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낙남정맥 05차(계리재 ~ 부련이재)
산 행 일 : 2011. 02. 12.(토)
산행코스 : 계리재~봉전고개~무선산(277m)~돌장고개(고속도통과)~357봉~봉대산(409m)~양전산~부련이재
(도상거리 18.5km, 7시간 소요)
산행참가 : 16백두.
<산행코스>
매서운 북풍이 불어오는 한겨울에 고산 준령으로 산행을 가서 추위와 눈 때문에 무척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많은데, 지난달 우리 백두산우회가 소백산 심설산행을 갔다가 매서운 칼바람에 두손 두발 다 얼어서 아침식사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하산했다고 한다. 요즘 낙남정맥을 걸으면서 늘 하는 생각이지만 겨울 산행이 마치 늦가을 산행처럼 느껴진다. 아마도 이곳이 한반도의 남쪽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어서 인 듯하고, 실제로 고도 차이도 있겠지만 느껴지는 추위는 사뭇 다른 계절 같은 느낌이다.
연일 강추위가 계속된다는 보도에도 불구하고, 낙남정맥 종주산행은 별달리 겨울산행이라며 따로이 준비하지 않고 편안한 마음으로 양재에서 버스에 올랐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눈을 뜨니 계리재에 거의 도착하고 있다.
계리재에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마치고,
정맥꾼을 위해 설치해 놓은 나무데크 계단으로 들어서며 낙남정맥 잇기 산행을 시작한다.
눈이 조금 쌓여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가지고 계단을 오른다.
조그만 봉우리를 넘어 이내 잠시 전에 산행 들머리의 도로로 다시 내려선다.
보통의 경우에는 도로 건너편에 들머리가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곳은 지형이 좀 애매하다. 도로 우측 아래쪽에 자리하고 있는 진주축협 생축사업장이 낙남정맥 능선 위에 자리하고 있어서, 도로를 따라 우측으로 200m쯤 내려가서 다시 우측 숲으로 들어서며 낙남길로 복귀하게 된다.
우측에 자리한 진주축협 생축사업장을 지나 능선 아래쪽에서 170봉 들머리를 찾아 오른다.
날머리와 들머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서 사전에 파악을 해 놓지 않으면 야간산행에서는 찾기가 어려울 듯하다.
진주축협 생축사업장 옆으로 가파른 오름길을 조금 오르면 이내 170봉에 도착하고, 이후 166봉, 217봉 등 옹긋봉긋한 봉우리를 어둠 속에서 차례로 통과한다.
225봉 내림길인데 조금 경사가 급하다 싶으면 이렇게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봉전고개 도착.
<봉전고개(130m)>
진주시 정촌면 관봉리 봉전마을과 금곡면 인담리 상인담을 잇는 고개다. 고개 아래의 봉전마을은 너무니 또는 여물동이라 부르기도 하고, 인담리(仁潭里)는 좋은 못이 있다 하여 인담이라고 했다는데 이 못은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았다고 한다.
봉전고개 들머리.
지자체에서 낙남정맥 산꾼들을 위해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세심한 배려를 해 놓았다.
한시간 반 가까이 산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표정은 이제 막 산행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의 표정이다.
무선산 갈림길.
<무선산(舞仙山 277.5m)>
무선산은 마루금에서 살짝 벗어나 있고, 깜깜한 새벽이라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진주시 정촌면과 금곡면, 사천시 사천읍의 3개 지역 경계에 있는 이 산은 신선이 춤추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해서 무선산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없다.
무선산 갈림길에서 산행 시작하여 처음으로 잠시 쉼을 하며 목도 축인다.
무선산 갈림길에서 잠시 쉼을 하고 여전히 어두운 낙남능선의 봉우리들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걷다 보니 돌장고개로 내려선다.
돌장고개로 내려서서 1002번 지방도를 따라 우측으로 진행한다.
동쪽 영오면 방향.
고개 너머 영오면 어디쯤에 서분덕님의 고향이 있다고 한다.
급격한 산업화에 따라 고향을 떠나 도회지에 살게 된 나를 비롯한 일반적인 사람들은 고향 근처를 가거나 고향 예기만 나와도 괜히 마음이 설렌다. 아마도 서분덕 여사님도 비슷한 느낌이 아닐런지..
우측 장전리 방향으로 200m쯤 이동하면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아래로 통하는 지하통로가 있다.
대전통영간고속도로 건너편으로 채석장 입구가 보인다.
고속도로를 통과하여 저곳을 지나 좌측의 능선으로 올라야 한다.
