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6년

땅끝기맥 10차(도솔암~땅끝) : 힘든길 더듬고 헤치며 한반도의 끝에 서다 y

by 재희다 2016. 5. 29.

산 행 지 : 땅끝기맥 10차(도솔암~땅끝) 전남 해남군.

산 행 일 : 2016. 05. 27. ~ 28.(토)

산행코스 : 미황사 + 도솔암 ~ 시산제 ~ 도솔봉 ~ 불골이재 ~ 언제나봉 ~ 망집봉 ~ 땅끝전망대 ~ 땅끝탑

(산행거리 11km + 6km)

산행참가 : 28명.

 

<산행지도>


일반적으로 산악회에서 시산제를 지낼 때는 비가 아니라 눈을 맞으며 지내게 된다. 물론 맑은 날을 잡으면 더더욱 좋겠지만.., 한때는 백두산우회 시산제도 2월말이나 3월초에 지냈었지만, 시산제를 마치고 음복을 하는데 추우면 힘들다며 시기를 점차 늦춰오다가 최근에는 5월에 지내게 되었다. 올해도 오월초에 거행하려 했으나 산행 일정상 이번 산행에서 거행키로 하였는데, 제발 비만 오지 않기를 그렇게도 고대했건만 산행일에 비 예보가 되면서 여간 걱정스럽지가 않았다. 그나마 오전 9시 정도까지만 내리고 개일 것이라고 예보되어 있어서 기상청 예보가 정확하기만을 바라며 땅끝기맥 마지막 산행과 2016년도 시산제를 거행하려 멀리 해남으로 향한다.

 

양재를 출발하여 고속도로를 달려 내려오는 도중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해남 미황사 주차장에 도착하며 빗방울은 점차 굵어지지 시작한다. 그래도 기상청 예보가 맞기를 기대하며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미황사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시산제 제물을 각자의 배낭에 나눠 넣고는,

부슬비 내리는 신새벽의 어둠 속으로 산행길에 나선다.

 

 

미황사 일주문을 들어서며 땅끝기맥 마지막 산행을 시작하는데,
아직은 빗방울이 가늘어서 그런지 우장이 단초롬한 백두들도 보인다.

 

<미황사(美黃寺)>

미황사는 749년(신라 경덕왕 8) 의조()가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달마산 중턱에 창건한 신라시대의 사찰이다.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은 공룡의 등줄기처럼 울퉁불퉁한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고, 바위 능선과 억새풀, 상록수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특히 산등성이에 병풍처럼 길게 늘어선 흰색의 수직 암봉들은 풍화()에 매우 강한 규암층으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신라 경덕왕 때 인도 우전국에서 온 배 한 척이 달마산 아래 포구에 도착하였는데, 싣고 온 불경과 불상을 봉안할 곳을 찾아 의조화상이 미황사를 지었다고 한다. 한국 불교의 해로유입설()을 입증하는 천년고찰 미황사의 문화유적과 더불어 도솔봉~달마산 능선에서 내려다보이는 남해의 섬들이 달마산과 어우러진 뛰어난 경승지이다.

 

미황사 주차장에는 다른 산악회 버스도 도착하는데 아마도 달마산 산행길에 나서는 듯하다.

 

 

일부는 일주문으로 들어서고 일부는 미황사 우측 찻길을 따라 오른다.

 


미황사 경내로 들어서니 아직은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적막감이 그대로 내려앉아 있고,


달마산이 호위하고 있는 대웅전으로 들어서니 새벽예불을 위해 일찍 일어난 스님들이 불을 켜 놓은 전각들도 보이며,


새벽 예불을 드리러 가는 스님들이 잠든 산사를 께우고 있다.


새벽잠에서 깨어나는 미황사 경내 전경.

 


미황사를 뒤로하고 땅끝천년숲길을 따라 도솔암을 향한다.

