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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설악산 화채능선 산행 : 설악 공룡의 진면목을 보며 걸은 화채능선 !

by 재희다 2018. 9. 9.

산 행 지 : 설악산 화채능선, 강원도 속초시.

산 행 일 : 2018. 09. 08.(토)

산행코스 : 남설악 탐방안내소(오색) ~ 대청봉 ~ 화채봉 ~ 칠성봉 갈림길 ~ 945봉 ~ 은벽능선 갈림길

              ~ 피골 갈림길 ~ 설악동 C지구 (17km, 10시간)

산행참가 : 23백두.

 

<산행지도>

 

올해도 10월이 되면 단풍산행을 가얄텐데 어디로 가얄지를 고민하던 차에, 창병씨가 화채능선을 가보자고 한다. 평소에 늘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지만 선뜻 마음을 내지 못했는데, 최근의 산행기를 검토해 보았더니 어렵잖게 갈 수 있을 것 같았고, 다만 단풍시즌에는 단속의 가능성이 커지므로 단풍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다녀오기로 했다.

어렵게 결행키로 한 화채능선 산행을 청명한 날에 가야 할 텐데, 1주일 전부터의 기상예보는 토욜 오전에 구름이 덮이고 약간의 비도 예보되어 있었다. 만약 날씨가 좋지 않으면 한강기맥 오음산 구간을 가기로 하고, 날씨가 좋아지기만을 기다렸다. 다행히 산행 2일 전인 목요일에 기상예보는 바뀌어, 구름은 오후 늦게로 미뤄지고 강우 예보는 자취를 감춤에 따라 화채능선 산행을 확정했다.

이제 공단의 단속을 피하는 것만 남겨두게 되었는데, 두루두루 발이 넓은 손 지점장이 지인을 통해 하산 지점을 설악산 C지구로 하면 단속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예기를 들었다고 연락이 왔다. 우리는 가장 쉬운 코스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이미 예정했던 하산 루트였기에 한결 편한 마음으로 양재에서 버스에 오른다.

 

지난해 서울양양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산행 출발지인 오색온천 주차장까지 두 시간 남짓만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한 시간여의 쪽잠을 더 청한 후에 일어나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오색온천 주차장에 정차한 버스에서,

지난여름의 무더위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원한 느낌의 밤공기에 몸을 맡긴다.

 

 

도로를 따라 산행 들머리인 남설악 탐방지원센타로 향한다.

 

 

옛날 이름은 설악산 오색매표소 었었는데, 지금은 남설악 탐방지원센타로 바뀐 산행 들머리로 들어선다.

새벽 3시에 개방이 되기에 많은 산객들은 대청봉 일출을 보기 위해 이미 떠나버려서 그런지,

입구에는 백두들만이 종종걸음으로 들어서고 있다.

 

 

옛날 가파른 사면 길을 미끄러져 내리면서 오르느라 힘들었던 곳에는 돌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오색에서 대청으로 오르는 코스는 옛날에 비해 많이 정비되어 시간도 단축이 되었다고 한다.

 

 

오색 1쉼터에 도착하니 앞서가던 백두들이 쉼을 하고 있다.

한결 서늘해진 날씨 덕에 다들 여유로운 표정으로 쉼을 한다.

 

 

설악폭포가 지근거리에 있는지, 캄캄한 어둠 속에서 들려오는 물소리가 시원하다.

 

 

계곡을 건너는 철교를 지나며, 내려다본 계곡 모습.

 

 

철교를 건너면 다시 가파른 돌계단이 끝도 없이 이어지고, 한참만에 대청봉이 2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난다.

 

 

차츰 어둠이 가시며 등로가 모습을 모습을 드러내는데, 일출을 보기 위해 일찍 출발했던 산객들이 눈에 띈다.

 

 

돌아본 양양 방향의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어차피 일출은 포기한 것이기에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계단을 오른다.

 

 

옛날 커다란 바위들이 나뒹굴던 등로도 돌계단으로 말끔히 정리되어 있고,

 

 

가파른 비탈길에는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뒤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양양 방향의 산그림이 모습을 드러낸다.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눈부신 태양빛이 쏟아져 들어온다.

