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호남정맥 27차(노고치~죽청치) 순천시 승주읍, 월등면, 서면, 황전면.
산 행 일 : 2010. 4. 10.(토)
산행코스 : 노고치 ~ 문유산 ~ 바랑산 ~ 송치 ~ 농암산 ~ 죽청치 + 순천시 청소년수련원
산행참가 : 18명.
<산행지도>
산행하기 더없이 좋은 계절이 되었다. 지난 산행 때 13명이 참가하여 조금 서운한 분위기였는데, 이번에는 산행 후 순천만 탐방이 함께 곁들여져 있어서 그런지, 좀 더 많은 백두들이 참여했다. 버스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쏜살같이 달려서 3시 10분을 조금 넘은 시각에 산행 들머리인 노고치에 도착했고, 잠시 버스에서 선잠을 털어내고 대충 배낭을 들고 버스를 나선다.
03:30 노고치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하고,
03:35 고개 동쪽의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임도는 불꺼진 인가로 이어지고,
인가 앞에는 "등산객"에 대한 경고 문구가 걸려있지만 별로 대안이 없는지라 그냥 못 본 채 통과하는데,
임도 가에는 진달래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진달래가 만개한 수레길을 잠시 따르다가,
우측 과수원으로 접어들어 조금 오르면 440봉쯤을 지난다.
580봉쯤에 도착하여 산행 복장을 점검하고,
660봉 능선 분기봉에 도착하니 이정목에 문유산이라 표시되어 있다.
힘겹게 능선에 올라서서 좌측 능선을 따라 조금 진행하면,
문유산 갈림길.
이곳에서 문유산은 15분 정도 남쪽에 있는데 조망이 좋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은 어둡고 오늘은 순천만 탐방도 있고 하여 그냥 지나친다.
홍갑순님도 문유산에 들를까 말까 잠시 고민하는 듯...ㅋㅋ
바랑산 방향 임도를 통과한다.
임도를 통과하자 등로 앞쪽에서 밝은 그믐달이 어서 오라는 손짓을 하고,
그 손짓을 따르다 보면 580봉쯤에 도착하고, 어느새 여명이 주위의 능선 윤곽을 드러낸다.
남쪽 순천 방향의 국사봉 조망.
가야 할 바랑산도 뚜렷이 건너다 보이고,
새벽 여명에 잠겨있는 남쪽 순천 방향의 산군들이 마치 동양화를 그려 놓은 듯하다.
뒤쪽 좌중앙 봉우리가 문유산인 듯하다.
월등면 월계리와 승주읍 월계리를 잇는 사계 사거리 임도를 지나고,
시야가 트인 능선에서 바라본 남쪽 월계리 방향 조망.
앞쪽의 조그만 저수지가 월계제인 듯.
가야 할 바랑산의 통신탑도 선명하게 조망된다.
좌측으로는 순천시 승주읍 도정리 군장마을이 내려다 보이고,
뒤쪽 멀리로는 조계산도 조망된다.
당겨본 조계산 장군봉 모습.
밝아오는 동녘 하늘이 오늘 날씨가 산행에 더없이 좋을 것임을 예고한다.
당겨본 백운산 억불봉 위로 태양이 떠오른다.
백운산 방향으로 보이는 일출!
남쪽 대구리 방향으로 22번 국도가 구불구불 지나고 있다.
우중앙의 뾰족산 너머 어디쯤에 순천이 자리하고 있는 듯.
동쪽 백운산 방향으로 가야 할 호남정맥의 봉우리들이 차분히 기다리고 있다.
맨 좌측이 똬리봉, 좌중앙이 백운산, 밝은 태양 아래 뾰족봉이 억불봉인 듯.
당겨본 억불봉 모습이 마치..ㅋㅋ
동쪽 백운산 방향.
동북쪽 구례 방향.
바랑산 직전 갈림길을 지나면,
바랑산 정상에 도착한다.
