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거제지맥 02차(학동고개~마전고개)
산 행 일 : 2012. 01. 28.(토)
산행코스 : 학동고개 ~ 454봉 ~ 양화고개 ~ 452봉 ~ 망치고개 ~ 북병산 ~ 번송치/소동고개 ~ 옥녀봉삼거리
~ 마전고개 ~ 옥림동 (산행거리 17km, 8시간 소요)
산행참가 : 16명.
<산행코스>
올 겨울은 삼한사온이 확실하게 지켜지는 듯하다. 특히 삼한이 주말과 겹쳐지면서 주말이면 으레 서울의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곤두박질치곤해서 주말을 집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렇게 추운 겨울철에 산행을 해야 한다면 역시나 따뜻한 남쪽나라 거제도 산행이 제격인 듯하다. 그런데 오늘은 거제도 기온도 많이 내려가고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서 기대와 달리 추위에 떨며 산행을 하게 되었다. 버스는 추위에 아량곳 하지 않고 노자산 휴양림 앞에 도착하여 1시간쯤의 선잠을 더 청한 후, 산행 출발지인 학동고개로 향한다.
산행 준비를 마치고 학동고개에서 버스를 나선다.
지난 거제지맥 1차 산행 때 노자산으로 오르면서 한번 와 본 곳이라, 다들 느긋한 표정이다.
학동고개 북쪽 산으로 이어진 임도로 들어서며 거제지맥 두 번째 산행을 시작한다.
448봉 오름길에 우측으로 내려다보이는 학동해수욕장의 불빛.
해안선을 따라 켜진 가로등 불빛만 보고도 몽돌해수욕장 인지를 금방 알 것 같다.
거의 올랐던 만큼의 고도를 급격하게 낮추니 어둠 속에서 양화고개 이정표를 지난다.
양화고개에서 다소 완만해진 오름길을 올라 암릉으로 이루어진 452봉을 어둠 속에서 지나고, 다시 제법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오니 망치고개(216m)에 도착한다.
망치고개 북병산 방향 들머리 모습.
망치고개의 '망치'는 못 박는 망치가 아니라, 망(望)을 보는 고개(峙)라는 의미다.
고개 동쪽 망치리 방향 길 가에는 한려해상국립공원 팻말이 있고, 그 옆에는 "황제의길"이라 음각된 커다란 이정석이, 그 맞은편에는 북병산 안내판이 있다.
<황제의길>
'황제의길'은 거제시 일운면과 동부면 경계지점(망치재)으로부터 일운면 망치 삼거리에 이르는 3km 구간으로, '황제의길'이라고 부르게 된 연유는 거제를 방문한 에티오피아 '하일레 셀라시' 황제와 관련이 있다.
1968년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하일레 셀라시' 황제가 우리나라를 국빈 자격으로 방문하게 된다. 에티오피아는 1950년 한국전쟁 당시 황제의 친위대를 포함하여 6.037명을 파병하여 123명이 전사하고 536명이 부상했다. 그런 연유로 한국을 공식 방문한 셀라시 황제는 대통령 예방 등 공식일정을 마무리하고 거제도를 찾게 된다. 황제 일행은 쪽빛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올라서자 뛰어난 자연경관에 감탄하여 '원더풀'을 7번이나 외쳤다고 한다. 울창한 숲과 푸른 바다 그리고 섬이 한데 어우러진 풍경은 탄성을 지르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히 아름다웠던 것이다. 훗날 자연스럽게 '황제의길'이라 칭해졌으며 큰 바위에 "황제의길"이라는 표지석을 세워 이 길을 기념하고 있다. (안내문)
북병산 암릉 오름길.
북병산 오름길에 돌아본 452봉.
뒤쪽 멀리로 지난 산행에서 걸었던 노자산에서 가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희미하게 가늠된다.
우측 전망바위에서 내려다본 구조라 해수욕장 조망.
<구조라해수욕장(舊助羅海水浴場)>
거제시 일운면 구조라리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거제도에 있는 2곳의 해수욕장 중 하나로 모래가 곱고 수심이 완만하다. '구조라(舊助羅)'란 이름은 조선 고종 때 조라리(助羅里)였다가, 일제 때 구(旧)를 붙여 개칭했다. 본래 자라의 목처럼 생겼다 하여 조라목, 조랏개, 조라포(助羅浦)로 불리었으며, 성종(成宗) 때는 조라진(助羅鎭)을 두었다.
