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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백두대간 우듬지 01차(돌고지재~구영고개) : 백두대간에는 우듬지라는 꼬리도 있다

by 재희다 2019. 1. 13.

산 행 지 : 백두대간 우듬지 01차(돌고지재~구영고개) 경상남도 하동군.

산 행 일 : 2019. 01. 12.(토)

산행코스 : 돌고지재 + 우듬지분기점(547봉) ~ 489봉(일천봉) ~ 황토재 ~ 수구재 ~ 살티재

              ~ 이명산 계봉(달구봉/시루봉) ~ 구영고개 (15km + 1.7km, 7시간)

산행참가 : 21백두.

 

<산행지도>

 

 

 

<백두대간 우듬지란?>
백두산에서 뻗어 내려 물을 건너지 않고 지리산에 도착한 산줄기를 백두대간이라 한다. 백두산 장군봉에서 지리산 천왕봉까지의 도상 거리는 1,577km이고 실제 거리는 2,103km라고 한다. 모든 산줄기는 강이나 바다를 만나 사라지게 되며, 그 사라지는 지점이 산줄기의 끝이 된다. 그런데 백두대간의 끝은 바다나 강이 아닌 지리산이라는 산봉우리다. 백두대간을 물에서 끝나도록 산줄기를 연장해 보지만, 낙남정맥이나 다른 지맥과 중복이 되어 쉽지 않다. 백두대간을 노량 앞바다까지 늘일 때 낙남정맥과 중복되는 부분을 제외하고 남는 산줄기에 이름을 붙인 것이 ‘백두대간 우듬지’인데 쉽게 말하면 '백두대간 꼬리'이다.
국어사전에서 ‘우듬지’란 단어를 찾아보면, '나무의 꼭대기 줄기'라 되어있다. '백두대간 꼬리'라고 부르면 너무 가벼워 보이는 것 같아 '백두대간 우듬지'라 부르는 것 같다. 이 산줄기는 ‘신산경표의 백두대간’, ‘백두대간 꼬리’, 또는 ‘낙남 금오지맥’으로 불리기도 한다. 나름 이해하기 쉬운 '백두대간 꼬리'가 편해 보이만, 많이 쓰이는 ‘백두대간 우듬지’로 부르기로 한다. 백두대간 우듬지는 낙남정맥 546.8봉에서 남으로 분기하여, 계봉(547.5m), 금오산(875.1m), 깃대봉(628.5m)과 연대봉(432.3m)을 거쳐 노량에서 남해대교 아래 바다로 사라지는 도상거리 32km의 산줄기이다.

 

 

 

그동안 걸어오던 한강기맥을 잠시 미뤄두고, 겨울철 한파를 피해 2019년도 첫 산행부터는 '백두대간 우듬지'를 걸어 보기로 한다. 전체 거리가 32km로 짧아 두 구간으로 나누고, 첫번째 구간에서 하동군 옥종면의 진산이자 아침 해돋이가 멋지다는 옥산에 올라서 일출을 보고, 낙남정맥 546.8봉에서 분기되는 백두대간 우듬지를 걷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산행일 새벽부터 비나 눈이 예보되어 있고, 산행 후 뒤풀이 장소로 진교면에 있는 방아섬을 선택하게 되어 부득이 산행 종료시간을 당길 수밖에 없었고, 그에 따라 산행 출발지를 옥산 오름길이 아닌 돌고지재로 변경하였다.

 

양재에서 오늘 산행지가 전주로 알고 왔다는 기사분께 전주가 아닌 하동이라고 어렵게 납득시키고, 자리에 앉아 짧지 않은 쪽잠에 빠져들었다. 어수선한 꿈자리를 털고 일어나 보니 새벽 4시를 조금 넘긴 시간임에도 버스는 계속 달리고 있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스마트폰 지도를 켜 보니, 버스는 이미 돌고지재를 지나쳐서 남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서둘러 버스를 유턴시켜 돌고지재에 도착하고 잠시 후 불을 밝히며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우장을 갖추고 버스에서 내리니 돌고지재에는 한겨울임에도 눈이 아닌 비가 부슬부슬 흩날리고 있다.

수많은 역경에 단련된 역전의 백두들 인지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겨울비에도 아랑곳 않고 길 떠날 채비를 한다.

