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보래봉, 회령봉(1,331m), 이효석문학관 탐방.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산 행 일 : 2011. 09. 24.(토)
산행코스 : 운두령 ~ 1380봉 ~ 보래령 ~ 보래봉(1,324m) ~ 회령봉갈림길 ~ 회령봉(1,331m) ~ 1200봉갈림길
~ 연지기(보래동) (약 16km, 6시간 소요)
산행참가 : 22백두.
<산행지도>
"금번 정기산행에서 대간남진 출발을 예정했으나, 여러(?) 회원님들께서 대간길은 월초부터 시작하자고 요청하신 바, 향후 대간길 100% 출석을 담보로 회원님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금번 산행을 편안한 한강기맥 한자락으로 변경하였다."는 총무님의 양해의 글로 미루어 보아, 지도부에서 의도적으로 회장님의 처가(妻家)인 봉평면으로 메밀꽃이 필 무렵인지 아닌지를 보려고 나들이길에 나선 듯 짐작된다.
오늘 산행의 출발지인 운두령에서 보래봉까지는 한강기맥 구간인데, 한강기맥은 백두대간 오대산 두로봉에서 분기하여 북한강과 남한강을 가르며 팔당의 두물머리로 이어지는 164km의 산줄기로, 혹시 먼 훗날에 1대간9정맥 종주를 마치고 나서 여유가 된다면 한번 걸어보고 싶은 산줄기다. 따라서 먼 훗날에 한강기맥을 걷게 된다면 이번에 미리 걷게 되는 운두령~보래봉~회령봉갈림길 구간을 고려하여 구간 계획을 하게 될 것이다. 물론 다시 또 걸어도 좋을 산길이기는 하지만...
일찌감치 운두령에 도착한 버스에서 두어 시간의 쪽잠을 더 청하다가 일어나,
산행 준비를 하여 버스를 나서니 하늘에 별에 쏟아질 듯 촘촘하다.
하늘에 별이 저리로 반짝이는 것은 아마도 이곳이 계방산(桂芳山) 자락이라서 그런 듯하다. 계방(桂芳)은 '계수나무 계(桂), '꽃다울 방(芳)'자를 써서 '계수나무의 향기가 풍겨올 정도로 밤하늘의 달과 별이 반짝이는 곳'이라고 풀어쓸 수 있는데, 계방산(桂芳山)이라 이름 지어진 게 아름다운 밤하늘 때문이라 짐작해 본다.
<운두령(雲頭嶺, 1,089m)>
계방산(桂芳山) 자락에 있는 고개로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평창군 용평면의 경계에 위치한다. 해발 1,089m로 남한에서 자동차로 넘나드는 고개 중 만항재(해발 1,330m) 다음으로 높다. 항상 운무(雲霧)가 넘나든다는 뜻에서 '운두령(雲頭嶺)'이란 지명이 유래하였다. 계방산을 오르는 기점의 하나로, 해발고도가 높아 운두령에서 산행을 시작하면 계방산을 쉽게 오를 수 있다. 31번 국도가 지나며, 이승복 기념관을 지나 노동계곡 입구부터 홍천 방면으로 경사와 굴곡이 심한 운두령 고개가 시작된다. 정상에는 평창군에서 마련한 쉼터가 있으며, 이곳에서 북쪽으로 홍청군 내면과 서쪽으로 회령봉(會靈峰)을 조망할 수 있다.
별빛만에 깨어있는 운두령 휴게소 뒤쪽으로 이어진 한강기맥 들머리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호기심을 끌어 보기에는 좋을지 모르나,
그동안 겪었을 모진 풍파가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이곳이 워낙 우거진 원시림지대라 아침 일출도 빼곡히 우거진 나뭇가지 사이로 느껴져 올뿐이다.
빼곡한 숲으로 퍼지는 아침햇살을 받으며 짙은 초록 향기에 온 몸을 맡긴다.
1380봉 헬기장에 도착하니,
북쪽 내면 방향으로 운해가 멋지고, 뒤쪽으로 보이는 산줄기는 방태산과 줄기다.