구조라해수욕장 주변에는 멸치·미역 등의 특산품을 파는 상점과 생선회를 즐길 수 있는 횟집·민박집들이 늘어서 있으며, 바로 옆에 있는 구조라항에서는 내도·외도·해금강 등을 관광하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주변에는 와현해수욕장·구조라관광어촌마을·거제어촌민속전시관·외도보타니아·윤돌섬 등의 관광명소가 많아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구조라해수욕장을 배경으로.
가야 할 북병산 정상이 마치 용의 머리처럼 뚜렷하다.
북병산 정상 직전 차가운 북서풍이 비켜가는 사면에서 늦은 아침식사를 한다.
그래도 한겨울에 이 정도면 안방이나 마찬가지여!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북병산을 향해 암릉을 오르면,
새벽어둠 속에서 지났던 망치고개 건너편의 452봉이 제법 뾰족해 보이고,
돌아본 거제지맥의 연봉들 뒤쪽 멀리로, 노자산에서 가라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뚜렷이 가늠된다.
구조라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옅은 안개로 구조라 해수욕장 조망이 아쉽기만 하다.
동쪽 지세포 방향으로 이어진 능선 조망.
서쪽 구천저수지 방향.
차가운 북풍에 맞서며 북병산 정상 증명을 남긴다.
<북병산(北屛山, 465.4m)>
동부면 망골과 망치고개를 경계로 하여 신현읍 삼거리에 주맥을 내려 뻗어 문동과 아주골 옥녀봉 줄기와 연결되어 있다. 이산은 북쪽을 병풍처럼 가리고 있다고 하여 북병산이라 한다. 망치고개에 고려시대에 축성했다는 성터가 산 중간에서 마을까지 길게 뻗어있다. 문동계곡 상류에는 문동폭포가 있고 삼거리에는 신라시대에 있었다는 은적사(隱跡寺) 절터가 있다. 장승포 일운 동부에서 고현으로 다니던 세 갈래 길이 협곡에 있는 삼거리(三巨里)마을은 교통의 중심지였다. 계룡산과 북병산이 만나는 지점이 삼거리(三巨里)다. 여기서 동부 거제 해금강으로 가는 길과 신현으로 가는 길, 북병산 고개를 넘어 일운 소동과 지세포로 갈 수 있는 삼거리 길이다. 협곡을 따라가면 심원사가 있다. 이 일대는 표고버섯 재배를 하는 곳이다. 북병산은 구천계곡에서 발원하는 물이 구천댐에 모인다.
세찬 칼바람에 조망을 즐길 여유도 없이 북병산을 뒤로한다.
가야 할 옥녀봉이 희뿌연 안갯속에서 뚜렷이 가늠된다.
북병산 안내판.
북병산을 뒤로하고 잠시 능선을 따르니 'ㅏ'자 삼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의 능선 방향은 심원사로 이어지고, 거제지맥길은 우틀하여 사면 내림길로 이어진다.
급경사의 내림길을 내려서면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북병산 삼거리(296m)에 도착한다.
북병산삼거리 이정표.
좌측 편에 임도가 지나는 안부를 지나고,
완만한 업다운의 편안한 능선길를 잠시 더 진행하면,
365봉 능선 분기점에 도착한다.
직진하면 지세포로 이어지는 능선 방향이고, 지맥길은 좌측으로 꺾어서 번송치 방향으로 이어진다.
좌틀하여 번송치 방향으로 향하는 백두들.
산성인지 가축들 울타리쯤의 용도인지 분명치 않은 돌담을 지나면,
364봉에 도착하여 잠시 쉼을 한 후 좌측으로 급히 틀어 번송치로 향한다.
완만한 내림길이 편안하게 이어지며,
지나온 북병산이 어느새 멀어져 있고,
앙상한 나목 사이로 오솔길이 이어지더니,
이내 번송치 고갯마루에 도착한다.
<번송치(284m)>
신현읍 삼거리에서 일운면 소동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반씨재 또는 소동고개라고도 부른다. 고개 이름의 유래는 알 길이 없고, 고개 서쪽의 신현읍 삼거리(三巨里)의 삼거리(三巨里)는 세 갈래 길을 뜻하는 삼거리가 아니라 행정지명이다. 거제시 신현읍 삼거리(三巨里)에서 동부면 거제면 해금강으로 가는 길과, 신현으로 가는 길, 북병산 번송치를 넘어 일운면 소동리과 지세포로 갈 수 있는 삼거리 길이라 예전부터 그리 불리다가 아예 행정명이 되었단다.
번송치 도로로 내려서서 우측 일운면 방향으로 조금 이동하면 옥녀봉 방향 들머리 이정표가 있다.
옥녀봉 삼거리로 이어지는 등로는 완만한 사면 오름길로 이어지는데,
'걷기 좋은 길'에 선정이 가능할 정도의 사면길이 이어진다.
