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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한강기맥 02차(비로봉~호령봉) : '헤리포터의 금지된 숲' 오대산의 숨겨진 숲을 걷다

by 재희다 2017. 7. 23.

산 행 지 : 한강기맥 02차(비로봉~호령봉) 강원도 평창군, 홍천군.

산 행 일 : 2017. 07. 22.(토)

산행코스 : 오대산 상원사 ~ 북대사(미륵암) ~ 상왕봉 ~ 비로봉 ~ 호령봉 ~ 서대사(수정암) ~ 상원사 주차장

   (약 18km)

산행참가 : 22백두.

 

<산행지도>

 

오대산 비로봉에서 호령봉까지의 거친 등로를 비를 맞으며 걷는 게 싫어서 연기를 했었는데, 결국은 온종일 비를 맞으며 걸은 우중산행이 되었다. 서울을 출발할 때 까지는 그냥 흐린 날씨였는데 강원도로 접어들며 간간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오대산 산행을 위해 상원사로 들아갈 때는 월정사 입구 매표소를 그냥 통과했었는데, 이번에는 인원수대로 입장료와 주차료를 지불해야만 했다. 상원사로 가는 살짝 젖은 비포장 도로를 달려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하니 3시 반이 조금 넘어 있다. 비가 오지 않으면 동피골로 내려올 예정이었기에 바로 산행을 시작해야 하겠지만, 일단 종일 큰 비가 예보되어 있어서 동피골 계곡 트레킹은 호령봉에 올라서 판단하기로 하고 산행시간을 일출에 맞추어 5시에 시작하기로 하고, 한 시간 남짓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있는 버스에서 새벽잠을 청한다.

 

 

상원사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스트레칭으로 뻣뻣해진 몸을 풀어 보는데,

 

한두 방울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는지라 챙겨두었던 우장을 꺼내 입는다.

배낭에 챙겨 두었던 우장을 꺼내 입는 바람에 산행은 예정보다 조금 늦어서 출발한다.

 

 

상원사에서 두로령을 거쳐 홍천군 내면 명개리로 이어지는 임도로 들어서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이 임도는 초기에 군사적 목적으로 건설되었으나 나중에 지방도로 바뀐 상태이지만, 차단기로 통행을 제한하고 있어서 일반 차량의 통행은 불가한 상태인 듯하다.

 

 

소명골에서 북대사로 향하는 등산로 갈림길을 지난다.

 

좌측 산길로 가면 1km이지만 임도를 따라가면 3km이다. 동피골 하산을 계획했을 때에는 시간 절약을 위해 비법정탐방로인 좌측 산길을 이용하려 했으나, 지금 내리는 빗줄기가 계속되면 동피골 하산을 어려울 듯하여 그냥 임도를 따라 북대사로 향한다.

 

 

북대사로 향하는 도중에 빗줄기는 굵어졌다가 가늘어 지기를 반복하는데,

 

임도는 우측 1231봉 서쪽 사면으로 이어지더니,

 

비법정탐방로와 다시 만나는 지점을 지난다.

아마도 좌측 숲길로 왔으면 30분 정도 단축했을 듯하다.

 

 

좌측으로 상왕봉 방향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백두들은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등로로 들어서게 하고,

나는 북대사(미륵암)를 들리려고 잠시 더 임도를 따라 진행한다.

 

북대사에서 상왕봉 등로로 이어지는 등산로로 폐쇄되어 있는 듯하여,

혹시 등로가 없는 산사면을 치고 올라야 할지 몰라서 나 홀로 가려했는데,

용현 형님이 어느새 쫒아 왔다. 고생할지 모르는데..ㅉㅉ

 

 

호젓한 산사를 볼 것으로 예상하며 미륵암(북대사)에 도착하는데,

아담하고 멋스러운 산사의 모습은 간데없고, 온통 공사판이 벌어져 있다.

 

<북대사>

오대산의 오대 중 북대에 자리하고 있어서 북대사라 불리는 암자로, 창건은 신라 태자 보천 효명과 연관이 있으며, 초기에는 상두암이라 불리다가 지금은 미륵암이라 불리고 있다.