1380봉에서 조금은 이른 듯한 아침식사를 한다. 맛난 점심을 위하여!
북서쪽 내면 자운3리 고랭지 채소밭(좌)과 석화산(우) 방향 조망.
1380봉 헬기장에서의 느긋한 아침식사를 마무리하고,
보래봉을 향한다.
원시 숲의 느낌을 고스란히 느끼며 뚜렷한 등로를 따르니,
봉평에서 봇짐을 둘러메고 홍천군 내면 5일장으로 가기 위해 장꾼들이 넘나들던 보래령 고개를 지난다.
<보래령(寶來嶺, 1,090m)>
평창군 봉평면 보래골에서 홍천군 내면 창내로 넘어가는 고개로 옆에 있는 보래봉에서 명명된 듯하다. 보래봉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위치한 산으로, 보래령(1,090m)에서 회령봉(1,309m) 등과 능선이 연결되어 있다. 진한(辰韓)의 태기왕(泰岐王)이 신라의 침입을 받아 태기산으로 갈 때 보물을 가지고 이 산을 넘었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보래령은 홍천군 내면에서 봉평으로 드나들던 고갯길이었다. 운두령 고갯길이 차도로 이용되면서부터는 거의 활용되지 않고 있다. 보래령 남쪽에는 산이름을 딴 보래동이 있었다. 이는 『조선지지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보래봉 정상에 도착한다.
<보래봉(寶來峰, 1,324m)>
보래봉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위치한 산으로, 진한(辰韓)의 태기왕(泰岐王)이 신라의 침입을 받아 태기산으로 갈 때 보물을 가지고 이 산을 넘었다는 얘기가 전해온다. 봉평면은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작가인 이효석도 이곳에서 태어났다. 이 일대는 해발 600∼800m의 고원지대이며 한랭성 기후이다. 이런 지리적 조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고랭지 채소단지가 있다. 여름에는 메밀꽃이 피고 계곡물이 맑아 시원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또, 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려 산 전체가 장관을 이룬다.
보래봉에 도착하여 담소를 나누며 여유로운 산행을 즐기는 백두들.
봉평면에서 설치한 보래봉 정상목 앞에서 인증을 남긴다.
보래봉에서 한강기맥 능선길을 따르면 회령봉 갈림길 봉우리에 도착하는데,
이곳에서 한강기맥은 우측 아래로 이어져서 자운치를 향해 내려가고,
회령봉 방향은 직진의 능선 방향으로 가야 한다.
회령봉 갈림길 봉우리에 편안한 산행길의 여유로움을 만끽한다.
회령봉 갈림길 봉우리에서 한강기맥길을 두고 회령봉 방향 능선길로 접어드니,
등로가 한결 호젓하고 오래된 숲의 향기가 진하게 전해온다.
완만한 능선길을 편안히 진행하니 회령봉 정상에 도착한다.
<회령봉(會靈峰, 1,324m)>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에 있는 산으로 오대산에서 뻗어 내려온 차령산맥의 한 봉우리이며 보래봉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다. 높이에 비해 험하지 않은 육산으로 그늘을 만드는 거목이 울창한 오지의 산이다. 산길은 대체로 뚜렷하나 숲이 워낙 우거져 있는 데다 사람들의 왕래가 많지 않아 길 찾기가 쉽지 않다. 이웃한 보래봉과 산행기점이 동일하고 산행코스가 같은 곳이 많아 두 산을 함께 등산하기에 좋다.
능선에는 철쭉과 진달래가 군락을 이루고 있고 봉의 남쪽 1200m봉으로 뻗어내린 지능선 상에는 초지와 잡목, 산죽지대가 번갈아 이어진다. 정상은 넓은 구릉같이 되어 있고 1320m봉 남쪽의 1309.4m봉에 삼각점이 설치되어 있다. 1200m봉 남쪽에는 쌍묘가 있는데 하산길은 이곳에서 동쪽 지능선을 따라가면 넓은 길로 바로 내려갈 수 있다.
