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낙남정맥 06차(부련이재 ~ 장전고개)
산 행 일 : 2011. 02. 26.(토)
산행코스 : 부련이재 ~ 백운산(391m) ~ 배곡고개 ~ 천황산(342m) ~ 추계재 ~ 대곡산(542m) ~ 화리치
~ 무량산(581m) ~ 큰재 ~ 백운산 ~ 장밭고개(송계치)
(도상거리 18km, 8시간 30분 소요)
산행참가 : 14명.
<산행코스>
부련이재에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마치고 출발하려는데 막아서는 떡대들을 회장님께서 조용히 타이른다.
등에 '밀렵감시단'이란 글자가 써진 옷을 입은 떡대들이 나타나 산행을 할 수 없다고 한다. 지금이 겨울철이라 산불예방을 위해 산행을 금지하는 곳이 많아서 혹시 산불감시차 나온 공무원이 아닐까 우려했지만, 말하는 본새에서 깍두기 냄새가 풍겨오며 밀렵감시가 아닌 밀렵을 하러 온 사람으로 보이기에 '우리는 산불을 내려고 온 사람도 아니고, 고라니 잡으러 온 사람도 아니다. 단지 산행을 즐기려 왔고 우리는 산행을 해야겠다. 혹여 산행 금지구역이면 경찰을 부르라'라고 하고는 산행을 시작한다.
부련이재 들머리로 들어서는 백두들.
<부련이재>
부련이재는 부련현(芙蓮峴)이라 불리기도 한다. 부련이재가 있는 고성군 영현면 영부리(永芙里)는 원래 진양군 영선면인데, 행정구역 개편으로 영동리 일부와 부촌(芙村)을 병합 영현면에 편입되었다. 부촌을 부런이라고 불렀는데 부런이가 부련이로 변했고 부련이재도 이와 연관이 있는 듯하다.
부련이재에서 문고개까지는 그냥 임도를 따라도 되지만, 희영청 달도 밝고 밀렵감시단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숲길로 들어선다.
첫번째 봉우리에서 렌턴 배터리를 교체하고자 잠시 지체하고,
부련이재에서 이어오는 임도가 지나는 문고개로 내려섰다가, 대곡산을 향해 오름길로 들어선다. 대곡산 오름길에 아니나 다를까 뒤쪽에서 엽총 소리가 들려온다. 잠시 전 부련이재에서 우리를 막아서던 떡대들은 망을 보던 사람들이고, 아마도 다른 일행들은 좌측 영부저수지 인근에서 밀렵을 하고 있는 듯하다. 마음 같아서는 고성경찰서에 신고를 하고 싶지만 오밤중에 전화를 받을지도 모르겠고, 혹여 신고를 받더라도 단속을 나올 것 같지도 않아서 가던 길이나 계속 진행한다.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농작물을 해치는 유해 조수들을 몇 마리 잡는다 하여 나쁠 것도 없으려니 하며..
한참만에 대곡산(백운산) 정상에 도착한다.
<대곡산/백운산(391m)>
밋밋한 정상부 나뭇가지에 고성 백운산이란 나무표지판이 걸려 있고, 주변부 잡목들은 정비되어 있다. 우리가 가진 지도에 대곡산(백운산)이라 표시되어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관계자들의 고증에 의한 명칭 단일화가 필요해 보인다.
대곡산 지나 426봉쯤에서 첫 번째 쉼을 한다.
잠깐의 쉼을 뒤로하고, 395봉과 380봉을 차례로 넘으니 시멘트 포장임도에 내려서고,
'야베스 농장' 표지판이 보인다. 농장 반대방향으로 진행.
야베스농장 표지판에서 도로를 따라 조금 진행하다가 우측 능선으로 올라선다.
320봉을 지나 또 임도로 내려섰다가 다시 숲으로 들어간다.
배곡고개에 도착한다.
<배곡고개(185m)>
배곡고개는 고성군 상리면 망림리와 고성군 영현면 봉발리를 연결하는 고개로, 절골고개, 망림고개, 송정고개 등으로 참으로 많은 이름으로 불리는 고개다. 주변 사람들이 각각 달리 부르는 듯한데 이곳도 정비가 필요해 보인다.
배곡고개에서 우측 모퉁이 반사경 옆으로 이어진 들머리로 들어서서 천황산 오름길을 시작한다.
배곡고개에서 급경사 오름길을 20여분 오르자 천황산 정상에 도착한다.
