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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한강기맥 9차(먼드래재~화방고개) : 원시림으로 덮힌 급경사 능선길을 오르내리며 느즌해진 체력을 다잡은 오지산행

by 재희다 2018. 8. 26.

산 행 지 : 한강기맥 09차(먼드래재~화방고개) 강원도 홍천군, 횡성군.

산 행 일 : 2018. 08. 25.(토)

산행코스 : 먼드래재~여우재~수리봉~발교산갈림길~대학산~진지리재~화방고개

               (17km, 9시간 30분)

산행참가 : 15백두.

 

<산행지도>

 

수년 동안 잠잠했던 태풍이 이번에는 한반도를 통과한다는 예보에 온 나라에 난리가 났다. 하지만 강력한 세를 과시하며 북상하던 태풍 솔릭이, 일본 쪽으로 올라오는 쌍둥이 태풍의 영향으로 걸음이 느려져, 제주도 서쪽 해상에서 기운을 모조리 소모해 버리고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목포로 상륙하여 내륙을 통과, 강릉 쪽으로 빠져나갔다. 강한 바람에 동반된 많은 강수 예보로 산행지를 변경해야 하는지 조바심을 내다가, 예정대로 한강기맥 산행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구간은 거리에 비해 업다운이 심한 구간으로, 발교산 갈림길에서 대학산 직전 안부까지의 2km 남짓을 제외하고는, 오름길과 내림길 모두가 급경사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구간이다. 특히 산행 초반 714암봉에서 여우재로 내려서는 구간은 급경사에 위험한 암릉도 통과해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 집에 있던 밧줄을 챙겨서 배낭에 넣고 양재로 향한다.

 

양재를 출발한 버스는 쉼 없이 달려 두어 시간 만에 산행 출발지인 먼드래재에 도착했고, 출발 예정 시각까지는 두 시간이 넘게 남아 있는지라 단잠을 청하려는데, 버스 기사분이 버스 아래 트렁크에서 자겠다며 문을 열어두고 나가 버린다. 모기도 들락날락, 나방도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녀 자다 깨다를 반복 하다가, 4시 반쯤에 불을 밝히고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먼드래재 운무산 임도 들머리에 주차된 버스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니,

습기를 머금은 시원한 공기가 온몸을 감싼다.

올여름 유난스러운 폭염으로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태풍이 폭염을 몰고 가버려서 오늘 산행이 예상보다 쉽게 진행되리라는 느낌이 든다.

 

 

횡성 쪽으로 먼드래재를 넘어 절개지 모서리로 들어서며, 한강기맥 아홉 번째 산행을 시작한다.

 

<먼드래재(466m)>
강원도 홍천군 서석면 청량리와 횡성군 청일면 속실리를 잇는 고개로 19번 국도가 지난다. 홍천군에서는 옛날 이 고개에 고을의 원님이 3년간 계시다가 넘어가신 고개라 하여 원령(阮嶺)이라 불렀다고 한다. 횡성군에서는 홍천군 서석으로 넘어갈 때 제일 멀리 있는 고개(머언고개)라는 뜻에서 그리 불려졌다고 하며, 원령(遠嶺), 원등령(遠登嶺) 또는 먼드래재라고 부른다.

 

 

절개지 남측 모서리를 따라 오르다가 내려다본 먼드래재에는 타고 왔던 버스가 아직도 불을 밝히고 있다.

 

 

엄청난 높이의 가파른 절개지를 힘겹게 올라서니, 이동통신 중계탑이 자리하고 있다.

절개지 오름길은 경사도 급하려니와 등로도 뚜렷하지 않고 풀과 관목들이 웃자라 있어서 밤중에 오르기는 만만치 않다.

 

 

첫번째 봉우리인 영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우측으로,

철망 울타리가 이어진다. 아마도 장뇌삼 재배지가 있는 듯하다.

 

 

오름길 능선을 따라 십여분 진행하니 원영봉(575m) 정상이 나오고, 한강기맥은 좌측 능선으로 이어진다.

먼드래재에서 출발한 이후, 줄곳 급경사 오름길이라서 후미와 간격이 벌어졌다.

