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한강기맥 04차(주목삼거리~운두령) 강원도 홍천군.
산 행 일 : 2017. 08. 26.(토)
산행코스 : 운두령~계방산~주목삼거리~1551봉~소계방산~1388봉~대직동고개~소한동
(17km, 8시간)
산행참가 : 22백두.
<산행지도>
지난 산행 막바지에 계방산 1551봉에 올라 소계방산 갈림길을 확인하려 했으나, 들머리만 확인하고 너무 지쳐서 등로 상태를 확인하지 못했었던지라 내내 소계방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등로 상태가 얼마나 거칠지에 대한 염려가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최근 북한에서 핵무기를 개발하고 ICBM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북한과 미국 간의 설전이 온통 세상을 뒤집어 놓을듯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지만, 내게는 소계방산 등산로 상태가 더 염려스러울 뿐이다.
늦장마가 연일 비를 뿌려대는 와중에 산행일인 주말에는 날씨가 좋을 것이라는 구라청의 예보로 계방산에서의 장쾌한 조망을 볼 것이라는 기대감에 설렘을 안고 양재에서 운두령행 전용버스에 오른다. 버스가 언제 운두령에 도착했는지 조차 모른 채 곤한 잠을 자다가,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산행 준비를 한다. 역시 송 기사님이 운전하는 버스는 한밤중 첩첩산중 고갯길을 올라도 전혀 걱정이 되지 않는다. 그동안 쌓인 신뢰도 있으려니와 운전실력이 최상급이라는데에 모두가 동의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거다.
예전 운두령에 왔을 때는 그냥 널찍한 공터만 있을 뿐이었는데, 이제 '운두령 쉼터'라는 간판을 달고서는 운두령 특산물 전시장을 비롯한 여러 시설들이 들어서서 계방산 산행 출발지로서의 확실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대충의 산행 준비를 마치고 운두령 쉼터에 내려서니 바깥공기가 서늘하다. 서늘하다기보다는 차갑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기온이 낮다. 모두들 다시 버스로 돌아와 바람막이나 점퍼를 꺼내어 입으며, 아직 8월인데 벌써 겨울 복장을 해야 한다며 새삼 높은 고도로 인한 기온 하강을 몸소 체험한다.
운두령에서 '계방산 탐방로' 들머리로 들어서며 한강기맥 네번째 산행을 시작한다.
<운두령(雲頭嶺, 1,089m)>
계방산 자락에 있는 고개로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평창군 용평면의 경계에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선버스가 운행하는 고개 중, 만항재(1,330m) 다음으로 높은 고개다. 고도가 높아 고갯마루 부근에 늘 구름이 걸쳐있어서, 항상 운무(雲霧)가 넘나드는 것처럼 보인다는 뜻에서 운두령이라는 지명이 유래하였다. 31번 국도가 지나며, 이승복 기념관을 지나 노동계곡 입구부터 홍천 방면으로 급경사의 굴곡이 심한 운두령 고개가 시작된다. 운두령 고갯마루에는 평창군에서 마련한 쉼터가 있으며, 이곳에서 북쪽으로 홍천군 내면과 서쪽으로 보래봉과 회령봉을 조망할 수 있다.
운두령에서 계방산까지 4km 남짓 동안에 고도를 500m쯤 높이는 산행이라서, 계방산의 해발 고도에 비해서는 그리 어렵지 않게 완만한 산길을 따라 등로가 이어진다. 그래도 오르막길이라 서서히 몸이 달구어 지며 입고 있던 겉옷을 벋고 가자는 제안에 잠시 쉼을 하며 껴입었던 바람막이를 배낭으로 돌려보낸다.
탐방안내도와 통나무 의자가 있는 쉼터를 지난다.
운두령에서 오르는 계방산 오름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는 하나 그래도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완만한 오름길에서 느닷없이 가파른 오름길도 나타나 차가운 밤공기에 맞서서 몸을 덥혀주기도 한다.
쉼터를 지나 급경사 돌계단을 올라서면 다시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진다.
싱그러운 새벽 공기로 가득 채워진 계방산의 상쾌함 속으로 서서히 빨려 들다 보면,
뒤쪽으로 한강기맥의 연봉들이 조망되는 헬기장에 올라서게 되고,
앞쪽으로는 오늘 일출을 보기로 한 1492봉 전망대가 불쑥 나타난다.
