 방향 조망.

 

 

가파른 암릉구간이 이어지고,

 

 

다시 전망바위에 올라서 돌아보니, 지나온 호남능선이 뚜렷하다.

 

우리가 우측 옥녀봉을 지나, 중앙의 고덕산 방향 분기봉인 570봉을 거쳐서 이어온 호남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옥녀봉(좌) 너머 이어온 호남길이 아득하다.

 

당겨본 만덕산의 봉우리들도 분명하게 가늠된다.

 

 

암봉 전망대에 도착하여 과일을 나누며 쉼을 한다.

 

 

북동 고덕산 방향을 배경으로 옥녀봉을 가리키고 있는 김종협님.

 

이윽고 후미들도 도착하여,

 

암봉 전망바위에서 조망을 즐기며 편안한 순간을 만끽한다.

 

 

 

옥녀봉(우)에서 부터 이어지는 호남능선에 둘러싸인 계곡이 낙엽을 닮았다!

 

올망졸망 힘겹게 이어온 호남길이 푸근하게 느껴짐은?

 

옥녀봉 너머로 보이는 희미한 산들에도 우리의 발자취가 남겨져 있을 터!!

 

가야 할 경각산 모습.

 

경각산 우측으로 모악산도 선명하다.

 

당겨본 모악산 정상 모습.

 

경각산을 배경으로.

 

남쪽 방향의 산그림.

 

 

따뜻한 전망바위에서 조망을 여유롭게 바라보려니, 졸음이 밀려온다.

 

 

 

경각산 직전 봉우리.

북쪽 방향의 전망이 좋다.

 

전망바위에서 본 북쪽 전주 방향 조망.

 

북동 고덕산(좌) 방향 조망.

 

돌아본 호남정맥.

 

경각산을 향한다.

 

 

경각산 직전에 돌아본 옥녀봉 골짜기 조망.

 

 

경각산 정상 도착.

 

<경각산>

경각산의 유래는 한자로 고래 경(鯨), 뿔각(角)을 써서 고래 등에 난 뿔처럼 생긴 산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이라 한다.

 

경각산 정상 전경.

 

산불감시카메라 울타리에 걸린 표지기들.

 

 

경각산 정상에서는 정읍시의 어느 산악회 사람들이 올라와 간식을 즐기도 있다.

 

 

경각산 정상에서 바라본 남쪽 조월리 방향 조망.

 

남동쪽 방향의 산그림.

 

동쪽 방향 조망.

 

당겨본 동쪽 방향 산그림.

 

서쪽 구이저수지 뒤로 모악산이 듬직하다.

 

전주시 남쪽 외곽의 시원스레 뻗어있는 도로 모습

 

산불감시카메라 철망 옆에 숨겨진 경각산 정상 이정표.

 

 

 

 

 

봄을 준비하는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며 모처럼 여유로운 한때를 보낸 경각산에서 인증을 남긴다.

 

 

 

경각산 정상 한쪽에 있는 바위 위에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다.

 

 

경각산 내림길에 산불감시초소를 지난다.

 

 

다음 구간 가게 될 치마산이 조망되기 시작하고,

 

 

 

호남길은 호젓하게 이어지다가,

 

 

재미나게 생긴 소나무가 이채롭다.

 

 

 

다시 한번 조망이 시원하게 트인 곳에서 바라본 북쪽 덕천리 방향 조망.

불재로 올라오는 749번 지방도로가 살짝 보인다.

 

고덕산 방향 조망.

 

 

경각산 내림길의 백두들.

 

우측 모악산 방향.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불재가 내려다 보이는 경각산 내림길 전망바위.

 

 

모악산을 배경으로.

 

 

남쪽 불재 방향 조망.

다음 구간에 가게 될 불재에서 치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뚜렷하다.

 

다음 구간의 치마산 방향 조망.

중간 봉우리가 치마산이고, 호남길은 우측의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이어진다.

 

불재와 모악산 방향.

 

모악산과 구이저수지 모습.

 

 

경각산 내림길에 만난 잘 가꿔진 가족묘지를 지난다.

 

 

낙엽 쌓인 능선길이 이어지더니,

 

 

오늘의 종착지인 불재에 도착한다.

 

불재에서 바라본 남쪽 신덕면 방향.

 

불재 날머리 모습.

 

 

찜질과 뒤풀이를 위해 불재참숯 찜질방으로 들어선다.

 

 

찜질방 앞마당에서 돌아본 경각산.

 

 

다음 구간 들머리도 확인 해 둔다.

 

찜질방 쥔장 아짐씨.

 

 

찜질복으로 갈아 입고, 숯가마에서 찜질을 즐긴다.

 

숯가마 전경.

 

가마 안에서 타는 참나무.

 

 

 

 

불을 뺀 지 4일 된 중온도 찜질방 안에서 행복한 백두들.

 

 

 

 

시원한 야외에서 불을 쬐며..

 

 

이글거리는 불을 직접 보면 눈에 좋단다.

 

 

불을 뺀 숯가마에서 삼겹살 초벌구이를 한다.

 

삼겹살 초벌구이를 하고 있는 쥔장 아자씨.

 

 

금방 먹음직한 모습으로 변한 삼겹살.

 

 

간단히 찜질을 마치고 식당에 모여서,

좀 전에 숯가마에서 초벌구이 한 삼겹살로 멋진 뒤풀이를 시작한다.

 

 

 

 

에베레스트 원정을 무사히 마치고 귀환한 회장님의 경과보고가 이어지고,

 

행복하게~~!!

 

 

 

 

 

 

배불리 먹고 마당으로 나오니,

 

하늘에는 페러글라이드가 두둥실 떠다닌다.

 

 

찜질방 복실이와도 친분을 쌓고,

 

 

 

그렇게 정겨운 재회를 만끽한다.

 

 

 

 

 

하늘의 페러글라이드들의 환송을 받으며 서울로 향한다.

 

 

 

두달여 만에 처음 하는 정맥산행을 짧게 마치고,

찜질방과 삼겹살로 모처럼의 재회를 즐기는 시간이 참으로 괜찮았다 생각된다.

자주자주 이런 일(찜질방 삼겹살 파티)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