 

<해남(海南)>

옛날에는 해남을 '바다 기슭의 후미진 구부렁'이란 뜻으로 새금(塞琴, '변방 새(塞)', '거문고 금(琴)')이라 부르기도 했고, '바닷물에 잠기는 땅'이란 뜻으로 침명(浸溟, '적실 침(浸)', '어두울 명(溟)')이라 부르기도 했으며, '물가에 버려진 땅'이라는 뜻으로 투빈(投濱, '던질 투(投)', '물가 빈(濱)')이라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고려초 침명현(浸溟縣)이 해남현(海南縣)으로 바뀌면서 비로소 해남이라는 지명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땅끝천년숲 옛길>
땅끝 천년숲 옛길은 총 52km로, 땅끝길(16,5km), 미황사역사길(20km), 다산초의교류길(15,5km) 등 3개 코스의 테마로 나뉘어 있은데, 전체 노선은 땅끝마을 땅끝맴섬~땅끝탑~땅끝호텔~도솔암~미황사~송촌1제~현산면봉동계곡~덕흥리~대흥사~삼산 구림리~용전리~산림리~나범리~중리~상가리저수지~옥천용삼삼거리~옥천면청룡제~탑동(5층석탑)~세곡재로 이어진다.
도란도란 옛 이야기가 떠오르는 ‘땅끝천년숲옛길’은 국토순례 1번지로 수많은 관광객 및 순례객이 출발 혹은 도착지점으로 인식되는 땅끝마을 갈두항 맴섬 앞에서 시작하여 강진 세곡재에 이르는 길이다. 이 길은 다양한 해남의 역사와 문화재를 탐방할 수 있는 코스로 작은 오솔길을 활용해 자연스러운 숲길을 조성한 길이다. 또 ‘땅끝천년숲옛길’은 국토순례 및 도보여행을 위한 신개념 이동로를 조성함으로써 지역의 새로운 명소를 창출하고 자연보전 및 생태환경교육과 다양한 체험거리를 제공하여 군민과 관광객들에게 친환경적인 옛길을 복원하여 옛 선조들의 숨결과 쾌적하고 편안한 노선을 제공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옛길을 걷는 동안 마을에는 장승과 안내판을 설치했으며, 스토리텔링형 안내판은 해남의 대표 관광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다.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땅끝 마을 사자포에는 인도에서 돌배(石船)가 들어와 미황사가 창건됐다는 설화가 전해지고 있다. 길은 갈두항을 지나 해안 나무데크가 깔린 목넘개를 따라 옛사람들의 애환이 서려있는 땅끝 사재 끝을 지나 땅끝탑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댈기미 해안길을 따라가는 코스는 왼쪽에 남도의 쪽빛 바다를 끼고 파도소리와 함께 걷는다. 이 길은 역사와 문화와 자연을 만나는 코스로 땅끝탑과 송호해변, 도솔암, 미황사 등으로 이어져 땅끝 해남의 느낌을 새롭게 한다.
특히 땅끝천년숲옛길은 두륜산 대흥사 명품 숲과 다양한 난대 숲을 아우르고 있어 힐링하기에도 좋은 코스이며, 명승 미황사 등의 천년고찰에서는 사찰 템플스테이 체험과, 두륜산 대흥사 주변의 정보화마을의 농촌체험, 매정리 행복마을 한옥민박체험, 대흥사 주변의 웰빙먹거리음식촌, 토종닭 코스요리를 전문으로 한 맛집 등을 경유할 수 있는 코스이다.

 

돌아본 미황사 전경.

 


미황사 부도암으로 이어진 도로를 따르다가,


땅끝마을까지 16km 남았다는 이정목도 만나고,

 

부도암 갈림길에서 숲길로 들어 도솔암을 향한다.

 


피어있던 하얀 꽃이 내리는 봄비에 함께 떨어져 등로를 하얐게 수놓고 있고,


좌측 숲 너머로 달마산의 암봉들이 가끔씩 고개를 내밀기도 한다.

 


도솔암을 향해 우장을 갖춘 백두 회원들의 긴 행렬이 너덜지대를 따라 이어지고,


우측 송지면 방향.


비에 젖은 흰 꽃을 카메라에 담느라 늦어진 김용형님도 서둘러 따라붙는다.

