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운토종주 2차(함월산~운제산) 경상북도 경주시, 포항시.
산 행 일 : 2018. 12. 08.(토)
산행코스 : 추원마을 ~ 왕의길 ~ 수렛재 ~ 함월산 ~ 토함산습지 ~ 무장봉 ~ 송문봉 ~ 송내봉 ~ 향사봉 ~ 시루봉
~ 망뫼봉 ~ 동자봉 ~ 운제산 ~ 해림이네집 (26km, 9시간)
산행참가 : 20백두.
<산행지도>
2018년 한 해를 마무리하는 백두산우회 정규 산행이다. 올 한해를 돌이켜 보면 우리 백두산우회의 가장 큰 변화는 A. B팀으로 나누어서 산행을 하게 된 것이 당연한 것으로 자리를 잡은 것이다. 언젠가는 당연히 그리 될 일이라 늘 염두에 두고 있었던 일이었건만, 그래도 예상보다는 2,3년 빨리 닥쳐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언젠가는 그렇게 우리의 산행거리도 조금은 줄어들게 될 것이고, 만약에 당일 산행으로 바꾸지 않는다면 코스는 둘레길로 바뀌게 될 것을 염두에 두지 않은 바는 아니었으나 그래도 여운은 남는다. 작금의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이번 산행이 우연이 아니고 필연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필연에 살며시 편승하여 세월에 적응하는 수 밖에는 없을지언정, 그대로 그냥 옛이야기로 돌려 버리기에는 뭔가 모를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하는 의도를 숨기고 싶지도 않다. 이런저런 우연과 필연 그리고 의도가 더해져, 한해를 마감하는 이번 산행을 한해 중 최장거리를 걷게 한 것은 내가 아닌 신령님의 배려인지도 모를 일이다.
어찌 생각해 보면 동지나 전우라는 단어가 형제라는 단어보다 훨씬 밀착된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본다면 '동지'란 무엇인가 힘들 때 서로서로를 도와주며, 한량없이 양보하며 상대방을 배려해 준다는 것이 동지라는 단어에 포함되어 있지 않나 생각이 든다. 장거리 산행을 즐기는 우리에게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만 모두가 안전하게 날머리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고, 언제 어디에든 함께해도 행복할 것 같지 않겠는가! 그래서 이번 운토종주 두번째 산행은 비교적 긴 거리를 중간탈출 없이 모두 함께 걷기로 계획했고, 마지막 날머리에서 함께 '해 냈다,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모두가 서로를 격려하는 그런 산행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겨울철 산행으로는 조금은 무리해 보이는 산행은 계획했다.
올 겨울 들어서 내내 따뜻하던 날씨가 갑자기 우리의 마지막 정규 산행을 앞두고, 전국을 꽁꽁 얼게 만드는 한파가 몰아친다는 기상예보를 접하고는, 중간 탈출로를 만들까 말까를 망설이며 양재에서 산행지인 경주로 출발하는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버스에는 한파 예보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탑승해 있고, 한동안 뵙지 못했던 몇몇 분의 얼굴도 보인다. 그래! 우리는 동지들이고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아니해야만 하는 산행이라는 느낌으로 무장산이나 시루봉에서의 중간 탈출에 대한 대안은 접고, 백두산우회 동지들을 믿고 장거리 산행을 모두 함께 하기로 결정한다.
추원마을 입구의 도로 공터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백두산우회 동지들이 함께 하기에 주저하지 않고 운토종주 2차 산행을 시작한다.
추령재로 오르는 옛길과 추령터널로 이어지는 도로가 갈라지는 갈림길을 지난다.
물론 우리는 그런 국도길이 아닌 추원마을로 이어지는 좁은 시멘트 도로를 따른다.
추원마을 입구 표석에서 마을이 있는 모차골로 들어서는데,
신문왕 호국행차길인 왕의길 들머리가 있는 인자암까지는 2.4km라는 이정표도 있다.
모차골이란 이곳에서 수렛재까지의 골짜기를 말하며, 마차가 다닐 수 있는 골짜기라고 해서 붙은 이름이란다.
