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0년

호남정맥 28차(죽청치~참새미재) : 광양 백운산에 가려진 남도의 명산들을 깨우며 걸은 호남길

by 재희다 2010. 4. 25.

산 행 지 : 호남정맥 28차(죽청치~참새미재) 순천시 서면, 황전면, 광양시 다압면.

산 행 일 : 2010.  4. 24.(토)

산행코스 : 순천시청소년수련원 + 죽청치 ~ 갈매봉 ~ 마당재 ~ 갓꼬리봉 ~ 미사치 ~ 깃대봉 ~ 월출봉 

~ 형제봉 ~ 도솔봉 ~ 참새미재 +  논실마을 (도상거리기준 16km + 4km)

산행참가 : 16명.

 

<산행지도>

 

 

순천청소년수련원 주차장 도착.

지난 산행에서 내려올 때는 벚꽃을 비롯한 갖가지 꽃들이 만개했었는데,

어둠 속에 뵈는 게 없는지라 후딱 산행 준비를 마치고, 죽청치를 향해 오르기 시작한다.

 

 

 

 

수련원 뒤쪽에 설치된 등산 안내도를 살펴보고, 지난번 하산 때와는 다른 계곡길 직선코스로 죽청치로 향한다.

 

 

 

죽청치 도착.

이 고개는 죽청리와 운평리를 연결하는 고개로, 고개 양쪽에 모두 죽청이라는 마을이 있다. 

하늘에서 안개가 자욱이 내려앉는 죽청치를 뒤로하고, 임도를 건너 갈매봉 들머리로 들어선다.

 

 

 

갈매봉 도착.

 

<갈매봉>

어떤 지도에는 수리봉으로도 표기된 것 같은데, 이정목에 갈매봉(468m)으로 표기되어 있다. 어느 표기가 맞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주변 등산로가 수련원 방향으로 잘 정비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수련원에서 설치한 것으로 짐작되는 바, 그러면 이정목에 표시된 갈매봉이 맞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갈매봉을 지나자 잡목이 울창한 가운데로 정맥길이 터널처럼 이어진다.

 

 

마당재를 지난다.

 

 

<마당재>

이 재는 희미하게 길이 형성되어 있어서 잘 안 보이는 곳이지만, 죽청리와 청소리를 연결하는 재이다. 계속 오르막을 올라가야 하므로, 갓고리봉에서 쉼을 할 요량으로 그냥 지나친다.

 

 

630봉 헬기장도 지나고,

 

 

 

 

밧줄이 메어진 암릉구간을 어둠과 짙은 안갯속에서 조심스레 오르면,

 

 


 

이내 갓걸이봉 정상에 도착한다.

갓걸이봉에서의 남쪽 심원마을 방향 조망이 좋다는데..ㅉㅉ

 

 

<갓걸이봉, 688m>

이 봉우리는 갓걸이봉. 갓거리봉. 갓고리봉. 갓꼬리봉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되는데, 갓걸이봉이 그래도 가장 설득력 있어 보인다. 옛날 어떤 사람이 이 산을 지나가는데 바람에 갓이 날려 산꼭대기에 걸렸다 하여 갓걸이봉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이 산의 정상에는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정상석에는 갓거리봉이라 표시되어 있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거리"라는 말의 원래 뜻이 이런 게 아니라는 것을 곰방 짐작할 텐데..ㅉㅉ 

그래도 이리 부르면 그리 되는 거지 뭐! 

 

 

잠시 쉼을 하는 사이에 어둠이 옅어지지만 안개는 더욱 자욱해진다.

안개가 조망을 가린 갓걸이봉을 뒤로한다.

 

 

 

 

쉰질바위.

 

짧은 식견으로 쉰질바위란 말을 해석해 보면 "쉬는 행위를 하는 바위"란 뜻인 듯하다.

이 바위에서 바라보는 지리산 조망은 최고라고 하며, 바위도 널찍해서 쉬어가기 좋은 곳인 듯하다.

하지만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상태이고, 더욱이 이렇게 안개가 자욱하니..ㅉㅉ

 

 

 

 

미사치 도착.

 

미사치에 있는 광양 계족산 산행 안내도.