 


달마산 능선으로 오르는 갈림길도 지나고,


달마산 미황사 안내판을 읽는 여유도 누리며,


습기 머금은 오솔길을 조용조용 걸어간다.

 


산에서 수없이 많이 보았던 하얀 꽃의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다.


바위에 떨어져 수를 놓고 있는 이 꽃의 이름은?


살아 있을 때는 이런 모습이었는데...ㅉㅉ


우측 송산면 방향.

 

 

내리는 빗줄기가 가늘어진 탓인지, 우거진 숲이 내리는 비를 막아준 때문인지, 백두들의 우장이 느슨해졌다.

 

 

호젓이 이어지던 사면길이 삼나무 숲으로 들며,

 

도솔암 갈림길에 도착하여 번거로운 우장을 벗어도 될 정도가 되었다.

 

이런 상태면 시산제는 잘 진행될 것이고,

기상청의 예보보다 일찍 비가 멎은 것은 손 총무님의 전화 연락이 하늘에 닺았음을 의미한다며...ㅉㅉ

 

 

우장을 벗어 갈무리하고 가벼운 차림으로 도솔암 오름길에 나서는데,

 

도솔암 오름길은 잔돌들이 널려있는 비교적 급경사의 오름길이다.

 

쇠골과 갈비뼈를 다치신 회장님이 팔걸이를 하고 산행에 참가하였는데,

이곳 도솔암 오름길에 미끄러지기라도 하면 위험할 수 있기에 천천히 조심조심 도솔암을 향한다.

 

애고! 양 손을 다 써도 힘드는데, 어쩌나!!

 

 

미황사부터 지금까지 편안하던 등로가 바위 절벽지대로 바뀌며,

뒤쪽으로 시야가 틀이며 송지면 일대가 아직도 새벽잠에 빠져있는 듯 조용하게 내려앉아 있다.

 

 

좌측으로 도솔암을 지탱하고 있는 돌축대가 보이고,

 

이내 삼성각 갈림길에 도착하여 잠시 삼성각을 들리기로 한다.

 

 

도솔암 맞은편 삼성각 옆 암릉이 고려시대 고승 무애(無碍) 대사가 달마산 주변의 암릉들이 수석전시장 같다고 했듯이 이곳 달마산 구간을 남도의 금강산이라 부르는데 한치의 모자람도 없을 듯하다.

 

삼성각에서 바라본 도솔암에는 벌써 선두들이 올라가 있다.

 

<도솔암((兜率庵)>

흔히 달마산 도솔암을 소개할 때 '하늘에 맞닿은 암자', '땅끝에서 만나는 하늘 끝', '남도의 금강산인 달마산에 핀 연꽃' 등의 수식어가 붙는다. 도솔암은 미황사를 창건한 의조화상이 미황사를 창건하기 전에 수행하던 곳으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암자다. 조선조 정유재란 때 명량해전에서 이순신 장군에게 대패한 왜군들이 해상 퇴로가 막혀 달마산으로 퇴각하던 중에 불을 지른 바람소실되었는데 월정사의 법조스님이 복원하였다고 한다. 깎아지른듯한 암릉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자리잡아 마치 제비집을 연상케 하는 도솔암은 미황사의 12번째 부속 암자다. 해남 8경 중에서도 가장 으뜸이라는 도솔암의 풍광은 마치 금강산에 온 것처럼 착각을 느끼게 하니 왜 이곳이 남도의 금강산이라 부르는지 그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신라시대 의상대사가 창건한 도솔암은 달마산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암자로 원효성사, 서산대사, 사명대사 등 여러 스님들의 기도처로도 사용되었으며, 동국여지승람에는 ‘달마대사의 법신(法身)이 늘 상주하는 곳’으로 기록이 되었으며, 드라마 ‘추노’, ‘각시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등의 촬영 장소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탄 암자이기도 하다.


모처럼 산행에 참가하신 두 분이 도솔암을 배경으로.