오늘 일출 시간이 6:08분 정도이니 대청에서의 일출 광경이 찬란했을 것임을 짐작케 한다.

 

 

벼락으로 쪼개어진 아름드리나무가 기념물인 듯 서 있다.

 

 

등로 좌측의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남설악의 만물상 너머로 내린천 운해(雲海)가 장관이고,

 

점봉산 너머 멀리로 방태산 주능선이 뚜렷이 가늠된다.

 

남서쪽 점봉산 방향 조망이 넋을 놓게 만든다.

 

 

전망바위를 뒤로하고 대청봉 오름길 등로에 들어서니, 싱그러운 등로에는 여성회원 두 분이 여유롭게 걸음을 옮기고 있다.

 

 

대청봉이 500m 남았다는 이정표 옆에는 괴이한 고사목이 버티고 있다.

 

 

모진 풍파를 견뎌온 나뭇가지에는 점봉산과 방태산이 걸려있고,

 

등로 가에는 투구꽃이 잠에서 께어나 아침이슬을 마시고 있다.

 

이즈음에 백두의 주력들도 화채능선 산행을 대비하며 대청봉 오름길에서 체력 안배를 하고 있다.

 

 

바위를 깔고 앉은 커다란 분재도 담으며,

 

 

점점 더 뚜렷해지는 남쪽 점봉산 방향의 조망이 발걸음을 잡아 끈다.

 

한계령에서 점봉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 너머로,

인제군 내린천 주변을 덮은 운해가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펴게 한다.

 

남쪽 방향 파노라마.

 

 

등로에는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려는 용담이 경치만 보지 말고 꽃도 봐 달라고 조른다.

 

 

좌측 능선 너머로는 십여년 전 올랐던 가리봉산과 귀때기청이 추억의 바다로 이끌고 있다.

 

당겨본 가리봉산과 주억봉!

 

 

돌아본 남쪽 단목령 너머 멀리로, 오대산과 계방산쯤도 가늠되고,

 

내려다 보이는 점봉산 좌 후방으로는 방태산 주능선이 더욱 뚜렷이 다가온다.

 

 

대청봉을 100m 남겨 놓은 이정표에는 대청봉은 어디론가 가버리고 그 자리를 중청대피소가 차지하고 있다.

 

 

오늘 가야 할 화채능선 위에는, 감시초소가 떡하니 자리하고 있다.

초소가 비어있기를 바라며 주변에 산객들도 뜸한 틈을 노려야 할 텐데..ㅉㅉ

 

 

다시 한번 돌아본 동남쪽 양양 방향.

 

남쪽 오대산 방향.

 

남서쪽 점봉산 방향.

 

 

대청봉 정상부에 도착한다.

 

<설악산(雪嶽山, 1,708m)>
인제와 양양, 속초, 고성에 걸쳐 있는 높이 1,708m의 설악산은, 우리나라의 척추를 이루는 백두대간의 중심에 있는 명산이다. 남한에서는 지리산(1,915m), 한라산(1,950m) 다음으로 높은 산이며, 금강산의 절경에 견주어 제2의 금강산이라 불리고 있다.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 의하면 한가위에 덮이기 시작한 눈이 하지(夏至)에 이르러야 녹는다 하여 설악이라 불린다고 하였다. 또 『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에서는 산마루에 오래도록 눈이 덮이고, 암석이 눈같이 희다고 하여 설악(雪嶽)이라 이름 짓게 되었다고 하였다. 그밖에 설산(雪山)·설봉산(雪峯山)이라고도 불렀으며, 겨울뿐만 아니라 사계절 모두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이는 산이다.

