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호남정맥 18차(서밧재~개기재) 화순군 동면, 남면, 이양면, 보성군 복내면.
산 행 일 : 2009. 10. 10.(토)
산행코스 : 서밧재 ~ 천운산 ~ 돗재 ~ 태악산 ~ 노인봉 ~ 성재봉 ~ 말머리재 ~ 촛대봉 ~ 두봉산 ~ 개기재
(도상거리기준 19.5km, 9시간 40분)
산행참가 : 18명.
<산행지도>
지난주 토요일이 추석이라 빠듯한 명절 연휴를 그냥 먹고 빈둥거리며 지냈고, 더욱이 지난 산행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서밧재에서 돗재까지의 짧지 않은 구간이 이번 산행으로 넘어 온 터라, 이번 산행이 은근히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평소에 별다른 운동을 하지 않고 있는데 다가, 격주로 하는 산행에서 빠지는 주말에 근교산행이라도 잠시 다녀오면 정기산행이 훨씬 쉽게 느껴지는데 그냥 빈둥거렸으니 걱정되는 게 당연한 일이지 싶다.
이제 어느덧 호남정맥도 종반을 향해 치닷고 있다. 화순을 중심으로 맴돌고 있는 호남정맥은 앞으로 두어번 더 진행이 된 다음에는, 정맥의 남쪽 꼭지점이 있는 보성군의 제암산과 사자산을 찍고는 다시 북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백운산을 향해 종반을 치닫게 된다. 그동안 호남쪽으로의 여행이 쉽지 않아서 거의 가보지 못했던 곳들을 차로, 발로. 입으로 차곡차곡 호기심을 채워가는 게, 비록 산행길이 산뜻하지 못하고 덤불에 긁힌 상체기가 남기는 하지만 더없이 큰 즐거움을 주고 있다.
추석을 막 지나서 그런지 버스는 조금 여유있는 상태로 양재를 출발하여, 깜깜한 밤길을 더듬고 더듬어 서밧재에 도착한다.
서밧재 도착.
이곳 서밧재는 4차선의 15번 국도가 지나고 있어서 횡단이 쉽지 않을 것이라 우려했지만,
지난번에 이곳에서 산행을 멈추면서 자연스럽게 들머리 쪽으로 버스가 도착하게 되어 횡단에 따른 위험은 피했다.
이런걸 두고 새옹지마라 그러던가..ㅋㅋ
03:43 서밧재 들머리 출발.
들머리는 도로교통표지판 아랫에 천운산 방향 나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들머리를 지나 절개지를 따라 오른 다음, 묘지를 우측에 두고 희미한 오름길을 따라 벌목지대로 들어선다.
벌목지대에서 이리저리 얽혀있는 길 흔적 때문에 잠시 헤매다가,
조그만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를 발견하고 소나무 숲길로 들어선다.
그렇게 벌목 지대를 벗어나자 등로는 훨씬 뚜렷해진다.
등산안내도가 설치된 광주학생교육원 갈림길 도착.
이곳에서 직진방향으로 임도를 버리고 숲으로 표지기가 걸려 있지만,
어두운 숲길보다는 임도가 좋을 듯하고 또 잠시 지나면 다시 만나게 된다고 하여 좌측의 임도를 따른다.
임도가 등로로 바뀌면서 제법 가팔라지며, 한참을 치고 오르니 조그만 봉우리에 도착한다.
잠시 쉼을 한 후 조금 진행하니 천운산 제2봉 표지판이 있는 곳에 도착하지만, 아직 주위가 어두워서 조망은 없다.
능선삼거리 도착.
천운산 제2봉을 지나자 바로 능선삼거리 이정표가 있다.
능선삼거리에서 천운산 방향으로 잠시 진행하다가, 일 보러 가신 분들을 기다리며 15분 정도의 긴 강제 휴식!
천운산 정상 이정표.
능선삼거리부터 이곳 천운산 정상까지 오는 도중에 조망이 좋은 곳이 몇 군데 있다는데,
아직 한밤중이라 그냥 깜깜한 어둠 속 능선길을 마냥 걸어서 가뿐하게 천운산 정상에 도착했다.
천운산 정상 이정표에서 통신탑 펜스를 좌측으로 돌아 오르면 천운산 정상석이 나온다.