1492봉 나무데크 전망대에 도착하자, 계방산 뒤편 동쪽 하늘이 아침해를 잉태하고 있고,
서쪽으로 이어진 한강기맥 산줄기의 연봉들이 쉽게 접하지 못했던 산그림을 연출한다.
남쪽 평창군 방향의 켜켜이 쌓인 산그림메.
앞으로 이어 가야 할 한강기맥 능선이 서울로 서울로 우람하게 이어지며 어서 오라 유혹하고 있다.
산줄기에 둘러싸인 서쪽 홍천군 내면 방향.
서북쪽 홍천군의 산그림.
북쪽으로는 방태산과 설악산 주능선이 가물가물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당겨본 방태산과 설악산 주능선.
방태산과 설악산의 봉우리들.
소계방산과 계방산 사이의 오대산 연봉들도 위용을 드러낸다.
1492봉을 내려서며 가야 할 계방산을 배경으로.
모처럼 천보형도 산행에 참가했는데, 한 달 전부터 온다던 포천팀은 아직 준비가 덜 되었나 보다.
한강기맥에서 소계방산으로 산줄기가 분기하는 봉우리(1551봉) 위로 아침해가 솟구친다.
마치 이곳이 너희들이 가야 할 소계방산 방향 분기점이라는 것을 알려주기라도 하듯!
1492봉 전망대를 뒤로하고 계방산을 향하는데,
햇살이 구석구석 찾아들어 서늘한 새벽 한기를 순식간에 잠재운다.
온누리를 비추기 시작한 햇살이 잠들어 있던 한강기맥 능선도 벌떡 일으켜 세웠다.
돌아본 1492 전망봉과 홍천군 내면 방향.
햇살이 눈부신 계방산 정상에 도착한다.
<계방산(桂芳山, 1.577m)>
강원도 홍천군 내면과 평창군 용평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 이름에 '계수나무 계(桂)' 자와 '꽃다울 방(芳)' 자를 쓴 것으로 보아 계수나무가 아름다운 산이라서 그리 불린다는 예기도 있고, 태백산맥 오대산줄기로서 산이 크므로 계방산이라 한다는 기록도 있다. 백두대간 두로봉에서 우측으로 뻗어 나온 산줄기에서 동쪽으로 오대산을 바라보고 우뚝 서 있으며, 한라산,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에 이어 남한에서 다섯번째로 높은 산이다.
계방산 서쪽에는 남한에서 노선버스가 다니는 고개로 함백산의 만항재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운두령(1,089m)이 있으며, 북쪽에는 수 미상의 반달곰도 서식한다는 깊은 골짜기 을수골이 있고, 남쪽에는 몸에 좋다는 방아다리 약수와 신약수 등 약수가 두 곳이나 있다. 계방산은 각종 약초와 야생화가 자생하는 곳으로, 특히 산삼이 유명하여 사철 심마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하다. 또한 이 산에는 희귀목인 주목, 구상나무, 철쭉나무 등이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는 곳으로 산세가 설악산 대청봉과 비슷하며, 이 일대가 생태계 보호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환경이 잘 보호되어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산 높이별 순서>
▷ 2,000m가 넘는 산(모두 7개가 북한에 소재)
백두산 2.744m, 관모봉 2.541m, 북수백산 2.522m, 차일봉 2.506m, 백산 2.476m, 남포태산 2.435m, 대연지봉 2.360m 이 있고,
▷ 1,500m에서 2,000m 미만에 산이 7곳인데,
한라산 1,950m, 지리산 1,915m, 묘향산 1,909m, 설악산 1,708m, 금강산 1,638m, 덕유산 1,640m, 계방산 1,577m이다.
▷ 남한의 산 높이 순위 10위까지를 살펴보면,
1. 한라산 1950m 제주
남한에서 제일 높은 산으로 정상에는 백록담이 있다. 국립공원.
2. 지리산 1915m 전북 남원, 전남 구례, 경남 함양, 산청, 하동.
최초의 국립공원, 장대한 능선, 백두대간 종주의 시작점.
3. 설악산 1708m 강원 속초, 양양, 인제.
서북릉 공룡릉 가야동 천불동 이름만으로도 마음 설레는 아름다운 산.
4. 덕유산 1614m 전북 무주, 경남 거창
국립공원으로 구천동계곡과 남덕유까지 긴 종주길이 일품.
5. 계방산 1577m 강원 평창, 홍천.
정상 조망이 일품.
6. 함백산 1573m 강원 태백, 정선.
산세가 높고 산정은 넓어 국가대표 선수 고산 훈련장이 있다.