 

깎아지른 벼랑 아래에 삼성각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각을 뒤로하고 도솔암 경내로 들어서서,

 

도솔암에서 바라본 기암들 아래에 자리한 삼성각 방향.

 

도솔암 돌담에서 삼성각 옆 암봉들을 배경으로.

 

도솔암 전각을 배경으로.

 

 

시산제를 지내려 도솔암을 나선다.

 

신비경의 도솔암을 뒤로하고 능선으로 올라서는 백두들.

 

능선 위로 올라서서 비에 젖은 수풀들의 방해로 도솔암 전망대 탐방을 포기하고,

 

 

시산제 장소인 도솔봉 직전에 자리한 헬기장으로 향한다.

 

우전방 송호리 방향.

 

 

도솔암 주차장 방향의 등로를 따르다가 좌측 봉우리에 있는 헬기장으로 향한다.

 

돌아본 도솔암 삼성각 뒤편 암릉 조망.

 

 

부슬비 내리는 도솔봉 직전 헬기장에서 2016년 시산제를 거행하려고 정성스레 준비한 제물들을 진설하고,

 

백두산우회 회원 모두가 모여,

 

신령님께 올릴 신령스러운 제물을 갖춰 놓고,

 

올해도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간절한 마음으로,

 

만물을 관장하시는 신령님께 아뢴다.

 

 

우리는 지팡이보다 신령님께 의지하여,

 

어느 산, 어느 골짜기를 드나들 때에도 신령님의 보살핌이 함께 하기를,

 

기원드리며,

 

그동안의 보살핌에도,

 

늘 감사드림을 표한다.

 

 

2016년 백두산우회 시산제를 마치고,

 

신령님께 바쳤던 제물을 나누어 음복하고,

 

굵어지는 빗방울에 서둘러 시산제를 마무리하고,

 

점점 굵어지는 빗줄기에 갈무리 해 놓았던 우장을 다시 꺼내 입고서 땅끝기맥 산행에 나선다.

 

땅끝 능선은 헬기장에서 능선을 따라 도솔봉으로 이어지지만, 잡목이 우거져 있다기에 도솔암 등산로로 돌아나와 도솔암 주차장 방향으로 진행키로 한다.

 

 

2016년 시산제를 거행했던 도솔봉 헬기장을 뒤로하고,

 


도솔암 등산로로 돌아나와 잠시 등로를 따르니 주차장에 도착한다.

 

억세게 내래는 빗줄기를 맞으며 도솔암 주차장에 선 만식 형님.

 

도솔봉 정상에 자리한 군부대로 이어지는 시멘트 도로.

 

 

도솔봉 주차장에서 능선을 따라 우거진 잡목을 헤치고 올라,

도솔봉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여 바라본 땅끝 방향.

 

<도솔봉(兜率峰, 417m)>

전남 해남군 송지면에 있으며 달마산 5봉 중에 가장 마지막에 있는 봉우리로, 정상은 군부대가 자라잡고 있어서 옆 봉우리에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도솔봉이란 이름은 소백산의 도솔봉, 불갑산의 도솔봉 등 우리나라 산봉우리 중에 꽤나 많이 등장하는 지명이다. 도솔(兜率)은 도솔천에서 유래하며 범어(梵語) 듀스타(Tusita)의 음역으로서, 의역하여 지족천(知足天)이라고 한다. 즉 이곳에 사는 무리들은 오욕(五欲)을 만족하고 있음을 뜻한다. 불교에서는 세계의 중심에 수미산(須彌山)이 있고, 그 산의 꼭대기에서 12만 유순(由旬) 위에 있는 욕계(欲界) 6천 중 제4천인 도솔천이 있다고 한다. 도솔천은 내원(內院)과 외원(外院)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외원은 수많은 천인들이 즐거움을 누리는 곳이고, 내원은 미륵보살의 정토로서 내원궁(內院宮)이라고 부른다. 이 내원궁은 석가모니가 인도에 태어나기 직전까지 머무르면서 중생교화를 위한 하생(下生)의 때를 기다렸던 곳이다. 미래불(未來佛)인 미륵보살은 현재 이 내원궁에서 설법하면서 남섬부주(南贍部洲)에 하생하여 성불(成佛)할 때를 기다리고 있다 한다. 따라서 도솔천은 미륵보살 정토(淨土)로서 정토신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러한 미륵보살 신앙은 우리나라 불교역사에서 삼국시대에 크게 융성하였으며, 신라시대 원효는 도솔천에서 왕생할 수 있는 수행방법을 제시하였고 특히 백제 무왕 미륵보살인간세상에 하생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익산에 미륵사(彌勒寺)를 세웠다고 전한다.