설악산은 백두대간 연봉(連峯) 중의 하나로, 최고봉인 대청봉(大靑峯)과 그 북쪽의 마등령(馬等嶺)·미시령(彌矢嶺), 서쪽의 한계령(寒溪嶺)에 이르는 능선을 축으로, 그 동부를 외설악, 서부를 내설악이라고 한다. 또한 동북쪽의 화채봉(華彩峯)을 거쳐 대청봉에 이르는 화채릉, 서쪽으로는 귀떼기청봉에서 대승령(大勝嶺)·안산(安山)에 이르는 서북릉이 있으며, 그 남쪽 오색약수(五色藥水)터·장수대(將帥臺) 일대를 남설악이라고 한다.

외설악의 북부에는 쌍천(雙川)이, 남부에는 양양 남대천이 흘러 동해로 들어간다. 그리고 내설악의 북부에는 북천(北川)이, 남부에는 한계천(寒溪川)이 서쪽으로 흘러 북한강의 상류를 이룬다. 내설악은 깊은 계곡이 많고 물이 풍부해 설악에서도 가장 빼어난 경승지를 이루며, 백담사를 기준으로 백운동계곡, 수렴동계곡, 가야동계곡이 계속된다. 가야동계곡에서 출발해 외설악의 설악동에서 마등령을 넘어오는 길을 따라 좀 더 올라가면 우리나라 암자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다는 봉정암에 닿는다. 외설악은 천불동계곡을 끼고 기암절벽이 웅장하다. 외설악 입구에 숙박 및 오락 시설을 갖춘 설악동이 있다. 설악동에서 신흥사를 거쳐 계조암에 이르면, 그 앞에 흔들바위가 있고 여기서 조금 더 오르면 사방이 절벽으로 된 높이 950m의 울산바위가 있다. 신흥사 일주문을 지나 왼쪽으로 가면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천불동계곡이 나타난다. 이 계곡에는 와선대와 비선대, 금강굴이 있고, 비선대부터는 본격적인 등산로로 계곡을 계속 타면 희운각 대피소를 지나 대청봉에 이르게 된다. 이밖에도 권금성, 육담계곡, 비룡 폭포, 토왕성폭포 등이 설악산의 절경을 이루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남설악에는 한계령, 점봉산, 우리나라 3대 폭포의 하나라는 88m의 대승폭포, 장수대, 주전골 입구의 오색약수와 오색온천 등이 있다.

 

설악산은 명산과 명승, 문화재가 많아 금강산과 곧잘 비교가 되는데, 그 우열을 입증하는 전설이 있어 재미를 더한다. 조물주가 천하에 으뜸가는 경승을 하나 만들고 싶어 온 산의 봉우리들을 금강산으로 불러들여 심사를 하였다. 설악산의 울산바위는 본디 경상도 울산땅에 있던 바위인데,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갔으나 지각을 하여 금강산에 들지 못하였다. 울산바위는 고향에 돌아가면 체면이 우스워질 것이 걱정되어 돌아가지 못하고 정착할 곳을 물색하다가, 하룻밤 쉬어갔던 설악이 괜찮다 싶어 지금의 자리에 눌러앉았다고 한다. 금강산에 발을 못 붙인 돌이지만 설악에서는 으뜸으로 치고 있으니, 금강산이 우월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겠고, 설악산에 있는 울산바위가 설악산 창조 설화가 아니라 금강산 창조 설화에 등장하고 있는 점도 그런 연유이겠다. 어쨌거나 설악산은 현재 분단 때문에 가지 못하고 있는 금강산을 제외한다면 남한 제일로 손꼽히는 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런 우위가 실제 무슨 소용이 있을까? 다만 이러쿵저러쿵하기 좋아하는 호사가들의 취미일 뿐이다. 아마도 설악은 자신이 2등이 되든 3등이 되든 금강산과 함께 한집안 이루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일 게다.

 

 

대청봉 정상부에서 바라본 조망을 한마디로 묘사할 단어가 떠오르지를 않는다!

 

남서서쪽 가리봉산과 한계령 방향.

 

남서쪽 점봉산과 만물산 방향.

 

남서쪽 점봉산과 방태산 방향.

 

남쪽 단목령과 오대산 방향.

 

남동쪽 양양 방향.

 

동쪽에는 태양이 두 개나 있다!

하늘과 바다에!