<천황산(342.5m)>
고도는 342.5m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이름은 나름 거창하다. 상리면의 들판 너머로 고성만이 조망된다는데, 아직은 어둠이 지배하고 있어서 하늘을 배경한 땅의 윤곽만을 확인한다.
천황산에서 바라본 남쪽 무이산(좌)과 수태산(우) 방향 조망.
고성군 상리면 망림리 일대 조망.
천황산 정상에서 신새벽의 조망을 감상하며 느긋한 쉼을 한다.
370봉 정상.
잠시 전에 지나온 천왕산보다 고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름이 없는 무명봉이다.
상리면 수태산(570m) 위로 하현달이 아쉬운 듯 매달려 있다.
상리면 일대와 건너편 대곡산/무량산(좌)이 이제는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급경사의 천황산 내림길을 내려오자 가리고개가 나타난다.
가리고개 건너편으로 가야 할 404봉과 낙남능선이 가늠된다.
가리고개(추계재)로 내려서는 백두들.
가리고개 추계리 방향으로 Y자 도로가 보인다.
Y자 도로에서 우측의 오름길 방향 도로를 따라도 낙남능선에 접속할 수 있다.
<가리고개/추계재>
1016번 2차선 포장 지방도가 지나는 가리고개는, 경남 고성군 상리면과 영현면의 경계다. 고개 왼쪽 100m 지점에 추계마을이 있어 식수를 구할 수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추계재라고 하면 잘 모른다. 옛부터 가리고개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일부 지도에는 가리고개를 ‘추계재’라 표기하고 있다.
도로를 따르지 않고 곧장 절개지로 치고 오르는 백두들.
추계마을 조망.
대가면 갈천리 종생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를 두고 우측 숲으로 들어간다.
404봉 오름길이 무척 가파르지만 호젓한 산길이 이어진다.
404봉 오름길에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아침 햇살이 비춰온다.
능선 위로 올라서자 군데군데 바위도 보인다.
아마도 이곳이 404봉인 듯하다.
봉우리에 자리한 쌍묘를 지나고,
우측 자란만 방향으로 시야가 트이며 자란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우측 사면의 송전탑 자리가 아침식사 장소로 좋을 듯하여...
송전탑 아래에서 남쪽 자란만 조망을 보면서 아침식사를 한다.
차가운 겨울의 한기를 느끼며 서둘러 아침식사를 끝낸다.
당겨본 자란만의 자란도 뒤편으로 사량도가 희미하게 보인다.
무선리 무이산(549m) 방향 조망.
식사를 마치고 낙남길을 이르려 떠나는 백두들.
좌측 목장 울타리를 따라 내려서서,
안부를 지난다.
돌아본 낙남능선.
대곡산/무량산 오름길에 정맥꾼들에게 힘을 주는 낯익은 표지판도 보인다.
허물어진 묘지를 돌아 오르면,
대곡산(네이버 지도에는 무량산으로 표시되어 있음)에 도착한다.
후손들이 선조 묘지 찾기가 힘들까봐!
낙남정맥 최남단 대곡산 정상 증명.
<대곡산/무량산(542.9m)>
고성군 대가면과 상리면의 경계를 이루는 대곡산은 낙남정맥의 최남단이다. 고성읍까지 온 낙남정맥은 더 이상 남녘 진행을 멈추고 방향을 북쪽으로 바꾼다. 또한 이곳에서 통영지맥이 분기한다.
대곡산 삼각점.
대곡산 내림길은 가파른 급경사길이 이어진다.
우측 연지리 방향 조망.
정맥능선을 사슴목장이 차지하고 있어서, 정맥길은 목장 울타리를 따라 이어진다.
마장골 안부에서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진행한다.
돌아본 마장골 임도 날머리.
포장 임도를 따라 철문 안쪽으로 들어서서 우측방향 임도를 따른다.
위치상 지금 정맥길을 차지한 천황산 사슴농장을 나서고 있다.
우측 임도를 따라 완만한 오름길을 이어가다가,
우측 연지리 방향 조망.
임도 끝 지점에서 532봉을 향해 숲으로 들어간다.
편백나무숲도 지나고,
잡목으로 뒤엉킨 희미한 등로를 따라 오르면,
어느새 조그만 봉우리를 지나고,
앞쪽으로 가야 할 532봉(좌) 뒤로 무량산도 조망된다.
좌측 목장 울타리 너머로 지나온 대곡산(우)을 돌아보고,
532봉 정상부에 도착한다.