 

옥산으로 이어지는 임도로 들어서며, 백두대간 우듬지 분기봉이 있는 낙남정맥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돌고지재(310m)>
하동군 횡천면 전대리와 옥종면 회신리 돌고지를 넘나드는 고개로, 돌거리재, 회티(回峙), 돌고개 등으로 불려지는 것으로 보아, 돌고 돌아 올라가는 고개 또는 돌고 도는 고개라는 뜻으로 돌고지재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설은 '이 고개를 넘는 서포~옥종 간 도로에 돌이 많다'하여 돌고개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하며, 옛날 보부상들이 하동에서 진주로 넘어갈 때 가장 빠른 길이었다고 한다.

 

돌고지재에 주차한 버스 뒤편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하는 백두들.

 

 

시멘트 포장 임도를 따라 잠시 오르니, 우측 숲길로 들라는 이정표가 있다.

 

 

가파르고 비에 젖어 미끄러운 오름길을 통나무 계단에 의지하여 올라서니, 따르던 임도에 다시 오르게 되고,

 

 

임도를 따라 조금 진행하니, 이번에는 우측 숲길로 들라는 이정목이 나온다.

 

 

작은 오르내림이 있는 능선을 따라 오르니,

 

 

낙남정맥 526.9봉쯤을 지나고,

 

 

낙남정맥에서 백두대간 우듬지가 분기하는 546.8봉에 도착한다.

캄캄한 어둠에다가 비까지 내리고 있어서 우측으로 분기되는 들머리를 찾아 잠시 앞 뒤쪽을 살펴보는데,

 

 

정상 오른쪽 다른 나뭇가지에 수많은 표지기가 걸려있고, 백두대간 우듬지 분기점 표시판도 있다.

 

우듬지 분기점 표지판이 걸린 주변이 너무 좁아서 홀로 인증을 남기고, 바로 백두대간 우듬지 길로 들어선다.

 

밝고 맑은 날이었으면 걸어야 할 우듬지 길이 아래 사진처럼 보였을 것인데, 많은 아쉬움을 남긴다.

우측의 능선이 우듬지 능선이고, 우중앙이 이명산, 중앙 멀리로 다음 구간에 갈 금오산이 멋지다.

(낙남정맥 천황산에서 촬영한 퍼온 사진)

 

 

백두대간 우듬지 능선 들머리로 들어서는 백두들.

잔가지가 걸리적거리고 길이 없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지만, 내려갈수록 길이 뚜렷해지며 걱정을 덜어준다.

 

 

잣나무 조림지를 지나 완만한 능선으로 내려가니 임도를 만나는데 조금 전 헤어졌던 임도다.

절개지를 내려서다가 창병씨가 미끄러져 땅을 사기도 했지만, 다행히 훌훌 털고 일어나 우측으로 임도를 따른다.

 

 

임도를 따라 우측으로 내려가면 삼거리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으로 가는 임도는 낙동정맥을 따라 ‘돌고지재’로 이어지고,

좌측 임도가 백두대간 우듬지 능선으로 이어진다. 여기서부터 황토재까지 임도만 따라가도 된다.

 

임도 좌측에는 가야 할 능선 방향으로 북천면 화정 방향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우듬지 능선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300여 미터 진행하면,

좌측 북천면 화정리로 내려가는 임도와 능선으로 이어지는 임도 갈림길이 나오게 된다.

 

백두대간 우듬지 분기점에서 인증을 하지 못하였기에,

임도삼거리에서 인증사진을 남겨 보지만, 이곳이 어디인지는 본인들만 알 뿐이다!

 

 

화정리 방향 갈림길을 지나도 우듬지 능선으로 임도가 이어진다.

봉우리를 좌우로 우회하여 지나는 임도에서 마루금 길로 들어서 봐야 잡목과 가시나무에 긁히고 별다른 소득이 없다 하여, 계속 임도를 따르기로 한다. 임도에서도 좌우로 조망이 있다고 하였는데, 아직은 너무 이른 시간이다.

 

 

뵈는 게 없어서 용감한 것인지, 그다지 깊은 산이 아니어서 용감한 것인지,

어디로 이어질지 단정키 어려운 임도를 마냥 따르는 백두들.

 

 

능선 우측 아래쪽 밭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조성해 놓은 곳을 지나는데,

 

우측 아래로 인가 불빛도 보이고,

 

구름이 살짝 걷히는지 새벽잠에서 깨어나는 산그림이 조망된다.