 

 

끝간데 없는 대청봉에서의 조망에 말문이 닫혔다.

 

서쪽 귀때기청 방향.

 

서북쪽 소청봉과 내설악 방향.

 

북쪽 황철봉과 금강산 방향.

 

북동쪽 울산바위와 망군대 방향.

 

동쪽 가야 할 화채봉 방향.

 

동남쪽 양양 방향.

 

남서쪽 내린천을 덮은 운해 방향.

 

다시 한번 점봉산과 방태산 방향을 담아 둔다.

 

 

당겨본 북쪽 금강산 방향.

 

당겨본 울산바위.

 

당겨본 속초시 방향.

 

당겨본 중청과 귀때기청 방향.

 

당겨본 가리봉산과 귀때기청 방향.

 

보고 또 보아도 돌아보고 싶은 장면을 배경으로,

 

천보형과 김교수님.

 

 

대청봉 정상 동편에서 속속 도착하는 백두들과 아침식사를 한다.

 

불과 지난번 산행 때만 해도 더위로 고생을 했었는데, 이제는 모두들 점퍼를 꺼내 입어야 할 정도가 되었다.

자연법칙에 순응하며 살아야 할 인간의 삶을 떠올리며 자연이 베풀어준 양식을 조금씩 아침식사로 소모해 간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대청봉 정상 인증을 위해 줄을 섰다가, 단체로 백두산우회 대청봉 인증을 남긴다!

 

꿈에라도 잊지 못할 가리봉산과 남설악 만경대를 배경으로도 기념 촬영을 한다.

 

 

대청봉을 뒤로하고 화채능선 들머리가 있는 오색 방향 등로로 돌아 나와,

금줄을 넘어 희미한 족적을 따라 저 멀리 감시초소로 곧장 내닫는다.

감시초소에 아무도 없기를 희망하며~~!

 

주변의 시선이 뜸한 틈을 타, 백두들도 비법의 지역으로 들어서서 화채능선으로 향한다.

 

 

화채능선 들머리에 있는 감시초소에 도착하니 다행히 인기척이 없다.

초소 뒤쪽 철망의 닫힌 철망 문으로 들어가면 곧장 화채능선으로 이어지지만,

초소 우측으로 돌아 철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좌측으로 틀어 화채능선으로 가야 한다.

 

 

초소 우측 아래로 이어진 족적을 따라가면, 이런 능선을 타게 되는데 관모능선이다.

곧바로 좌측의 능선이 가야 할 화채능선임을 깨닫고, 돌아나와 화채능선으로 향한다.

 

 

철망 우측 끝지점 아래쪽에서 화채능선 방향 희미한 족적을 쫓아 들어서면, 빼곡한 관목들로 발을 내딛기조차 힘들 정도고, 우측 아래로 화채능선과 관모능선 사이의 둔전골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인다.

 

대청봉에서 동남쪽 관모산 방향으로 뻗은 관모능선 조망.

최근 공단에서 저 관모능선의 개방을 고려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다.

개방되는 해 가을 단풍 산행으로 저 관모능선을 염두에 둔다.

 

 

빼곡한 관목숲을 헤치며 잠시 진행하니 뚜렷한 화채능선 등산로에 들어서게 되고,

이내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공룡능선과 마등봉이 살짝 모습을 보여준다.

 

 

무사히 화채능선 등로로 들어섰음을 알아차리자, 노심초사하던 창병 대장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제 우측 관모능선이 차츰 멀어지고 있고,

 

화채능선과 관모능선 사이의 둔전골이 아늑하게 느껴진다.

 

 

화채능선의 빼곡한 관목들 사이로 금강산 방향 백두대간 상의 연봉들이 빠짐없이 도열한 모습이 시야에 들어온다.

 

 

키 작은 관목들을 헤치고 전망바위에 올라서니 앞으로 가야 할 화채봉으로 이어진 화채능선이 장쾌하고,

 

좌측으로는 무너미고개에서 마등령으로 이어진 공룡능선과 황철봉, 상봉, 향로봉, 금강산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이 가늠되며, 그 우측으로는 천불동계곡과 울산바위가 내려다 보인다.