 

신축건물을 지나 우측 입구로 들어서니 전형적인 한옥이 시멘트 토대 위에 올려져 있고,

 

옛 미륵암 인듯한 사찰 건물은 뼈대만 남은 채 보수 중에 있다.

주변에 상왕봉으로 오르는 등로가 있을까 찾아보았지만 흔적을 찾을 수가 없어서,

건물 뒤편으로 올라 희미한 족적을 찾아 좌측으로 사면을 치고 오른다.

 

 

거친 사면을 치고 오르는데 나무둥치에 커다란 버섯이 보인다.

버섯에 문외한인 나는 용현 형님께 혹시 식용이 가능할지 물으니 형님도 모르겠단다.

버섯 전문가인 덕현 형님께 문의하려고 일부를 채취하여 비닐에 담아 배낭에 넣고는, 잠시 더 치고 오르니,

 

 

이내 상왕봉으로 오르는 능선 등산로에 접속하게 된다.

임도에서 상왕봉까지의 거리가 2.1km인데 남은 거리가 1.6km로 줄어든 것으로 보아 임도에서 500m쯤의 지점인 듯하다.

 

 

상왕봉으로 향하는 등로에 거목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두로령 갈림길이 있는 북대삼거리에 도착하니, 정규 등로를 따라갔던 백두들이 삼거리에서 잠시 쉼을 하고 있다.

마침 버섯에 일가견을 가졌다는 덕현 형님께 수집해온 버섯 견본을 보였더니 가차 없이 버리란다.

무슨 버섯이냐고 물었더니, 그냥 못 먹는 버섯이란다. 버섯 전문가 맞는 겨?

 

 

상왕봉으로 향하는 주능선에 올라서니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한기가 느껴질 정도이고,

주변의 거목들이 좋은 쉼터를 마련해 놓고 있지만, 지금은 비가 오는 상황이라 쉬는 것보다는 걷는 게 편해서 '다음에 들르겠다' 고하고는 상왕봉을 향한다.

 

 

상왕봉 정상 도착.

 

<상왕봉(象王峰, 1,491m)>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과 홍천군 내면에 걸쳐있는 오대산의 다섯 봉우리 중 하나다. 「신증도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서쪽이 장령(長嶺), 북쪽이 상왕(象王), 남쪽이 기린(麒麟I), 동쪽이 만월(滿月), 중앙이 지로(智爐), 풍로(風爐)로 불렸는데, 다섯 봉우리가 고리처럼 벌려있고 크기가 고른 까닭에 오대(五臺)라 하였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예전 기록에는 상왕산으로 불렸으나, 언제부터 상왕봉으로 바뀌었는지에 대한 기록은 없다. 상왕(象王)은 불교 경전인 열반경에서 모든 부처를 지칭하는데, 아마 불법의 산인 이곳 오대산이 열반경에서 따온 것이 아닐까 하는 설도 있다.

 

상왕봉 정상에는 먼저 도착한 백두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비가 와서 어쩌나 했는데, 잠시 비가 주춤해진 사이에 얼른 배낭을 풀어헤친다.

 

 

백두들의 상왕봉 정상 증명.

 

 

상왕봉을 뒤로하고 오대산 최고봉인 비로봉을 향하는데, 능선 등로가 싱그러운 수풀 사이로 호젓하게 이어진다.

 

상왕봉과 비로봉 사이의 안부는 비교적 편평하며, 주변에는 노거수들이 신비감을 더한다.

 

 

마치 해리포터에 나오는 '금지된 숲'에 들어온 듯하여,

 

등로 주변의 노거수들을 하나하나 살피다 보니,

 

뜻하지 않게 표고버섯도 몇 개 수확한다.

자연산 표고는 향기가 좋다고 하는데, 뒤풀이 할 때 찌게에 넣어서 맛을 볼 생각을 하니 절로 침이 고인다.

