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백두대간 28차(조침령~한계령)
산 행 일 : 2006. 1. 14.(토)
산행코스 : 조침령~단목령~점봉산~망대암산~한계령
(21km)
산행참가 : 19명.
<산행안내 및 산행지도>
눈과 얼음으로 뒤덮인 진동리에 도착하여 혹한기 산행을 준비한다.
평소에 산행 출발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사라지는 바람에,
본인은 식당에서 찍은 사진밖에 없다고 불평하여!
04:43 임도를 따라 올라서니 조침령 고갯마루에 도착하고,
고갯마루에는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조침령 등산로 안내판을 살펴보는 덕팔들!
조침령 들머리에서 본격적인 산행 출발을 준비한다.
조침령 들머리는 이정표 옆에 있다.
조침령 들머리의 이정표.
딱 30분 만에 1km를 진행하여, 900봉 이정표를 지난다.
좌측 아래에 양수발전소가 있는 1133봉 이정표를 지난다.
1133봉 인증.
양수발전소에서 1시간여 만에 북암령에 도착한다.
북암령 이정표를 살펴보는 회장님.
20여분쯤을 더 진행하여, 1020봉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온통 눈밭 위에서도 표정은 느긋하다.
기온은 낮아도 바람이 없으니, 그나마 참을 만한 정도다.
눈밭에서 물이 끓기만을 기다리는데,
삼삼오오 둘러않아 나름대로 요기를 하는 덕팔들.
나도 라면 국물로 얼은 몸을 녹여보려고 버너 옆에 자리를 잡는데,
엄동설한 눈 위에서 먹는 라면국물은 천하일미!
오늘은 아침식사에도 함께하신 손승천님.
알바도 않고, 뜨듯한 국물도 먹고, 함께 걸으면 이런 좋은 점도 있는데...ㅉㅉ
그렇게 얼어가는 손가락으로 밥그릇을 부여잡고,
살아남으려 최선을 다해 본다.
그렇구나!
겨울철에는 장갑을 낀 채로 먹는 게 좋겠구나!
식사를 마치고 필수 이행 코스를 진행하는 오세민님.
조식 후의 망중한!
몸이 얼어온다며 어서 가자고 채근 중인 회장님!
초등 동창생끼리.
회장님과 양 총무님들.
박무희님과 함께.
뒤이어 도착하신 분들도 라면 국물로 아침식사를 시작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잠시 진행하니 단목령이 나온다.
단목령에 도착하여 단채 인증을 남긴다.
찍사 바꿔서 한번 더!
단목령 장승과 나란히 선 김만식님.
2주 만의 상봉!
단목령을 뒤로하고 점봉산을 향한다.
너른이골과 오색리 방향 갈림길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점봉산 오름길을 준비하며 숨을 고르고,
한계령에서도 무사통과를 기대해 본다.
이제부터 제대로 점봉산을 올라 볼까!
점봉산 오름길의 노 괴목!
다시 너른이골 갈림길이 나온다.
점봉산을 향해 마지막 피치를 올리는 덕팔들!
포토 포인트(전망대)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정상부에 도착한 듯하지만,
주변은 구름과 흩날리는 눈으로 온통 무채색으로만 보인다.
맑은 날에 보면 이런 경치라니, 맑은 날 언제 또 와보란다!
설화가 만발한 점봉산 오름길.
설화 감상으로 눈은 호강을 하는데,
나머지 신체 모든 부분은 추위와 힘듬으로 고생을 한다.
나뭇가지에 핀 설화를 감상하는 사이에,
점봉산 정상에 도착한다.
너무나 추워서 잠시도 지체를 할 수가 없다.
후미를 기다릴 틈도 없이 점봉산 증명을 남긴다.
개인 사진을 남겨보고 싶지만 시간도 없고,
카메라도 배터리를 갈아 끼우고 한두 장을 찍으면 작동을 멈춘다.
독사진을 남기려는 시도는 얼굴 전체를 얼려버려 표정을 바꿀 수도 없는 상태라,
다들 포기를 하고 점봉산 정상을 서둘러 떠난다.
다시 북풍한설에 홀로 남겨진 점봉산 정상석.
후미를 기다리는 동안에...
점봉산 정상의 이정표도 담고,
점봉산 정상석 뒷면도 담아둔다.
주변은 흰색으로만 보이는 지라,
점봉산 정상에서의 조망 대신,
맑은 날 이렇게 보인다는 전망 사진을 담는다.
후미를 기다리며 남아있던 한두 분도,
점봉산이 무섭도록 추워서 서둘러 한계령을 향하고,
덕유산악회의 백종천 총무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분들을 기다리며 갈까 말까 망설인다!
점봉산에 피어있는 얼음꽃!
추위에 강한 백종천 총무가 홀로서 후미를 기다리겠다고 하여,
나도 눈 위에 새겨진 발자국이 지워질세라 점봉산을 뒤로한다.
인간의 흔적은 어디에도 볼 수 없는 고립무원의 점봉산 내림길에서,
나뭇가지에 핀 설화를 위안삼아 한계령으로 향한다.
속도를 늦추어 진행하는데 1157봉 오름길에서 후미들이 다가오며,
홀로 되었던 두려움에서 벗어난다.