 

옛날 대간 북진 길에 대청봉에서 중청과 소청을 거쳐 무너미고개로 가지 않고,

'백두에게 우회란 없다'며 대청에서 무너미고개로 이어갔던 능선이 바로 좌측으로 보인다.

 

 

화채능선에 진입하여 조금 빠꼼한 자리를 찾아 광명?을 되찾은 여성회원들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아왔다.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관모능선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화채능선을 따라 내려서다가,

 

 

조금 널찍한 장소에서 인원점검을 하며 긴장의 끈을 풀어헤친다.

 

 

잠시 능선을 따르다가 전망바위에 오르니 지나온 대청봉 방향이 조망되고,

 

좌측으로 공룡능선이 어께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천불동 계곡 건너편으로 울산바위가 뚜렷이 조망된다.

 

 

바로 인근 조망바위에는 창병 대장이 여유로운 모습으로 장쾌한 조망을 즐기고 있다.

 

공룡능선과 황철봉 방향으로 수많은 암봉들이 자태를 뽐내고 있고,

 

좌측 공룡에서 톡 튀어나온 범봉과 천화대 그리고 우측 화채능선에서 뻗어 나온 망군대와 그 뒤쪽의 울산바위가 장관이다.

 

 

화채능선 초입 거칠었던 등로의 모습은 간데없고 호젓하고 여유로운 등로가 이어지며 군데군데 쉼터도 숨겨 놓았다.

 

 

누군가가 붙여놓은 '마귀할멈통시'란 이름의 괴목도 지난다.

 

 

숲이 우거진 여느 근교의 등산로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호젓한 오솔길이 이어지다가,

 

 

널찍한 공터를 만나 여유로운 쉼을 시작한다.

 

쉼터 근처의 금강초롱도 담고,

 

이름 모를 야생화들에 관심을 가질 여유도 부리며,

 

인적 없는 화채능선에서 여유로움을 마음껏 즐긴다!

 

 

대청봉과 화채봉 사이의 안부를 지나며 화채능선은 다시금 오름길로 바뀌더니, 바위 전망대가 나타난다.

 

전망바위에서 돌아본 화채능선과 대청, 중청, 소청.

 

전망바위에서 조망을 즐기던 백두들을 돌려세워 어디인지 구분이 어려운 기념사진을 남긴다.

그런데 우중앙으로 하얀 젖꼭지가 선명한 중청봉이 보인다.

 

다시 한번 대청봉에서 이어온 화채능선을 가늠해 보고,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셀카도 남겨 본다.

 

 

작은 봉우리를 좌회하는데, 망경대 갈림길이 나온다.

일행이 없으면 망경대를 다녀왔겠지만, 망경대는 후일을 기약하고 화채봉으로 직진한다.

 

설악산에는 망경대가 3곳 있는데,

남설악 만경대, 외설악 화채능선의 만경대, 내설악 오세암 만경대 등이 그곳인데,

만경대와 망경대는 같이 혼용되며, 망군대는 전혀 다른 것이다.

 

 

화채봉으로 향하는 능선길은 우거진 숲속으로 이어지고,

 

 

이곳저곳에 솟아있는 암릉을 피해 능선을 좌우로 넘나들며 사면을 따라 진행하기도 하다가,

 

 

가끔씩 나타나는 제법 가파는 오름길을 올라,

 

 

아름드리나무들이 빼곡한 능선 위로 올라서기도 한다.

 

 

커다란 암릉을 우회하여 지나면,

 

 

화채봉 직전 비박터 직전의 공터가 나오고,

널찍한 공터에서 가져온 과일을 나누며 15분 간이란 긴 여유를 가진다.

 

화채봉 비박터에서의 한적한 여유로움을 뒤로하고 화채봉 정상을 향한다.

화채봉 비박터에서 우측은 샘터 방향이고 좌측은 화채봉 정상과 우회길 방향이다.