<바랑산, 618.9m>
전국에 바랑산이라 이름을 가진 산들이 많은데, 아마도 스님이 가지고 다니던 바랑을 닮거나, 바랑을 걸었다 하여 그리 이름 지어진 듯하다. 아마 여기도 비슷한 유래를 가지고 있지 않을까 짐작만 해 볼 뿐이다.
높지 않은 바랑산에서의 조망은 여느 고산에서의 조망에 견주어 손색이 없다. 가던 길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보면, 동으로는 호남길의 끝자락인 백운산이 보이고, 북으로는 지리산이, 그리고 뒤돌아 보면 지나온 조계산이 지척인 듯 보인다. 바랑산 정상에서의 주변 산세를 보며 감탄을 하는데, 온통 주변이 산이라서 산이 좋아 그런 것인지 아니면 힘들게 오른 정상에서 바라보는 세상이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여튼 보는 것 자체가 아름다운 우리 산들임이 다시 한번 일깨워진다.
돌아본 조계산 장군봉 방향 조망.
지난 구간에서 힘들게 알바 했던 봉우리들이 보인다.
남쪽 월계리 방향 조망.
남동 방향 조망.
동쪽 백운산 방향 조망.
바랑산 정상 증명.
북쪽 월등면 방향.
지리산 방향.
중앙 멀리 보이는 봉우리가 노고단이나 반야봉쯤!
(방향으로 미루어 보면 겹쳐서 보이게 될 듯)
당겨본 모습.
당겨본 동쪽 백운산 방향.
좌측이 똬리봉, 우측이 백운산쯤.
서북쪽 모후산 방향.
서쪽 조계산 방향.
가야 할 호남길의 끝자락에 있는 백운산은 다시 한번 담아두고,
바랑산 정상을 뒤로하고 갈림길로 돌아 나와, 좌측 표지기를 따라 송치로 향한다.
송치 내림길에서 바라본 가야 할 백운산 방향의 호남능선.
좌측 아래에 송치가 보인다.
바랑산 내림길은 야행화가 찬 기운을 둟고 피어 올라 있다.
완만해진 능선길의 진달래 터널을 지나니,
우측 아래쪽으로 송치로 오르는 17번 국도 옛길도 보이고,
송치 건너편으로 이어지는 호남능선에 있는 농가 모습도 보인다.
송치로 내려서는 백두들.
돌아본 호남능선.
돌아본 바랑산이 저만치로 멀어져 있다.
송치 직전 교통호가 설치된 조그만 봉우리에 있는 묘지 옆에서,
가야 할 호남길을 내려다보며 아침식사를 한다.
아침을 먹고 커피도 마시고서야, 다시 정맥길로 들어선다.
송치를 향하는 막바지 내림길은 거의 수직에 가까워서 보조 밧줄이 매어져 있을 정도다.
송치 도착.
지금은 "야망연수원"이라고 되어있는 교회건물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송치>
순천시 월등면과 서면의 경계인 송치(松峙)는 한자로 표기한 말인데, 우리말로는 솔재라 부른다. 주변 노인분들은 이곳을 "쏘련재"라 불렀다는데, 6.25 전쟁 당시 소련군이 넘어온 재라 해서 그리 불렀다고도 한다. 혹자는 이 고개는 송치원, 송현원, 또는 송원이 있었고, 당시엔 솔재원 또는 솔원으로 불렀는데 이것이 변하여 솔원재가 되었고, 소련재로 변한 것이라고 하는데, 아마도 후자의 해석이 맞는 듯하다.
고개 이름을 송치라 부른 것은 나그네가 머물러 가던 송원이 고개 아래에 있었기 때문인데,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삼도수군통제사로 복귀할 때, 병력과 무기를 보충하러 왔다가 이곳 송원에서 머물렀다는 기록이 난중일기에 나온다고 하니, 송치라는 이름도 꾀나 오래된 듯하다.
지금은 17번 국도가 송치터널로 이어지지만,
옛날 고갯길을 사용했을 때는 꾀나 통행량이 많았었을 듯한 고갯길을 건넌다.
