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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0 명산 명지산 : 한여름 빡센 오름길의 고됨을 달래주는 신비로운 원시의 숲이 있는 명산

by 재희다 2018. 7. 19.

산 행 지 : 명지산, 연인산. 강원도 가평군.

산 행 일 : 2018. 07. 14.(토)

산행코스 : 익근리 명지산 군립공원 주차장 ~ 사향산 ~ 명지산(명지1봉) ~ 명지2봉 ~ 명지3봉 ~ 아재비고개

              ~ 연인산 ~ 우정능선 ~ 상판리 장재울 (18km, 9시간)

산행참가 : 23백두.

 

<산행지도>

 

1994년 여름철 폭염 이후 23년 만에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거라는 기상예보로, 이어가던 한강기맥 대학산 구간 산행을 뒤로 미루고, 100대 명산 중 아직 오르지 않은 명지산으로 산행지를 변경하였다. 수없이 오르내려야 하는 마루금 산행보다는 한차례 빡세게 오르는 편이 여름철 산행에서는 훨씬 쉬운 게 당연하다. 하지만 명지산 오름길은 예상을 넘어 빡센 오름길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쉽다고 선택한 산행지라 마음을 편하게 임한 탓도 있겠지만 명지산 오름길이 만만치 않음은 분명해 보인다.

 

 

04:02 익근리 명지계곡 입구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마치고,

화장실 간 분들을 기다리는데, 한참을 기다려도 오지를 않는다.

 

마음이 급한 분들을 이끌고 창병씨가 명지계곡 방향으로 먼저 출발을 한 듯하다. 계곡을 따라 500m쯤 가면, 우측으로 사향봉 방향 갈림길이 있어서 그쪽으로 갔으려니 하고, 우리는 초입부터 능선을 타기로 한다. 아무래도 능선길의 경사도가 조금 더 완만하고, 바람도 있을 가능성이 높기에...

 

<익근리(益根里)>
공식 주소는 가평군 북면 도대리다. 그런데 이곳을 왜 익근리로 표시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이곳 익근리는 몸에 이로운 약초가 많이 나는 마을이라고 하며, '더할 익(益)' 자와 '뿌리 근(根)' 자를 합성하여 만들어진 지명이다. 일설로는 손해 보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 동네라는 뜻이라고도 한다. 이곳 익근리는 명지산 입구 마을로 군립공원 3단지에 속한다. 명지산 등산로 입구에는 넓게 마련된 주차장이 등산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고 있으며, 계곡을 따라 오르면 승천사(절)가 나타나는데 명지산 정상을 잇는 등산로에는 자연의 오묘함을 느끼게 하는 수목이 군락을 이룬다. 그 그늘숲을 따라가노라면 힘든 산행이 그리 어렵지만은 않다고 한다.
계곡을 따라 정상으로 오르는 길에는 가평 8경 중의 하나인 용소폭포도 있다. 명지산 정상은 일봉, 이봉, 삼봉이 있으니, 그 아래로 펼쳐지는 심산계곡 또한 그 절경을 짐작케 한다.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나타나는 탁골, 화채바위골, 가능골, 안수골 등이 있고, 안수골 입구에는 가마소라는 곳 또한 명소로 찾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단다.

 

<명지계곡>
명지산 입구에서 좌우로 들어찬 수림(樹林) 속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15분 정도 걸으면, 숲 사이로 어렴풋이 절 지붕이 보인다. 잠시 후면 승천사에 이르고 종각 뒤로 보이는 명지산 풍경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승천사부터는 계곡 옆 큰길을 따라 올라가게 되는데, 이 길은 옛날 산판길로 이용되었던 것으로 비교적 잘 닦여 있다. 계곡 입구에서 50여분 올라가면 계곡이 깊어지면서 계곡 중간의 명지폭포를 볼 수 있다. 높이 7~8m의 명지폭포는 가을 단풍과 함께 어우러지면 장관을 연출하는 곳이고, 명지계곡은 바위 위를 덮고 있는 나무 그늘이 햇빛을 가려, 피서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04:07 주차장 입구로 돌아 나와 우측 펜션으로 들어서면,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로 들머리가 있다.