아직은 밤길이라 앞사람의 등짝이 보이지 않으면 엉뚱한 길로 갈 수 있기에 후미를 기다렸다가 함께 출발한다.

 

 

작은 봉우리를 지나는데, 나뭇가지에 여무재봉(620m)이라는 코팅지가 걸려있다.

지도상에는 522봉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충남 산꾼인 서래야님이 고증을 했는지는 모를 일이나, '여무재봉'이라는 표시를 해 놓았다.

세월이 흐르면 모두들 여무재봉이라 부르게 되리라 짐작해 본다.

 

 

날이 밝아올수록 주변의 안개가 짙어진다.

잠시 후 오르게 될 암봉에서의 운무산 방향 조망을 보지 못할까 봐 조바심이 난다.

막아선 암릉을 창병씨는 바로 오르고 나머지 분들은 나와 함께 우측으로 우회하여 오른다.

 

 

우회길을 올라 710봉 암봉에 서니, 주변을 온통 안개가 가리고 있다.

이 암봉에서 동쪽 운무산 방향 조망이 좋다고 하여, 운무산 위로 떠오르는 아침 일출을 기대했었는데..ㅉㅉ

조망에 대한 기대를 접고 돌아서는데 암릉으로 오르던 창병씨가 힘겹게 나무가지를 헤치며 다가온다.

 

 

710 암봉을 내려서면 한강기맥은 이내 우측 아래로 이어지지만, 바로 앞에 있는 714 전망 암봉에서 쉼을 하기로 한다.

 

714 전망암봉에 올라선 선두대장.

 

그래도 서쪽 방향으로는 안개가 옅어서 건너편으로 발교산이 어슴프레 가늠되고,

 

가야 할 수리봉도 정상만 감춘 채 윤곽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

 

뒤이어 백두들이 도착하여 여우재까지의 급경사 위험구간 통과에 대비를 하며 쉼을 한다.

 

 

여우재를 향해 서 있기 조차 힘든 급경사 내림길로 들어선다.

 

앞서가던 선두대장이 미끄러져 구르다가 나무 둥치를 잡고서야 멈춰 선다.

거의 수직에 가까운 사면이라 위험한 순간이었는데 노련한 백전노장의 순발력이 아찔한 순간을 무사히 넘기게 한다.

 

 

물기를 머금은 흙과 함께 미끄러져 내리며 급경사의 비탈면을 내려서면,

 

 

또 급경사의 암릉 내림길이 나오고 그렇게 급 내림의 비탈면과 암릉을 번갈아 내려서면,

 

 

작은 봉우리가 나오는데,

 

 

작은 봉우리 정상으로 오르면, ㅏ자 갈림길이 나온다.

꼭대기 방향의 직진 길은 봉우리 너머로 이어지는 한강기맥 길이고,

우측 길은 우회길 인듯하나 실제는 우측 보림사 방향으로 내려가는 능선길이다.

표지기가 한두 개 걸려있는 직진 길을 두고, 좀 더 뚜렷해 보이는 우측 길로 들어서며 잠깐의 알바 길에 나선다.

 

 

뚜렷한 능선 내림길이 이어지기에 여우재로 가는가 보다 라며 별다른 의심 없이 알바 길을 이어가는데,

 

 

앞쪽으로 한강기맥에서 벗어나 있는 804봉이 보이고,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좌측으로 보이는 듯하여,

지도를 꺼내어 확인을 하고서야 알바 길에 들어서 있음을 확인하고는 왔던 능선길을 되돌아 오른다.

 

 

알바를 시작했던 갈림길 봉우리에 돌아오니 표지기가 반갑게 맞이한다.

 

 

봉우리를 잠시 내려서니 오늘 구간 최악의 위험암릉 통과 구간이 나온다.

 

알바로 인해 선두가 꼴찌로 뒤바뀌어 혹시나 해서 배낭에 넣어 온 밧줄을 꺼내 볼 틈도 없이,

다들 위험해 보이는 암릉을 조심조심 지나고 있다.