 

도솔봉 정상 인증.

 

봉우리에서 내려다본 송지면 마봉리 조망.

 

 

물방울까지 매달고 있는 우거진 잡목 숲을 헤쳐 나가기가 어려워 도솔봉 주차장으로 돌아나오다가,

올려다본 도솔봉 정상 모습.

 

 

도솔봉 주차장으로 돌아나와 시멘트 도로를 따라 땅끝길을 이어간다.

 

 

포장도로를 따라 모퉁이를 돌아서니 잠시 후 가야할 땅끝기맥 능선 들머리가 보이고,

 

땅끝으로 이어진 가야 할 기맥능선이 비구름에 싸여 있다.

 

도솔봉 등산로 안내판도 세워져 있고,

 

들머리 이정표에서 땅끝기맥은 땅끝마을 방향으로 이어진다.

 

 

송지면 통호리 통호저수지로 이어지는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불골이재쯤을 지난다.

 

<불골이재>

좌측 해남군 송지면 통호리에서 우측 마봉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삼남길이 이 재를 넘어가는 듯하다.

 

 

업다운이 심하지 않은 능선이 이어지더니 263봉쯤을 지나면,

 

 

등로는 싱그러운 열대의 숲으로 이어지며,

 

 

등로는 비교적 잘 정비되어 있는 편이며 간간이 이정표도 눈에 띈다.

 

수레길을 따르던 등로가 이정표가 세워진 지점에서 좌측 숲으로 들어가고,

 

좌측 통호리 계곡 너머로 지나온 도솔봉에서 남서쪽으로 갈라져 나간 지능선이 가늠된다.

 

 

230봉 표지기가 걸려있는 봉우리를 지나니,

 

다시금 오락가락하던 빗줄기가 잦아든다.

 

 

등로는 습기 가득한 열대의 숲으로 이어지고,

 

백두들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땅끝길을 이어간다.

 

 

비구름이 사방을 덮고 있어서 주변 분간이 어렵지만,

앞쪽에 보이는 봉우리가 언제나봉쯤이라며 저기만 넘으면 된다고,

 

서둘러 발걸음을 놀려 보지만,

 

안개 자욱한 열대의 숲은,

 

좀처럼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널찍한 묘지가 자리한,

 

마련고개에 도착하여 걸음을 멈추고 잠시 쉼을 한다.


<마련고개>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와 통호리 넓골마을을 연결하는 고개로, 임도는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으며 기맥길은 직진의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이어진다.

 

 

마련고개에서 이어진 시멘트 포장임도를 따르다가 좌측 숲길로 들어서는데,

이곳에서는 그냥 임도를 따라도 금방 능선길과 만나게 된다.

 

 

숲길로 들어서서 물방울을 매달고 있는 나뭇잎과의 전쟁을 치르고,

 

다시 임도로 내려서게 되는데,

 

지역 토호의 가족묘지 인지, 잘 단장된 묘지 앞에 서게 된다.

 


임도는 묘지까지만 연결이 되어 있고,

땅끝길은 다시 숲으로 들어 오름길을 올라 언제나봉쯤을 지나게 된다.

 

나무가지에 걸린 언제나봉 표지판을 조금 지나면 자그마한 암릉을 지나게 되고,

 

 

땅끝길은 내림길로 이어지며 호젓한 오솔길을 따른다.

 

땅끝이 멀기는 먼가 보다. 한참을 온 것 같은데, 아직도 많이 남았다.