추원마을을 지나 추원사 갈림길에서 보이는 좌측의 '왕의길' 안내판 방향으로 진행하고,
잠시 후 우측으로 추원사로 보이는 건물도 지나면 왕의길 주차장이 나온다.
소형버스였으면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었겠지만, 대형버스는 추원마을 통과가 불가능해 보인다.
신문왕 호국행차길인 '왕의길' 시작점인 인자암에 도착한다.
인자암 옆에는 작은 주차공간과 공중화장실도 마련되어 있고,
인자암 좌측의 찻길이 수레길로 바뀌는 지점에는, '왕의길' 출발점을 알리는 안내판이 있다.
<신문왕 호국행차길인 '왕의 길'>
경주 반월성에서 모차골, 수렛재, 기림사를 지나 감포 대왕암으로 이어지는 길로, 이 길은 신라의 시작부터 조선 후기에 이르기까지 감포와 경주, 장기와 경주를 이어주던 길이다. 이 길은 사람과 문화를 이어주던 곳이지만, 왜구가 침략하던 주된 통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길에는 많은 이야기가 전한다. 특히 이 길은 용성국의 왕자인 석탈해가 신라로 잠입하던 길이며, 삼국통일을 이룬 문무왕의 장례행차길이며, 신문왕이 용이 되신 부왕인 문무대왕에게 신라의 보배인 옥대와 만파식적을 얻기 위해 행차했던 길이기도 하다. 이 길에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것은 '왕'과 '용', 그리고 '광명'과 ''피리'이다. 이처럼 용이 왕이 되고, 왕이 용이 되어 광명으로 나라를 밝히던 길, 신라 사직을 누천년에 이어가기 위해 미래의 비전을 모색하던 길이 바로 '왕의길'이다.
이 길에는 통일신라 격동의 역사와 만파식적의 신화가 담겨 있다. 궁궐을 출발한 신문왕의 행차는 토함산과 함월산 사이 수렛재를 넘어 천년 고찰 기림사에 이른다. 수렛재는 구렁이 담 넘어가듯 오를 수 있는 유순한 길로, 울창한 활엽수림이 장관이다. '왕의 길' 중간에 만나는 용연폭포는 용의 전설을 품고 시원하게 흘러내린다. 길을 걷는 곳곳에 자연에 관한 상식이 소개된 팻말이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와도 좋은 산책로이다.
인자암을 지나면서 길은 수렛길로 바뀌더니 이내 등산로 수준으로 변하고,
군데군데 수북이 쌓인 낙엽들을 헤져지나기도 하고, 여러 차례 실개울을 건너기도 한다.
따르던 등로가 희미해지며 어둠 속에서 등로를 놓치기도 한다.
아하! 태풍 땜시로 등로가 일부 유실되어서 그런 모양이다.
비록 끊어진 곳도 있고, 지금이 한밤중이지만 참으로 걷기 좋은 산책로 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지난봄에 왔던 기억이 있는 수렛재에 도착한다.
수렛재란 '수레가 넘어 다녔던 고개'라는 의미란다.
'왕의길'은 수렛재에서 직진을 하여 용연폭포와 기림사로 이어지고,
우리는 함월산 방향 좌측 능선으로 들어서며 운토종주를 시작하게 된다.
수렛재에서 잠시 여유를 찾으며 후미를 기다려서 함월산 방향 능선으로 들어선다.
수렛재에서 20여분 급하지 않은 능선 오름길을 오르니, 불탄 흔적이 있는 봉우리에 도착한다.
이 봉우리 좌측 아래에 형제바위 전망대가 있지만, 지금은 뵈는 게 없으니 그냥 지나칠 밖에는!
다시 낙엽이 수북한 완만한 능선길을 타고 10여분 진행하니 함월산 정상이 나온다.
이곳에서 직진 방향은 용연폭포와 기림사로 이어지고, 무장봉 방향 운토종주길은 150도 정도 좌틀하여 이어진다.