 

가느다란 로프가 메어져 있기는 하지만 미끄러운 바위를 내려서는 게 여간 까다롭지 않은데,

역시나 1대간 9정맥을 완주한 산악인들 답게 까다로운 암릉도 무사히 내려선다.

 

 

별반 힘들이지 않고 내려서는 회원들을 바라보던 선두대장도 안도의 표정을 지어 보이고,

 

조금은 완만해진 능선길을 조금 따라 내려서면,

 

 

여우재를 지나게 된다.

 

<여우재>
여우재 또는 여우고개는 홍천군 서석면 청량리와 횡성군 청일면 봉명리를 잇는 고개로, 여무재라고도 부른다. 옛날에는 산림이 울창하여 사람이 혼자서는 왕래하기 힘들었던 고개에, 여우가 많이 살아서 여우고개라 했다 한다. 그런데 인근에 살던 주민들이 '여우 같다'라고 놀리는 것이 싫어서 '여무재'로 바꿔 부르게 되었다는 예기도 있다.

 

여우재를 지나는 백두들.

 

 

여우재에서 급한 오름길을 잠시 오르니 573봉이 나오고,

앞쪽으로 가야 할 수리봉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 능선이 가늠된다.

 

 

이곳 573봉에서 아침 식사를 하자는 예기도 있었으나,

가야할 수리봉 방향의 높이를 보고는 대부분 좀 더 올라서 먹자며 수리봉을 향한 오름길을 재촉한다.

 

 

573봉을 뒤로하니, 이내 급경사 오름길이 길~게 이어진다.

 

 

여우고개를 지나면서 또다시 급경사를 오르는데 젖은 낙엽으로 길은 미끄럽고,

대체적으로 급경사 흙길에 있는 돌을 잡던가 디디면 흔들리고 무너져내려 여간 난감한 게 아니다.

 

 

도상거리 14km가 안 되는 거리를 9시간이 넘게 걸렸다는 것은 분명 이유가 이었다는 생각이 뇌리에 가득차며,

힘겨운 급경사 오름길을 한발짝 한발짝씩이나마 쉼 없이 오르다 보니,

 

 

782봉에 올라서게 되는데 이곳 782봉에서 우측으로 가면 804봉이 나오고,

한강기맥 수리봉 방향은 좌측 능선으로 가야 한다.

 

 

아침식사 장소로 782봉 정상은 너무 좁은 듯하여 잠시 내려서니 제법 편평한 곳이 나온다.

힘든 오름길에 식욕이 있을 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남은 여정을 생각하며 가져온 먹거리로 아침식사를 한다.

 

 

간단한 아침식사를 마치고 석재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774봉과 수리봉 직전의 안부인 석재를 지나,

가파른 수리봉 오름길로 들어선다.

 

 

코가 닿을 듯한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조금 편평해진 능선에서 잠시 여유를 찾고,

 

 

다시 가파른 오름길을 잠시 더 오르니 우측으로 수리바위가 모습을 드러낸다.

이 수리바위에서 수리봉이란 이름이 유래되었다고도 하는데,

보는 각도에 따라서 수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오리처럼 보이기도 한다.

 

 

수리바위를 지나면 수리봉이 금방 나온다고 했는데, 가파른 오름길과 암릉이 연이어 나타난다.

 

 

몇 개의 암릉을 우회하여 힘겹게 오르면,

 

 

수리바위에서 거의 15분쯤 만에 수리봉 정상에 도착한다.

 

<수리봉(959.6m)>
홍천군 서석면과 횡성군 청일면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이 산 봉우리 위에 있는 소나무가 멀리서 보면 마치 독수리가 앉아 있는 것 같이 보인다 하여 수리봉이라 하였다는 설도 있고, 봉우리 직전에 있는 수리바위에서 명칭이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
그렇게 힘들게 올랐는데 정상은 나무로 둘러져 있어서 주변 조망도 없고 그 흔한 정상석 조차 없다. 나무로 둘러진 좁은 정상에는 삼각점만이 여기가 수리봉임을 확인시켜주고 있으며, 선답자들이 남긴 시그널이 주렁주렁 걸려있어서 이곳이 중요한 곳임을 알려줄 뿐이다.