 

 

04:15 등로 초입에는 수풀이 우거져 있고, 족적이 희미하여 길 찾기가 쉽지 않지만,

희미한 족적을 따라 오르면 이내 뚜렷한 능선 등로가 이어진다.

 

 

04:36 30분을 올랐는데, 겨우 600m밖에 오지 못했다는 이정표를 만난다.

주차장이 수없이 많으니 우리가 출발한 주차장이 아닐 거라며..,

그래도 처음으로 보는 이정표 인지라 사향봉을 향하는 우리의 등로가 맞다는데 의미를 찾는다.

 

 

04:48 앞쪽으로 커다란 봉우리가 불쑥 나타나는데, 가야 할 사향봉 직전의 헬기장 봉우리인 듯하다.

이곳에서 능선은 우측으로 휘어져 앞쪽 봉우리로 오르게 된다.

 

 

04:56 명지계곡에서 사면을 따라 능선으로 오르는 등로와 만나는 지점 이정표다.

이전에 만났던 이정표와 달리 익근리 주차장까지 1.5km로 표시되어 있다.

거의 20여분 만에 1km를 왔다. 이정표의 거리 표시가 들쭉날쭉이다.

 

 

05:00 계곡으로 갔던 분들과 만나, 본격적인 헬기장봉 급경사 오름길에 들어선다.

 

 

05:06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더니 암릉이 나온다.

 

 

05:14 암릉을 우회하여 올라서니 완만한 능선이 나오는데, 능선임에도 불구하고 바람한점 불지 않는다.

갈증을 느끼기 전에 물을 마시자며 잠시 몸을 식혀 본다.

 

 

05:33 다시 한참의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헬기장봉에 도착하여 여유로운 쉼을 한다.

사향봉까지 1.6km 남았다는 이정표와 삼각점이 있다.

 

원래 사향봉 정상에서 함께 인증을 남기고 A.B팀이 헤어질 예정이었는데,

예정보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헬기장봉에서 함께 인증을 하고 버스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한다.

 

 

헬기장봉을 뒤로하고 사향봉을 향하는 능선길은 잠시 완만하게 이어지다가,

 

 

05:46 사향봉이 1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면,

 

 

05:49 다시 급경사 오름길이 이어지며 암릉을 만나 좌회하여 오른다.

 

암릉을 우회하는 곳에서 뿔 달린 이무기의 머리를 닮은 나무가 이채롭다.

 

 

06:04 다시 커다란 바위를 좌회하고,

 

날카로운 바위들을 이리저리 피하여 오르면,

 

 

06:10 정규 등로는 암릉 좌측으로 이어지지만, 능선 마루 암릉으로도 다닐 수 있을 정도의 족적이 이어진다.

 

 

06:17 후방으로 조망이 트인 조망바위에 도착하여, 목을 축이며 조망을 담는다.

 

동남쪽 가평천 방향으로 운해가 흐르고 있다.

 

남동쪽 백둔봉 능선 방향.

 

전망바위에는 돌양지 꽃이 수줍게 피어 있다.

요즘 같은 더위에 수분 한점 없을 듯한 바위에서 용케도 꽃을 피워 냈다.

 

순회형이 가평천 방향의 운해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해 보지만, 폰카라서 역광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06:20 5자 표시 바위를 지나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면,

 

 

06:31 사향봉 정상에 도착하여 먼저 도착한 분들과 함께 인증을 남긴다.

 

<사향봉(麝香峰, 1,013m)>
사향봉은 명지산 정상에서 동쪽 익근리 방면으로 뻗어 내린 지능선 상의 봉우리로, 남릉 상의 우목봉(연인산), 진패봉(우정봉), 청푸산을 비롯해서, 남릉에서 또다시 동으로 가지를 쳐 나간 지능선 상의 백둔봉, 구나무산, 송이봉 등과 같이 명지산을 모산으로 한다. 이 산의 이름은 사향노루가 서식하고 있는 환경적인 유래에 기인한 것이며, 아직도 이 산에는 너구리제비, 청솔모 등 일반 산에서는 보기 드문 야생동물들이 발견되고 있다. 사향봉으로 오르는 산길의 초반부는 명지산 산행로와 같다.