 

<미사치(美莎峙)>

이 고개는 작은 소로 4거리다. 서쪽 미초 마을과 남동쪽 심원 마을을 연결하는 고개인데, 최근 터널이 개통되어 고개는 이제 더 이상 통행로로 사용되지 않고 산객들만 이용하는 듯하다. 옛적에는 이곳도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으련만, 지금은 걷지 않고 자동차를 이용하며 인적이 드물어졌고, 이제는 미사치 아래로 터널이 뚫렸으니 산객들만 오가는 고개가 된 듯하다. 이름에서 보면 '아름다울 미(美)', '향부자 사(莎)'자를 쓰는데, 옛적에 향부자라는 식물이 많았던 듯하다. 향부자는 관절염 통증에 효험이 있다는데, 후세에 정맥길을 걷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뜻이 아니었을까도..ㅋㅋ

 

미사치에서 잠시 쉼을 하고, 깃대봉을 향해 오름길을 시작한다.

 

 

 

 

 

깃대봉 오르는 등로는 비교적 평이하게 이어지더니,

 

 

 

 

능선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07:15  전망바위가 나타나는데, 지도상 순천시 황전면 희룡리가 시원스레 보이는 곳일 듯하다,

하지만 아직 걷히지 않은 안개로 조망은 포기하고 오름길을 조금 진행하면..

 

 

 

 

계족산 방향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분기한 여수지맥이 계족산(720m)과 순천시를 지나 여수반도 남단까지 이어지는 분기봉이다.

 

옅은 안개가 신비로운 느낌을 가져오는 평안한 등로 모습.

 

 

 

 

깃대봉 정상 도착.

 

<깃대봉 859m>

859봉이지만 실제로는 820m 정도 된다. 이곳은 계족산과 비봉산으로 이어지는 지맥이 분기하는 봉우리이며, 광양과 순천의 행정구역을 구분 짓는 곳이기도 하다. 주변에 산행 안내도와 밴치가 마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평소에 많은 산행객으로 붐비는 곳이라 짐작된다.

 

깃대봉 정상에서 후비를 기다려,

 

 

후미팀 정상 증명을 남긴다.

 

 

 

 

 

깃대봉을 뒤로하자, 이내 앞서간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오늘은 백운산도 식후경이다!"

 

 

 

 

 

서늘한 이침 바람을 맞으며 후딱 식사를 마치고 월출봉을 향한다.

 

 

 

 

능선 좌측으로 덕림리와 황전면의 천황봉이 안갯속에서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어느 봉우리가 월출봉인지 명확치는 않지만, 월출봉에서 북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모습을 드러냈다.

 

 

 

 

수풀이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 월출봉 직전 안부를 통과한다.

 

 

 

 

월출재로 이어지는 임도를 만나, 건너편 숲으로 오르고,

 

 

월출재 임도는 1970년 군 공병부대에서 개설한 도로로 구례와 광양을 잇는 도로이다. 이곳은 지형이 애매한 곳으로, 아예 임도를 따라 계속 진행하여 월출재까지 진행하는 것이 좋을 듯도 하다. 월출봉으로 짐작되는 768봉으로 가더라도 다시 월출재까지 되돌아 나와야 한다.

 

 

 

 

이어서 잠시 전의 임도에서 이어온 두 번째 임도에 도착하여, 

그냥 임도를 따를지를 잠시 망설이다가 임도를 건너 월출봉을 향한다.

 

 

 

월출봉(768m) 도착. (네이버 지도상 월출봉을 서북쪽 180m 지점에 있다)

이곳이 왜 월출봉인지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가, 결국 아무런 단서도 찾지 못하고 우틀하여 월출재로 향한다.

 

이곳 월출봉부터 왼쪽은 구례군에 속한다. 구례라는 말이 "예를 구한다"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지만, 옛날 삼국시대에는 "구차례현"이라 불리다가, 삼국통일 후 구차현으로 개칭되었고, 통일신라 경덕왕 16년(757년)에 구례현으로 개칭하였다고 한다. 조선 중기에 쓰인 '택리지'에는 "남해에 가깝고 기후가 따뜻하여 산속에 대(竹)가 많고 감과 밤도 많아서 가꾸는 사람이 없어도 저절로 열린다"라며, 사람이 살기에 좋은 고장으로 기술되어 있다. 별로 와 볼 기회가 없었는데, 드디어 오늘 왼발 만이라도 구례 땅을 밟으며 한참을 걷게 되었다.

 

 

 

 

위령탑을 지난다.