 

 

흩뿌리던 비도 그치고, 딱딱한 시멘트 포장 임도가 부담스러워지는데도,

 

우듬지 능선의 작은 봉우리들을 살짝 비켜서 지나는 임도를 따를 수 밖에는..ㅉㅉ

 

 

임도 좌측으로 표지기가 몇 개 보이는데, 일천봉(489.2)이라는 이름을 가진 봉우리로 이어지는 들머리다.

거의 한 시간 가까이 임도를 따르면서 조금 지겨워지던 참에, 일천봉을 오르기로 한다.

 

 

일천봉으로 향하는 소나무숲 능선 위로 희미한 등로가 이어진다.

 

 

일천봉(489.2봉)에 도착하니, '일천봉'이라 적힌 나무 표시판이 걸려 있다.

나무 표시판이 없었으면 그냥 지나칠 정도로 별다른 특징이 없는 봉우리다.

 

 

다른 분들은 뭔가 바쁜 일이 있어서 서둘러 임도를 따라 진행하는 바람에,

하는 수 없이 홀로 일천봉 인증을 남긴다.

 

 

직진 방향으로 선기동봉이 380m 거리에 있다고 하는데 등로 상태가 워낙 좋지 않은 듯하여,

우틀하여 능선을 따라 임도 방향으로 내려서면,

 

 

이내 소나무숲 사이로 잠시 전에 따르던 임도가 나오고,

 

 

임도에 내려서서 좌측으로 잠시 임도를 따르면,

 

 

다시 좌측으로 비교적 뚜렷한 등로의 흔적이 보이기에 들어서니,

 

 

따르던 임도는 우측 모퉁이로 크게 휘어지며 이어져 가고,

 

작은 가시나무들의 방해를 받으며 희미한 등로를 따르니,

 

 

봉우리를 표시해 놓은 입간판이 뉘어진 봉우리가 나온다.

 

뒤석인 글자로 퍼즐을 맞추어 보니, 이곳이 선기동봉임을 짐작케 하고,

해돋이봉은 직진방향으로 800m를 더 가야 한다고 되어 있다.

 

 

해돋이봉에 가 봐야 이곳과 다를게 전혀 없고 다시 돌아 나와야 하므로,

이곳에서 우측 아래로 보이는 임도로 다시 내려가기로 한다.

 

 

임도에 내려서니 앞서가던 백두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비도 그친 상태이고 계속되는 임도길이라 어디에서 식사를 한들 별반 다르지 않아서인지,

시간이 되었기에 그냥 아침식사를 할 뿐인가 보다!

 

 

지닌 게 별로 없어서 팥빵 하나를 먹고 나니, 다들 일어나 길 떠날 채비를 한다.

홀로 일천봉과 선기동봉을 들르느라 늦었기에 군말 없이 먹던걸 배낭을 다시 욱여넣고 뒤따를 밖에는!

 

 

임도는 안개 자욱한 소나무숲 능선으로 계속해서 이어지고,

 

 

안개가 걷히고 있는 사면으로 이어진 임도를 걷는 백두들이 멋진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구름 걷히는 우듬지 능선길 위의 만식 형!

 

 

좌측으로 북천면 방화리 금촌마을로 이어지는 임도 갈림길에서 직진 방향의 능선을 따른다.

 

옛날 우듬지 산행기에는 이곳부터 임도가 없었는데,

2012년에 개설되어서 그런가 보다.

 

 

임도가 우측 산모퉁이로 크게 돌아가는 지점에서 다시 좌측 숲길로 들어서니,

해돋이봉 갈림길이 나온다.

 

해돋이봉은 우측 50m 언덕 위에 있다고 표시되어 있지만, 오늘은 해를 보는 날이 아니기에,

인증만 한 장 남기고 큰골봉 방향으로 우듬지길을 이어간다.

 

 

해돋이봉 갈림길을 뒤로하고 잠시 내려서니 임도에 다시 내려서게 되고, 이내 임도삼거리 갈림길이 나온다.

우측 임도는 회천면 여의리 구여의 마을로 이어지고,

좌측 임도는 30m 전방의 황토재로 이어져서 좌측 북천면 방화리 금촌마을로 내려간다.

 

임도삼거리의 산행 안내도.(퍼옴)

 

 

황토재 도착.