가야할 무량산 조망.
동쪽으로 보이는 양화리 봉화산 방향 조망.
동쪽 대가저수지 방향 조망.
남동쪽 고성 방향 조망.
당겨본 고성만.
532봉 정상부에서 배낭털이를 하고 화리치로 향한다.
화리치에 내려서고,
화리치는 고성군 대가면 갈천리와 양화리 사이의 고개로, 여러 갈래의 임도가 교차하고 있다. 그중 무량산 방향으로 오르는 임도는 무량산 사면을 돌고 돌아 큰재까지 연결되어 있다.
화리치 들머리에 옆에는 무량산 등산안내도가 보인다.
화리치에 있는 무량산 등산안내도.
화리치에서 무량산 들머리로 들어섰다가는 이내 다시 임도로 잠시 내려서고,
무량산을 향해 다시 우측 숲으로 들어간다.
좌측의 임도를 계속 따르면 큰재로 바로 갈 수 있다.
무량산 갈림길에 도착하여,
무량산 갈림길의 이정표.
낙남길은 봉화산 방향으로 이어지나 좌측의 무량산을 잠시 들리기로 한다.
무량산 갈림길로 오르고 있는 백두들.
무량산 정상을 향해 들어서니, 무량산 정상을 찍고 돌아오고 있는 손총무님을 만난다.
뒤이어 회장님과 만식형도.
무량산 정상에서 바라본 가야 할 큰재 방향의 낙남능선.
고성만 방향.
돌아본 대곡산 방향의 낙남능선.
큰재를 배경으로.
무량산 정상 증명.
고성군수님은 이런 정상석만 세울게 아니라 등산로 정비가 우선임을 알았으면 좋으련만..ㅉㅉ
<무량산(無量山, 581.4m)>
무량산 표지석 뒷면에 "고성인의 기상 여기서 발원하다. 96,12 고성군수"로 되어 있다. 낙남정맥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무량산은 고성의 진산으로 여겨지고 있다. 무량산의 유래는 어느 큰스님이 무량수는 영생에 귀일하고, 무량대수는 무한대에 귀결한다는 불교 용어를 따 지은 것이란다. 정상 동남쪽으로 고성읍이 한눈에 들어온다고 하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마치 지네가 서에서 동으로 기어가는 형세이며, 봉우리는 승천하는 용의 모습을 하고 있는 형세라 한다. 지네의 등을 남북으로 갈라 동쪽 물은 율천을 이뤄 고성평야를 적시며 당항포만으로 흘러가고, 남쪽 물은 대독천을 거쳐 고성만으로 들어간다.
무량산 정상에서 바라본 가야 할 큰재 방향 조망.
우측의 뾰족산이 잠시 후 가게 될 578봉인 듯.
무량산을 뒤로하고,
무량산 갈림길로 돌아 나와 큰재 방향으로 이어진 낙남길을 이어간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고성만 방향.
대가저수지 방향.
가야 할 578봉 방향.
돌아본 대곡산 방향.
내려다본 대가저수지 조망.
당겨본 대가저수지 방향. 앞쪽의 작은 저수지가 양화저수지다.
고성읍 방향 파노라마.
백운산 가는 길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고성 앞바다는 박무로 인해 선명하지는 않다. 앞에 보이는 대가저수지는 고성의 젖줄이다. 이곳 고성 앞바다는 충무공께서 나라를 지킨 빛나는 해전이 전개된 곳이다. 충무공이 최초로 해전에 나선, 지금의 거제시 옥포에서의 옥포해전과, 거북선을 최초로 투입한 사천포해전, 임진왜란의 3대 대첩의 하나로 전쟁의 국면을 조선에게 유리하게 만든 한산도 대첩, 그리고 이곳이 바로 처음으로 학익진 전법을 구사하여 왜선을 한산도 앞바다로 유인하여 66척을 격파한 곳이다. 또한 충무공에 대한 온갖 시기와 모함으로 변방에서 백의종군하고 있을 당시 경상우수사 원균이 칠천량 해전에서 대패하여 조선 수군에 남은 12척의 배로 삼도수군 통제사에 오른 뒤, 빠른 조수를 이용하여 왜선 31척을 격파하고 133척을 물리치며 대승한 명량해전. 일본으로 철수하는 왜군을 봉쇄하고 임진왜란을 끝낸 노량해전에서의 장렬한 죽음. 모두 다 이 고성 앞바다를 중심으로 한 남해 바다에서 이루어졌다.