 

위령탑 아래에 임도 개설 사유가 적혀 있는데, "박정희 대통령 각하께서 산업발전과 군 작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 우리 역사상 일찍이 실현 못한 ~~"이라 새겨져 있다.

 

 

월출재를 지나 오르니,

 

 

 

 

작은 나무들이 빼곡한 암릉이 군데군데 이어지더니,

 

 

 

 

뒤쪽으로 조망이 트인 전망바위가 나온다.

돌아본 깃대봉 조망.

 

지나온 월출봉 방향 능선.

 

 

 

 

09:21  형제봉 직전 무명봉에서 후미를 만나 잠시 쉼을 한다.

 

가야 할 형제봉(우)과 도솔봉(좌) 조망.

 

형제봉(좌) 우측 뒤쪽 멀리로 백운산에서 남동 방향으로 뻗은 지능선의 봉우리인 억불봉이 가늠된다.

 

 

 

 

09:30  형제봉을 향하는 백두들.

 

 

나뭇가지 사이로 형제봉이 모습을 드러내고,

 

 

 

 

형제봉(961m)의 서쪽 봉우리인 형(兄)봉에 도착한다.

 

뒤쪽으로는 깃대봉과 월출봉 능선이 시원스레 조망되고,

 

남쪽으로는 봉강면 방향 조망이 연무에 희미하다.

 

돌아본 월출산 방향.

 

 

뒤에 남은 사람들끼리 형제봉 증명을 남긴다.

 

어느덧 산행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앞쪽으로 보이는 도솔봉만 지나면 된다. 그런데 이런 힘든 산행을 왜 할까? 라고 반문하는 경우도 있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멋진 산행을 하며 행복해지는 백두들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세월 탓이 아닐까 한다. 옛날에 들었던 우리나라의 산세를 노래한 어느 가사에 따르면, "경상도는 산이 웅장하여 사람이 나면 정직하고, 전라도는 산이 촉하여 사람이 나면 재주가 있고, 충청도는 산이 순하여 사람이 나면 인정이 있다"라는 말이 낙동정맥과 호남정맥을 걸으며 산세를 직접 눈으로 목도하며 다시금 떠오르는 것은...!

 

 

가야 할 형제봉의 아우봉인 동쪽 봉우리 모습.

 

가야할 도솔봉 방향으로 이어진 호남능선도 시원스레 조망된다.

 

북쪽 문척면 방향의 계족산 조망.

 

 

 

 

철계단을 따라 형제봉의 형(兄)봉을 내려서서 아우(弟)봉을 향하는 백두들.

 

아우봉을 오르는데도 철계단이 있다.

 

 

 

 

09:49  형제봉의 아우봉에서 형봉을 배경으로.

 

돌아본 깃대봉 방향.

 

형제봉과 월출산 방향.

 

 

백운산(우측 뒤쪽 뾰족봉) 방향 조망.

 

살짝 당겨본 다음 구간 가야 할 백운산.

 

 

 

 

아우봉 내림길의 기암.  

 

퇴적암 중앙에 이상한 형상이 있다.

아마도 퇴적 당시 무슨 사연이 있는 듯한데, 60년을 사는 우리가 6억년의 비밀을 어찌...ㅋㅋ

 

풍화과정의 바위가 마치 쌓아 놓은 듯하다.

 

 

 

 

가야 할 도솔봉 방향을 가늠해 보고,

 

 

 

 

890봉 오르는 철계단을 올라서면,

 

 

 

 

890봉(새재)에 도착한다.

우측 능선 방향으로 성불사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있는 지도상의 새재인 듯하다.

 

새재(890봉) 이정표.

 

도솔봉 직전 봉우리에 도착하니, 이미 도솔봉 정상에 도착한 백두들이 보인다.

 

 

 

 

도솔봉 정상 도착.

 

<도솔봉 1,123m>

도솔봉은 미륵보살이 머무는 천상의 정토를 "도솔천"이라 하는데, 아마도 여기서 유래한 듯하다. 하지만 그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알 길이 없고, 호남길의 끝자락에 위치하며 우리 같은 정맥꾼이 지나며 들리고, 가까운 백운산을 온 산객들이 덤으로 타는 그저 그런 산으로 치부하기에는 아까운 산이란 느낌이 든다. 광양 앞바다가 조망될 정도로 바다가 가까운데도 해발 일천 미터를 넘을 정도로 주변 산세가 장쾌하고, 사방으로 막힘이 없어서 연무가 방해하지 않으면 지리산 주능선도 뚜렷하게 조망할 수 있는 산이고 보면, 어느 명산에 손색이 없음을 느낀다.