백두대간 우듬지 분기봉 아래에서 만난 임도가 이곳 황토재까지 이어져 와서,

좌로 방향을 틀어 북천면 방화리 금촌마을로 내려간다.

이곳 황토재에서 우듬지길은 중앙의 능선을 따라 큰골봉으로 올라가야 한다.

 

 

산행 시작 두 시간여 만에 시멘트 임도를 벗어나 본격적인 산길로 들어서니,

희미한 등로가 안개 자욱한 숲 속으로 희미하게 이어지며 등산을 한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작은 언덕쯤의 봉우리를 지나고,

 

 

묵묘가 있는 별 특징 없는 큰골봉쯤의 봉우리를 지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골짜기가 큰 봉우리이지 봉우리가 큰 게 아닌가 보다!

 

 

희미하여 분간키 어려운 등로를 더듬어 제법 가파른 내림길을 내려서면,

 

 

삼나무 숲이 나타나고,

 

 

2번 국도가 지나는 수구재 절개지 위에 서게 된다.

바로 직진하여 절개지를 내려서도 되지만, 좌측으로 돌아서 내려서면 보다 쉽게 도로에 내려설 수 있다.

 

 

수구재에 도착하는 백두들.

 

수구재(260m) 우측은 양보면 우복리 비파마을이고, 좌측은 북천면 방화리 금촌마을이다. 고갯마루 정자에는 '구정 황토재 구정삼거리'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옛 산행기에는 이곳을 황토재로 표시하고 있는데, 최근의 산행기에는 이곳을 수구재로 표기하고 있다.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수구재 좌측 금촌마을 방향으로는 주유소와 편의점이 있고,

 

고갯마루에는 이명산 등산 안내도와 '구정 황토재 구정삼거리'라는 현판이 걸린 버스정거장이 있다.

 

이명산 등산 안내도.

 

'금촌 황토재 구정삼거리'라는 현판이 거린 버스정거장에는 백두들이 한가득 진을 치고 있다.

 

수구재에서 북천면 표지석을 배경으로 인증을 남긴다.

 

 

수구재 우측 양보면 방향.

 

 

수구재 고갯마루에서 널찍한 임도로 들어서는 입구에 ‘이명산 6.0km, 시루봉 4.1km’라 표시된 이정표가 있다.

시루봉이 어디인지 궁금했는데, 나중에 계봉에 도착하니 시루봉 정상석이 있어서,

계봉을 시루봉이라도 한다는 걸 알게 된다.

 

 

임도를 따라 들어서면 이명산 방향 이정표가 자주 눈에 띈다.

 

 

임도를 따라 능선으로 올라서면 우듬지길은 좌측 능선으로 이어지지만,

직진의 임도 방향으로 이명산 등로 표시가 되어 있어서 우회하는 임도를 따른다.

 

좌측 편백나무 숲을 두고 편안한 임도길을 따르는 백두들.

 

 

좌측의 작은 봉우리를 우회한 등로는 다시 능선으로 이어지고,

 

 

옛고개를 지나며 수레길 수준의 등로는 다시금 일반 등산로 수준으로 좁아진다.

 

 

솔향기가 그윽한 안개 낀 소나무 숲길이 완만하게 이어진다.

 

비가 그쳤음에도 혹여나 하는 마음에 입고 있던 우장을 그대로 유지한 채 계봉을 향한다.

 

 

작은 봉우리(308.1봉)를 지나니,

 

전방 나뭇가지 사이로 높다랐게 보이는 봉우리가 나타난다.

구름 위로 드러나 보여서 그런지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느낌이다.

 

 

나무계단이 설치된 등로를 따라 내려섰다가,

 

 

시루봉 2.2km’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를 넘어 능선을 따라가면, 앞쪽으로 봉우리 2개가 구름 위로 보이는데,

우측 봉우리가 계봉쯤이 아닐까 짐작하며 그 높이가 상당히 높아 보여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제법 가파른 내리막이 이어지더니, 좌우로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는 살티재를 지난다.

좌측 골짜기에 표시기가 걸린 것으로 보아, 사평면 배인골에서 오르는 등로가 있는 듯 보이고,

우측 우복리 서촌마을 쪽은 낙엽이 덮여있어서 사람이 다닌 흔적은 없다.

 

 

살티재를 지나자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고,

 

'소나무-1'이라 적힌 구조목이 이채롭다.