 

 

06:34 사향봉을 뒤로하고 명지산 정상을 향하는데, 완만한 능선 오름길에 작은 암봉들이 나타난다.

 

 

06:39 억겁의 세월이 담긴 바위(무늬바위)를 좌회하여 내려서고,

 

 

06:41 나무 팔꿈치에 된통 얻어맞기도 하며,

 

 

06:46 북쪽 귀목 산장 방향 갈림길을 지난다.

지도에는 북쪽 귀목산장 방향 능선으로 등로 표시가 되어 있는데, 이정표에는 '등산로 없음'이라 표시되어 있다.

 

 

06:48 잠시 평탄한 육산 능선이 이어지다가 안부를 지나고,

 

다시금 팔꿈치 공격을 준비하는 나무를 비켜 오르고,

 

 

06:51 싱그러운 숲의 기운을 만끽하며 잠시 편안한 능선길을 따른다.

 

이제 주변의 괴목들이 눈에 들어올 정도로 여유로운 산길이 이어지며,

 

'산꿩의다리'라는 야생화도 담아 본다.

 

 

07:05 바위와 나무가 한 몸인 듯 기묘한 장면도 감상하며,

 

갖가지 괴목들이 연출하는 전시장을 여유롭게 이어간다.

 

 

07:14 화채바위가 있는 봉우리를 우측으로 길게 우회하여 지나는데,

 

명지 1봉에서 화채바위봉(명지 4봉)을 지나 사향봉으로 이어지는 동쪽 방향의 지능선은 진달래 군락으로도 유명한 곳인데, 화채바위는 화채를 담는 그릇처럼 생겼다고 그리 불린다고들 한다. 하지만 오늘 산행이 빠듯하고 이미 시간이 많이 지체된 상태라, 확인치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다.

 

우측 아래로 안개 낀 숲이 신비스럽게 다가온다.

 

 

07:15 급경사 암릉을 오르면,

 

좌측으로 백둔봉쯤이 살짝 조망되고,

 

 

07:22 이내 명지폭포를 지나 사면을 따라 능선으로 오르는 등로와 만난다.

 

일찍 산행을 시작하여 시장기가 몰려와 갈림길 이정표 옆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본디 명지산 정상에서 아침식사를 예정했었으나 예상보다 오름길이 만만치 않고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아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다시 명지산 정상을 향한다.

 

 

07:44 아침 안개가 드리워진 숲 속으로 햇살이 비추기 시작하니,

 

산란하는 빛줄기 비추는 숲이 신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07:52 명지산 정상을 향한 오름길이 가팔라지며,

꼬인 나무 옆을 지나는 산객의 다리도 꼬인다.

 

 

07:56 우거진 숲과 괴목들로 덮인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면,

 

 

08:05 명지산 정상 이정표가 불쑥 나타난다.

 

한 시간쯤 후에 명지산 정상에 오른 B팀들은,

이곳에서 한참을 쉬면서 회장님의 중국 4대 미인(美人) 예기를 들었다는데...

 

 

08:07 명지산(명지1봉) 정상에 도착한 백두들!