<함월산(含月山, 584m)>
경상북도 월성군(月城郡) 양북면(陽北面) 호암리(虎岩里)에 있는 산으로, 신라 때는 남악(南嶽)이라 불렀으며, 선덕여왕(善德女王) 때 창건한 기림사(祇林寺)가 있다. 남쪽은 추령(楸嶺)을 지나 토함산(吐含山), 북쪽은 운제산(雲悌山)으로 이어진다. 정상 부근은 바위가 많아 험준하지만, 대부분 완만한 능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달을 머금은 산'이란 의미의 함월산(含月山)은 '토함산이 달의 정기와 빛을 토해내면 함월산이 담아낸다'라고 하는데, 뭘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함월산은 그런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경주에서 바라보면 달빛 아래 토함산이 반짝이는 반면 함월산은 숲이 달빛을 흡수하는 형상으로 보이는 것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더욱이 함월산은 번듯한 정상석 조차 없고 누군가 판자에 적어 둔 목패 하나만이 놓여있다.
함월산 정상의 널찍한 공터에서 잠깐의 여유를 가져 보지만,
날씨가 워낙 맵게 추워서 쉬는 게 쉬는 것이 아니다.
함월산 정상 인증을 남기려고 해 보았지만, 랜턴 불빛으로 플래시를 사용해도 별무 소용이 없다.
함월산을 뒤로하고 급하게 고도를 낮추었다가 볼록한 봉우리 하나를 우회하여 지나고,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서 오둑한 봉우리를 넘는다.
봉우리 내림길에서 잠시 등로를 놓치기도 하며 능선 갈림길에 도착한다.
직진의 능선을 두고, 운토종주길은 좌틀하여 내려가서 토함산 습지를 건너게 된다.
갈림길에서 잠시 지도를 살피는 백두들.
잠시 내려서니 출입금지 표시판이 나타나고, 희미한 흔적을 따라 토함산 습지를 건넌다.
토함산 습지에는 한겨울임에도 물이 흐르는 곳이 있고,
습지를 통과한 지점에도 '2037년까지 출입을 금지한다'는 표지판이 있다.
가파른 오르막을 한참 동안 치고 오르니, '소나무봉'이라는 별칭을 가진 614봉에 도착한다.
나름 조망이 좋을 것 같아 보이지만, 아직은 어둠이 지배하는 시간이라 아쉽기만 하다.
614봉 정상에서는 북동쪽 방향 포항쯤으로 짐작되는 불빛이 조망된다.
겨울바람이 잦아든 안부에서 잠시 쉼을 하는데,
차쯤 주위가 밝아오며 건너편 능선이 훤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오래된 묵묘를 지나고,
완만한 능선과 사면길을 따라 무장봉을 향한다.
돌아본 동쪽 하늘에는 밝아오는 여명을 받은 멋진 구름이 눈길을 끈다.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어 옴을 보며, 무장봉에서의 해돋이를 위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동대봉산 방향 능선 갈림길을 지나니,
앞쪽 나뭇가지 사이로 무장봉이 나타난다.
억새로 덮인 무장봉이 다가서며 어서 오라 속삭이는 듯하다.
철 지난 억새 사이로 무장봉을 오르는데, 억새들의 키가 무척이나 높게 자라나 있다.
무장봉 억새밭을 오르다가 돌아본 동쪽 하늘에는 벌써 해돋이가 시작되려 하고 있다.
무장봉 정상까지는 조금 남아 있지만 그래도 무장봉 억새밭에서 일출을 보게 되어 다행이라 여기며,
오늘 산행에서 조망을 볼 수 있는 곳이 거의 없기에 기회가 있을 때는 무조건 보고 즐기며 가야 한다.
무장봉 억새밭에서 보는 해돋이!
북동쪽 구룡포 방향.
동쪽 감포 방향.
동남쪽 함월산 방향.
무장봉 억새밭에서 해돋이를 배경으로!
가야 할 무장봉은 저~만치 남았다.
무장봉 억새밭에서 보는 감포 앞바다 일출!
억새밭에서 임도로 나와 우틀하여,
무장봉을 향한다.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무장봉으로 오르는 백두들.
무장봉 정상 도착.