혼자가 이니라는 안도감으로 주변에 만발한 설화가 다시금 아름다움으로 다가온다.
최경옥님이 눈꽃 옆에서 포즈를 잡아보는 여유도 생겼다.
1157봉 직전의 눈덮인 대간길.
1157봉을 향한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진다.
나도 설화 만발한 대간길을 배경으로!
듬직하신 이상만님이 함께하니 더욱 마음이 놓인다.
백두대간 능선을 장식하고 있는 눈꽃!
등로 주변에 얼음과 눈으로 덮인 암릉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얼음과 눈으로 뒤덥인 암릉 난코스가 시작되며,
산행기에서 보았던 돼지머리 바위도 어느새 흑돼지가 아닌 흰돼지가 되어 있다.
무너져 내릴듯한 암릉구간을 지난다.
얼음으로 뒤덮인 바위가 지붕의 처마처럼 아슬아슬하다.
이 길이 아닌가 벼!
백종천 산행대장이 길이 아닌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닌다.
앞서가던 분들이 표지기는 있는데 더 이상 갈 수가 없다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
저~ 위쪽으로 밖에는 갈데가 없는데,
윗쪽으로 올라가 보았으나, 얼음으로 뒤덮여서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단다.
백종천 대장도 더이상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판하여 단목령으로 돌아가자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체력이다. 새벽 4시부터 거의 10시간 동안 눈길을 헤치고 오느라 이미 지칠 대로 지쳐있는 상태에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조난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 곳이라 잘못된 판단은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을 맞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곳에서 최종 목적지인 한계령까지는 그리 멀지 않은 거리고, 내림길이라 체력적인 부담도 그리 크지 않다. 어떻게 해서든지 이곳을 통과하여 한계령으로 가야만 한다!
막다른 곳에서 모두들 백종천 대장의 최종 결정에 염려하는 기색을 보이며 주춤거리고 있는데, 오세민씨가 나에게 돌아가는 것은 무리이니 주변을 살펴서 대안을 찾아보는 게 어떻겠냐고 한다. 나도 현재의 체력으로 다시 점봉산을 넘어간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다른 분들께는 잠시 쉬면서 기다리라 하고는, 홀로 위쪽의 눈덮인 바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역시나 채 얼마를 가지 못하고 커다란 암릉 아래에서 더이상의 진행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주위를 둘러 보는데, 좌측으로 암릉을 우회 할수도 있을 만한 흔적이 보여, 조심조심 미끄러운 바위를 온몸으로 기어 올라보니, 마지막 부분에 이르러 튀어나온 바위를 안고 우회하는 곳이 나타난다. 혹시나 통과하여 올라서게 된다면 다시는 왔던 곳으로 돌아내려 오기는 불가능한 곳이다. 잠시 망설이다가 '나는 한계령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하며, 얼음 덮힌 바위를 안고 천신만고 끝에 암릉 위로 올라서고, 능선 반대편으로 가 보았더니 한계령 방향 내림길에는 밧줄이 걸려있다. 등로를 찾아낸 것이다!
탈출 불가능한 함정에서 빠져나온 듯한 희열을 느끼며, 배낭을 벗어두고 얼음 바위로 돌아나와 아래에 있는 분들에게 올라오라고 소리치고는, 얼음 덮인 바위에 걸터앉아 올라오는 분들을 일일이 잡아서 위험한 탈출 불가능의 암릉구간을 통과한다.
최대 난코스를 올라서니, 내려가는 밧줄이 메어져 있다.
저 밧줄을 발견하고 새 생명을 얻은 듯한 기쁨을 맛봤었다!
다시 돌아가, 기다리던 덕팔들을 올라오게 하고는,
한계령을 향한 내림길로 들어선다.
백종천 대장도 내려가고,
손승천 총무님도 내려간다.
이저재님도!
이상만님도!
나를 등떠밀었던 오세민님도!
황세현님도!
그리고 안양시 동향의 김상권님도!
얼음과 눈으로 뒤덮인 암릉을 통과하여 돌아본 모습!
통나무를 밟고 내려서는데, 온통 얼음으로 덮여 있다.
이제 한결 여유로운 표정으로,
마지막 내림길 암릉 통과를 기다리는 김상권님!
최대 고비의 암릉을 내려서자 한계령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은 유순하게 이어지다가,
한계령 날머리에 있는 적막한 감시초소가 나온다.
적막한 감시초소를 통과하는 덕팔들!
저 감시초소 때문에 한겨울을 택하여 점봉산 구간 통과를 시도했었다.
혹여 후답자들이 있다면 점봉산 구간을 겨울에 오르는 무모한 도전일랑은 접어두고,
저 초소를 통하지 않는 다른 방법이 없는지를 알아볼 일이다!
한계령 고갯길도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이제는 다시금 안전을 어느 정도 담보할 수 있는 곳에 섰다!
점봉산아 잘 있거라!
그리고 꿈엔들 잊을 수 없는 얼음 덮인 암릉.
절대로 다시는 보지 말자!
한계령에 도착하여 간단히 인증을 남기고,
백두대간 산행 최대의 위기를 이겨내고,
다시는 이러한 위험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다짐하며,
보금자리가 있는 서울로 무사히 돌아왔다.
너무너무 고생하셨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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