 

 

뒤따르던 한분이 이렇게 큰 자작나무는 흔치 않다며 감탄을 하는데,

표피가 흰 것은 맞는데 자작나무 인지는 잘 모르겠다.

 

 

거대한 주목들도 가끔씩 눈에 띈다.

 

 

완만한 오름길이 잠시 이어지더니 헬기장에 도착하여, 지난주 해외여행 일정으로 미리 다녀가신 최 회장님과 함께 왔었던 영식 형님이 이곳에서의 전망이 얼마나 좋았는지를 설명한다. 근데 지금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으니..ㅉㅉ

 

 

잠시 후 두번째 헬기장을 지나니,

 

 

이내 오대산 최고봉인 비로봉에 도착한다.

 

<오대산 비로봉(五臺山 毘盧峰, 1,564m)>

오대산의 주봉인 비로봉은 강원도 평창군과 홍천군, 강릉시 등 3개 시군에 걸쳐있는 산으로, 옛부터 삼신산(금강산, 지리산, 한라산)과 더불어 국내 명산으로 손꼽히는 산이다. 오대산은 1975년 2월 국내 11번째로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또한 월정사 팔각구층석탑을 비롯해 적멸보궁, 상원사 동종 등 다양한 불교 유적이 많아 불교 성지로도 유명하다.

오대산이란 명칭은 연꽃 모양으로 둘러선 5개의 봉우리가 평평한 대지를 이루고 있는 데서 유래되었다. 주봉인 비로봉(1,564m)을 중심으로 동대산(1,434m), 호령봉(1,042m), 상왕봉(1,493m), 두로봉(1,422m) 등 5개의 봉우리가 있다고 하여 오대산이라 부른다. 봉우리 사이사이로는 중대(中臺:지공대), 동대(東臺:만월대), 서대(西臺:장령대), 남대(南臺:기린대), 북대(北臺:상삼대) 등 5개의 평평한 대지로 둘러싸여 있어서 오대산이라고 했다. 또한 중대, 동대, 서대, 남대, 북대는 각각 문수보살, 관음보살, 대세지보살, 지장보살, 아라한 등이 상주하면서 설법하던 곳이라 하여 그 이름이 붙여졌다고도 한다. 오대산의 5대에는 각각 관음암, 수정암, 지장암, 미륵암, 사자암 등 다섯 암자가 있는데, 이 암자들은 월정사의 부속 암자들이다. 각각의 암자는 모시는 불상도 다르고, 읽는 경전도 다르다. 동대는 관세음보살, 서대는 아미타불, 남대는 지장보살, 북대는 석가모니불. 중대는 문수보살을 주불로 모신다. 그중 중대 사자암에는 부처님 진신사리가 봉안되어있다.

 

본디 오대산은 중국 산서성 청량산의 별칭으로, 신라 지장율사가 당나라 유학 당시 공부했던 곳이다. 그가 귀국하여 전국을 순례하던 중, 백두대간의 한가운데 있는 오대산을 보고 너무 흡사하여 오대산이란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자장율사가 이곳 오대산을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이 상주하는 곳이라 지목하여 개산(開山)한 이후, 불교계에서는 성산(聖山)으로 받들고 있다. 이 산은 신라시대부터 오대산으로 불렸고, 삼국유사에서는 국내의 명산 중에 이곳의 지세가 가장 승하니 불법(佛法)이 길이 번창할 곳이라 하면서, 각 대(臺)에는 부처님의 진신이 상주한다고 쓰여있다. 오대산은 봉우리마다 유서 깊은 암자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 중대에는 규모가 가장 큰 사자암이 있고, 동대에는 관음암, 서대에는 우리나라 유일한 굴피집 암자인 염불암(예전에는 수정암), 남대에는 오대산 속에 유일한 비구니 사찰인 지장암이, 그리고 북대에는 미륵암(북대사)이 있다.