 

 

오래된 묘지에 이르러 잠시 젖은 옷을 탓하며 쉼을 한다.

 

 

오솔길을 따르다가,

 

조그마한 봉우리를 하나 더 넘으면,

 

괘나 큰 규모의 납골묘가 나오고,

 

납골묘로 연결된 도로 좌측 숲으로 다시 들어간다.

 

 

등로에 핀 귀여운 꽃들을 위안 삼아,

 

어렵지 않은 등로를 잠시 따르면,

 

땅끝호텔이 보이는 갈두재에 도착한다.

 

<갈두재(葛頭峙)>

전남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의 송호(松湖)해수욕장과 갈두(葛頭)리를 잇는 고개다. 송호해수욕장이 우리나라에서 최남단의 해수욕장이고, 갈두리가 우리나라 최남단의 마을이라고 보면, 이 재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최남단의 재라고 해야 하겠다. 규모로 보아서 재라고 하기보다는 고개 정도이며, 우리나라 최남단을 통과하는 77번 국도가 지나가고 최근에 설치한듯 보이는 구름다리가 있고, 우측으로는 해남땅끝테마호텔이 자리를 잡고 있다.

 

 

갈두재 도로를 넘는 육교를 건넌다.

 

서쪽 송지면 방향.

 

갈두재 건너편에 바로 땅끝호텔이 자리잡고 있다.

 

 

육교를 건너 좌측으로 오르면,

 

다시 왕릉처럼 커다랐게 조성된 묘지가 나오고,

 

좌측 아래로 땅끝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당겨본 땅끝마을.

 

 

큰 규모의 묘지를 지나면 호텔삼거리라는 표지목이 있고, 땅끝길은 전망대 방향으로 이어진다.

 

묘지를 지나 땅끝 전망대를 향하는 백두들.

 

 

망집봉 오름길에는 나무데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이내 망집봉 정상의 정자에 도착하게 된다.

 

<망집봉(168m)>

해남군 송지면 송호리와 갈두리 경계에 있는 봉우리다. 오르는 길은 데크목 계단으로 되어 있으며 정상에는 멋있는 팔각정자가 설치되어 있고, 지나온 도솔봉과 가야 할 땅끝마을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인데, 오늘은 꽝이다.

 


비구름에 시야가 가린 망집봉을 뒤로하고,

 

땅끝전망대를 향하면,

 

땅끝이 가까워 짐에 따라 등로 주변에는 잘 꾸며진 쉼터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잠시 후 안부에 내려서니 땅끝탑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으로 가면 땅끝전망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땅끝탑으로 갈 수 있다.

 

갈림길 이정표.

 

 

갈림길에서 전망대 방향으로 들어서면 바로 완만한 오름길이 시작되고,

 

이내 땅끝전망대 주차장 건물이 나타난다.


사자산 땅끝전망대 주차장.

 

주차장에서 내려다본 서편 앞바다에는 청개구리 엄마의 무덤처럼 예쁜 섬이 하나 떠 있다.

 

사자산 정상의 땅끝전망대는 비구름에 가려 있고,

 

우중에도 불구하고 땅끝탑을 찾는 차들이 속속 주차장을 드나들고 있다.

 

 

주차장을 가로질러 전망대로 향하니,

 

산행 막바지라 그런지,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 길게 느껴진다.

 

전망대를 향해 마지막 계단을 오르는 백두들.

 

 

사자산 땅끝전망대 도착.


<사자산(獅子山, 156.2m)>

전남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에 있는 산으로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하며, 예전에는 칡이 많이 난다고 해서 갈두산(葛頭山)이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사자산으로 부르고 있다. 정상에는 땅끝 전망대가 자리잡고 있으며 산 전체가 공원화되어 버려서 마치 서울 남산이나 부산의 용두산처럼 되어있다.

 

땅끝 전망대 기념 촬영을 한다.

 

전망대 앞에는 땅끝 유래 설명 비석이 자리하고 있다.