 

 

가파른 오름길과 암릉을 10여분 치고 오르면,

 

 

'삼각김밥'이란 별칭을 가진 화채봉 정상의 정상석이 나타나는데,

화채봉 정상에는 오늘 화채능선 산행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산꾼 두 분과 조우한다.

 

<화채봉(花彩峯, 1,320m)>
설악산 화채능선에 있는 봉우리로, 화채능선은 대청봉에서 화채봉을 거쳐 권금산성을 지나 집성봉, 정고리로 빠지는 약 8km 길이의 북쪽 능선을 가리키며, 화채동북능선이라고도 한다. 또, 화채봉에서 동쪽으로 송암산까지 뻗는 능선을 송암능선 또는 화채동능선이라고 한다. 화채(花彩)란 이름은 봄, 여름에 다양하게 피는 야생화로 인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화채봉으로 오르는 백두들.

 

화채봉으로 올라서는 백두의 여장부!

 

일흔이 가까운 나이에도 어려운 산행을 끝까지 종주하시는 김 여사님이 지나온 대청봉 방향의 화채능선을 배경으로!

 

대청봉 방향 파노라마.

 

속초시 방향으로 이어갈 능선이 가늠되고,

 

동남쪽 방향으로는 화채봉에서 분기하는 송암능선(좌)과 관모능선(우)이 조망된다.

 

우람한 관모능선 조망.

 

오늘 걸어온 화채능선이 대청봉으로 이어져 있다.

 

대청봉 우후방으로는 설악산 서북능선의 중청과 귀때기청, 안산이 연이어 조망되고,

 

그 우측으로는 공룡능선이 조망되는데, 중앙의 공룡능선 최고봉인 1275봉이 우뚝하고, 그 옆으로 노인봉, 큰새봉, 나한봉이 도열하고 있으며, 앞쪽으로는 범봉이 있는 천화대가 펼쳐져 있다.

 

저기 건너편 공룡에서 이쪽 화채능선은 자주 보았지만,
이곳에서 천화대와 공룡능선 쪽은 오늘 처음 본다.
오호~ 여기서 보니 저렇게 생겼구나!

이 모습이 얼마나 궁금했었던지~~!

 

그 우측 북쪽으로는 황철봉과 상봉이 조망되고,

 

살짝 당겨본 북쪽 방향으로 남한 백두대간의 최북단인 향로봉이 조망되고,

지금은 가지 못하는 곳이 되어버린 금강산이 어슴프레 가늠된다.

 

또 그 우측 북동쪽 방향으로는 금강산을 찾아가다 눌러앉은 울산바위가 조망된다.

 

 

여기가 어디인지는 사진 속의 사람들만 아는 화채봉 정상 인증을 남긴다.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선 백두의 리더.

 

 

화채봉 정상에서의 가슴 벅찬 희열을 뒤로하고 가파른 내림길의 하산길에 들어서면,

 

거의 수직에 가까운 계곡이 내려다 보이고,

 

오늘 하산길에 걷게 될 능선 너머로 속초시가 펼쳐져 있다.

 

 

거칠고 가파른 비탈과 암릉길을 조심조심 내려서면,

 

 

다시 멋진 조망처가 나온다.

1275봉, 천화대 릿지, 전람회길, 범봉, 칠형제봉, 마등봉, 세존봉, 등등등!

 

대청, 중청, 소청, 귀때기청 등등등!

 

공룡에서 뻗어 내린 칠형제봉 능선과 천화대(天花臺)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룡능선의 동쪽 절경들을 다시 한번 담아 둔다.

 

 

조망바위를 내려서면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측백나무 군락지를 지나게 되고,

 

 

이내 '해산굴'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래로 뚫린 바위구멍이 나오는데,

더 이상의 족적은 이어지지를 않고, 이 해산굴을 통과해야만 한다.

 

보기와는 달리 해산굴 통과는 어렵지 않으며 해산굴을 빠져나오면 아래로 깊은 계곡이 펼쳐진다.

 

해산굴에서 순산(順産)되고 있는 서여사님!

 

 

해산굴을 지나면 좌측 천불봉계곡 방향으로 이어진 뚜렷한 갈림길이 나온다.