 

<명지산(明智山, 1,252m)>
경기 가평군 북면과 하면을 경계로 솟아있는 경기도 내에서 화악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명지산이란 이름은, 명주실 한 타래를 모두 풀어도 바닥에 닿지 않을 정도로 물이 깊다는 명지폭포에서 그 이름의 유래가 되었다고 한다. 명지산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에는 굴참나무군락과 전나무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고, 맑은 물이 흐르는 익근리계곡과 천연림의 조화가 장관이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으로 유명하고, 가을단풍은 가평팔경 중 제4경으로 지정 되었으며, 수십년 묵은 고목과 기암괴석이 조화를 이루며, 겨울철에는 적설량이 많아 더욱 매력적이다. 봄철 화사한 진달래 군락은 상판리 귀목마을에서 아재비고개로 올라서는 길과 화채바위에서 사향봉에 이르는 구간으로 1km 이상이 진달래로 뒤덮여 있다.
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경기도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으로 경기도의 최고봉인 화악산(1,468m)과 가평천을 사이에 두고 있으며, 강씨봉, 귀목봉, 청계산, 우목봉 등 산세가 웅장하고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점 등을 감안하여 선정되었다. 20여 km를 흐르는 산 동쪽의 가평천 계곡과 익근리계곡의 명지폭포가 유명하고, 명지산 일대의 산과 계곡들은 경기도 내에서는 첫째가는 심산유곡으로 알려져 있다.

 

가야 할 명지 2봉은 아직도 구름에 가려있다.

 

우리가 걸어온 사향봉 능선(좌)과 백둔봉 능선(우) 사이의 명지계곡(익근리계곡) 조망.

 

명지산 정상 인증을 남기자는 제안에도 뭐가 급한지 다들 서둘러 명지산을 떠나고,

남겨진 분들께 부탁하여 정상석을 담아둔다.

 

 

명지산 정상에서 돌아 나와,

북쪽 방향 조망을 담으려 밧줄 울타리를 넘어 둔덕으로 올라가 보았으나,

온통 나무에 가려있어서 북쪽 방향 조망은 볼 수가 없어다 다시 돌아 나온다.

 

 

08:18 명지 1봉을 뒤로하고 명지 2봉을 향한다.

 

 

08:21 데크목 계단 내림길 직전의 전망바위에서 본 서쪽 깊이봉 방향.

 

돌아본 명지 1봉 방향.

 

구름으로 조망이 시원찮은 전망바위를 뒤로하고,

데크목 계단길을 따라 내려서면...

 

 

08:22 익근리 주차장으로 이어지는 명지계곡 방향 갈림길을 지난다.

 

 

08:31 명지 2봉 오름길에 돌아본 명지 1봉이 구름모자를 벗었다.

 

 

08:35 명지 2봉까지 절반을 왔다는 이정표를 지난다.

 

 

08:52 명지 2봉 우회로 갈림길을 지나며 우회로 방향에 나뭇가지로 표지를 해 놓고,

좌측 길로 들어서서 명지2 봉 정상으로 오른다.

 

 

08:54 명지 2봉 정상에는 먼저 도착한 분들이 쉼을 하고 있다.

 

명지 2봉에서도 남겨진 분들만이 인증을 남긴다.

 

구름 사이로 드러난 하늘이 시리도록 파랗다.

 

 

09:00 명지 2봉을 내려서니 백둔봉 방향 능선 갈림길이 나온다.

백둔봉 방향으로 들어서는 분들을 불러 세워 우측 명지 3봉 방향으로 향한다.

 

 

09:13 나무도 생식기가 필요할까!

 

 

09:20 짙어지는 구름으로 시야가 가려진 명지 3봉에 도착한다.

 

명지 3봉에서 내려다본 동쪽 백둔리 방향.

 

가야 할 아재비고개 방향.

 

몇 해 전 이곳에서의 조망이 너무 좋았던 기억 때문에 오늘도 사뭇 기대가 컸었는데,

주변을 가린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는 사이에 가져온 과일을 먹으며 느긋한 쉼을 한다.

 

 

09:32 아재비고개 방향에서 '백두~'를 부르는 서 여사님의 목소리에,

아재비고개로 내려가라고 답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명지 3봉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참을 가는데도 아무도 보이지 않고 거미줄이 그냥 있는 것을 보고는 알바임을 알아차리고 돌아왔다고 한다. 아마도 귀목봉 방향으로 진행하다가 돌아온 듯하다.

 

뒤늦게 합류한 서 여사님과 함께 명지 3봉 정상 인증을 남기고,

 

 

09:35 명지 3봉 바위 정상을 내려서니 잘 마련된 이정표가 나타난다.