7. 태백산 1567m 강원 태백
산정에 천제단이 있는 한국에서 기가 가장 강한 산.
8. 오대산 1563m 강원 강릉, 평창.
비로 호령 상왕 두로봉 및 동대산을 오대산이라 한다. 국립공원.
9. 가리왕산 1561m 강원 정선, 평창.
오대천 남쪽의 전형적인 육산. 가을 단풍이나 겨울 설산으로 어울린다.
10. 가리봉 1519m 강원 인제
장수대 남쪽 바위산. 능선길이 장쾌하다.
지나온 1492봉과 홍천군 내면 방향.
우람하게 서울을 향해 뻗어나간 한강기맥.
남쪽 방향의 산그림.
남동 방향으로는 올해 동계올림픽이 개최될 평창군의 산그림이 펼쳐져 있고,
동쪽으로는 오대산과 황병산을 지나 선자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둘러져 있다.
북서방향으로는 오늘 가야 할 소계방산이 백두대간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고,
북쪽으로는 방태산과 설악산의 연봉들이 가물가물 조망된다.
북서쪽 홍천군 내면의 운해가 녹색의 산줄기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모처럼 만에 보는 시원한 조망에 들뜬 가슴을 펴고 계방산 인증을 남긴다.
남쪽 방향 파노라마.
북쪽 방향 파노라마.
당겨본 설악산 방향.
소계방산과 오대산 방향.
설악산을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 덕현 형님.
잠시 전 계방산의 일출을 보았던 1492봉 전망대 방향.
계방산 정상 전경.
서쪽으로 펼쳐진 한강기맥 방향.
올가을 설악산 단풍놀이 갈 생각에 설레는 만식 형.
남은 분들이 다시 한번 계방산 정상석에서 추억을 남긴다.
서쪽 방향 파노라마.
동쪽 방향 조망.
계방산을 뒤로하고 한강기맥 오대산 방향으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내딛는다.
가야 할 소계방산 방향의 능선을 가늠하며,
소계방산 좌측 멀리로 펼쳐진 방태산과 설악산의 그림을 조망한다.
잠깐 사이에 계방산이 저만치 멀어져 있고,
1551봉 소계방산 갈림봉이 바로 건너편으로 다가왔다.
가야 할 소계방산을 보면서 서서히 안부로 내려서니,
한강기맥 능선과 우측 노동계곡 방향의 등로가 갈라지는 주목삼거리에 도착하니, 거대한 주목나무 그늘에서 백두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이제 백두들의 식사도 서양식으로 변했고, 밥은 싸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밥 도시락을 싸온 나도 식사시간을 맞추려고 서둘러 식사를 한다.
평소보다 조금은 느긋한 아침식사 시간을 가진 후, 밧줄 울타리를 넘어 법으로 정해지지 않은 등산노로 들어선다.
여기서부터 뾰지개봉과 호령봉을 지나 비로봉까지는 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은 한강기맥 등산로다.
늘 그렇지만 울타리를 넘는 일은 약간은 우리네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계방산의 법정 등산로와는 달리 1551봉 오름길은 비법정 등산로라서 그런지 우거진 수풀 사이로 희미하게 이어지지만 길 잃을 염려는 없는 수준이다.
등로 좌측으로 가야 할 소계방산이 어서 오라 유혹하고 있다.
기다려라 소계방산아! 천천히 천천히 너의 속살을 음미하며 갈터이니!
1551봉 정상부에서 돌아본 계방산.
1551봉 정상부의 소계방산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한강기맥은 직진 방향이고, 소계방산은 좌측으로 갈라져 급격히 내려서게 된다.
<소계방산 갈림길>
소계방산(1,490.3m)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 창촌리 오대산 밑에 있는 소한동에 있는 산이다. 계방산에서 주목삼거리를 지나, 계방산 전방 0.8km 지점의 1551봉에서 북으로 능선 하나를 분기시키는데, 1551봉에서 분기한 능선은 1.7km 거리인 1390봉에서 Y 자형으로 갈라진다. 북동으로 갈라진 능선이 1km 거리에 이르러 들어올린 산이 소계방산(1,490.3m)이다. 소계방산에서 계속 이어지는 능선은 약 2km 거리인 1388봉을 지나면서 방향을 북서쪽으로 틀어 약 10km 거리인 광원리에 이르러 여맥들을 계방천과 자운천에다 가라앉힌다. 소계방산에서 광원리로 이어지는 능선을 경계로, 동쪽은 을수골이고 서쪽은 소한동 계곡이다. 소한동 계곡 서쪽은 소계방산이 북동으로 갈라지는 1390봉에서 소계방산 반대 방향으로 뻗어 나간 북서쪽 능선이 감싸주고 있다. 북서로 이어지는 능선은 약 11km 거리인 자운천과 소한동 계류가 합수되는 광대평에 이르러 여맥들을 가라 앉힌다. 소계방산은 아직 등산인들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산이다. 워낙 유명한 계방산 그늘에 가려진 이유도 있지만, 산으로의 접근이 만만치 않은 오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산에는 아직 뚜렷한 등산로가 없다. 산중에는 멧돼지들이 많은 탓에 여름철 산행의 복병인 진드기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1551봉 갈림길에서 소계방산 방향으로 들어서는 백두들.