권금성으로 이어지는 화채동북능선길은 직진의 능선 방향이고,

좌측 천불동 방향 길은 우회로쯤으로 판단된다.

 

좌측 천불동 방향 갈림길 모습.

 

 

갈림길을 지나니 이내 또다른 바위 전망대가 나온다.

 

대청봉과 공룡능선이 조망되는 환상적인 포토 포인트다.

 

바위는 예쁜 구절초로 치장도 하고 있다.

 

대청봉을 배경으로 석 여사님도 함박웃음을 머금어 준다!

 

 

포토 포인트를 뒤로하고 밧줄이 메어진 암릉을 조심조심 내려서면,

 

 

살아있거나 죽어서 형체만 남은 괴목들이 즐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완만해진 능선을 따르며 야생화도 담아보며,

 

 

암릉 통과에 시간이 지체되는 후미를 기다려 함께 진행한다.

 

 

한참을 내려온 듯한데, 내려선 화채봉이 지척으로 돌아다 보이고,

 

편평한 능선을 잠시 따르면,

 

 

권금성으로 이어지는 화채동북능선과 설악동 C지구로 이어지는 능선이 분기하는 봉우리에 서게 된다.

 

분기봉에 선 창병 대장에게 부탁하여,

 

나도 공룡능선을 배경으로 증거를 남겨 보는데,

 

이런 배경을 원했건만...ㅉㅉ

 

권금성으로 이어지는 화채동북능선 방향으로는 칠성봉, 집선봉, 권금성이 연이어 있고,

울산바위, 달마봉, 노적봉, 선녀봉 등등 모두 내노라 하는 이름을 가진 암봉들이 점점이 떠 있다.

 

능선 분기봉을 뒤로하면 칠성봉 방향의 화채동북능선과 설악동 방향의 능선 갈림길이 나온다.

이 양쪽 능선 사이 계곡에 토왕성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사진의 '화채동능'은 '설악동(피골) 방향 능선'의 오기임)

 

좌측 칠성봉 방향의 화채동북능선을 바라보며,

언제가 우측의 화채동북능선도 걸어보리라는 아쉬움은 가슴에 안고 우측 설악동 방향 능선으로 들어선다.

 

 

완만한 육산의 능선길을 따르다가 널찍한 나무 그늘 쉼터에서 과일을 나눈다.

 

 

우측 화채동북능선 너머로 공룡능선의 끝자락인 나한봉과 마등령이 살짝 보이고,

 

 

이내 토왕성폭포 상단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을 지난다.

 

 

거의 평지 수준의 완만한 숲길이 이어지더니,

 

 

은벽능선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좌측의 은벽능선으로 진행하면 이내 토왕성폭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은벽이 나오지만,

그 또한 후일을 기약하며 우측 사면 방향의 설악동 방향 능선으로 진행한다.

 

 

은벽능선 갈림길을 지나자 제법 가파른 사면길이 이어지다가,

 

 

이내 다시 완만해지며 가끔씩 암릉도 나타난다.

 

 

고약한 산꾼이 남긴 비박의 흔적을 지나며,

두고 간 비닐과 나이론 줄은 어쩔 수 없지만 버려놓은 페트병 두 개를 배낭에 담는다.

 

 

소나무들이 멋진 숲길이 이어지더니,

 

 

제법 높아 보이는 봉우리 앞에 커다란 암릉이 막아선다.

암릉 우측 길은 피골능선을 따라 피골로 내려가는 길인 듯하고,

우리가 가야 할 설악동 방향 능선은 좌측으로 가야 한다.

 

암릉 앞 공터에서 10여분 쉼을 하고, 암릉 좌측 우회길로 들어서며 설악동 방향 능선으로 들어선다.

 

 

제법 규모가 큰 봉우리인지 우회길이 길게 이어진다.

 

 

우회길을 지나 다시 능선으로 오르니 무성한 활엽수림이 능선을 덮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조망이 없으려나 싶어서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조망에 눈길이 간다.