 

오대산의 최고봉 비로봉이 비록 백두대간 마루금으로부터 6km나 서편으로 벗어나 있지만, 워낙 산세가 장중하기 때문에 선조들은 황병산. 덕유산. 민주지산 등과 마찬가지로 오대산도 백두대간의 산으로 치부해왔다. 오대산은 한반도의 중심부 심장을 향해 서쪽으로 힘차게 뻗은 양수기맥(한강기맥)과, 정남으로 내리 뻗어 충주호 북안을 꾸미는 치악기맥의 산 뿌리가 된다. 백두대간 마루금의 오대산 두로봉에서 비로봉, 효령봉을 거쳐 계방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는 서쪽으로 힘차게 뻗어나가면서 북한강과 남한강을 가른다. 이 산줄기에는 계방산(1,577m, 남한 제5봉), 운두령(1,089m), 태기산(1,261m), 운무산(980m), 오음산(930m), 중원산(799m), 용문산 (1,157m), 유명산(884rn), 청계산(658m)을 거쳐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양수리까지 먼 거리를 힘차게 달린다. 우리는 쉬엄쉬엄 걸어갈 거지만...

 

새차게 내리던 빗줄기는 가늘어졌지만 기대했던 조망은 없다.

옆에 있는 비로봉 정상에서의 조망 사진을 보며 위안을 삼으며 잠시 쉼을 한다.

 

 

우찌 백두들과 비로봉과는 인연이 아직인지, 벌써 세번째인데 시원한 조망은 한번도 없었다.

그래도 우리는 오대산 비로봉이 화창한 조망을 선사할 때까지 오고 또 올 것이다.

백두의 꺾이지 않을 기상을 담아 힘찬 파이팅을 외치며 오대산 비로봉 인증을 남긴다. 백두 파이팅!!

 

 

비로봉에서 계방산 직전까지는 비법정 탐방로 구간이다.

법으로 정해지지 않아서 그렇지 탐방로 임에는 분명하니, 목책을 넘어 법으로 정하지 않은 등산로로 들어선다.

 

 

비로봉 정상석이 있는 곳에서 보지 못했던 삼각점이 호령봉 방향으로 100여 미터 떨어진 지점에 설치되어 있다. 아마도 이곳이 진짜 비로봉 정상인가 보다.

 

 

역시 비법정 등산로여서 그런지 등산로가 잘 뵈지 않을 정도다.

 

 

등로는 물방울을 달고 있는 잡목들로 가득 메워져 있어서 지나기가 몹시 어렵다.

역시 이런 잡목이 우거진 등산길은 낙엽이 진 계절에 왔어야 하는 건데..ㅉㅉ

 

 

앞사람과 3미터만 떨어져도 흔적조차 찾기 어렵다.

앞사람을 놓친 후미의 고함에 멈추어서 기다리기를 여러 차례.

 

 

키를 훌쩍 넘는 잡목들을 멘 얼굴로 뚫고 나아가면,

 

 

1532봉 헬기장에 도착한다. 그래도 잡목이 덜한 헬기장에 나서니 조금은 살 것 같다.

 

 

작은 열매를 달고 있는 나무의 이름을 묻지만, 아무도 답을 내지 못한다.

먹을 수 있는지 없는지만이라도..ㅉㅉ

 

 

멧돼지 식당들을 여러 곳 지난다.

이런 멧돼지 식흔 장소는 온통 파헤쳐져 있어서 등로의 흔적 더듬기를 더욱 어렵게 한다.

 

 

어렵게 어렵게 서대사 갈림길에 도착한다.

좌측이 서대사로 이어지는 지능선 내림길이고, 직진 방향이 호령봉으로 향하는 한강기맥길인데,

우리는 직진하여 호령봉을 찍고 돌아와서 서대사 방향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잠시 후 후미들이 도착하여, 잠시 쉼을 하고는 호령봉을 향한다.

 

 

호령봉 가는 등로도 잡목들로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주변에 죽어 천년을 간다는 주목들이 호위를 하고 있어서 그나마 위안을 삼는다.

 

 

온갖 들꽃들이 지천으로 피어있는 호령봉 정상에 도착한다.