그렇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걷는 사이에 어느새 옥녀봉갈림길 삼거리에 도착한다.
거제도 십자종주길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우리가 걷고 있는 남북종주길과 시레산에서 이어온 거제지맥 종주길이 교차하는 지점이다.
옥녀봉 삼거리에서 오늘의 목적지인 명재쉼터까지는 완만한 내림길이 2km 정도 이어진다. 그래서 그냥 명재쉼터로 내려가는 것보다는 옥녀봉을 올랐다가 마재고개로 가는 것이 더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우측 옥녀봉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후미가 도착하자 코스 변경을 알리고는, 우측 옥녀봉으로 향한다.
옥녀봉을 향하다가, 지세포 방향으로 전망이 좋은 곳에 자리한 팔각정에서 내려다본 지세포 방향 조망.
팔각정자 모습.
옥녀봉 직전 안부.
좌측으로 내려가면 옥포초등학교가 나온다는 이정표가 있다.
약간의 오르막을 나목들의 환영을 받으며 오르면,
여러 시설물이 자리한 옥녀봉 정상에 도착한다.
<옥녀봉(玉女峰, 554.7m)>
옥녀봉은 거제에 4곳 있는데, 얽힌 전설은 4곳 다 비슷하다. 하늘의 옥황상제 딸이 죄를 짓고 이 땅에 내려와서 산으로 변했다는 전설이다. 이곳 장승포의 옥녀봉은 거제의 동쪽에 위치한 산으로 장승포 옥포 아주 일운 옥림 소동의 뒷산이 된다. 이 산 아래에 1973년도에 옥포조선소가 들어섰다. 아주 동쪽 산록에는 신라시대 법률사란 절이 있었다고 한다. 이 절터 주위에서 1935년 아양리 박학중씨가 논갈이를 하다가 쟁기 끝에 걸려 나온 삼층석탑을 복원해 두었는데 대우조선소 안에 있다. 탑이 있었던 마을을 탑골이라 한다. 내곡마을에는 아주현(鵝洲縣)의 치소가 있었던 곳으로 성지 흔적이 남아있다.
옥녀봉 정상 정자에서 내려다본 옥포 대우조선조 조망.
다음 구간 가야 할 국사봉도 지척이고,
멀리 가라산까지 이어온 거제지맥의 봉우리들도 조망된다.
옥녀봉 정상 전경.
북동쪽 옥포 대우조선 방향 파노라마.
옥녀봉 정상 증명.
옥녀봉에 설치된 대삼각본점.
<대삼각본점>
1910년 6월 일본 대마도 유명산(1등 삼각점)과 어악을 여점(與點)으로 거제도(옥녀봉)와 부산 영도(봉래산)를 구점(求點)으로 사각망으로 관측 계산하여 대삼각 본점을 설치하였다. 이 두 삼각점을 기점으로 전국에 대삼각본점 400점을 설치하여 토지조사를 시행한,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삼각점이란다.
옥녀봉에서 능선을 따라 내려서다가 암릉에 막혀 잠시 헤매기도 하지만,
이내 우측 사면에서 옥녀봉 봉수대로 가는 등로와 이정표를 발견하고는 봉수대 방향으로 향한다.
지세포만 조망.
급경사의 비탈길을 잠시 내려서자 등로가 편안해지고..
392봉 직전 안부를 지난다.
392봉 정상 부근의 전망바위에서는 옥포 대우조선소가 시원하게 조망된다.
다시 한번 대우조선소 풍경을 세기고..
봉수대를 향하다가 우측 지세포만 방향으로 조망이 트인 곳에서,
지세포만을 배경으로.
마전고개에 도착한다.
앞쪽 봉우리 위에 봉수대가 보이지만,
봉수대를 배경으로 흔적만 남긴다.
이정표의 옥림 방향으로 잠시 진행하면 이진암 갈림길이 나오고,
한없이 걸을 수 있을듯한 솔밭길을 따라 내려가면,
따르던 능선 수레길이 목책으로 막혀있는데, 바로 아래쪽이 도로 절개지다.
안부로 되돌아 나와 옥림 방향 사면길로 내려서면,
옥림아파트가 전면에 보이고,
데크목 계단 아래에서 버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옥림 옥녀봉 들머리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무리하고,
장승포시 목욕탕에서 모처럼 느긋한 사우나를 즐기고는,
장승포항으로 이동하여,
해물찜으로 유명하다는 항만식당에서,
이저제님의 건배 제의로 단란한 뒤풀이 시간이 이어진다.
행복하게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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