 

 

살티재 지난 첫번째 봉우리에서 과일을 나누며 쉼을 하는데,

우전방으로 가야 할 시루봉이 다시금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등로 양쪽에 벤치가 하나씩 놓여 있고, 다소간 완만한 오름길이 이어진다.

 

 

갈비(소나무 낙엽)가 수북한 소나무숲길을 따라 계봉을 향한 오름길이 길게 이어지더니,

 

 

482.9봉 직전에 이번에는 '삼각점'이라 적힌 구조목이 있다.

구조목 표기를 이런 식으로 마음 내키는 데로 표기해 놓아도 되는지 모를 일이다.

 

 

좌측으로 북천면 직전마을 방향으로 능선이 분기되는 봉우리를 지난다.

오랜만에 산행을 해서 그런지 계속되는 오르막이 무척 힘겹게 느껴지지만,

 

길이 완만해지고 전방으로 구름에 휘감겨 우뚝 솟은 계봉이 지척이라며 걸음을 이어간다.

 

 

빼곡한 진달래 군라 사이로 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니,

 

 

 

계봉(시루봉, 달구봉) 정상이 나오는데,

가야 할 우듬지 능선은 우틀하여 이정표의 ‘개고개(양보)’, ‘이명산 편백숲’ 방향으로 이어진다.

 

계봉 정상에서 쉼을 하는 백두들.

이명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좌틀하여, 사진 좌측 이정표의 '상사봉 정상' 방향으로 이어진다.

 

<시루봉/탈구봉/계봉(鷄峰, 547.5m)>
'이명산 시루봉'이라 적힌 정상석 옆에는 달구봉(鷄峰)이라 적힌 오석 정상석이 하나 더 있다. 달구봉이라 새겨진 오석 정상석에는 동국여지승람의 내용이 한자로 새겨져 있는데, 뭔 말인지 도통 모르겠고, 다행히 뒷면을 보니, '달구봉 정상 깊은 못에 용이 살고.. 이맹산을 이명산으로 개칭했다'는 이명산에 관한 내용이다. 어쨌든 이명산은 동쪽으로 뿔당고개 건너편 봉우리이고, 여기는 달구봉(계봉)이다. 달구봉이란 이름이 꾀나 근사해 보이는데, 왜 '이명산 시루봉'으로 고쳐 부르려는지 공감하기 쉽지 않다. 아무튼 나는 지금부터는 달구봉이라 부르기로 한다!!!

 

달구봉 정상에서 쉼을 하는 백두들.

 

 

 

 

 

 

구름이 바람에 일렁이며 동남쪽 진교면 방방으로 조망이 살짝 트이는데,

좌측으로 이명산도 구름 사이로 살짝 모습을 보여준다.

 

서쪽 하동 방향 조망.

멀리 광양의 백운산에서 억불봉으로 이어지는 호남정맥 능선이 보이는지!

 

구름에 가린 지리산 주능선 방향에서 백두대간 지리산을 보고 계신 회장님.

 

북쪽 방향으로는 옥산(우측 끝)이 살짝 보이는데, 저 구름 아래에 오늘 걸어온 우듬지 능선이 쉬고 있을 터!

 

 

계봉 정상에서 과일을 나누며 구름이 걷히기를 기다리는데,

 

다시금 구름이 옅어지면서 이명산이 살짝 모습을 드러내고,

 

진교면의 모습도 시야에 어렴풋이 가늠되며,

 

다음번 산행에서 가게 될 금오산도 형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곳 달구봉에서 금오산으로 이어지는 우듬지 능선도 어렴풋이 가늠된다.

 

 

달구봉 정상 인증.

 

 

 

 

 

달구봉을 뒤로하고, 개고개/편백나무숲 방향으로 우듬지길 잇기에 나선다.

 

 

달구봉 내림길이 예상보다 가파르지 않고 잘 정비되어 있어서 다행이라 여기며 잠시 내려서니,

 

안부에 벤치까지 설치되어 있는 걸 보니, 이 길로 산행을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벤치가 있는 492.5봉을 지나면 조금 가파르게 내려가는데,

 

 

내리막 계단길 우측에 소원성취탑 이정표가 있다.

 

소원성취탑이 뭔지 궁금하여 좌측으로 들어서니,

 

채 5m 정도에 어설프게 쌓아 올린 돌탑(소원성취탑)이 있다.

