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한북정맥 02차(광덕고개~도성고개) 경기도 포천군, 가평군. 강원도 화천군.
산 행 일 : 2016. 07. 16.(토)
산행코스 : 광덕고개 ~ 백운산 ~ 도마치봉 ~ 신로령 ~ 국망봉 ~ 견치봉 ~ 민둥산 ~ 도성고개 + 제비울(연곡4리)
(거리 16.7km + 4.2km)
산행참가 : 16일 나홀로 +23일 19명.
<산행코스>
다음 주 주말에는 회사일로 부득이 백두 정기산행에 참석이 어려워 마침 여유가 있는 이번 주말에 한북정맥 두번째 산행을 미리 다녀오기로 했다. 헐~, 혼자 가는 것도 서러운데 비까지 내린다. 새벽 3시 반쯤에 부스럭 거리며 일어나니, 옆지기가 '비 오는데 그래도 가냐?'고 묻는다. 늘 같은 대답 '비와 등산은 별로 관련이 없다' 라고..,
평촌에서 거지반 1시간 40분을 달려 광덕고개 직전 쉼터에 도착하니, 부슬비는 여전히 그치지 않았지만 주변이 밝아오며 그나마 서글픈 마음이 옅어진다.
광덕고개 직전 쉼터에 주차를 하고, 저 차를 다시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가지고,
지난 산행에 내려왔던 광덕고개에서 한북정맥 두번째 산행을 시작한다.
이곳 광덕고개는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을 이어주는 고개로, 일명 '카라멜고개'로 불리는데, 한국전쟁 당시 이 지역을 관할하던 사단장이 급경사로 굽이도는 광덕고개를 오를 때면, 차량 운전병들에게 졸지 말라고 카라멜을 주었다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한다. 오늘 백운고개로 직접 운전해서 올라와보니, 조금은 이해가 된다.
광덕고개 지난번 날머리 전경.
몇 해 전 어느 추운 겨울 날, 100대 명산 산행을 위해 이곳 광덕고개에서 국망봉을 지나 견치산에서 포천으로 산행한 기억이 있는데, 이곳은 세월이 비켜간듯 바뀐 게 없다는 느낌이다. 다만 우측의 주차장 터가 가림막으로 둘러져 있어서 찾는 이들이 주차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비 오는 신새벽에 홀로 산행을 나서려니 처량하기 그지없다.
그냥 차를 몰고 집으로 갈까, 수없이 고민을 하다가 한북정맥 두번째 산행길로 들어선다.
들머리 입구의 백운산 등산 안내도.
이정표를 보니 백운산까지 반쯤 왔다.
조금씩 내리는 비에, 그만 돌아갈까를 수없이 되뇌며 백운산을 향한다.
백운산 도착.
<백운산(白雲山, 903.1m)>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광덕산(1,046m), 국망봉(1,168m), 박달봉(800m)등의 산들에 둘러싸여 있다. 무엇보다 백운계곡이 유명하여 여름철 피서지로 많이 이용된다. 백운계곡은 약 5㎞의 구간에 펼쳐져 있는데, 시원한 물줄기와 큰 바위들이 경관을 이루어 한여름에도 섭씨 20도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백운산 정상 이정표.
<백운계곡>
백운산 정상은 육산이나 올라가는 코스(계곡길과 능선길) 곳곳에 화강암 바위며 단애가 있고, 계곡은 화강암 계곡 특유의 둥근 바위가 개울 안에 그득하며, 옥수 같은 맑은 계류가 곳곳에 소를 이루고 있고, 여기저기 너럭바위가 있는가 하면, 슬랩과 단애가 물가까지 이어지는 등 가경(佳景)을 보이고 있다. 맑은 폭류가 바위 사이로 흐르고, 산사면에는 바위와 어울리는 소나무가 늘어서 있어서 운치가 뛰어나다. 산의 높이에 비해 상당히 긴 백운계곡은 정상 부근까지 깊게 파여 있고, 길이도 길이지만 계곡 좌우를 따라 뻗은 능선은 야트막하면서도 아름답고 수목이 울창하여 백운계곡은 더할 나위 없는 여름철 피서지가 된다. 그러나 너무 많이 알려진 탓으로 사람과 차로 백운산 입구와 광덕산 일대는 북새통을 이룬다.(펌)
백운산 정상 인증.