이런 이정표를 두고도 귀목봉 방향으로 알바를 갔다니...

역시 서 여사님의 주력이 너무 빨라서 미처 이정표를 보지 못한 듯!

 

명지 3봉에서 아재비고개를 지나 연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에는 방화선이 조성되어 있는데,

웃자란 풀들이 방화선을 덮고 있어서 진행에 방해가 되고 있다.

 

 

09:59 방화선을 조성하며 나무를 베어 버러서인지, 앞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산행 종착지인 상판리가 살짝 보인다.

 

 

10:05 방화선 풀밭을 따라 이어지는 등로가 그린 듯이 놓여 있다.

 

 

10:08 아재비고개에 도착한다.

 

<아재비고개(애재비고개)>
가평군 조종면 상판리와 북면 백둔리를 넘나드는 고개로. 가평의 터줏대감인 명지산(1267m)과 연인산(1068m)을 연결하는 능선 안부 중간쯤에 아재비고개(애재비고개)가 있다. 아재비고개에서 연인산에 이르는 3.3㎞ 능선은 수도권에서 보기 드문 원시림지대로, 명지산과 연인산의 주 등산로에서 벗어나 있어 찾는 사람이 뜸하다.
아재비고개의 지명 유래에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계속되는 가뭄과 가난으로 굶주린 임산부가 친정으로 몸을 풀러 가던 도중 고개 중턱에서 출산을 하게 되었다. 출산 후 자신의 옆에서 발견한 물고기(혹은 암탉, 돼지 등)를 잡아먹고 정신을 잃었는데, 정신이 든 후 물고기가 아닌 자신의 아기를 잡아먹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뒤 미쳤고, 이에 사람들은 '아기를 잡아먹은 고개'라는 뜻에서 아재비고개라 부른다고 한다. 예전 가평 산골에 뿌리를 내린 화전민들의 고달픈 삶이 조금은 과장되어 고갯길에 전설로 서린 듯하다. 이름과 달리 아재비고개는 평화롭다. 층층나무 고목 아래의 벤치가 덩그러니 남아 있고, 빽빽한 나무와 풀들은 바람 따라 춤을 춘다.

 

아재비고개에서 다시 배낭털이를 하며 느긋한 쉼을 즐긴다.

 

아재비고개 이정표.

 

 

10:23 갖가지 과일과 음료 그리고 한순배의 코냑까지 즐기는 사이에,

화채바위 아래에서 아침식사 때 앞질러 갔던 손 총무님이 벌써 연인산을 찍고 다시 아재비고개로 돌아 나왔다. 이곳에서 A팀을 기다려 귀목계곡 방향으로 하산할 예정이라, 우리도 긴~ 휴식을 뒤로하고 연인산으로 향한다.

 

 

10:24 아재비고개에서 연인산 방향을 따르면 본격적으로 원시림 지대가 펼쳐진다.

푹신푹신한 길의 촉감이 발바닥을 타고 전해오고, 수풀 사이로 난 작은 오솔길은 이리저리 유연한 곡선을 그리며 이어진다.

 

산수국.

 

 

10:35 자연이 만든 분재.

 

일엽초.

 

 

10:40 산수국 화단.

 

 

10:48 갖가지 야생화를 감상하며 걷다가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잠시 오르면,

 

 

10:54 다시 완만한 주능선에 오르게 되고, 이후에는 작은 오르내림이 연인산 정상까지 이어진다.

 

아름드리 단풍나무들이 모여 있는 언덕을 지나자, 땅에는 고사리 같은 양치류들이 그득하다. 서어나무, 층층나무, 까치박달, 가래나무, 물푸레나무 등등…, 만나는 나무들과 눈을 맞추다 신갈나무 고목들이 가득한 곳에서 발걸음이 멈췄다. 오~! 절로 감탄사가 튀어나온다. 이런 고목들은 강원도 백두대간 구간에서도 만나기 쉽지 않다.