 

 

10여분 후에 도착한 후미와 수리봉 정상 인증을 남기고,

대학산 직전 안부에서 임도를 따라 부목재로 가게 되는 후미와 헤어진다.

 

 

수리봉을 뒤로하고 946봉을 올라서며 좌틀하여 진행한다.

주로 A팀으로 산행을 하시던 권 선생님이 이번에는 화방재까지 완주를 해 보겠다고 하신다.

지난달 오랫동안 봉직한 학교를 정년퇴임하시고 다음 달에 유럽으로 장기 여행을 예정하고 계신단다.

동안 후학들의 이모저모를 염려하시는 모습을 자주 뵈었었는데,

이제 과거의 것들은 모두 내려놓고 편한 마음으로 새로운 삶에 대한 설계도를 그려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946봉을 뒤로 하니 싱그러운 원시숲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내림길이 이어진다.

 

 

다시 경사가 급해지더니 안부를 지나며 889봉이 나타나고,

 

 

889봉을 뒤로하고 완만한 안부를 지나 어론산 오름길로 들어서서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니,

790봉 주능선에 오르게 되고, 우측 능선을 따라 잠시 오르면 790봉을 지나게 된다.

 

 

790봉을 뒤로하고 넓은 어론산 직전 안부를 지나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면,

 

 

힘들게 오른 어론산 정상에 도착하여,

가져온 과일을 나누며 편안한 쉼을 가진다.

 

<어론산(922m)>
서래야 박건석 님이 이곳에 '어론산'이라는 표지기를 걸어 놓았는데 지도에는 없는 산 이름이고, 아랫쪽 홍천군 서석면에 어론리라는 마을이 있다. 이번 구간에는 지도에 표시되어 있지않은 봉우리들에 박건석님이 이름을 붙여 놓은 곳이 자주 눈에 띈다.

 

박건석님이 붙여 놓았던 '어론산'이란 표지판이 붙어 있던 곳에는 흔적만 남아있고 표지판을 소실된 상태다.

 

 

어론산을 뒤로하니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고, 915봉 직전에 인위적으로 쌓은 듯한 바위를 지나는데,

누가 쌓은 듯하여 자세히 보았더니, 자연석 바위다.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을 따라 무명봉을 또 지나고,

 

 

안부로 잠시 내려섰다가는 오름길을 따라 936봉을 향하는데,

너구리 주택쯤으로 사용되었음직한 구멍이 있는 괴목을 지나니,

 

 

삼계봉이란 이름을 붙여 놓은 936봉에 도착한다.

 

<삼계봉(三界峰, 936.1m)>
횡성군 청일면과 홍천군 서석면, 동면의 3개 면(面)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라서 붙여진 이름으로 짐작된다. 지난 구간 덕고산 직전의 영월지맥 분기 봉우리도 삼계봉이었는데, 이곳의 삼계봉(三界峰)이란 명칭도 고시 지명은 아니고, 서래야 박건석님이 여러 정황을 고려하여 붙인 이름이 아닌가 짐작된다. 어떻게 붙여졌던지 간에 이제는 한강기맥을 걷는 산꾼들이 그리들 편하게 부르고 있으니 다행이 아닐까 싶다.

삼각점만 덩그러니 자리한 삼계봉은 한강기맥을 걷는 산꾼에게는 중요한 봉우리임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이곳 삼계봉에서 지나온 수리봉 방향의 능선과, 발교산 방향의 능선, 그리고 앞으로 가야 할 대학산 방향의 능선이 분기하는 봉우리이니 말이다.

 

 

삼계봉을 잠시 내려서니, 발교산 갈림길이 나온다.

발교산은 직진의 능선으로 이어지고, 대학산 방향의 한강기맥 길은 직우틀하여 서쪽으로 이어진다.

