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전남 진도군 고군면 원포리 소재
산 행 일 : 2017. 11. 11.(토)
산행코스 : 골드마운틴하우스(팬션) ~ 동백나무미로숲 ~ 금달산(92m) ~ 골드마운틴하우스
(3.4km)
산행참가 : 25백두.
<산행지도>
예정보다 조금 일찍 동석산 산행을 마치고 혹시나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지고 관매도행 배가 출발하는 진도 팽목항으로 갔다. 항구라고 하는데 배는 한 척도 보이지 않고 대합실 주변에도 우리를 제외하고는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혹시나 엉뚱한 곳에 왔는게 아닌가 싶어서 조도훼리호 선사에 연락하니, 오전에는 풍랑주의보로 결항이고 오후에 혹시 해제되면 조도까지는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단다.
지금부터는 비상 상황이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예정된 스케줄대로 진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결정되자, 우선 가장 급한 부분이 숙소 문제다. 25명이나 되는 인원이 한 곳에서 숙식을 해야 하니, 마땅한 숙소를 찾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 다행히 지난밤 보성씨가 물색해 놓은 곳이 있어서 전화로 예약을 확정하고는 숙소로 이동하기로 한다.
09:35 텅 빈 진도 팽목항 대합실에서 관매도행 배편 운임표를 카메라에 담아둔다.
혹시 내년에 다시 가게 될지 모르니.
급하게 임시로 생각해 놓은 일정은, 바로 접도로 이동하여 점심은 매식을 하고 오후에 남망산 웰빙 트레킹을 할 예정이었으나, 감기몸살에도 꼬박 밤을 새워 진도까지 버스를 몰고 온 송 기사가 더 이상의 운전은 어렵다고 하여, 하는 수 없이 펜션으로 이동하여 여장을 풀고 오후에는 근처에서 산책을 하기로 한다.
팽목항에서 거의 40여분을 달려 예약한 골드마운틴하우스라는 펜션에 도착한다. 급하게 숙소를 정하는 바람에 미리 예약한 분들로 인해 우리의 숙소를 한 건물로 하지 못하고, 남자 숙소와 여자 숙소를 따로 정할 수밖에 없었고, 식사 장소 또한 선점을 당한 상태라 부득이 남자들 숙소 앞에다가 야외 식사 장소를 마련한다.
11:38 숙소 앞마당에 주변의 테이블을 모아서 함께 식사를 할 수 있게 준비한다.
11:54 우리는 13년을 함께 해 온 구성원들이다.
소맥 한잔에 잠시의 혼란스러움을 순식간에 날려버리고, 다시금 백두 본연의 자세를 가다듬는다.
12:40 설거지를 하는 웅빈 형.
알게 모르게 궂은 일을 마다않는 백두들이 있기에 오늘 13주년을 맞이하게 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
13:17 점심 식사를 마치고 일부는 낚싯대를 들고 낚시터로 향하고, 나머지 분들은 금달산 산책길에 나선다.
13:23 펜션 주인이 뒷산을 깎아서 산책길을 조성해 놓았고, 산책로 주변에는 동백나무가 많이 보인다.
13:28 거세던 바람은 잦아들고 햇살이 따뜻하니 더없이 편안한 산책길이 된다.
편안한 산책길에 원기를 회복한 백두들!
남쪽으로 상마도가 지척으로 조망된다.
여인과 거미.
남동쪽으로 해남반도가 어렴풋이 조망된다.
13:32 우측 아래로 선착장이 보이는데, 저곳이 낚시 포인트라며 몇몇 분이 낚시하러 갔다. 월척 기대!
앙증맞은 노란 열매가 이뻐 보여 입에 넣었더니 쓴맛이 오래도록 남는다.
애도 아닌데 아무거나 입에 넣은 걸 무척이나 후회했다.
13:35 우측 아래 모래해안으로 내려서는 길이 보인다.
13:40 바닷가로 내려서니 예쁜 해변이 펼쳐진다.
모래와 자갈들이 적당히 어울린 깨끗한 해변으로 내려서는 백두들.
우리가 독차지한 한적한 해변에서 마음껏 동심의 세계에 빠져본다.
호수처럼 잔잔한 해안가 백사장이 동심을 자극한다.
열심히 낚싯대를 드리우는 분들을 당겨 보는데, 월척을 낚아서 저녁에 싱싱한 회를 맛볼 수 있었으면...ㅉㅉ
해변의 백두들!
손 점장도 뒤는게 합류하여.
13:52 자그마한 해안가에서의 추억을 뒤로하고,
13:55 널찍한 공터가 있는 언덕 위로 올라서 남해의 조망을 즐긴다.
잔잔한 바다가 멋지게 다가오는 언덕을 뒤로하면,
13:57 우측으로 김 양식장이 드넓게 펼쳐진다.