<돌장고개>
예전에 이곳에 돌장승이 있었다 하여 돌장고개라 부른다고 하는데, 그 돌장승은 어디에 있는지 알 수도 없고, 고개 건너편으로 채석장 입구가 있다. 석계(돌곶이, 石界)마을, 돌장고개 등의 이름에서 보듯이 골재 채취의 장소로는 이미 운명 지워진 고개인 듯하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와 1002번 지방도가 함께 지나는 돌장고개는 진주시 금곡면과 사천시 사천읍의 경계이다. 돌장고개라는 지명은 천태산 마구할매가 사천에서 물레를 가져오며 돌 세개를 고성 영오, 사천 구암, 그리고 한 개를 이곳에 세웠다 하여 돌장고개라 부르게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경남 문화재179호로 옛날 진양군과 사천군의 경계석이다. 갈길이 바쁜 정맥꾼은 마구할매가 세워다는 경계석은 구경도 하지 못하고 낙남길을 따를 뿐이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지하통로를 통과하여,
좌측 언덕길을 따라 채석장 입구를 지나 오르면,
도로는 절개지 사면 중앙으로 이어지고,
고속도로 절개지 중앙에 들머리인 절개지 관리용 나무계단이 나타난다.
돌장고개 들머리.
돌장고개 건너편의 지나온 낙남능선.
191봉 오름길의 우측은 채석장으로 잘려나갔다.
191봉 정상.
돌장고개에서 돌장승은 보지 못하고 돌 캐는 채석장이란 흉물만 보고 간다.
191봉에서 본 가야 할 낙남능선.
동쪽 하늘에 떠 있는 구름이 붉게 물들고 있다.
안부를 지나 밤나무밭 가장자리를 따라 오르면,
좌측 아래로 두문리 석계소류지가 내려다 보인다.
우측 아래로는 임도가 정맥능선과 나란히 따르고,
조그만 언덕처럼 보이는 봉우리를 오르면,
붉게 물들었던 동쪽 하늘로 해가 떠 오른다.
봉우리 남동쪽 사면에 감나무 밭이 나타나고,
감나무밭 가운데서 아침 햇살을 쐬며 아침식사를 한다.
추운 겨울이라 도시락보다는 간단한 간편식이 대세다.
한겨울임에도 따스한 햇살이 계절을 바꿔 놓은 듯하다.
따뜻한 커피까지 마시고는,
다시 낙남길로 들어서서 임도와 능선을 번갈아 가다가,
임도를 따라 오른다.
임도 갈림길에서 우측 임도를 따르는데, 좌측 숲 너머로 이어지는 길은 죽곡리 쪽으로 가는 길인 듯하다.
우측 임도로 들어서서 능선을 따라 차츰 고도를 높여 간다.
장령산(361m) 갈림길.
장령산 방향으로 낙남정맥 이란 글자가 적혀 있는데, 누군가 X자 표시를 해 놓았다.
혹여 그쪽으로 가면 대형 알바의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장령산 갈림길에서의 짧은 쉼을 뒤로하면,
310봉 헬기장을 지난다.
산행이라기보다는 걷기운동 나온 분위기다.
삼베마을 갈림길.
삼베마을 갈림길 이정표에서 봉대산 방향으로 진행한다.
<진주 죽곡 삼베 관광지 갈림길>
좌측 이정표에 '삼베마을 주차장'이라 표시되어 있다. 왼쪽 죽곡리 마을이 최근에 삼베 관광단지로 조성된 듯하다. 원래 삼베는 안동포가 유명한데 이곳도 삼베를 많이 삼았던가 보다. 한여름 삼복더위에 제격인 옷으로는 삼베옷과 모시옷이 제격인데, 삼베는 수의를 짓는데 많이 쓰인다. 저승길에 입고가는 수의에는 주머니도 없다는데, 이는 이승에서 아무것도 가져갈 게 없다는 것을 증거하는 게 아닐까 짐작해 본다.
261봉에서 잠시 배낭을 내린다.
객숙치 오름길.
일반적으로 능선 산행에서 "치(峙)"는 고개인데, 왜 이렇게 올라가는지 모르겠네 ..ㅉㅉ
객숙치 도착.
<객숙치(客宿峙, 350m)>
객숙치는 고개 이름인 듯한데, 지도상 산봉우리에 표시되어 있다. 우측으로 갈림길 흔적이 있긴 하지만 이름에 걸맞은 고개인지 알 길이 없다. 고갯마루에 손님들이 묵은 주막이 있다 하여 객숙치란 이름을 얻었을 것이라 짐작해 보면, 이 고개도 한때는 사람들이 넘나들었던 모양이다. 지금은 정맥꾼들만이 오가는 고개가 되었다.