천운산 정상석을 앞에 두고 정상 증명 인증만 남긴 채 다시 호남길 잇기에 나선다.
정상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돌아나와, "팔각정 1km" 방향으로 진행한다.
05:48 완만한 내림길을 내려서다가 조그만 봉우리를 하나 넘으면, 경사가 급해지며 암릉을 지난다.
천운산휴양림 갈림길.
휴양림 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거의 임도처럼 널찍하게 뚫려 있고, 호남길은 직진의 숲으로 들어간다.
500봉쯤에 올라서서 바라본 좌측 남면 방향.
조용한 여명에 포근히 잠들어 있는 모습이 마냥 평화로워 보인다.
팔각정 도착.
500봉을 넘어서 조금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면 등로가 부드러워지면서 어둠 속에서 팔각정이 나타난다. 원래 이곳 팔각정쯤에서 아침식사를 예정했으나, 아직은 너무 이른 시간이라 돗재 건너편으로 식당을 옮기고?, 돗재를 향해 내려선다.
돗재 직전 우측으로 시야가 트인 곳에서 바라본 깃대봉(우측) 방향.
822번 지방도가 지나는 돗재가 내려다 보인다.
돗재에서 바라본 천운산 방향.
천운산유양림 주차장 철책은 굳게 닫혀 있고, 정맥꾼인듯한 분이 주차장에 텐트를 치고 야영을 했던지, 인기척에 일어나 밖으로 나서며 어디서 오느냐고 묻는다.
돗재에 내려선 백두들.
돗재 들머리는 길 건너편 철망 끝부분에서 시멘트 옹벽을 올라서 이어져 있다.
돗재 들머리를 올라 절개지를 오르며 돌아본 돗재 풍경.
좌측에 "돗재"란 표석이 있고, 옆에는 "새마을의 기원"이란 글귀가 돌에 새겨져 있다.
편안한 오름길을 잠시 오르면 400봉인 듯한 봉우리에 오르게 되고,
잡목이 무성한 안부를 지나 463봉을 향해 돌들이 많은 등로를 오른다.
06:38 동쪽 능선 너머로 일출이 시작된다.
463봉 오름길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본 일출.
463봉인 듯.
잡목들 사이로 돌들이 팽개쳐져 있는데, 463봉이라 짐작만 할 뿐 아무런 표식이 없다.
463봉을 지나 편안한 등로를 잠시 따르면, 등로 한켠에 "광업진흥공사"란 시멘트 판이 있다.
태악산으로 오르는 호남길은 짐작대로 잡목이 얽혀 있지만 비교적 평탄하게 이어진다.
한길을 넘는 조릿대 구간도 조심조심 오르면,
태악산(530m) 정상에 도착한다.
돌무더기 사이에서 자라난 소나무에 "태악산" 팻말이 걸려 있고, 남쪽 방향으로 묘지가 널찍하게 들어서 있다.
태악산 정상에서 우측으로 시야가 트이며 멀리로 용암산(544m)이 보인다.
살짝 당겨본 용암산 모습.
좌측으로는 가야 할 두봉산에서 장재봉 쪽으로 이어진 능선이 길게 누워 있다.
태악산 정상 묘지에서 배낭을 벗고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다.
날씨도 좋고, 등로도 비교적 평온하게 진행되어 다들 표정이 밝다.
후미들도 도착하여 옹기종기 둘러앉아 즐겁게 아침밥을 먹는다. 물론 떡 먹는 사람도 있다..ㅋㅋ
나중에 도착한 사람들은 제일 높은 돌밭에서..ㅋㅋ
식사를 마치고 바라본 서쪽 용암산 방향의 조망이 시원하다.
당겨본 용암산이 "한번 와바"라고 속삭인다.
가야 할 노인봉과 성재봉으로 이어진 능선도 확인하고,
서북쪽 한천면 방향의 올망졸망한 산들도 조망한다.
남동쪽으로 오늘 마지막으로 올라야 할 두봉산 방향도 담아두고, 태악산을 출발한다.
좌측으로 조망이 트인 곳에서 바라본 정우리 방향.
좌측 정우리 건너편으로 보이는 능선이 톱날을 닮았다.