<사자산 전망대 앞에 있는 땅끝 지명 유래비>

땅끝의 유래는 한반도 최남단으로 북위 34도 17분 21초인 해남군 송지면이다. 만국 경위도에서는 '우리나라 전도 남쪽 깃점을 이곳 해남현에서 잡고, 북으로 함경북도 온성부에 이른다.'고 말하고 있으며, 해남 땅끝에서 서울까지 천리, 서울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 이천리라 하여 삼천리 금수강산이라 부르고 있다.

 

 

많은 탐방객들이 붐비는 전망대를 뒤로하고,

 

땅끝탑을 향한다.

 

 

땅끝탑 가는 길에 전망대를 배경으로.

 

 

땅끝탑으로 이어진 사자산 내림길에는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는데,

 

나무계단 군데군데에는 쉼터가 있고,

 

쉼터에는 8도 소개판이 설치되어 있다.

 

 

땅끝선착장 갈림길을 지나,

 

땅끝탑을 향하면,

 

이내 땅끝탑이 시야에 들어온다.

 

 

경상북도는 어디?

 

 

땅끝탑 도착에 도착하여,

 

땅끝기맥의 종착지인 남해안 바닷가 바위에 도착한다.


<땅끝기맥 종착지>

땅끝기맥의 최남단인 이곳 위도상으로는 34도 17분 21초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우리 선조들은 이곳을 땅끝 또는 ‘흙 토(土)’, ‘끝 말(末)’ 자를 써서 토말이라 하였는데, 행정구역상 전남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이다.

 

 

한반도의 끝 지점이자 땅끝기맥의 종착지에서 백두산우회의 종주를 인증한다.

 

<땅끝탑(土末塔)>

땅끝 끝자락 토말탑이 있는 바닷가 갯바위가 위도(북위 34도)상으로 한반도의 끝이다. 한반도의 최남단에 있는 사자봉 아래 바닷가에 있는 땅끝탑! 이젠 더 이상 갈 수가 없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만국 경.위도에서는 우리나라 전도 남쪽의 깃점을 이곳 땅끝 해남현을 잡고 북으로는 함경북도 온성부에 이른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육당 최남선의 “조선상식문답”에서는 해남 땅끝에서 서울까지 천리, 서울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 이천리를 잡아 우리나라를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하였다.

 

 

백두산우회 땅끝기맥 종주 파이팅!

 

 

김용현 님도 타이타닉 인증을 하고,

 

어렵게, 힘들게 걸어온 뿌듯함을 마음껏 누린다.

 

 

땅끝기맥 종주를 마치고 땅끝마을로 돌아가는 백두들.

 

 

갈데까지 온 천보 형님 내외분도 내내 행복하게~~!

 

 

땅끝마을로 돌아가는 산책길은,

 

백두들의 뿌듯한 자신감으로 그득 차고,

 

늘 함께, 다른 듯 같은 길을 가노라면,

 

그 오래고 먼 길을 돌고돌고 돌아서,

 

쉼이 있는 그곳에서 다 같이 만나게 될 것이다.

 

 

미황사에서 함께 해 온 천년숲 옛길도 이곳에서 헤어진다.

 

 

우전방으로 땅끝 선착장이 보이고,

 

땅끝전망탑 모노레일 주차장으로 향하니,

 

노거수들의 뜨거운 연호를 받으며,

 

지난했던 땅끝기맥 종주길을 마감한다.

 

 

몇 차례 예약했다가 취소했던 강진읍의 '강진만한정식'에서,

 

남도의 한상을 앞에 두고,

 

땅끝기맥 종주와 2016년 시산제 뒤풀이를 시작한다.

 

함께 할 수 있음에 더욱 행복한 백두들 '행복하세요~~~!'

 

 

뒷풀이를 마치고,

 

버스에 올라,

 

멀리 제주에서 완도로 와서 해남에서 합류했던 김종협 님과의 아쉬운 작별을 뒤로하고, 서울로 향한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의 길을 가는 백두들!

그 길에 늘 신령님의 배려가 함께하여,

먼 훗날에도 같은 모습으로 뵙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