갈림길에서 나무에 가려진 소계방산 방향 등산로를 따라 들어서자,
앞쪽으로 소계방산과 대청봉 방향으로 시원한 조망이 펼쳐지고,
소계방산 우측으로 을수골과 오대산의 연봉들도 지척으로 조망된다.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서며 바라본 소계방산 방향.
소계방산 직전 1390봉에서 Y자로 능선 분기하는 능선이 뚜렷이 조망된다.
좌측으로는 새벽에 지나온 1492봉 전망대봉우리도 보이기 시작한다.
홍천군 내면 방향 조망.
미끄러운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서니, 가야 할 소계방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훨씬 우람해 보인다.
등로 주변에는 오랜 세월 삶을 이어온 주목들이 산재해 있고,
고도가 높아서 그런지 주변에는 키가 작은 관목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어서 시원한 조망이 내내 펼쳐진다.
주목 주변의 고사목들은 대부분 구상나무라고 하는데,
기후변화 때문인지 주변에 구상나무 고사목들이 눈에 많이 띈다.
괴목1.
급경사 내림길은 따라 고도를 낮추니 키가 큰 활엽수들이 나타나며 1551봉과 1415봉 사이의 안부를 지나자,
등로가 완만해지며 호젓한 숲 속으로 이어지자 백두들의 얼굴에도 안도감이 돈다.
완만한 숲길을 따라 소계방산 등로를 따르는 백두들.
괴목2.
좌측 계방산 능선 너머로 한강기맥 능선도 조망된다.
돌아본 계방산 방향.
등로는 우거진 숲 속에서도 비교적 뚜렷이 이어진다.
괴목3 쌍둥이!
1415봉과 1390봉 사이 안부에서 잠시 쉼을 하고,
소계방산을 향해 1390봉 오름길에 나선다.
소한동 계곡을 둘러싸고 있는 능선이 분기되는 1390봉을 향해 오르는 백두들.
경사가 완만하고 싱그러운 숲길이 이어져, 별다른 어려움 없이 1390봉으로 오른다.
1390봉 직전 Y자 갈림길 부근인데, 좌측으로 분기되는 능선길은 희미하고,
우측 소계방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오름길은 뚜렷이 이어진다.
울창한 숲으로 쏟아지는 햇살 사이를 누비며 소계방산으로 향하는 백두들.
소계방산으로 향하는 등로는 완만한 오름길이 길게 이어지다가,
쓰러진 나무가 등로를 막아선 곳도 있지만 통과에 어려움은 없다.
좌측 홍천군 내면 방향 조망.
가끔씩 바위들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전형적인 육산 등로를 따르면,
울창한 숲속에서 조그마한 소계방산 정상 표지목이 불쑥 나타나는데, 실제 소계방산 정상은 뒤쪽 5m 지점에 있다.
<소계방산(小桂芳山, 1,490.3m)>
강원 홍천군 내면 창촌리에 있는 오지의 산으로, 주산(主山)인 계방산(1,577m) 북동쪽 도상 약 4km 지점에 있다. 창촌리 쪽으로는 버스가 하루 2회밖에 다니지 않아 접근이 쉽지 않은 데다, 등산로가 잘 나있지 않아 아직 등산객들이 많이 찾지 않는 산이다. '길이 끝나는 데서부터 등산은 시작되고, 일상적인 언어가 끝나는 데서부터 시(詩)는 시작된다'는 어느 산행기의 글귀가 생각나는 산이다.
소계방산 정상표석 뒤쪽의 정상부 바위에 올라서 바라본 북쪽 방태산과 설악산 방향.
서쪽 홍천군 내면 방향.
정상 표석이 있는 곳에 백두들의 모습도 보인다.