회령봉 정상이란다.
회령봉 정상에서 어느 길로 가야 더덕이 더 많을지를..ㅋㅋ
조용하던 숲이 갑자기 왜 이리 시끄러워!
회령봉 정상 인증.
회령봉을 뒤로하고 둥그런 안부를 지나 오르면,
쌍묘가 있는 능선 갈림길 봉우리에 도착하여 좌측 지능선으로 들어서며 하산길에 접어들게 되는데.
추석 벌초로 단장된 묘지에서 하산길을 시작하기 전 마지막 쉼을 한다.
자 이제 우리만 남았으니 어서 하산길로 듭시다!
제법 가파른 등로를 따라 내려서면 약초가 자라고 있는 밭이 나오고,
봉평면 덕거리의 텅 빈 외딴집 마당을 지나니,
424번 지방도가 지나는 덕거리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친다.
봉평면 소재지 목욕탕에서 땀을 닦고, 우아한 점심식사를 한다.
효석문화마을로 이동하여 이효석문학관 탐방에 나선다.
이효석 생가로..
이효석 생가.
메밀밭에서.
이효석 문학관.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줄거리>
봉평장의 파장 무렵, '왼손잡이인 드팀전의 허 생원은 장사가 시원치 않아서 속이 상한다. 조 선달에 이끌려 충주집을 찾는다. 거기서 나이가 어린 장돌뱅이 '동이'를 만난다. 허 생원은 대낮부터 충주집과 짓거리를 벌이는 '동이'가 몹시 밉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주제에 계집하고 농탕질이냐고 따귀를 올린다. '동이'는 별 반항도 하지 않고 그 자리를 물러난다. 허 생원은 마음이 좀 개운치 않다.
조 선달과 술잔을 주고받고 하는데 '동이'가 황급히 달려온다. 나귀가 밧줄을 끊고 야단이라는 것이다. 허 생원은 자기를 외면할 줄로 알았던 '동이'가 그런 기별까지 하자 여간 기특하지가 않다. 나귀에 짐을 싣고 다음 장터로 떠나는데, 마침 그들이 가는 길가에는 달빛에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달빛 아래 펼쳐지는 메밀꽃의 정경에 감정이 동했음인지 허 생원은 조 선달에게 몇 번이나 들려준 이야기를 다시 꺼낸다. 한때 경기가 좋아 한밑천 두둑이 잡은 적이 있었다. 그것을 노름판에서 다 잃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평생 여자와는 인연이 없었다. 그런데 메밀꽃이 핀 여름밤, 그날 그는 토방이 무더워 목욕을 하러 개울가로 갔다. 달이 너무도 밝은 까닭에 옷을 벗으러 물방앗간으로 갔다. 그리고 거기서 성 서방네 처녀를 만났다. 성 서방네는 파산(破産)을 한 터여서 처녀는 신세 한탄을 하며 눈물을 보였다. 그런 상황 속에서 허 생원은 처녀와 관계를 맺었고, 그다음 날 처녀는 빚쟁이를 피해서 줄행랑을 놓는 가족과 함께 떠나고 말았다.
그런 이야기 끝에 허 생원은 '동이'가 편모(偏母)만 모시고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발을 빗디딘 허 생원은 나귀 등에서 떨어져 물에 빠지고 그걸 '동이'가 부축해서 업어 준다. 허 생원은 마음에 짐작되는 데가 있어 '동이'에게 물어보니 그 어머니의 고향 역시 봉평임을 확인한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도 '동이'가 자기처럼 '왼손잡이'임을 눈여겨본다. (펌)
이효석 문학비 앞에서.
반가운 친구와의 우연한 조우.
언덕 위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마련하여,
마지막 한 방울의 술도 아껴서 잔정리에 사용하고서야 자리를 파한다.
잔정리를 했는데도 숨겨둔 술병이 또 있었다.
성서방네 처자(분이) 인가?
봉평에서 메밀꽃이 필 무렵인지 탐방을 마치고,
서울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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