돌아본 연수원 건물.
연수원 건물(옛날에는 교회였음) 우측 임도를 따라 오르면,
좌측으로 17번 국도 송치터널이 내려다 보이고,
임도는 봉우리들을 우회하여 능선으로 이어지는데,
호남길은 봉우리를 만나면 숲길로, 그리고는 다시 임도로 몇 번을 반복하며 이어지더니,
임도를 따르는 사람들과 정통 정맥길을 고수하는 분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를 하며 이어진다.
우측으로 병풍산 방향 능선도 보이더니,
바랑산에서 내려다 보이던 호남능선 위에 지어진 별장에 도착한다.
좌측 송치마을 방향.
별장 우측으로 이어진 임도를 따르며 돌아본 바랑산 모습.
호남길은 병풍산 방향 능선 분기봉으로 이어진다.
좌측으로 보이는 병풍산 방향 능선.
돌아본 송치와 바랑산 모습.
병풍산 갈림길 능선 분기봉 도착.
일 보러 갔던 천보형이 10초도 안 되어 따라붙었다.
나는 최소한 5분 이상 걸리는데..ㅉㅉ
520봉쯤으로 보이는 봉우리는 우측으로 돌아서 지나가고,
군데군데 바위도 보이지만 육산 능선의 모습은 유지한다.
지나온 병풍산 갈림길 분기봉에서 이어온 능선도 이미 멀어져 가고,
농암산 정상에 도착한다.
농암산(410m) 정상 주변은 참나무가 둘러싸고 있고, 산세가 그리 높지 않아서 주변 조망은 좋지 못하여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인근 산과 마실들이 조금씩 보일 뿐이다.
농암산 정상 전경.
모두들 떠나버린 농암산 정상에서 증명사진 한 장을 남기고,
별 특징 없는 농암산을 뒤로한다.
농암산 내림길 우측으로 시야가 트인 곳에서 당겨본 순천 방향.
농암산을 내려서고 있는 백두들.
오늘 산행 종점은 앞쪽의 둥근 봉우리(450봉) 지나서 있는 죽청치인데, 이제 지척으로 가까워 보인다.
장사굴재를 지난다.
450봉 직전 능선 분기봉에서 잠시 쉼을 하며 후미를 기다리고 있는 백두들.
능선 분기봉에서 쉼을 하다가 발견한 이름 모를 난초.
혹시 이름 아시는 분 있으시면?
답 : 자생란인 춘란일 가능성이 높다고 함.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 '얼레지'라고 한다.
꽃잎이 마치 여인의 치마처럼 생겨서 그런지,
꽃말이 "바람난 여인"이라고 설명도 곁들여지고..
450봉 마지막 봉우리를 지나 죽청치를 향한 내림길에 접어들면,
앞쪽으로 다음 구간 가야 할 갈매봉 우.후방으로 똬리봉과 백운산이 보이고,
중앙의 듬직해 보이는 산이 광양의 계족산이 아닌가 짐작된다.
제법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는데 죽청치 임도가 내려다 보이고,
다음 구간 가야 할 갈매봉과 똬리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가늠된다.
우측 순천 방향 조망.
오늘 호남정맥길의 종점인 죽청치에 도착한다.
<죽청치(竹淸峙)>
죽청치란 고개 남쪽의 죽청마을 뒤쪽의 고개에서 유래되었으며, 마을 뒤쪽을 대나무숲이 두르고 있고 계곡으로 맑은 물이 흐른다고 하여 이름 지어졌다 한다.
호남길 정맥산행은 이곳에서 마감하고,
버스가 기다리는 우측 순천 청소년수련원 방향으로 들어선다.
죽청치에서 순천 청소년수련원으로 내려가는 내림길 주변에는 진달래가 만개해 있고,
임도로 내려서서 잠시 도로를 따르면,
순천 청소년수련원으로 들어서게 된다.