 

<호령봉(虎嶺峰, 1,561m)>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과 홍천군 내면에 걸쳐있는 오대산의 다섯 개 봉우리 중 하나로, 오대산 국립공원의 고봉(高峰) 가운데 비로봉 다음으로 높은 제2고봉이다. '범이 다니는 길목이었다'라고 하여 호령(虎嶺)이라고 불렀다고 하는 이 봉우리는 호랑이의 양쪽 귀 모양으로 생긴 2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이곳은 암릉이 유난히 많아 이곳을 '숫봉'이라 부르고, 이곳에서 남쪽으로 40분 거리에 있는 무명봉을 '암봉'이라고 부른다.

옛날 이곳에 왔을 때에는 조그마한 돌무더기와 정상석 비슷한 것이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을 찾을 길 없고, 넓은 헬기장에는 군부대의 표지만 뚜렷하고 짙은 안개로 조망도 전혀 기대 난망이다.

 

호령봉 정상에서 배낭털이를 하며 느긋한 쉼을 한다.

비가 오락가락하고 기온도 서늘하여 산행 막바지임에도 불구하고 꺼내 놓은 과일들이 푸짐하다.

다들 혼자가 아닌 동반자들 몫까지 가져오는 바람에 나는 배낭을 풀어 보지도 못하고 배를 채운다.

 

 

비로봉에서 상원사로 하산한 분들을 제외하고, 전원이 한강기맥 호령봉을 찍은 기념 인증을 남긴다.

 

 

호령봉에서 직진 방향은 광원리 을수골 방향 지능선이고, 한강기맥은 좌측 능선으로 내려서야 한다.

혹시 다음에 올 때 방향을 잘 확인하고 가야지 싶어서 한강기맥 방향을 확인하고는,

 

 

호령봉을 뒤로하고 서대사 갈림길로 돌아나간다.

 

 

호령봉으로 갈 때 지났던 죽어서 천년을 지키는 주목 지대를 지나고,

 

 

좌측 노거목 줄기에,

 

약초인 일엽초가 자라고 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서대사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 정상부를 지나는데,

 

잡목과 덩굴들이 등로를 감추어 버렸고,

 

그나마 주변의 야생화가 힘들어하는 산객들을 위로한다.

 

 

서대사 갈림길에 도착하여 인원을 확인하고는, 서대사 방향으로 본격적인 하산길에 나선다.

 

 

서대사로 향하는 지능선으로 들어서자, 거대한 주목이 신비감을 더하고,

 

빗물에 젖은 주목은 정말로 붉은색을 완연히 드러내며 서 있다.

 

 

오대산 주능선과는 달리 지능선 등로는 훨씬 뚜렷하고 덤불도 없어서 걷기에 편하고,

좌측 중대암 계곡 방향으로 뚜렷한 갈림길이 있지만, 서대암을 들러야 하므로 그냥 능선길을 따른다.

 

나무 둥치에서 자라는 일엽초.

 

 

호젓한 원시림을 만끽하며 천천히 능선을 따라 내려서다가,

 

조그마한 봉우리를 넘어서서 잠시 쉼을 하며 후미를 기다린다.

산행 막바지라 그런지 조그마한 봉우리를 넘는데도 시간 차이가 난다.

 

 

봉우리를 내려서는데 앞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건너편 능선의 봉우리들이 살짝 모습을 더러 낸다.

 

 

서대암 갈림길 도착.

직진의 하늘색 화살표의 방향은 서대암으로 바로 이어지는 능선길이고,

우리는 좌측의 녹색 화살표 방향 지능선을 따라 서대암으로 향하기로 한다.

 

 

갈림길에서 후미를 기다려 함께 좌측 내림길로 들어서면,

 

좌측 길은 능선이 뚜렷하지 않아서 등로가 이리저리 얽혀있다.

올라올 때에는 별반 문제가 없겠지만 내려갈 때에는 주의를 해아 할 듯하다.

 

커다란 나무둥치에 작은 새싹이 보인다. 어찌된 일일까?