조망 언덕을 뒤로하고 동백미로숲을 향하는 백두들.
우측으로 넓게 펼쳐진 김양식장을 바라보며 편안한 임도길을 잠시 따라 걷다가,
고군면 원포리 해안가 마을이 보이는 모퉁이를 돌아서면,
14:00 좌측으로 넓은 동백나무 숲이 펼쳐진다.
아마도 이곳이 펜션 쥔장이 예기한 동백미로숲인 듯하다.
미로라고 해 보았자 별반 넓지 않으니, 그냥 편안한 마음으로 동백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미로처럼 만들려고 했던 흔적은 역력하지만 전혀 미로라는 느낌이 없는 동백숲길이 이어진다.
아직도 조성 중인 상황이라 숲이란 느낌조차 없지만 몇 년 후쯤이면 숲 같은 느낌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언덕 위로 이어질 듯한 숲길을 따르니 제법 숲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14:07 숲의 언덕 쪽 끝 지점쯤에서 동백숲 안으로 들어서서 금달산 정상을 향한다.
오늘 손 점장을 미로숲에 가둬 볼 생각이었는데, 미로가 영 미로 같지 않아서..ㅉㅉ
14:11 완만한 임도를 따라 금달산 정상으로 향한다.
금달산이 있는 이곳이 진도의 동쪽 끝이라서 북쪽으로는 해남의 화원반도쯤이 조망된다.
14:16 금달산(94m) 정상에 도착한다.
10분이면 도착할 정상을 한 시간여 만에 올랐는데, 순 억지로 시간을 소비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금달산 정상 전경인데, 당근 정상석은 기대치도 않았다.
뒷짐 지고 산 정상에 도착하는 것은 드문 일일 듯..ㅉㅉ
남쪽 바다에는 상마도, 안도, 중마도, 하마도 등이 해남반도를 배경으로 떠 있다.
서쪽 벌포 방향 조망.
14:24 해남반도를 배경으로 달마산 정상 인증을 한다.
남쪽으로 와도와 상마도를 다시 한번 담아본다.
14:27 서북쪽 화원반도 방향도 카메라에 담고는 금달산 정상을 뒤로한다.
14:32 5분 거리의 내림길을 또 우찌 우찌 1시간이 걸리도록 만들어야 하는데,
아무리 쥐어짜도 새로운 길로 한 시간 거리를 만들 수는 없어서 되는대로 쉬엄쉬엄 숙소를 향한다.
14:41 손에 손잡고~~,
남녀 나이 오십이 넘으면 그냥 호모사피엔스(Homo sapiens )다!
14:45 막 봉우리를 터뜨리기 시작한 동백나무를 찾아내고는,
예쁜 동백꽃을 금달산의 추억으로 남긴다.
14:48 왕복 10분 거리의 금달산을 100분 동안을 소비하여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다.
산책을 마친 백두들은 아직도 주체할 수 없는 시간적 여유를 활용하려 낚시하러 간 분들의 조황을 확인하러 떠나고, 나는 지난밤의 부족했던 수면 보충을 위해 숙소에서 달콤한 낮잠을 즐긴다.
17:08 부산한 소리에 잠깐의 낮잠에서 께어나 주년 행사의 하이라이트를 준비한다.
거의 매년 생일날 저녁 파티에서 앉은뱅이술이라 명명된 동동주에 걸려들어 망각의 세계로 빠져들곤 했었는데,
금년부터는 생생한 기억이 간직되길 소원하며 저녁 파티 준비에 동참한다.
낚시 조황이 엉망이라 기대했던 싱싱한 회에 대한 희망은 사라졌고,
준비해 온 육고기 안주에 떡과 잡채 등등을 곁들여서,
다소곳이 점잖은 듯 저녁파티를 시작한다.
테이블에 빈 술병들이 쌓여가며,
주방의 손놀림은 더욱 부산해지고,
17:31 드디어 우려했던 술잔들이 날아다니기 시작한다.
서늘해지는 바깥공기에 여성회원들은 추위를 느끼기 시작하여,
18:46 장소를 실내로 옮겨서 그간의 심경들을 토로하는 시간을 갖는다.
좋은 예기들을 많이 들은 것 같은데 나의 기억에는 남은 게 없다.
혹시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댓글로 남겨 주시길..ㅉㅉ
그간의 소회와 앞으로의 바람들을 나누며,
마지막 남은 한방울을 아끼고 아껴서,
19:16 늘 그러했듯이 이쯤에서 더 이상의 추억은 우리들의 몫이 아닌 것이 된다.
일찌감치 자리를 파하고,
남은 몇몇 분이서 감춰놓았던 소주병의 내용물을 몸속에다 버리는 사이에,
우리의 기록은 기억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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