당겨본 고성 앞바다의 저 섬들은 그때의 일들을 기억하고 있을까!
화리치 건너편으로 지나온 대곡산 능선이 높아 보인다.
578봉이 지척으로 가까워진다.
전망바위를 뒤로하고, 578봉을 향하는 영식님.
육산을 걷다가 암릉길이 나오니 잘 적응이 안 되네..ㅉㅈ
가야 할 백운산 방향.
578봉에서 큰재를 향한 내림길을 시작한다.
578봉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와서 임도를 건너 진행하면,
좌측으로 목장 벌목지가 나타나고,
포장도로가 지나는 큰재를 지난다.
<큰재>
고성군 대가면 갈천리와 척정리를 잇는 1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고개로, 이름이 큰재라서 얼마간 기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포장은 되어 있으나 통행이 거의 없는 고갯마루다. 도로 양쪽의 옹벽이 높아서 다리가 짧은 사람들에게는 곤란한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을 듯하다.
501봉 오름길에 돌아본 578봉.
501봉 오름길도 가파르게 이어진다.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501봉에서 긴 쉼을 하며, 산행 막판에 있는 급경사 오름길은 늘 산꾼들의 한계를 절감케 한다.
501봉에서 따스한 이른 봄을 느껴보며 느긋한 쉼을 한다.
501봉을 뒤로하고 백운산을 향한다.
백운산 오름길에는 고만고만한 암릉도 지나고,
백운산 정상 도착.
지나온 578봉과 무량산 능선 조망.
우측의 대가면 방향 조망을 즐기며,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백운산을 향한다.
척정저수지 방향.
통영으로 이어지는 대진고속도로도 내려다 보인다.
백운산 정상부인 듯한 곳을 지나,
바위 암릉을 넘으니,
백운산 정상 표지기가 나무에 걸려 있다.
백운산 정상에서는 고성읍과 대가면 그리고 고성만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백운산 정상에는 돌탑바위?가 "나도~"라며 서 있다.
백운산 정상은 낙남정맥길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시원한 조망을 제공한다.
여유가 있으면 좀 더 여유롭게 앉아서 옛날 이순신 장군의 마음을 헤아려 보고 싶지만...
기다리고 있을 백두들을 생각하며 서둘러 백운산을 뒤로한다.
백운산 내림길은 거의 수직에 가까운 급경사 내림길이다.
장전고개를 향한 급경사 내림길은 서 있기 조차 어렵다.
희미한 족적을 찾아 조심스레 내림길을 이어가면,
앞쪽으로 다음 구간 가야 할 성재산이 앞을 막아선다.
제일목장 입구를 지나,
오늘의 종착점인 장전고개에 도착한다.
<장전고개(場田峙)>
경상남도 고성군 대가면 송계리와 척정리 사이에 있는 1009번 지방도가 지나는 '장전고개(장밭고개.송계재)'는 도로 밑으로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고성터널이 지난다. 고개 우측의 송계리에는 장전과 괴정 마을이 있으며, 장밭(場田)은 원래 마당만 한 밭이 많았다고 하여 마당 장(場), 밭 전(田)字를 붙여 장전마을이라 부르고, 괴정(槐亭)은 옛날 이 마을에 큰 정자나무가 있었는데 나무가 회화나무로 회화나무 괴(槐)字를 써서 괴정이라고 한단다.
장전고개 버스 정류소 우측으로 다음 구간 들머리가 있다.
송계리 방향 장전고개 바로 좌측 한림공업이라는 공장 앞에 주차되어 있는 버스에 올라,
장전고개를 지나 고성읍으로 향한다.
고성읍을 지나고,
고성만 해안가에 있는 해수목감탕에 도착하여 한기와 땀을 씻어내고,
잔잔한 고성만 전경.
바닷가에서 조개를 캐고 있는 마을 아낙들 모습.
멀리 보이는 저 산들이 오늘 걸은 산들 일까?
이른 봄의 기운이 돌기 시작한 고성만의 여유가 느껴진다.
인근에서 나름 맛집이라는 곳으로 가서,
모처럼 보양식인 장어 요리로 산행의 피로를 회복시킨다.
조금 여유롭게 산행을 마친 날은 술자리가 길어지는 법.
이후에 뭔 일이 있었는지 혹여 기억나시는 분!
댓글로 좀 알려 주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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