의성김씨 합장묘가 있는 곳을 지나며,
가야 할 노인봉 방향의 능선도 확인한다.
근데, 어느 봉우리가 노인봉이고 성재봉인지 구분이 애매하다.
봉우리 좌측으로 길게 단층이 이어진 봉우리를 지난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좌측 한천면 방향 조망.
전망바위에서 돌아본 지나온 능선 좌측 멀리로 무등산도 어렴풋하다.
지니온 태악산 우측 남면 방향의 조망이 한 폭의 그림이다.
남면 사평 방향 조망.
동쪽 말봉산 방향 조망.
우중앙쯤에 가야 할 두봉산에서 이어진 능선이 기~일다!
등로는 소나무 가지 사이로 이어지고,
등로 좌측으로는 철망 울타리가 쳐진 곳도 지난다.
등로는 키높이로 자란 활엽수 잡목들 사이로 이리저리 이어져 있다.
노인봉 오름길 전망바위에서 돌아본 태악산이 벌써 멀어져 있다.
지나온 능선 좌측 멀리로 무등산의 윤곽도 희미하게 조망된다.
당겨본 무등산.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좌측 동쪽 방향 조망.
좌측 희미한 봉우리가 가야 할 두봉산.
두봉산에서 우측으로 이어진 능선이 성재봉에서 두봉산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능선.
노인봉 남쪽 지능선의 봉우리 모습과 뒤쪽으로 겹겹이 이어지는 산군들.
노인봉 직전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두봉산 모습.
노인봉 도착.
노인봉에서 바라본 용암산 조망.
가야 할 성재봉(우측 끝)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호남길은 성재봉을 지나 좌틀하여 두봉산 방향으로 이어진다.
성재봉에서 용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용암산은 호남정맥에서 우측으로 벗어나 있다.
용암산 우측 한천면 방향 조망.
남동쪽 강성리 방향 조망.
모처럼 조망이 트인 노인봉에서 목을 축이며 조망을 즐기는 백두들.
노인봉 내림길에서 본 시멘트 말뚝.
성재봉 도착.
노인봉에서 성재봉까지의 능선길은 별다른 특징이 없는 조그만 봉우리를 한 두개 지나는 정도다.
성재봉 정상은 작은 나뭇가지에 표지판만 걸려 있고, 주위는 온통 나무에 둘러 싸여 조망은 전혀 없다.
카메라에 인증만 담고 용암산 갈림길을 향해 직진 방향 내림길로 들어선다.
용암산 갈림길 삼거리.
호남정맥은 성재봉에서 용암산 방향의 능선으로 조금 내려가다가 좌측으로 분기한다.
호남정맥이 분기되는 곳에는 어지러이 표기기만 나부낄 뿐 특별한 안내판은 없다.
무심코 가면 용암산 방향의 직진 능선을 이어가기 십상이지 싶다.
두봉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 내림길에 돌아본 성재봉 모습.
두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작은 소나무 숲길로 등로가 뚜렷하고,
잡목이 거의 없어서 호젓한 호남길을 즐기기에 더없이 좋다.
말머리재를 지난다.
467봉인 듯.
말머리재에서 400봉을 지나 467봉쯤 까지는 작은 관목숲 사이로 이어지는 급하지 않는 오름길이 이어지고,
우측 용반리 쪽에 있는 축사에서 풍겨오는 가축들의 분뇨 냄새만이 신경을 거스른다.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조그만 봉우리들 몇 개가 가로막아 보지만,
그동안의 잡목과 덤불에 단련된 백두들의 앞길에는 거칠게 없고,
군데군데 메어진 표지기는 달구어진 두 다리에 확신을 더해 줄 뿐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조금 높아 보이는 봉우리가 어른거리더니,
나무 그늘이 시원하게 느껴질 즈음에,
촛대봉(522.4m) 정상에 도착한다.
촛대봉 정상은 조그만 정상 표지판이 작은 나뭇가지에 걸려 있고, 주위는 숲으로 가려 있어서 조망은 전혀 없다.
이제 오늘의 최고봉인 두봉산을 향해 올망졸망한 봉우리를 하나씩 넘어서 간다.
촛대봉 내림길에 바라본 가야 할 두봉산 모습.
안부가 한참 깊어 보이나 실제로는 그리 깊지는 않으며, 두봉산 오름길 또한 급오름은 아니다.