잘 가꾸어진 수련원을 한가로이 걸어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려가며,
원 내에 핀 가지가지 꽃들도 감상한다.
갈매봉과 깨정산 등산 안내도.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수련을 마치고 퇴소하는지 무리 지어 나온다.
그렇게 꽃길을 잠시 걸어 내려가니,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애마가 보이고, 오늘의 산행은 종료된다.
버스를 타고 순천으로 이동하는 도중에 본 벚꽃.
못다 한 벚꽃 나들이를 이로써 보충하며,
드디어 순천에 왔다. 다른 사람들보다 우리나라의 많은 곳을 여행하였다고는 하지만, 순천땅은 이번이 처음이다. "산과 물이 기이하고 고와서 '작은 강남'이라 일컫는다"는 말은 동국여지승람 순천도호부편에 실려있는 말로, 순천사람들이 제 고향 자랑을 할 때 "소강남"을 들먹이며 하는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강남은 서울의 강남이 아니라 중국의 강남으로, 기후와 풍토가 좋아서 중국 강남에 버금갈 정도로 살기가 좋음을 비유한 것이다. 실제로 이곳 순천은 해양성 기후의 영향을 받아 날씨가 따뜻하고 중부지방보다 보름 정도 꽃피는 봄이 먼저 오고, 농사가 잘 되어 옛날에는 천석꾼이 가장 많은 고장으로 손꼽혔다고 한다. 아마도 "순천에 가서 인물 자랑, 돈 자랑 하지말라"는 말은 이런 배경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도착.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탐방에 나선다.
순천만 갈대밭 모습.
순천만이 내려다 보이는 용산 전망대를 향한다.
보조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이는 순천만 모습.
주전망대를 향한다.
용산전망대에서 내려다본 순천만 조망.
순천만 탐방 증명도 남기고,
다시 갔던 길로 되돌아 나와,
자연생태관으로 돌아 나왔다.
순천만 탐방을 마치고 공원을 나선다.
순천시내 동서휘트니스에서 우아하게 몸단장을 하고,
주린 배를 안고 오늘의 남도 음식을 맛보기 위해 찾은 '향토정'에 도착하여,
호남정맥을 걸으며 곳곳의 갖가지 호남 음식을 탐닉해 오고 있었는데, 전남의 음식은 "맛의 예술"이며 판소리의 원동력이라고들 한다. 이러한 남도 음식 맛의 비결은 천혜의 자연조건과 멋스러운 남도 사람들의 넉넉함이 어우러져 빚어내는 손맛이 아닐런지.. 땅과 해양이 만나는 남도에서 맵고. 달고, 시고, 짜고, 쓴 오미(五味)를 담아 청.적.백.흑.황의 오채(五彩)로 자란 것들에 후덕한 인심과 손맛을 더해 다듬고, 씻고, 절이고, 버무리고, 굽고, 조리고, 삭혀서야 비로소 맛깔스런 남도음식이 된다고 한다. 오늘도 이런 남도음식을 맛보기 위해, 만식형님의 순천 친구분께 도움을 청해 들어간 황토정이라는 음식점에서..~!
기본 상타림에 요리가 더해지기 시작하여,
산행의 지난함은 어느덧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고,
맛난 남도음식을 배불리 먹고 난 후,
서울로 향한다.
오늘 산행이 11시에 끝이 나서 그런지, 좀처럼 않던 휴게소 파티도 개최된다.
산행의 즐거움 + 남도음식의 포만감 + 휴게소 뒤풀이의 취기 등이 한데 겹겹이 쌓여,
양재동 주점에서의 여흥으로 이어진다.
그래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오래되어서 그런지, 다음 기억은 無!
우리 백두산우회의 다양한 레퍼토리가 켜켜이 쌓인 무박산행이었던 것 같다.
이제 일 년이 지난 시점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새로이 기억해 내는 재미 또한 가볍지가 않다.
감사합니다.
산행 동참만이 우리 백두산우회를 영원하게 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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