 

<발교산(髮校山, 995m)>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과 홍천군 동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청일면의 북서쪽, 홍천군 동면의 동쪽에서 남북으로 길게 자리 잡고 있다. 발교산 정상은 발기봉이며 산들로 둘러싸인 오지로 자연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30m 길이의 폭포가 있고, 철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계곡물이 흐른다. 산 아래 마을은 부엉이가 산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봉명리인데, 산이 아홉 겹으로 둘러싸고 있다고 하여 '구접이'라고도 부른다. 산 아래에는 망바우라는 바위가 있는데, 이는 동학군이 망을 봤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홍천 방향으로 월정사의 말사로 708년(신라 성덕왕 7)에 창건된 수타사(壽墮寺), 실룬약수라고도 불리는 실론약수(實論藥水), 주위의 가칠봉·사삼봉·응복산의 세 봉우리의 가운데에 위치한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한 삼봉약수터가 있다.

 

 

원시 숲에 드리워진 안개가 지쳐가는 산꾼의 처량한 모습을 감춰주고,

 

 

지도상 924봉이라 표시된 제법 높아 보이는 봉우리는 우측으로 우회한다.

 

 

제법 커 보이는 924봉 우회길은 사면을 따라 길게 이어지더니,

 

 

능선도 봉우리도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이어서 부담이 없어 보이는데,

우회길이 있어서 더더욱 푸근한 걸음으로 다시금 능선으로 복귀한다.

 

 

제법 높아 보이는 961봉 오름길에 Y자 갈림길이 나온다.

아마도 좌측 사면 방향의 길은 봉우리를 우회하는 듯하여 우측의 오름길을 따라 오르면,

 

이내 961봉 정상부에 도착하게 되고,

 

좌틀하여 완만한 능선을 따르면,

 

 

봉우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961봉을 지난다.

 

 

961봉을 지나 능선 내림길로 접어드니, 뚜렷한 직진의 능선 등로에 막대기가 가로로 놓여 있다.

지도를 확인하니 직진의 능선은 북쪽 부목재 방향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인 듯하여,

후미를 위해 나뭇가지로 표시를 보강해 놓고는, 직좌틀하여 사면길로 들어선다.

 

 

사면 같은 능선을 따라 내려서서 편평한 안부를 지나 오르면,

 

 

942봉쯤으로 짐작되는 봉우리에 오르게 되고, 폐헬기장으로 보이는 봉우리에서 다시 좌틀하여 진행한다.

 

 

완만한 능선 내림길을 따라 832봉쯤으로 짐작되는 작은 봉우리를 우회하여 지나고,

 

 

808봉도 우회하여 지나니, 앞서간 백두들이 배낭털이를 하며 쉬고 있다.

 

 

제법 가파른 능선 내림길을 따라 내려서니,

 

 

대학산 직전 안부쯤에 도착한다.

 

이곳 안부에서 우측으로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부목재로 가기로 한 A팀들을 위해, 우측 아래쪽 임도 방향의 등로에 걸쳐 놓았던 막대기를 대학산 방향의 직진 등로에 옮겨 놓으며 후미가 우측 아래로 가도록 표시를 해 놓는다. 하지만 대학산 임도 남쪽으로 이어진 등로는 이곳에서 갈라지지만, 북쪽의 임도로 내려서는 갈림길은 이곳에서 50m쯤 더 가서야 있다. 즉 남.북측 임도 갈림길이 다른 지점에서 갈라진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이곳에서 부목재로 향했던 분들이 임도 직전에 길이 끊어져 있어서, 한참을 돌아서 내려갔다는 핀잔 같은 불평을 들어야 했다.

 

안부 북측의 임도 방향.

 

안부 남측의 임도 방향.

 

 

남측 임도 방향 갈림길이 있는 곳에서 잠시 더 진행하니, 북측 임도로 내려가는 갈림길이 있는 곳이 나온다.

후미가 갈림길 위치를 잘 찾아서 가기를 기대하며 대학산 오름길에 접어든다.

 

 

급경사의 육산 오름길이 이어지다가 암릉을 만나 우회하여 오르고,

 

 

인위적으로 갈라놓은 듯한 바위도 지난다.

 

 

급경사로 오르던 능선이 다소 완만해지며 작은 봉우리를 우회하여 지나면,

 

 

호랑이굴이라 불리는 바위구멍이 있는 암릉지대가 나온다.

 

내려다본 호랑이굴 아래쪽 모습.

