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백두대간 03차(마등령~대청봉)
산 행 일 : 2011. 10. 22.(토)
산행코스 : 설악동 ~ 비선대 ~ 마등령 ~ 공룡능선 ~ 희운각대피소 ~ 소청봉 ~ 중청봉 ~ 대청봉 ~ 오색매표소
(거리 19km, 8시간 소요)
산행참가 : 24명.
<산행지도>
주) 지도에 산행 일자가 잘못 표기되어 있습니다. 참고!
본디 오늘은 대간남진 두번째 산행으로, 미시령에서 시작하여 마등령까지 가는 것으로 예정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최근 미시령에 환영객(국공파)이 항시 대기하고 있다 하여, 마치 K-POP 스타가 된 듯이 팬들의 성화가 지겨운 나머지, 코스를 바꿔서 세번째 구간 산행을 하기로 했다. 일기예보에는 설악산 지역에 10mm 정도의 강우가 예보되어 있어서,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설악동 매표소에 도착하여 바로 산행 준비에 들어간다.
설악동 주차장 도착.
버스가 네비를 잘못 찍어 오색을 들렀다 오는 바람에, 한 시간 정도 더 걸린 듯하다.
설악산국립공원을 찍었는데, 오색으로 세팅이 되어서 그리되었다 한다.
아직 비는 내리지 않고 있으나 바닥이 젖어 있고, 강우가 예상되어 일단 배낭 커버만 씌운다.
매표소를 통과하며 산행을 시작한다.
국립공원 입장료는 무료화 된 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문화재관람료라는 게 있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오밤중에 뭣을 관람한다고 관람료를 받는지..ㅉㅉ
신흥사 앞 교량을 통과한다.
등로 우측에 조용히 잠들어 있는 신흥사가 있어서, 비록 입장료는 냈지만 깨우지 않으려 발소리를 죽이며 조용히 지나간다.
비선대 도착.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하지만 아직 우의를 꺼낼 정도는 아니다.
비선대에서 급경사 오름길을 조금 오르다 보니, 어느새 금강굴 갈림길에 도착한다.
몇 해 전 까지도 너덜지대에서 길을 헤매던 구간이었는데, 이제는 등로가 잘 정비되어 있다.
마등령 도착.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잠시 걸음을 멈출라 치면 몸이 덜덜 떨려 온다. 그래서 다른 산객들과 섞여서 걷다 보니, 예상보다 일찍 마등령에 도착했다. 그런데 마등령에서 기다리며 인원 점검을 하던 차에 오세민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갑자기 배탈이 나서 하산을 해야겠단다. 웬만해선 산행을 그만둘 분이 아닌데, 무척 심한가 보다 짐작하고, 버스기사 전번을 찍어주고 한참을 기다려 후미가 도착하여 공룡능선 산행길에 나선다.
오세암 갈림길.
미리 도착한 분들이 이곳에서 기다리기로 했으나, 찬바람에 몰려 공룡을 향해 이미 출발하고 없다.
찬바람이 온몸을 서늘하게 식히는 와중에 비는 오락가락하고, 주위는 온통 안개로 인해 뵈는 게 없어서 그냥 길만 따라 발길을 옮길 뿐이다.
말로만 듣고 공룡능선에 처음 오셨다는 분들은, 의욕적으로 암봉에도 올라 보지만...ㅋㅋ
몇년 전 좁았던 등산로가 이제는 제법 잘 정비되어 산행 시간이 많이 단축되고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며 차디찬 비바람을 무릅쓰고 아침식사를 한다.
"먹어야 살지~~"라며..ㅉㅉ
식사는 어디로 들어갔는지도 모르게 후딱 해치우고, 서둘러 몸 덮이기 산행에 나선다.
조망은 없어도, 주변 기암괴석은 가끔씩 눈길을 끈다.
날씨가 좋았으면 한참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고 했을 장면들을 본 듯 못본 듯 스쳐 지난다.