백두들의 백운산 인증(7월 23일)
잠시 비가 주춤한 틈을 타, 모습을 드러낸 국망봉 방향의 한북정맥 능선과 백운계곡 조망.
수많은 산꾼들의 발길이 밟고 지나갔음을 알려주는 국망봉 정상을 뒤로한다.
숲으로 둘러싸인 삼각봉 도착.
이곳이 봉우리인지도 분간이 어렵지만, 그래도 삼각봉이라 새겨진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그래도 봉우리라 하니 인증을 남긴다.
오늘 비가 계속 내리는 바람에 카메라가 작동되지 않아 핸드폰으로 정상 인증만 한다.
또 잠시 걸으니 도마치봉이다.
<도마치봉(道馬峙峰, 925.1m)>
궁예가 왕건과의 명성산 전투에서 패하여 도망할 때 이곳을 경유하게 되었는데, 산길이 너무 험난하여 이곳에서 말에서 내려 끌면서 갔다고 하여 도마치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도마치봉 이정표.
오늘 구간의 정상석들은 참으로 멋대가리가 없다.
그래도 도마치봉 정상 인증을 남기고.
도마치봉을 뒤로한다.
도마치봉에서 약 5분 정도 내려서니 바위틈에서 솟아나오는 샘이 있는데, 비가 온 탓인지 샘물의 수량이 꽤 많다.
우중산행이라 식수는 아직 꺼내보지도 않은 탓에 그냥 사진만 남긴다.
도마봉 도착.
<도마봉(883m)>
널찍한 헬기장 가장자리에 인근 봉우리의 정상석과는 다르게 오석으로 된 정상석이 서 있고, '국망봉 6.09km, 도마치 1.67km' 이정표가 있다. 여기까지 강원도 화천군과 경기도 포천시의 경계를 이루던 한북정맥 마루금이 왼쪽도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바통을 넘긴다. 동남쪽 화악지맥을 78번 국도가 넘는 도마치고개가 1.5km로 가까워서, 한북정맥꾼들이 이곳 도마봉에서 한 구간을 끊는 경우도 많다. 도마치를 넘어 경기의 최고봉 화악산(1,468m)으로 가는 화악지맥은, 한북정맥 도마봉에서 분기한 능선이 도마치를 지나며 남동진 하며, 석룡산, 화악산, 매봉, 촛대봉을 거치다 남서진 하며 가일고개를 넘어 물안산, 보납산을 거쳐 가평천과 합수되는 북한강에 이른다.
도마봉 정상 전경.
도마봉을 뒤로하고 구름이 자욱이 내려앉고 있은 한북정맥 능선을 간다.
방화선을 따라 이어지는 한북능선.
<한북정맥 능선의 방화선>
도마봉에서 국망봉까지와 민둥산에서 오뚜기령까지는 마루금 능선에 방화선을 만들어 놓았다. 좋은 날씨에는 참으로 걷기 편하고 속력을 낼 수 있지만, 한여름 땡볕에서는 억새와 같은 잡초들이 산꾼의 다리을 붙잡으며 움직임을 제한한다. 아마도 겨울철 눈 산행에는 좋을 듯한데, 오래전 백두산우회가 대간길을 마치고 100대 명산을 걸을 때의 어느 눈 내린 겨울날, 이곳을 왔던 기억이 난다. 지금이 여름이라 추운 게 좋다고 생각되지만, 그때는 추운 게 너무 싫었었다. 그러고 보면 인간이 참으로 간사하다고 하는데, 나도 어쩔 수 없은 인간인 게다.
벌채에도 살아남은 나무.
아마도 다음 주에 이곳을 지나게 될 백두들에게 좋은 그늘을 제공하리라 생각해 본다.
억새와 잡풀들이 빼곡한 방화선 등산로.
좌측 큰취골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고,
큰취골 방향.
하늘에서 내리는 빗줄기는 가늘어졌지만 수풀에 맺힌 물방울 때문에 온몸이 홀딱 젖었기에,
참나무 아래에서 물이 들어찬 등산화를 벗고 양말을 짜서 신는다.
신로봉 직전 헬기장.