 

도솔봉 정상 전경.

 

 

 

도솔봉 정상에서 바라본 백운산 조망.

 

호남길은 헬기장 너머 한재로 이어진다.

 

걸어온 깃대봉 방향의 호남길도 돌아보고,

 

북쪽 구례군 방향도 조망하는 동안에,

 

후미를 기다리며 도솔봉에서 따스한 햇살과 장쾌한 조망을 즐기고 있다.

 

다음 구간 가야 할 똬리봉 방향 호남길도 가늠해 둔다.

 

똬리봉에서 북쪽 밤봉으로 이어진 능선도 살펴보고,

 

남쪽 옥룡면 방향으로 이어진 지능선 조차도 장쾌하다.

 

백운산 아래 포근히 자리한 심원마을에서 기다릴 우리 애마도 찾아보고,

 

살짝 당겨본 똬리봉이 듬직하게 다가선다.

 

 

모처럼 한가로운 백두들.

 

 

드뎌 후미들이 도착하고,

 

 

오늘 걷는 호남길의 최고봉이자 마지막 봉우리인 도솔봉에서 증명사진을 남긴다.

 

 

 

 

 

 

도솔봉을 뒤로하고, 참새미재를 향한다.

 

 

 

 

바위에서 쉬고 있는 소나무에게도 인사를 건네고,

 

 

 

 

군데군데 자리한 기암들에게도 눈길을 주며,

 

 

그렇게 내림길을 걸어 내려서면,

 

 

 

 

심원마을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도 되지만, 다음 구간 부담을 덜기 위해 참새미재로 향한다.

 

 

 

 

980봉 헬기장 오름길에서 돌아본 도솔봉 모습.

 

 

 

산행하기 좋은 날씨에, 산행도 막바지에 다다르니 마음도 몸도 느긋해진다.

 

 

 

 

980봉 헬기장을 지난다.

 

 

다음 구간 가야 할 똬리봉(좌)과 백운산(우)을 가늠해 보고,

 

지나온 도솔봉도 뇌리에 새기며,

 

남쪽 청기암골 조망.

 

 

다음 구간 가게 될 똬리봉은 어둠 속에서 지나게 될 것 같아 아쉽기만 하다. 

 

 

 

 

오늘 걷는 호남길의 종착점인 참새미재에 도착한다.

 

똬리봉은 다음 산행으로 기약하고, 논실 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길은 벌써 봄기운이 번져서 녹색이 덮이기 시작했다.

 

 

 

 

계곡을 따라 천천히 내려서면,

 

 

 

 

도솔봉 방향 삼거리 갈림길을 지나고,

 

 

 

 

오솔길은 어느새 임도로 변한다.

 

 

 

 

편백나무 숲길을 유유히 걸어 내려가면,

 

 

 

 

논실마을 어귀가 나오고, 봄을 알리는 꽃들이 만개해 있다.

 

 

 

 

논실 마을을 지난다.

 

 

 

돌아본 논실마을 버스 종점.

 

 

한적한 주차장에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서 있고,

 

 

 

산골마을의 오누이!

 

 

돌아본 산골마을은 보기에는 평화롭기만 한데, 속내는 ..??

 

 

 

 

버스를 타고 광양으로 향하는 도중의 주변 밭에는 온갖가지 곡식과 꽃이 심어져 있다.

 

 

 

 

광양 시내에서 산행의 피로를 씻어내고,

 

 

 

광양불고기의 고장에서 맛집을 찾아들어, 

 

 

원조 광양불고기로 산행의 피로를 푼다.

 

 

 

서울에서 먹은 광양불고기와 광양에서 먹는 광양불고기가 완전히 서로 다른 종류임을 알게 되고,

역시 광양불고기는 광양 것이 최고여! 를 외처본다. 

 

 

여수 친구분을 찾아 떠나는 김영규 내외분을 뒤로하고, 서울로!

 

 

 

 

매년 이맘때면 초딩 동창을 찾아 떠나시는 회장님과 군산휴게소에서 헤어지고, 남은이들만 서울로 향했다.

 

 

일 년 전 기억을 더듬으려니 듬성듬성합니다.

더욱이나 가진 것 다 잃어버리는 제가..ㅋㅋ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