두봉산에서 개기재(우측)로 이어지는 능선이 만만해 보인다.
편안한 오름길을 지나 조릿대 지역을 통과하고 나면, 두봉산 전위봉인 540봉을 지나고,
두봉산(631m) 정상 도착.
두봉산 정상 주위는 일부분 가지치기가 되어 있어서 동쪽과 서쪽으로 조망이 트여 있기는 하지만,
주변이 넓지 않아 마땅히 쉴만한 곳을 찾기 어려워, 인증만 하고는 남쪽 사면 숲으로 이동하여 긴 쉼을 한다.
동쪽으로 이어진 호남능선과 가아할 장재봉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가 보인다.
중앙의 능선 분기봉에서 좌측이 장재봉 방향이고, 호남길은 우측 능선으로 이어진다.
장재봉 방향 능선 분기 봉우리 도착.
두봉산 내림길 숲에서 10여분 넘게 후미를 기다리며 쉼을 해 보지만 후미도 어디에선가 쉼을 하는 듯, 쉬 나타나지를 않고, 두봉산을 출발한 지 10여분 만에 장재봉 갈림길 봉우리에 도착한다.
장재봉 쪽으로는 별다른 길 흔적이 보이지는 않지만, 능선이 분기해 가는 모습은 숲에서도 뚜렷이 보인다.
낙엽이 가득 찬 벙커가 있는 장재봉 방향 능선 분기봉을 뒤로하고 개기재를 향한다.
537봉으로 이어지는 호남길은 내림길이라 그런지 더더욱 호젓한 느낌이다.
537봉을 지난다.
537봉 내림길 죽산안씨 묘역에서 바라본 가야 할 468봉과 뒤쪽 멀리로 계당산 조망.
이어서 널찍한 산판길을 만나고,
편평한 어시랑 사거리인 듯한 안부를 지난다.
468봉 오름 산판길 옆에서 나눠준 옥수수를 또 나눠 먹고,
468봉에 도착한다.
468봉에서 돌아본 용암산 방향.
성재봉에서 용암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당겨본 용암산 모습.
용암산 남쪽 사면 채석장인듯한 곳에 깊은 상체기가 보인다.
468봉 내림길 숲에서 제주양씨 묘지도 지난다.
아마도 한참이 지난 후의 우리 주위에서 일상적으로 대하게 될 묘지 모습일 듯!
58번 지방도가 내려다 보이는 개기재 절개지 위에 도착하여, 절개지를 따라 우측으로 내려선다.
묵혀둔 밭인 듯한 너른 곳이 나오고, 풀숲으로 희미하게 이어진 흔적을 따라 내려가면 개기재에 이르게 된다.
우리의 애마가 보성 쪽에서 넘어오고 있는 개기재 모습.
돌아본 개기재 날머리 모습.
개기재 화순 방향.
개기재 다음 구간 들머리 모습.
들머리 확인차 희미하게 이어진 흔적을 오르다가 돌아본 개기재 모습.
잠시 후 유유자적 후미들이 도착하고,
능주면에서 운영하는 "능주목욕탕"에서 땀을 닦고,
능주면 소재지의 몇 안 되는 식당 중 한 곳을 찾아서,
짱뚱어는 11월 이면 겨울잠에 들어간다기에,
나중에 벌교 쪽으로도 지나가게 되지만, 서둘러 맛을 본다.
서남해 갯벌의 진미라는 짱뚱어탕이 기대가 너무 컸나 보다.
식사를 마치고, 백두산우회 5주년 기념 산행에 대해 설파하는 손지점장!
짱뚱어탕으로 뒤풀이를 마치고 서울로 향한다.
무더위가 휩쓸고 지나간 가을 숲 속에서 시종일관 부드럽게 오르내리는 호젓하고 여유로운 능선길을 걸어본 게 언제인지 까마득했지만, 모처럼 주변 잔가지들에 별무 신경 쓰지 않고 이런저런 생각들을 주워 담으며 고되지 않은 산행을 한듯하다. 뒤풀이집 쥔장의 부족한 서비스 정신 때문에 잠시 거스르기도 하였으나, 사람 사는 세상에 '그만일 쯤이야..'라며 위안해 본다.
담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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