돌아본 한북능선.
풀이 없는 이런 등로만 있었더라면 등산화에 물은 들어가지 않을 텐데..ㅉㅉ
직진하는 신로봉 정상에서의 조망을 포기하고 좌측 신로령 방향으로 바로 진행한다.
신로봉 정상 내림길이 급경사 암릉이어서 주로 우횟길을 이용하게 된다.
신로령 도착.
신로령 이정표.
국망봉 휴양림까지 2.5km라 적혀 있는데, 급한 경사로 내림길 조차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곳이다.
돌아본 신로봉 정상은 저만치에 있다.
또다른 신로령 이정표.
장암리까지 하산길이 5.25km다.
옛날 휴양림까지 버스가 들어오지 못해서 한참을 더 걸었던 기억이 난다.
구름에 싸인 신로봉 모습.
신로봉을 배경으로 셀카를 남기고,
우측 하산길의 유혹을 뿌리치고 국망봉 정상을 향한다.
국망봉 오름길은 제법 경사가 있고 길게 이어지며 삼각봉을 우회하여 지나니 이정표가 있고,
1113봉 헬기장을 지난다.
1113봉을 우회하여 헬기장에 도착했다.
한참의 오름길을 올라 또다른 헬기장을 지나면,
국망봉휴양림 길림길이 나오는데,
국망봉을 들렀다가 이곳으로 돌아나와 휴양림으로 내려갈까를 고민하며 국망봉을 향한다.
국망봉 정상 도착.
가야 할 견치봉 방향이 비구름에 덮여 있어 아무것도 보이는 게 없다.
국망봉 정상석.
<국망봉(國望峰, 1,168.1m)>
국망봉은 화악산(1468), 명지산(1267)에 이은 경기 3번째 고봉으로, 국망봉의 규암석 바위에서 흘러내리는 물이 깨끗하여 이 물로 빚은 막걸리가 유명한 이동막걸리다. 국망봉은 그 높이에 비해 산세는 비교적 단순하다. 북쪽으로 신로봉과 가리산의 암봉 너머 백운산, 광덕산, 상해봉, 복주산으로 이어지는 장엄한 한북정맥 줄기가 한눈에 들어오며, 남으로는 견치봉, 귀목봉, 청계산으로 이어가는 유장한 한북정맥 줄기가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으로는 덩치 큰 화악산과 석룡산이 가까운데, 서쪽으로는 이동면 시가지가 내려다 보이고 그 너머에 사향산(736m)과 명성산이 있다.
전설에 의하면, 후삼국시대 태봉국(泰封國) 왕 궁예의 횡포가 날로 심해지고 폭정이 계속되자, 그의 둘째 부인인 강씨(姜氏)가 직언을 하다가 강씨봉으로 귀양을 오게 되었다고 한다. 이후 왕건에 의해 왕위를 빼앗긴 궁예가 강씨봉(姜氏峰)을 찾아갔으나, 이미 강씨는 죽고 없어 국망봉에 올라 태봉국을 바라보며 후회를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강씨봉이란 이름과 국망봉이란 이름이 생겼다고 한다. 이렇게 높은 ‘봉(峰)’이 자신을 낮추어 산이 아닌 ‘봉’이 됐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데, 조선시대 말까지 망국산(望國山)으로 불리다가 봉으로 격하돼 국망봉(國望峰)이 됐다는 기록이 있다.
빛바랜 국망봉 등산 안내도.
국망봉 인증.
이제 핸드폰에도 물방울이 맺혀서 사진이 흐릿하다.
백두들의 국망봉 인증.
국망봉에서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견치봉을 향하니, 이내 국망봉 남쪽 헬기장에 도착한다.
국망봉 아래 헬기장의 이정표.
국망봉을 지나 견치봉으로 향하는 등로는 살랑거리는 풀로 덮여 우중에도 호젓한 산길의 풍모가 느껴진다.
장암리 방향 갈림길 직전에서 오늘 처음으로 등산객과 조우하는데,
혼자인 산객도 비에 젖은 옷을 짜고 있다. 이런 우중에..ㅉㅉ
견치봉 직전 능선 갈림길에 도착한다.
오래전 100대 명산 등산 때에는 이곳에서 우측 능선을 타고 한참을 내려갔었다.