 

소원성취탑에서는 금오산 방향이 조망된다.

 

소원성취탑에서 금오산을 바라보며, 금자라에게 백두들의 강건을 기원해 본다.

 

 

소원성취탑을 돌아 나와, 계단을 내려서니 완만한 능선 내리막이 이어지다가,

 

운동장 같이 넓고 편평한 공터가 나온다.

 

묘지가 있는 것으로 보아 가족묘지를 조성해 놓은 모양이다.

 

좌전방으로 올라야 할 396.7봉이 보여서 대각선으로 공터를 지나가며 보니 20~30cm 정도 되는 소나무 묘목이 심어져 있다. 어서 빨리 자라서 원형탈모 형태의 이 공간을 메워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가족묘지를 가로질러 중고개에 도착한다.

지도상 월운리에서 우복리로 넘나드는 고갯길로 보이는데, 좌측은 뚜렷한 임도가 보이지만, 우측은 길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이 임도는 396.7봉을 오르지 않고 좌회하는 길인데, 대부분의 산꾼들은 임도를 따라 396.7봉을 좌회한다고 한다.

 

 

중고개에서 396.7봉으로 오르는 우듬지 능선에는 사람이 지나다닌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고, 뚜렷한 산길은 파란색 화살표 방향의 우측 사면으로 이어져 있다. 앞서간 백두들이 어느 쪽으로 갔는지를 모르는 상황에서, 지도상 올라야 할 396.7봉에서 우듬지 능선은 좌측으로 휘어지기에 우측 사면길은 우회길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일단 족적이 희미한 396.7봉으로 올라 보기로 한다.

 

 

흔적조차 희미한 능선을 더듬어 396.7봉에 오르니 좌측 방향에 표지기가 몇 개 걸려있다. 앞서간 백두들이 알바 길에 들었으면 어쩌나 염려되어 연락을 했더니, 중고개에서 어느 길로 들어섰는지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현위치를 파악하여 중고개에서 우측 사면길로 들었다면 돌아오라고 이르고는 능선 분간조차 어려운 좌측 내림길로 들어선다.

 

 

가파른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족적은 낙엽이 덮여 자연스럽고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전혀 없다.

작은 가시나무와 잡목들의 저항을 뚫고 내려서니,

 

 

중고개에서 내려오는 임도와 만나는 널찍한 공터가 나오는데, 화장실도 있고, 공원처럼 꾸며져 있다.

우듬지 능선은 중고개에서 이어오는 임도에서 직진 방향의 능선으로 이어진다.

공터 중앙의 이정표에는 중고개 방향으로 ‘이명산 시루봉 1.1km’ 이정표와,

좌측에 ‘이명산 편백숲’이 있다고 표시되어 있다.

 

 

돌아본 396.7봉 날머리와 중고개에서 이어져 오는 임도 모습.

 

앞서 간 분들께 다시 연락하여 중고개재로 돌아 나와 임도를 따라 내려오라고 이르고는,

공터 옆 마루에 앉아 알바 간 분들을 기다리며 쉼을 한다.

 

 

공서 옆에는 이명산 편백나무 숲이 있다는 안내판이 있다.

 

 

내려다본 편백숲 전경.

 

 

중고개에서 우복리 방향으로 알바 갔던 분들이 돌아오고,

 

산행이 쉬워서 체력훈련 다녀온 소감을 풀어놓으며 여유를 찾는다.

 

 

잠깐의 알바를 뒤로하고 다시금 우듬지 능선길로 들어서서 종착지인 구영고개를 향한다.

 

 

능선으로 이어진 넓은 임도를 따라가면 될 줄 알았는데, 임도가 좌로 돌아 진교면 월운마을 방향으로 내려가버린다.

하는 수 없이 우측 절개지로 올라 능선 위로 올라가면, 다시 뚜렷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임도를 두고 절개지로 오르는 백두들.

 

돌아본 중고개와 492.5봉 방향.

 

 

월운리고개(260m)를 지난다.

동쪽 월운리에서 서쪽 통정리로 넘어가는 고개로,

우측 통정리 쪽에 아담하게 지은 파란 기와집 한 채가 목장 분위를 풍긴다.

 

벌거숭이 오르막 능선은 목장으로 만들어 놓았는데, 선답자들은 염소농장이라 했지만 가축은 보이지 않는다.