남서쪽으로는 한강기맥의 연봉들도 조망된다.
남쪽 계방산 방향.
오늘 우리가 걸어온 능선이 한눈에 조망된다.
동남쪽으로는 지난 산행에서 지나온 뽀지개봉도 가늠된다.
동북쪽으로는 오대산에서 설악산으로 이어진 백두대간의 지능선들이 켜켜이 쌓여 있다.
설악산을 배경으로 셀카도 남겨본다.
소계방산 정상 인증을 남기고, 정상 직전 갈림길로 돌아나와 우측 1388봉 방향으로 하산길에 접어든다.
1388봉 방향 소계방산 내림길도 울창한 숲으로 뚜렷이 이어지며,
용담 또는 과남풀이라고 하는 꽃도 흔하게 눈에 띈다.
<용담/과남풀>
용담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조선시대의 이두 향명으로는 관음초(觀音草)라 하였으며, 『동의보감』에는 과남풀·관음풀로 기재되어 있다. 맛이 쓸개처럼 아주 써서 용의 쓸개라는 뜻의 용담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용담은 과남풀이라고도 부르며, 칼잎용담, 큰용담 등을 모두 과남풀로 통일했다고 한다. 뿌리는 한약재로 많이 쓰이는데 맛이 쓰다. 이 쓴 맛은 위장 내에 들어가서 위액 분비를 촉진시키므로 건위·소화의 작용을 나타낸다. 또 담즙의 분비를 활성화시켜 간장과 담낭의 질환을 치유하기도 하고, 항균효과가 있어서 세균의 발육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용담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느 깊은 산속에 나무꾼이 노모를 모시고 살았는데, 노모가 위장병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몹시 추운 어느 날, 나무꾼은 여느 때와 같이 눈 덮인 산속으로 나무하러 한참 눈길을 헤치며 산을 오르고 있는데, 산토끼 한 마리가 눈 속에서 풀뿌리를 캐고 있다가 부리나케 도망가면서도 계속 땅을 파는 시늉을 하였다. 이상하게 여긴 나무꾼은 토끼가 헤집던 곳을 파 보니, 보랏빛 꽃이 달린 처음 보는 꽃이 있었다. 나무꾼은 신령님이 토끼로 하여금 신령한 약초를 내려준 것이라 여기고, 그 뿌리를 캐어다가 어머니께 달여 드렸더니 신기하게 노모의 위장병이 깨끗이 나았다고 한다. 나뭇꾼은 이 약초를 여러 사람들에게 알리고, 이 풀의 맛이 용의 쓸개처럼 쓰다고 하여 용담이라 불렀다고 한다.
싱그러운 풀들이 깔려있는 숲속을 유유자적 걷다가,
가끔씩 주변 숲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여유로운 쉼을 하기도 한다.
1388봉 정상 부근인데 도대체 어디가 정상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이곳에서 대직고개 방향 주능선은 좌측으로 이어지는데 등로가 희미해지며 이리저리 얽혀 있다.
1388봉 정상쯤으로 보이는 곳은 그냥 숲이다.
오프라인 지도로 1388봉임을 확인하고 희미한 족적을 더듬어 좌측 사면 방향으로 내려서는데,
뒤에 오시던 누군가가 '산삼이다'라며 소리치기에 돌아보니..ㅉㅉ
등로는 울창한 숲속으로 끊어질 듯 이어지며,
풀과 나무와 햇살과 바람이 어우러진 포근한 숲길을 따라,
1388봉 내림길이 완만하면서도 길게 이어지더니,
고목4. 누가 묶어 놓은 것이여!
제법 넓은 공터가 있는 대직고개에 도착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쉬어 갔는지, 커다란 공터가 형성되어 있다.
좌측 머은골 방향 내림길은 녹색 화살표 방향의 사면으로 이어지고,
능선길은 하늘색 화살표 방향의 오름길 능선으로 이어진다.
대직고개에서 머은골 방향 사면길이 희미하여,
잠시 직진의 능선을 따라 올랐다가 좌측 지능선으로 내려서면 사면으로 이어온 등로와 다시 만난다.
뒤따르던 두규 형이 커다란 버섯을 따서 노루궁뎅이 버섯이라고 하자,
옆에 있던 덕현 형이 말발굽버섯이라며 핀잔을 준다.
괴목5.
등로는 머은골 방향의 지능선을 따라 가파르게 내려서다가,
우측 사면으로 꺾어져 내려서는 지점에서 잠시 쉼을 하며 배낭털이를 한다.