갈림길 앞쪽에 헬기장이 보이고,
이내 견치봉 정상에 도착한다.
<견치봉(犬齒峰, 1,102m)>
개이빨산(견치산)! 오래전 울진의 덕풍계곡 산행을 갔을 때 옆에 있던 봉우리가 개이빨산이었는데, 미루어 짐작컨데 이곳 견치봉도 개이빨 모양으로 듬성듬성 굴곡이 져 있을 것으로 짐작된다.
견치봉의 이정표.
이정표는 좌측으로 적목리 용수목(3.3km)을 가리키고 있다.
견치봉 정상석.
견치봉의 오래된 이정표.
새로 만든 견치봉의 이정표를 뒤로하고 민둥산을 향한다.
민둥산 도착.
<민둥산(1,008.5m)>
강원도 정선에 있는 억새로 유명한 민둥산과 이름이 같다. 이곳 사람들은 민드기산이라고 한다
민둥산 정상 전경.
민둥산 정상 이정표.
민둥산의 이정표에 용수동 방향 거리가 멀어져 있고, 이제 도성고개가 2.5km로 줄어 있다.
민둥산 정상석.
민둥산 정상석에 배낭을 걸어두고, 이곳저곳을 둘러보지만 보이는 것은 안개와 수풀 뿐!
민둥산 정상 인증을 남기고,
도성고개를 향하는데, 방화선을 가득 메운 잡목들의 높이가 내 키를 훌쩍 넘는다.
빗줄기는 잦아들었지만, 수풀에 맺혀잇던 물방울이 옷으로 스며드며 온 몸을 흠뻠 적신다.
앞서가는 또 한 명의 등산객을 만난다. 두번째다.
적목리에서 견치봉으로 올라서 도성고개로 간다고 하는데,
좁은 길에 앞지를 수도 없어 이런저런 예기를 들어주며 한참을 동행한다.
민드기재를 지나고,
790봉 헬기장을 지난다.
790봉의 이정표.
잠시 보이던 햇살이 어느새 구름에 감춰져 버린다.
726봉쯤을 지나니,
도성고개로 향하는 등로 옆으로 교통호가 이어진다.
도성고개 도착.
직진의 하늘색 화살표 방향이 강씨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능선이고,
좌측 청색의 화살표가 다음구간 강씨봉휴양림에서 올라와서 가게 될 산행길이다.
그리고 오늘 나는 이곳 도성고개에서 좌측 제비울 방향으로 하산한다.
도성고개 전경.
도성고개 이정목.
오늘 한북길의 마지막인 도성고개 인증을 남긴다.
도성고개 이정표.
강씨봉휴양림 방향으로 다음번 산행의 어프로치 루트가 시원하게 뚫려 있다.
도성고개를 뒤로하고 잠시 우측 능선으로 내려서자, 구담사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의 능선으로 가면 구담사가 나오지만 좌틀하여 불땅계곡으로 하산길을 잡는다.
돌아본 갈림길 방향.
불땅계곡방향 하산길 모습.
불땅계곡 입구 도착.
좌측 편에 불땅계곡이라는 돌로 된 이정석이 세워져 있다.
등로는 연수원 건물로 보이는 새로 지은 건물 옆으로 이어진다.
번듯이 새로 지어진 건물인데 아직 용처가 분명치 않아 보인다.
이제 비는 그치고 노면도 말라 있다.
돌아본 연수원 건물.
푸른산마루 펜션 갈림길을 지난다.
고어텍스 점퍼의 주머니에 물이 가득 들어차는 바람에 물속에 잠겨있던 핸드폰 마이크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물속에서도 작동이 된다는 광고가 사실임이 오늘 우중 산행으로 여실히 증명되었다.
제비울까지 잠시 들고 나오며 말린 핸드폰으로 일동면 택시를 불러 타고,
광덕고개에 주차해 놓은 차를 회수하러 간다.
다음 정규 산행일에 회사일로 불참하게 되어 한주 앞당겨 홀로 한 산행이었다.
옛날 한번 와 본 길이었기에 시작하였으나, 우중산행은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은 것 같다.
근데 늘 맑은 날만 있는 것도 아니라서..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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