 

 

암릉을 올라 널려있는 바위 사이를 이리저리 비켜서 지나면,

 

금방이라도 굴러 떨어질 듯 보이는 바위 아래를 지나게 되고,

 

 

이내 대학산 정상에 도착한다.

 

<대학산(大學山, 876.4m)>
강원도 홍천군 동면과 서석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공작산과 발교산 사이에 있다. 등로는 급경사가 많으며 수림이 울창하고 찾는 이가 적은 오지의 산이다. 이 산에 있는 물골은 본래 '수동'이라 불렸는데 계곡이 크다 하여 큰골로도 불렸다. 산행은 이 물골에서 시작한다. 울창한 숲과 단애, 노송군락의 조화가 특징인 산이다. 옛날 어떤 선비가 이 산중에 들어와 열심히 공부하여 도를 통한 학자가 되었다 하여, 대학산이라 했다고 한다.

 

 

서 여사님이 가져온 20인분의 멜론을 6명이서 푸짐하게 나누며 느긋한 쉼을 하다가,

대학산 인증을 남기고 진지리고개로 향한다.

 

멜론을 나눠 먹은 6인에 포함되는 또 한사람.

 

 

대학산 내림길 초반에도 잠시 암릉길이 이어지더니,

 

이내 울창한 숲이 있는 육산 등로가 이어지며 좌측 남쪽 사면으로 싱그러운 숲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작은 봉우리를 하나 지나면,

 

 

등로는 우측 아래로 급격히 고도를 낮추는데, 밧줄을 잡아야 할 정도로 경사가 급하고,

밧줄 아랫부분에 흙이 묻어있어서 밧줄을 잡은 손이 온통 흙 투성이로 변한다.

 

 

급경사를 잠시 내려서자, 등로는 다시 완만한 내림길로 바뀌더니,

 

 

따르던 직진의 능선에 막대가 가로놓여있는 능선 분기점이 나오고, 한강기맥길은 우측으로 휘어져 내려간다.

 

 

참나무가 울창한 편안한 능선길이 잠시 이어지다가,

 

 

그리 어렵잖게 593봉에 올라서면,

 

 

우전방으로 우람해 보이는 능선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다.

저 능선은 오늘 걸을 한강길은 아니기를 기대해 보지만, 진지리고개 건너편의 오늘 올라야 할 629봉 능선이다.

 

 

기맥꾼들이 쉬어갔던 흔적이 있는 629봉 정상을 뒤로하면,

 

 

제법 가파른 능선 내림길에 원 둥치가 잘린 모습조차 멋진 소나무를 지나고,

 

 

멋진 자태의 나무들을 감상하며 적송 숲지대를 지난다.

 

 

소나무와 참나무들이 키재기를 하는 듯한 숲길을 따라 내려서면,

 

 

직진의 능선에 나무를 가로로 걸쳐 놓은 곳에서 등로는 직우틀하여 사면 아래로 꺾여지고,

 

급경사 비탈면을 따라 대학산 임도로 내려간다.

 

 

우측 부목재 방향의 대학산임도 모습.

잔돌조차 없어서 잔차 타기에 너무 좋은 임도로 보인다.

 

 

대학산 임도에 내려서서 좌측으로 잠시 진행하면, 진지리고개에 도착하게 된다.

 

<진지리고개>
횡성군 갑천면 노천리 허뱅이 마을에서 홍천군 동면 수도리로 넘어가는 고개다. 고개가 길어서 넘는데 진저리가 난다고 하여 진저리고개라 하였는데, 후에 변음되어 진지리고개라는 지명이 되었다고 한다.
임도길은 사거리인데, 어느 방향이든 자동차도 다닐 수 있을 만큼 넓고 잘 정비되어 있다. 여기 진지리고개에서 임도로 진행해도 화방고개로 갈 수 있다. 더러는 임도길로 진행한 이들도 있지만 정통을 생명으로 하는 우리는 마루금으로 진행했다.

 

 

진지리고개의 대학산 임도 이정표.

 

대학산 남측 임도 옆에는 평상도 설치되어 있다.