마등령에서 걸은 길이 1.7km, 희운각까지 남은 길이 3.7km.
'그래도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다행'이라는 긍정적이 맨트를 연신 날리는 회원들의 밝은 표정을 위안 삼아..
주변에 뵈는 게 없으니, 걸을 때는 바닥만 보고 걷는다. 떨어진 돈 주으려!
1275봉 도착.
공룡능선을 타는 산객들이 모두들 쉬어가는 봉우리다.
1275봉을 뒤로하고 희운각을 향한다.
칼바위인지 촛대바위인지..
젖은 장갑으로 인해 손은 시리다 못해 감각이 무뎌지고 있지만, 그래도 즐겁단다.
언젠가 날씨 좋은 날 다시 한번 구경 오리라 속삭이며,
잠시의 여유를 즐기는데,
등로 옆 멋진 바위가 애처로운 듯 바라보고 있다.
용이 여의주를 품은 것인지, 돼지가 공깃돌을 가지고 노는 것인지..ㅋㅋ
내리는 비인지, 안개비 인지...
공룡능선의 마지막 봉우리인 신선암봉을 지난다.
공룡능선은 안갯속에 끝이 나고, 천불동계곡 갈림길을 지난다.
희운각 대피소 도착.
춥고 힘든 공룡능선을 통과하고, 희운각 대피소에서 천불동계곡파와 대청봉파로 나눠져, 오색약수 온천탕에서의 만남을 기약한다. 뒤에 처진 한분은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라 연락하고 대청봉을 향한다.
모두들 떠난 희운각 대피소를 서둘러 뒤로한다.
소청봉 도착.
소청갈림길 이정표에서 홀로 증거를 남긴다.
중청대피소 도착.
앞서간 대청팀이 혹시 기다리지 않을까 해서 대피소를 구석구석 뒤져 보았지만, 백두들의 흔적은 찾을 길이 없어 서둘러 대청봉을 향한다.
대청봉 도착.
우중에도 산객들이 붐비는 대청봉에도 낯익은 얼굴은 없다!
주변 산객에게 부탁하여 홀로 인증 사진을 남긴다.
어느새 내리던 비는 그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색약수터를 향한 가파른 돌계단 내림길을 내려간다.
매번 어두운 한밤중에 지나다녀서 한번도 제 모습을 보지 못했던 설악폭포가 안갯속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설악폭포 옆 이정표.
가을비에 젖은 단풍이 눈에 들어온다.
정상 부근은 낙엽이 지고 이미 겨울산으로 변해 있는데, 아직도 낮은 곳에는 단풍이 예쁘다.
단풍 숲길을 내려서는 백두들.
오색약수터 내림길의 단풍길 모습.
비에 젖어 더욱 처연한 단풍.
이제 오색매표소에 거의 도착한 듯, 등로 주변에는 목책이 둘러져 있다.
돌아본 계곡 모습.
계곡에 놓인 다리를 건너면,
이내 오색매표소에 도착한다.
오색매표소 출입구.
오색매표소에서 후미를 기다리던 김창병님.
이제 막 산행을 시작하려는 듯한 모습이다.
천불동계곡으로 하산한 분들이 이곳으로 이동하는데 시간이 걸려서,
모처럼 오색그린야드호텔 사우나에서 느긋하게 얼은 몸을 녹인다.
온천을 마치고 한계리에 있는, 된장찌개가 맛있다는 내설악 식당으로 이동하여..
맛난 밑반찬과 된장찌개로 식사를 하며,
비 맞은 기억뿐인 산행의 추억을 갈무리한다.
비 오는 날에는 빈대떡을 먹어야 하는데..ㅉㅉ
굿은 날씨에도 무사히 산행을 마치게 되어 감사드린다.
비에 젖고, 칼바람에 베이는 긴 산행의 고단함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다"를 연발해 주신 회원님들.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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