 

아마도 다른 종류의 씨앗이 싹을 틔운 듯하다.

과연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공생관계일지 궁금해진다.

 

 

벼락으로 즉사한 나무와 고사목이 어린 나무들과 함께 숲을 이루고 있다.

 

그야말로 원시림이 이런 것일 듯한 모습을 보여 준다.

 

 

우중 산행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숲길을,

 

가지가지의 사연들을 가지고 자라는 숲의 나무들을 보자니,

늘 한 곳에서만 바라보는 나무의 일생은 어떨까도 궁금해진다.

 

 

서대사 갈림길이다.

백두들은 그냥 능선을 따라 상원사 방향으로 진행하고, 서여사님과 우틀하여 서대사를 향해 사면길로 들어서면,

 

 

아래쪽으로 한때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졌던 우통수가 내려다 보이고,

스님 한분이 우측 암자 방향으로 지나가는데, 서대암에서 묵언수행한다는 스님일까 궁금해진다.

 

 

우통수에 내려서면 우측으로 서대암(수정암) 입구가 보이는데,

입구에 장작을 쌓아서 막아 놓고 '외부인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을 걸어 놓았다.

서대암은 국내 유일의 너와집으로 만들어진 암자라 하는데 울타리 밖에서 지붕만 살짝 보고는 돌아선다.

 

우통수 표지적 옆에서 인증을 남긴다.

 

<평창 우통수(平昌 于筒水)>

평창군 진부면 동산리 서대 수정암으로부터 약 60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다. 평창 우통수는 각종 고문헌에 오랜 세월 동안 한강의 시원지로 인식되어 왔던 곳으로, 신라시대에 차를 끓일 때에 사용하던 다천()으로 효명()과 보천()이 우통수의 근처에 있는 수정암에서 수도할 때에 우통수의 물을 매일 길어다가 차를 끓였다고 하며, 현재까지도 우물은 마르지 않고 있다. 속리산 삼파수, 충주 달천과 함께 조선의 3대 명수로 전해진다.

 

한강의 발원지가 오대산 우통수에서 지금의 태백시 하장면 금대산 자락 검룡소()로 바뀐 것은 1918년 조선총독부 임시토지조사국에서 실측 조사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오대산 우통수와 태백시 창죽동까지의 골지천() 길이를 계측한 결과 골지천이 32.5km 더 길었다고 한다.

하천 연구가 이형석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강의 발원산인 금대산에는 네 개의 샘이 있다. 첫번째인 고목나무샘은 금대산 정상에서 북서쪽으로 700m쯤에 위치한 아름드리나무 아래에서 솟는데, 해발 1,340m에 있다. 두번째는 제당궁샘으로 금대산 북쪽으로 250m쯤에 있으며 해발 1,340m 지점에 있다. 세번째는 금대샘으로 고목나무샘과 제당궁샘이 합수되는 바로 위쪽에 있다. 네번째는 검룡소로 고목나무샘에서 1.75km 아래, 해발 950m 지점에 있다. 고목나무샘에서 발원한 한강의 물줄기는 검룡소를 거쳐 하장천을 지나 골지천으로 흘러들고, 아우라지에서 송천과 합하게 된다. 영월에서 동강과 서강을 받아들인 남한강은 남류하면서 평창강과 주천강을 합하고, 단양을 지나면서 북서로 흘러 달천ㆍ섬강ㆍ청미천ㆍ흑천을 합친 뒤,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합류한다. 양수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을 합류한 한강은 계속 북서 방향으로 흐르면서 왕숙천, 한천, 안양천 등의 작은 지류와 합류하여 김포평야를 지난 뒤 김포시 월곶면 보구곶리에서 강으로서의 생을 마감한 후 서해로 들어간다.

 

한때 한강의 발원지로 알려졌던 우통수 샘물.

 

 

서대 수정암과 우통수를 뒤로하고 상원사로 향한다.