<무장봉(鍪藏峰, 624m)>
무장봉은 경주국립공원의 억새 명산으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주능선에 닿으면 펼쳐지는 너른 억새밭은 무장봉을 영남의 새로운 억새 명산으로 떠오르게 했다. 특히 2008년 경주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등산로가 정비되어 가을이면 많은 등산객이 찾고 있다. 또 산행이 수월하면서도 경치가 좋아, 초보자나 가족을 동반한 억새 산행지로 영남권에서 인기 있다. 2009년 방영된 드라마 ‘선덕여왕’ 촬영지이기도 하며 경주국립공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무장산 정상석에는 ‘동대봉산 무장봉’이라 새겨져 있다. 원래 무장산이라 불렸으나 동대봉산에 딸린 봉우리가 맞다는 의견이 대세가 되어 동대봉산 무장봉이 되었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태종 무열왕 김춘추는 통일을 이룬 후 무기를 이 산에 숨겼다고 한다. 투구 무(鍪), 감출 장(藏) 자를 쓰는 무장사(鍪藏寺)에서 산 이름이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설득력 있는 것이 무장봉은 경주에서 가까우면서도 산이 깊고 실타래처럼 골과 능선이 흘러내려 이곳 지형에 밝은 이가 아니면 길 찾기가 쉽지 않다. 골이 깊은 데 반해 경사가 완만해 무기를 옮기기도 수월했을 것이다. 명석했던 김춘추가 무기를 숨겼을 만한 산인 것이다.
억새군락 아래에는 오리온농장 터가 있다. 즉 농장에 의해 초지로 관리되다가 억새가 자라 억새군락이 만들어진 것이다. 농장은 주변에 심한 오염을 일으켰으나 다행히 문을 닫아 지금의 모습이 되었는데, 오히려 무장봉은 그 덕에 유명세를 치르게 되었다. 동대봉산은 무장봉 오르기 전 갈림길에서 좌측 능선을 따라 한참을 가야 있는 산이지만 오히려 무장봉의 인기가 더 높다.
감포 위로 솟아오르는 태양!
동대봉산 무장봉 증명.
바람이 없는 곳을 찾으려다가 무장봉 정상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집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조직과 외톨이!
못 가진 외톨이들 중의 한 명!
무장봉 정상에서 보는 조망!
햇살이 비추어도 춥기는 매한가지다.
엄동설한에 30여분 동안의 짧지 않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동대봉산을 뒤로하고 운제산을 향해 억새밭으로 내려선다.
억새밭으로 내려서서 좌틀하여 무장사지 방향으로 진행한다.
억새밭 사이로 이어진 임도를 따르는 백두들.
매서운 추위에서 즐긴 억새밭의 여운을 간직한 채 임도를 따라 내려서는데,
이 임도는 아마도 오늘날의 무장봉 억새밭이 있게 된 배경인 목장과 관련이 있을 것 같다.
임도를 따라 무장봉을 내려서는 백두들.
돌아본 무장봉 방향.
임도를 따르던 운토종주길은 이곳에서 우틀하여 다시 숲길로 들어서야 한다.
혹시나 싶어서 앞서가는 분들께 갈림길이 나오면 반드시 멈추라고 했건만,
아무런 표식이 없는지라 이곳이 갈림길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임도를 따라가는 분들을 불러서 우측 산길로 들어선다.
다시 수레길 수준의 산길로 들어서는데, 산길도 대개 높낮이가 없는 평탄한 길로 이어진다.
돌아본 암곡습지와 무장봉 방향.
오천 안향사 마을 갈림길을 지난다.
능선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고, 가끔씩 계곡처럼 보이는 곳도 지나는데,
함월산에서 무장봉을 거쳐 북동쪽의 운제산까지는 넓은 고원지대로 이루어졌다는 것이 실감된다.
편평한 숲길에 낙엽조차 푹신하게 깔려있어서 걷기에 더없이 좋다.
계속되는 편평한 구릉지대를 걷다가 따뜻한 차 한잔이 생각나서 잠시 쉬기로 한다.
차를 마시자던 분들은 다른 볼일이 있는지 보이 지를 않고,
나머지 분들은 별로 쉬고 싶지도 않은 분위기다.