 

 

11:03 앞쪽으로 연인산 정상쯤이 살짝 보이고,

 

 

11:11 무너질 듯 비스듬히 솟아있는 비박바위를 지나면,

 

 

11:14 가야 할 연인산 정상이 지척으로 다가온다.

 

 

11:21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잠시 오르면,

 

 

11:23 연인산 정상에 도착한다.

사진으로 보았던 정상석이 아니다.

옛 정상석은 커다란 받침석 위에 둥그런 돌이 올려져 있었는데...

 

<연인산(戀人山, 1,068m)>

경기도 가평군 가평읍 승안리, 하면 상판리, 북면 백둔리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길수라는 총각과 소정이라는 처녀의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전해 오는 연인산(1068m)은 우목봉 또는 월출산으로 불리어 왔는데, 1999년 3월 15일 가평군 지명위원회에서 이름을 공모하여 "사랑이 이루어지는 곳"이란 뜻에서 연인산으로 이름을 붙여주었고, 서남쪽의 진패봉(906봉)을 우정봉, 진패고개는 우정고개로, 동남쪽의 879봉을 장수봉으로 고쳤으며, 구나무산으로 부르던 859m 봉은 노적봉으로 이름 지었다. 또한 연인산에서 뻗은 각 능선에 우정. 연인. 장수. 청풍 등의 이름을 붙였다.

연인산은 아름다운 비경과 명소들이 많은데, 그중 제일 비경이 용추구곡으로 연인산이 발원지인데, 동쪽의 장수봉. 서쪽의 우정봉. 남쪽의 매봉. 칼봉이 용추구곡의 발원지를 ㄷ자 형태로 감싸 안고 있다. 용추구곡은 약 9Km에 달하는 계곡으로, 그 계곡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지만 가을철 단풍이 들면 더욱 아름다워 단풍 산행지로도 적격이라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꼭 한번 와 봐야겠다. 또한 연인산은 철쭉산행지로도 많이 알려지고 있는데, 이식하여 심은 탓인지 등산로 주변으로 몇 그루씩 있을 뿐이어서 아직까지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것 같다. 가평군에서는 매년 5월에 철쭉제를 지낸다고 한다. 연인산 정상에 오르면 사방이 막힘없이 조망되어, 북쪽으로는 이 산의 모산인 명지산을 비롯하여 민둥산. 화악산 등이, 동쪽으로는 가덕산. 애기봉. 수덕산 등이. 남서쪽으로는 천마산. 철마산. 축령산. 서리산. 주금산. 운악산. 청계산 등이 조망된다는데, 오늘은 연무로 인해 봉우리들이 있는 능선만 희미하게 가늠될 뿐이다.

등산에는 여러 코스가 있다. 승안리에서 용추구곡을 지나 청풍능선을 타고 정상에 오르는 길과 백둔리에서 장수고개를 넘어 장수능선을 타고 엘레지샘터를 지나 정상에 오르는 길이 있다. 정상에 오르면 아재비고개 위로 명지산과 귀목봉이 한눈에 보인다. 하산할 때는 우정능선을 타고 우정골을 지나 용추구곡으로 해서 승안리로 내려오는 방법과, 남쪽 샘터로 방향을 잡아 장수능선을 타고 장수고개를 넘어 백둔리로 내려오는 길이 있다. 등산시간은 6시간 정도 걸린다. 백둔리에서 오르려면 장수고개로 정상에 오른 뒤 청풍능선을 타고 백둔리로 내려오는 길과 자연학교 갈림길로 내려오는 길, 우정능선을 타고 우정고개에서 마일리로 내려오는 길도 있다. 대중교통편은 가평에서 용추구곡행 버스를 타고 종점인 가래휴게소에서 하차하거나 백둔리행 버스를 타고 큰골삼거리에서 하차한다. 청평에서는 현리행 버스를 타고 현리에서 상판리행 버스로 갈아타 샛말 청암산장이나 명지민박에서 하차한다.

 

연인산 정상 이정표.

 

돌아본 명지산 방향.