 

 

오솔길을 따라 능선을 돌어가니 앞서가던 백두들이 보이더니,

 

한치의 휘어짐도 없이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거목 옆을 지나는데,

이런 거대한 나무는 쉬이 볼 수 있는 나무가 아니기에 카메라에 담아 본다.

 

 

커다란 배낭을 멘 산객과 조우하여 국공파의 근황을 물으니,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한다.

수정암에 자주 드나드는 사람 같아 보이는데, 지금 시간에 뭣하러 암자로 갈까?

 

 

서대 수정암에서 상원사로 이어지는 사면길은 호젓하고 편안하게 이어지며,

주변의 숲들이 너무나 좋아서 자꾸만 발길을 멈추게 한다.

 

 

정면으로 계곡 건너편의 중대 사자암이 보이고,

 

구름이 걷히며 두로봉에서 동대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능선도 조망된다.

 

 

등로 주변의 거목들이 쉬어가라고 조르기에, 또 발길을 멈추고 마지막 배낭털이에 나선다.

 

쉬어가라고 조르던 거목 모습.

 

 

비 그친 오대산의 숲길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듯하다.

 

 

쭉쭉빵빵 나무들 사이로 상원사 방향 날머리가 보이는데, 다행인지 당연한 것인지 국공파는 보이지 않는다.

 

 

비가 와서 그런지 일반 등산객들의 보습도 보이지 않는 날머리로 내려서서,

 

우측 아래 상원사 방향으로 향한다.

 

 

혹시 중대사 계곡으로 다음번 들머리가 있을까 싶어서 찾아보았지만,

허탕을 치고는 우측 계곡물에 손을 씻고 상원사로 향한다.

 

 

상원사 갈림길에서 좌측 상원사 방향으로 들어서면,

 

 

이내 상원사 경내로 들어서게 된다.

 

상원사 대웅전 모습.

 

<상원사(寺)>

대한불교 조계종 제4교구 본사인 월정사()의 말사로 월정사와는 이웃하고 있다. 원래의 절은 724년(신라 성덕왕 23) 신라의 대국통()이었고 통도사() 등을 창건한 자장()이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종각()만 남고 건물은 8·15 광복 후에 재건한 것이다. 현존 유물 중 가장 오래된 동종(국보 36)이 있다.

 

참으로 좋은 자리에 가람이 자리하고 있다.

 

상원사 경내 전경.

 

동남쪽 황병산 방향.

 

현존 가장 오래된 동종이 있는 종각 모습.

 

 

상원사를 뒤로하고 내려서는데, 주변에 다람쥐들이 온통 때로 몰려와 놀고 있다.

줄무늬가 있는 다람쥐는 사람들의 귀여움을 받는데, 줄무늬가 없는 쥐는 혐오의 대상이라는 게 좀 그렇다.

 

 

상원사 입구로 내려서서,

 

아침에 출발했던 주차장으로 향한다.

 

 

오대산 상원사란 글자가 새겨진 커다란 표지적이 그럴듯해 보인다.

 

혹시 나중에 선재길 걷게 될 경우를 대비해서.

 

 

비가 와서 그런지 주차장은 비교적 한산한 편이다.

긴 오대산 우중산행을 마치고 새벽에 내렸던 버스에 다시 올라, 목감하러 장평면으로 향한다.

 

 

장평에 있는 식당에서,

 

맛난 돼지수육과 전골로 산행의 피로를 푼다.

 

 

뒤풀이를 마치고 쥔장의 허락을 얻어 식당 옆 채전에서 상추랑 고추 등을 선물 받아 서울로 향한다.

 

 

회장님이 영국에 있는 따님과 아이슬란드 여행을 떠나며 맡겨 놓은 맥주로 추가 뒤풀이를 하러 강남역 인근의 치킨집으로 향한다.

 

청명한 오대산의 조망은 언제쯤에나 볼 수 있을런지,

이번에도 오대산은 시원한 비로 우리를 맞이했다.

우리는 오대산의 쾌청한 모습을 감상하러 또다시 도전할 것이다.

일단은 내년 여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