우측으로 오어지(대골) 방향 갈림길이 있는 안부를 지난다.
안부가 깊지 않은 것이 자연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내가 보기엔 위례길을 닮아 있는 것이 경주를 방어하기 위하여 골짜기 안부마다 토성을 쌓은 것이 아닐까 짐작된다. 어찌 되었건 그 덕에 등로는 더욱 완만하게 바뀌어 평탄한 산책길이 되어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아마도 이런 연유로 지역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운토종주길이 되었나 보다고 짐작해 본다.
안부 갈림길 이정표.
안부 갈림길을 지나며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 잠시 이어지더니,
뒤쪽으로 무장봉에서 동대봉산 방향으로 이어진 능선이 조망되고,
이내 송내봉 정상부쯤을 지나게 된다.
어디가 송내봉 정상인지 조차 구분이 어려운 구릉지다.
다만 지도상 이곳이 송내봉이라 표시되어 있을 뿐이다.
걷기 좋은 편평한 숲길을 마냥 따르다가,
직진의 암곡동(경주) 방향 수레길을 두고, 우틀하여 시루봉 방향으로 진행한다.
시루봉 방향으로 들어서는 백두들.
이렇게 마냥 하염없이 편평한 숲이 기~일게 이어지며,
우틀하여 진행하라는 이정표를 지나서 완만한 오름길을 따르면,
시루봉 정상부의 정자가 불쑥 나타난다.
<시루봉>
시루봉은 평탄한 길에 올려진 작은 접시처럼 느껴지고, 아담한 정자가 보기에 좋다. 이 부근이 고원 평지라서 산 아래에서 보면 여느 시루봉처럼 오뚝하게 솟아 있을런지 모를 일이다.
시루봉 이정표.
시루봉 정자 모습.
시루봉 정상에서 과일을 나누며 한참 동안의 쉼을 한다.
시루봉 정상 증명.
손 점장이 입으로 찍은 시루봉 증명사진!
시루봉을 내려서니 산여계곡 갈림길이 나오며 운제산까지 5.17km라 표시되어 있다.
잠시 전 정상에서의 운제산까지 거리는 4.6km였는데..ㅉㅉ
직진은 산여계곡 방향이고, 운토종주길은 좌측으로 이어진다.
이정표의 지명들이 특이하다. (연일부조정?)
연일부조정?
포항시 남구 연일읍에 있는 부조정이라는 정자(亭子)
그저 편안히 따른다.
가야 할 시루봉이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조망된다.
좌측 멀리로 조망되는 능선은 단석산이나 낙동정맥쯤으로 짐작된다.
좌측으로 경주시 화산리 방향 갈림길을 지나고,
별로 부담이 없어 보이는 봉우리 조차도 우회하여 지나면,
또다시 경주 화산리 방향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그렇게 조금은 지루할 정도로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이제 어렵지는 않으나 기~인 산행으로 약간은 지쳐갈 즈음에,
포항 홍계리 방향 갈림길 이정표를 만나서,
혹시 이곳이 운제산을 거치지 않고 하산하는 갈림길 인지를 확인하는 백두들.
갈림길 이정표.
이곳이 원하는 그 갈림길이 아니라고 하자 못내 아쉬워하는 손 점장!
작은 봉우리를 오르며 돌아본 서북쪽 방향으로 포항시도 살짝 보이고,
그 좌측 멀리로는 내연산의 산줄기가 가늠된다.
위 사진의 좌측 서쪽 방향.
이제는 제법 산의 능선다운 면모를 보이며 약간의 업다운이 있는 능선길이 이어지더니,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서자,
운제산 직전의 봉우리가 나오며 산행의 종착지인 대각리 방향 갈림길이 나온다.
직진은 대각리 방향 능선길이고,
운제산은 화살표 방향으로 우틀하는 갈림길로 들어서야 한다.
대부분의 백두들은 운제산을 두고 대각리 방향 능선길로 진행하고,
몇몇 분만 운제산 방향 갈림길로 들어선다.
팔각 정자가 자리한 운제산 정상 도착.