남쪽 정동면 방향.
객숙치 정상 남쪽 사면에서 따스한 햇살을 쬐며 나른한 한때를 보낸다.
바쁜 정맥길에서 모처럼 이야기 꽃을 피우며 한가한 쉼을 한다.
객숙치를 뒤로하고 봉대산을 향한다.
이정표는 많이 그리고 잘 만들어 놓았는데, 여기가 어딘지는 알 수가 없다.
공무원들도 산행을 해 보면서 수혜자 입장에서 쫌!
봉대산 오름길.
봉대산 정상에는 최근 사천시에서 설치한 정상석이 있다.
봉대산 정상 증명.
북쪽 죽곡리와 성산리 방향.
<봉대산(鳳臺山, 409m)>
봉대산은 사천시 정동면 소곡리와 진주시 금곡면 성산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이 산 기슭에 있는 소곡리와 성산리는 봉대산 지명과는 관련이 없는 것 같다. 봉대산 남동쪽인 고성군 영현면의 봉림리(鳳林里)와 상리면의 고봉리(古鳳里)는 봉(鳳)자와 연관된 지명이다. 봉림리는 원래 진양군 영선면 지역으로 봉대산 아래에 있어서 봉림이라 하였고,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봉림리가 영현면으로 편입되었다. 지금까지는 사천과 진주(옛 진양군)의 경계를 이루는 능선을 걸어왔지만, 이제부터는 고성군으로 들어서게 된다.
사천시에서 두 달 전에 설치한 봉대산 정상석을 뒤로하고,
봉대산 정상 헬기장을 지난다.
삼베마을 주차장 갈림길에서 우측 고성군 방향으로 진행한다.
헬기장 아래 삼베마을 갈림길에서 우측 고성군 방향으로 진행하면 송전탑을 지나게 되고,
이내 소나무숲에 사천시에서 최근에 설치한 듯한 낙남정맥 안내도가 있다.
현위치가 가운데 있지 않고 우측 아래쪽에 있는 것으로 보아, 진주시에서 설치한 듯하다.
양전산을 향해 관리되지 않은 듯한 소나무 숲을 지난다.
무덤을 지나며 낙남길은 우측으로 이어진다.
북동쪽으로 금태산과 어산이 보인다.
별 특징 없는 양전산 정상 도착.
나뭇가지에 걸려 있는 조그만 표지기로 이곳이 양전산임을 알아차린다.
<양전산(311m)>
사천시 정동면과 고성군 영현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양전산을 뒤로하고 고도를 낮추며 부련이재로 향한다.
부련이재에서 백두들을 기다리는 버스가 보인다.
우측 아래로 고봉리 봉곡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철재 펜스 좌측 끝에 날머리가 있다.
오랫동안 함께한 우리 애마!
내려선 날머리 모습.
다음 구간 들머리 모습.
<부련이재>
부련현(芙蓮峴)이라 불리기도 하는 고성군 영현면 영부리(永芙里)는 원래 진양군 영선면인데 행정구역 개편으로 영동리 일부와 부촌(芙村)을 병합, 영현면에 편입하였다. 부촌을 부런이라고 불렀는데 부런이가 부련이로 변했고 부련이재도 이와 연관이 있지 않나 싶다.(펌)
고갯마루를 지나 흙이 잔뜩 묻은 신발을 털고 버스에 오른다.
삼천포읍 남일대 해수욕장에 있는 목욕탕으로 이동.
남일대 해수욕장 건너편에는 코끼리 바위가 보인다.
남일대 해수욕장 앞바다 조망.
남일대 해수욕장 전경.
당겨본 코끼리 바위.
겨울 산행으로 얼은 몸을 녹이고,
남일대 해수욕장 백사장.
삼천포읍 수산시장 내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하여,
김영식님의 후배분의 소개로 형제상회란 횟집에서,
싱싱한 자연산 회로 산행의 즐거움을 더한다.
행복하게 삽니다^^
서울로 향하는 버스에 오른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창선대교를 뒤로하고 서울로 향한다.
그리고는 기억이 없다.
집에 도착해 보니 배낭에 맛있어 보이는 딸기가 들어 있다.
고성이 고향이신 분이 마련하신 선물로 맛나게 잘 먹었습니다!
복 많이 받으시고 항상 함께 할 수 있기를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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