 

북동쪽 화악산 방향.

 

남쪽 가야 할 우정능선 방향.

 

상판리 방향.

 

오늘의 종착지인 상판리와 청계산 방향.

 

북쪽 방향의 명지산은 구름에 가려 있다.

 

무엇을 그려놓은 것일까?

 

연인산 정상 전경.

 

연인산 정상 인증.

 

동쪽 북배산 방향을 한번 더 담아 두고,

 

 

11:39 연인산 정상을 뒤로하고 우정능선으로 들어선다.

 

 

11:43 연인산을 뒤로하고 5분쯤을 내려서자, 우측 바른골 방향으로 갈림길 표시가 있다.

이제는 폐쇄된 등산로인지 '길없음'이라 표시되어 있다.

 

 

11:51 헬기장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면,

 

 

11:54 상판리 방향 지능선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한다.

직진의 우정봉 방향 능선을 두고, 우틀하여 지능선을 따라 상판리로 향한다.

 

능선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의 이정표.

이정표의 '국수당'은 전패고개(우정고개) 서쪽 아래 조종면 마일리에 있는 마을 이름이다.

 

우측 지능선 방향으로 들어서는 백두들.

 

 

11:56 희미한 족적을 따라 우측 지능선으로 들어서면, 급경사의 뚜렷한 등로가 이어진다.

 

 

12:02 급경사 능선길을 잠시 내려서면 정상까지 1,000m 남았다는 표지판이 있는데,

표지판의 정상은 연인산을 가리키는 듯하다.

 

암릉을 만나면 우회하기도 하고,

 

 

12:17 가끔씩 아름드리 나무와 괴목들도 만난다.

 

잠깐씩 급경사의 능선길이 완만해지기도 하지만,

 

 

12:36 급경사 내림길이라 다리가 후들거려 잠시 쉼을 하기로 한다.

산행 막바지임에도 배낭에서 꺼내 놓은 과일이 차고 넘친다.

 

 

12:57 잣나무 조림지가 나오고,

 

좌측으로 상판리 행락말 갈림길을 지난다.

우리의 목적지는 상판리 장재울이다.

 

 

13:02 빼곡한 어린 잣나무 숲을 지나면,

 

 

13:06 줄기차게 이어온 능선 내림길 등로가 우측 사면으로 내려가는 지점이 나오고,

 

 

13:14 서 있기 조차 힘든 급경사의 사면길을 내려서면, 다락골과 바른골의 물줄기가 합쳐진 개울이 나온다.

 

 

13:15 개울을 건너면 바로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오고, 좌측 아래 장재울로 향한다.

 

돌아본 날머리 모습.

 

돌아본 연인산 방향.

 

우측 귀목봉 방향.

 

 

13:16 장재울을 향해 내려서는데, 정면으로 우뚝 솟은 청계산이 보인다.

 

 

13:20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서니, 상판리 장재울 버스 정류장 앞에 타고 온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돌아본 날머리 모습.

 

 

14:12 현리에 있는 목욕탕에서 땀을 씻고,

 

 

14:21 현리에 있는 '불타는 오리'라는 식당으로 이동하여,

 

개울 옆 야외에서,

 

숯불에 오리를 구우며 뒤풀이 시간을 가진다.

 

자욱한 연기로 눈물을 흘리며, '행복하게~~'를 외친다.

 

식당 쥔장 할머니의 커피 서비스는 덤!

 

더운 날씨에도 화사한 표정을 잃지 않는 백두의 여전사들!

 

 

 

18:00 강남역에 도착하여 집으로 가는 듯했지만, 오늘은 하차 장소가 바뀌어 건너편에 내렸다.

1번 출구면 맥주집, 건너편 12번 출구면 전집이나 감자탕집인데!

 

조촐한 회장님의 생일파티를 겸하여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100대 명산 명지산 오름길을 더운 한여름에 오르기란 만만치 않았는데,

그럼에도 꿋꿋이 참고 이겨낸 백두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

그러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백두들의 도전이 계속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