제법 뚜렷해지는 족적을 따라 우측 사면으로 들어서자 가녀린 물길을 건너게 되고,
연이어 물길을 좌우로 건너게 된다.
아래로 내려설수록 머은골의 수량은 급격히 불어나,
건너기가 부담스러운 상태로 변한다.
비가 많이 내리는 날에는 이곳으로 들어오면 곤란한 상황에 처하기 십상이겠다.
등로는 계곡 좌측 사면으로 희미하게 이어지다가,
이따금씩 계곡을 이쪽저쪽으로 건너며 이어지는데,
이따금씩 만나는 주계곡이 아닌 지류의 수량도 꾀나 많아 보인다.
가파른 사면을 타고 내려오는 지계곡들도 건너고,
폭우로 등로가 사라진 곳은 계곡을 따라 내려서기도 하다가,
등로의 흔적을 찾지 못해 계곡에서 잠깐씩 헤매기도 한다.
뭐 이 정도는 계곡트레킹이다.
그래도 등로는 계곡 좌.우로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다.
이쯤에서 쉬어갈 만도 한데, 빨리 버스에 가서 알탕을 하자며 걸음을 서두른다.
그렇게 끊어질듯 끊어질듯한 등로의 흔적을 따르다 보면,
널찍한 임도에 내려서게 되고,
이내 앞쪽으로 널찍한 더덕밭이 펼쳐진다.
밭 옆으로 이어진 농로를 따라 내려서면,
소한동 주계곡에 내려서게 된다.
계곡 주변에는 갖가지 채소들이 재배되고 있으며, 제법 큰 규모의 비닐하우수에는 토마토가 재배되고 있다.
소한동 계곡 옆 농로를 따라 내려서는 백두들.
정비된 소한동 계곡에는 맑은 물이 시원스럽게 흘러내려가고 있고,
어느덧 가을꽃들이 피어나기 시작한 농로를 따라가다 보면,
흐르는 계곡물에 내리쬐는 따가운 햇살을 식히고 싶은 충동이 든다.
버스 종점이 있는 창촌 1리에 도착한다.
주변의 가옥들은 마치 탄광촌의 집들처럼 일렬로 지어져 여느 시골의 농가 풍경과는 전혀 딴판이다.
이곳이 옛날 탄광촌이었나 의구심이 든다.
본디 이곳 정류장에 버스가 대기하기로 하였는데, 마을 주민들이 주차를 못하게 하여 아래쪽에 주차하고 있다고 연락이 왔다. 에구 한참을 더 걸어 내려가야 한다.
지금은 폐교된 창촌초등학교 소한분교 앞을 지나고,
길가 고랭지 배추밭에서 비료를 주던 외국인 일꾼들이 웃으며 인사를 건넨다.
덕분에 우리가 채소를 보다 저렴하게 먹을 수 있었구나 생각하니 고맙기 그지없다.
부디 건강하게 한국에서의 목적을 달성하고 가시길 빌어 본다.
창촌 1리에서 15분 이상 걸어 내려가니 드디어 우리의 애마가 보인다.
그저께까지 내린 큰 비에 유실된 수로를 정비하느라 계곡물이 온통 흙탕물로 변해 버렸다.
계곡에서의 목감은 포기하고 하는 수 없이 근처에 있는 샤워장으로 가기로 한다.
백두들도 속속 도착하고,
인근 내면에 있는 시설이 형편없는 찜질방에서 간단히 땀을 닦고,
최 회장님의 근거지라는 봉평으로 이동하여 최근 유명세를 얻기 시작한 미가연이라는 메밀국수집에서,
소계방산 우거진 밀림 속 산책의 기억을 갈무리한다.
늦은 점심을 마치고 나왔는데도 아직 밖에는 대기하는 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요즘 맛집으로 한번 소문나면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실제로 맛은 잘 모르겠다.
미가연이란 식당에서의 조금은 부족한 뭔가를 채우기 위해,
봉평 시장통에 있는 옥봉식당이라는 수육집으로 이동하여,
1차보다 진한 2차를 한다.
봉평면에서의 짧은 산행을 보충하는 길고 긴 1, 2차를 마무리하고, 서울로 향한다.
한강기맥이란 핑계로 그동안 쉽게 찾지 못했던 소계방산을 찾았다.
인터넷에 산행기가 없는 만큼이나 산은 깨끗하고 숲은 울창했다.
이후에도 이런 울창한 숲이 오래오래 남아있길 기대하며,
산행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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