 

활엽수림이 소나무 숲으로 바뀌며 뒤따르던 분들의 모습이 보이지를 않아서 잠시 기다려 함께 출발한다.

 

 

좌측 나뭇가지 사이로 은벽능선의 암봉들이 살짝 보이더니,

 

 

무인감시 카메라 설치용 쇠기둥이 있는 봉우리가 나온다.

봉우리에는 삼각점도 보이지만 주변이 나무들로 둘러져 있어서 조망은 별로다.

 

좌측으로 달마봉과 울산바위가 조망되고,

 

황철봉 방향으로도 산의 윗부분만 조망된다.

 

 

암릉을 우회하여 내려서면,

 

좌측 아래로 설악동 설악파크호텔이 내려다 보인다.

 

 

다시 암릉을 우회하여 내려서니,

 

 

등로 좌측에 전망바위가 있다.

그냥 지나칠까를 망설이다가, 잠시 쉬어갈 겸 올랐더니 조망이 훌륭하다.

옛날 황철봉에서 미시령으로 내려서다가 우측 울산바위 능선으로 내려왔던 기억이 새롭다.

 

건너편 달마봉 능선과의 사이로 설악동 쌍천계곡이 시원스레 내려다 보이고,

 

달마봉 능선이 동해바다로 흘러내리는 모습이 모두 시야에 들어온다.

 

전방바위에서 마지막 쉼을 하며 조망을 즐기는 백두들!

 

오늘 화채능선의 조망바위는 모두 좁아서 여러 명이 느긋하게 앉아서 조망을 즐길 곳이 없었는데,

산행 막바지에 이렇게 모두 함께 앉아서 쉴 수 있는 조망바위는 화채봉의 선물인 듯 여겨진다.

 

배낭에 넣어온 사탕도 나누며,

 

설악이 베풀어준 마지막 선물을 기꺼이 가슴에 담는다.

 

석 여사님 힘드시지 않으셨나 모르겠네요!

 

 

전망바위에서 10여 분간의 쉼을 뒤로하고 하산길을 재촉하는데, 급하지 않은 호젓한 능선길이 길게 이어진다.

 

 

편안한 능선 등로를 따르는데, 무인단속카메라가 설치된 장소가 불쑥 나타나지만,

별도리가 없으니 모르는 척 지나칠 밖에는!

 

 

등로는 울창한 숲으로 이어지더니,

 

 

출입금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는 울타리가 나온다.

 

아하!

우리가 출입금지구역에 있었나 보다.

그럼 얼른 금지구역에서 벗어나야지~~

 

울타리를 벗어나니 바로 설악동 집단시설지구 건물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산행 10시간여 만에 화채능선 날머리로 나오며 산행을 마감한다.

 

날머리 바로 좌측에는 설악 119 산악구조대가 있다.

 

 

설악동 C지구 주차장에 있던 버스를 불러서,

 

도착한 버스에 올라, 땀을 닦으러 척산온천으로 향한다.

 

 

속초 척산온천에서 뜨듯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전 소장 직장동료의 친구가 운영한다는 속초 동명횟집으로 이동하여,

 

 

산행의 피로를 말끔히 잊는다.

설악산 산행이라 그런지, 평소에 뵙지 못했던 분들도 많이 참석하여 그간의 못다 한 예기 꽃을 피우며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서울에 너무 일찍 가게 되면 뒤풀이 계속된다며 평소보다 오래도록 뒷풀이 시간을 가지고서야 서울로 향한다.

 

오늘 설악산의 화채능선을 걸음으로서 설악산의 동서남북으로 뻗은 주요한 능선은 모두 걸어 본 셈이다.

하지만 설악의 또다른 진면목은 수많은 지능선과 지계곡에 숨겨져 있다.

향후 이어질 설악산을 향한 우리의 도전에서는 숨겨진 설악의 속살을 만져보는데 둬보면 어떨까 한다!

 

산행 전의 수많은 걱정거리가 이제는 모두 기우가 되었다.

앞으로의 걱정거리들 또한 그리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최선을 다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