<운제산(雲梯山, 480m)>
운제산은 원효대사가 원효암과 자장암을 짓고 수도할 때 두 암자가 있는 계곡 사이에 구름사다리를 놓고 건너 다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신라 2대 남해왕비 운제부인의 성모단이 있어 운제산으로 명명했다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다. 이런 연유로 자장, 원효, 혜공스님 등 고승들이 이 산에서 수도했다고 전해진다. 운제산 가운데로 흐르는 맑은 물을 담은 산여계곡이 여름철이면 주변의 사람들을 불러모으며, 운제부인의 성모단이 있는 폭포바위(일명 대왕바위)와 신라 26대 진평왕 때 창건된 오어사(吾魚寺)가 운제산의 기운을 지키고 있다.
정자가 운제산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전망대 역할을 한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정자 아래에 정상석을 세워 놓았다.
운제산 정상 인증.
운제산 정상의 정자에서 바라본 서쪽 방향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남쪽 토함산 방향.
남서쪽 무장봉과 시루봉 방향.
남서서쪽 시루봉과 산여리 계곡 방향.
서쪽 방향.
북서쪽 방향.
북동쪽 방향.
동쪽 호미곶 방향.
포항시를 배경으로!
운제산 정상 정자에서의 시원한 조망을 뒤로하고,
대각리 방향 하신길에 들어서자,
이내 우측으로 대왕암 방향 갈림길 삼거리 아니 실재는 사거리가 나오고,
좌측 50m 지점에 운제샘이 있다는 이정표도 보인다.
이 길로 50m 거리에 운제샘이 있고, 계속 가면 아까 헤어졌던 백두들이 따랐던 등로와 만나게 된다.
돌아본 대왕암 갈림길 사거리.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내려서면,
앞쪽 나뭇가지 사이로 포항의 남쪽 지역이 보이고,
오어사 방향 갈림길이 있는 포항시내 조망처가 나온다.
전망대에서 본 포항시내 모습.
포항시와 영일만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 갈림길에서 우측의 오어사로의 하산이 경관도 좋고 오어사와 자장암을 둘러볼 수 있어서 좋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경관이나 사찰 탐방보다는 빨리 온천에 몸을 담그는 편이 더 좋을 듯하여, 운토종주 출발점인 '해림이네집'도 있고, 바로 영일만온천이 있는 좌측 대각리로의 하산을 선택했다.
우측의 오어사 방향 갈림길을 두고, 직진의 대각리 방향으로 들어선다.
찬바람이 부는 밴치에서 순회형이 가져온 코냑 한잔으로 시려오는 몸을 녹이고,
완만한 내림길을 이어가니,
체육시설이 있는 쉼터를 지나게 되고,
멀리 창원에서 친구가 있는 포항에 왔다가 운제산에 오른 아주머니들과 이런저런 포항의 예기를 들으며,
해림이네집을 향한 하산길을 이어가니,
등산로 입구의 산불감시인 초소가 나온다.
최근에 개설된 운제산 산림욕장을 지나고,
잠시 더 내려가면,
운제산 둘레길 안내판이 나오고,
운토종주의 출발지점으로 유명한 '해림이네집'이 나온다.
해림이네집 근처에는 대형차 주차가 마땅치 않아서, 버스가 주차된 영일만온천 주차장으로 향한다.
도로를 두고 지름길로 진입하여 영일만온천 주차장에 들어서서,
운토종주 산행을 마감한다.
영일만온천에서 뜨거운 물로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녹이고,
포항시 앞의 영일만 바닷가에 있는 임곡횟집으로 이동하여,
전문인 물회와 싱싱한 회로 뒤풀이 시간을 갖는다.
서울로 오는 도중에 들른 천안휴계소쯤인데,
별다른 기억이 남아 있지를 않다. 그놈의 술이라는 게..ㅉㅉ
한해를 마감하며 작정하고 걸은 장거리 산행에서,
백두들의 건재함과 도전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어 기쁘고 감사하기 이를 데 없다.
또한 백두들 상호 간의 동지애가
닥쳐올 미래의 난관들을 헤쳐나가는데 불굴의 버팀목이 될 것임에 더욱 용기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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