 

가랫골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안내판.

 

 

함께 내려왔던 두 여성분들은 쉬어가자는 부름도 마다하고 629봉 오름길로 들어서고,

남겨진 초라한 남정네들만 순회 형이 가져온 작은 코냑병을 비우며 망중한을 즐긴다.

 

두 분의 여성 일행들이 629봉 방향으로 앞서 가지 않았으면, 모두 함께 화방고개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편안하게 진행하며, 산뜻한 마무리 산행을 했을 것이라며, 다소 원망 석인 너즈레도 떨어 본다.

 

 

편안한 쉼을 20여분 동안이나 진저리나게 가지고는 화방고개를 향해 629봉 방향 들머리로 들어선다.

 

 

629봉 오름길도 코가 닿을 정도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A팀들이 대학산 직전 안부에서 부목재로 향한 것은 참으로 잘한 선택이었다.

산행 막바지에 있는 이런 급경사 오름길은 참으로 힘에 부친다.

 

 

갑자기 능선이 완만하게 바뀌더니, 629봉이 코앞으로 다가선다.

 

 

629봉 정상은 옆으로 살짝 비껴 지나고,

 

 

626봉을 넘어서면, 오래된 묵묘 옆을 지난다.

 

 

화방고개 직전 봉우리에 이르기 바로 전에, 주렁주렁 열린 표지기들이 우측 아래로 가라 하고,

 

 

능선 갈림길에서 우측 능선을 따라 내려서면,

 

 

울창한 소나무숲을 지나게 되고,

 

 

급경사 등로를 따라 내려서면, 화방고개에 도착한다.

 

 

진지리고개로 이어지는 임도 모습.

 

오랜 산행으로 시원한 약수를 들이키려고 보니, 화방고개의 약수터 물이 토끼 오줌 지리듯 말라 있다.

 

부목재에서 A팀을 태우고 화방고개에서 기다리고 있는 애마에 오르는 것을 잠시 보류하고,

 

 

다음 구간 들머리를 찾으려 고갯마루로 올라가니,

커다란 자연석에 '화방고개'라 음각한 이정석이 자리하고 있다.

 

<화방고개(450m)>
홍천군 동면 노천리와 좌운리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406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곳이다. 노천리 새목이 마을에서는 새목이재로, 좌운리 화방마을에서는 화방고개로 부르는데, 산행지도에는 장승재로 표기되어 있다.

 

 

기다리던 버스에 올라 뒤풀이 장소인 홍천읍으로 향하며, 한강기맥 아홉 번째 산행을 마무리한다.

 

 

홍천에 있는 암반수 사우나에서 땀냄새가 역한 옷을 갈아입고,

 

 

뒤풀이 장소인 '샘터골'이라는 식당으로 간다.

 

청국장이 맛있는 식당인데, 산채와 다른 먹거리들도 하나같이 정갈하고 맛나다.

 

평소와 다름없이 탠탠 소맥으로 산행의 피로를 일거에 씻어낸다.

 

오늘의 뒤풀이는 지난달 30여 년 동안 후학 육성의 노고를 마감하며,

섭섭시원한 기분으로 새로운 시작을 고하며 평생 함께할 백두회원들께 감사를 표하는 자리가 되었다.

 

힘든 산행을 이겨낸 분들만이 누리는 평온을 즐기며,

 

누가 이리도 멋진 장면을 남겼을까!

 

 

오늘도 어김없이 강남역 인근의 식당에서 귀경기념 파티가 이어지고,

일산에서 방황하던 천보형도, 목동의 어여쁜 영애 비슷 누님도 함께해서 더욱 감사한다.

 

역시나 산행을 하지 않아 기운이 넘치는 천보형이 우찌 우찌 노력해 보지만,

 

이영애 뺨치는 우리 누님은 낯익은 남자의 품에 안긴다.

 

 

함께해서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라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간단치가 않네..ㅉㅉ

 

정년퇴임을 하신 권 선생님께 다시 한번 축하 인사를 전하며,

유렵여행도 무사히 다녀오셔서 10월에 한층 건강하고 여유로운 모습,

다시 뵙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