나무파쇄기와 트랙터가 서있는 벌거숭이 능선을 따라 올라가면 중간에 시멘트 길이 좌우로 지나간다.

 

돌아본 월운리고개 방향.

 

가야 할 능선 우측으로 농장 가옥도 보인다.

 

 

뒤따르는 후미를 기다려, 농장이 끝나기 직전 전기 울타리를 우측에 두고 따라 올라가는데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없다.

'가다 보면 길이 있겠지' 하고 더 가보지만, 전기 울타리는 좌측으로 휘어지며 이어져 있다.

하는 수 없이 전기 울타리를 넘어 봉우리 방향으로 올라간다.

 

 

돌탑이 있는 311봉에 오르니 표기기가 몇 개 걸려있고, 비교적 뚜렷한 등로의 흔적이 보인다.

 

 

 

뚜렷해진 등로를 따라 오래된 묵묘를 지나고,

 

 

안부를 지나 작은 봉우리를 넘어 내려가면, 비포장 임도를 만나 건너편 능선으로 우듬지 능선을 따른다.

 

 

희미한 흔적을 더듬어 백두대간 우듬지 능선을 따르는 백두들.

 

 

갈비가 수북이 쌓여 희미해지긴 했지만, 비교적 뚜렷한 능선길을 편안히 이어가면,

 

 

지도상 봉골재를 지나게 된다.

 

봉골재를 지나는 백두들.

 

 

 

봉골재를 지나 밤나무 단지에서 돌아본 달구봉(좌)과 이명산(우)이 어느새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오늘 한 시간쯤 늦게 진행하였으면 달구봉(계봉)에서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었을 텐데.. 아쉬움이 스며든다.

 

 

전기 울타리를 우측에 두고, 밤나무 단지 안쪽을 따라 오르면,

 

 

이내 봉우리를 지나며 편평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파묘를 지나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르면,

 

 

우측 아래로 이어지는 갈림길이 뚜렷하지만, 직진의 능선길을 따르면,

 

 

 

 

잡목들 사이로 송전탑이 보이는 곳에서 점점 희미해지는 등로를 더듬어 우측으로 휘어져 내려가면,

 

 

 

구영고개로 이어지는 수레길에 내려서고,

 

2차선 아스팔트 도로가 지나는 구영고개에 도착한다.

 

<구영고개(105m)>

하동군 양보면 박달리와 진교읍 월운리 구영마을을 잇는 고개로, 구영마을에서 지명을 따온 듯하다.

 

구영고개에 도착하는 백두들.

 

우측 하동군 양보면 박달리 방향.

 

다음 구간 들머리 모습.

 

버스가 구영고개 좌측 진교면 구영마을 쪽에 주차하고 있다고 하여, 버스로 향한다.

 

 

고갯마루를 지나서 내려 서니, 구영마을 앞에서 기다리는 애마가 보인다.

 

 

마을 민가 수돗물로 신발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버스에 올라 진교면 소재지의 목욕탕으로 이동한다.

 

 

면소재지의 목욕탕으로는 비교적 우수한 진교사우나에서 땀을 닦고,

 

 

마트에서 일용할 소주와 맥주를 사서,

뒤풀이를 예약해 놓은 방아섬으로 가기위해 진교면 술상항에 도착한다.

 

술상항 바로 남쪽 건너편으로 보이는 방아섬 모습.

 

기다리던 방아섬 전용 배에 오른다.

 

 

헤엄을 쳐도 금방 닿을 듯이 지척으로 보이는 방아섬을 향한다.

 

 

 

 

 

 

뒷풀이 장소인 방아섬에 곰방 도착하고,

 

 

 

 

 

방아섬 앞 호수 같은 바다 풍경.

 

 

어렵게 걸음 한 방아섬에서 백두대간 우듬지 신년 첫 산행 뒤풀이 시간을 가진다.

 

 

 

 

음식 솜씨는 썩 괜찮은데, 자랑이 좀 느러지는 쥔장 할머니!

 

 

밑반찬까지 싹쓸이를 하는데도 가져간 술이 남는다!

 

 

 

뒤풀이를 마치고 망중한을 즐기는 백두들.

 

울타리 밖의 수컷들에게 더 끌리는..ㅉㅉ

 

 

방아섬 산책로에서 본 풍경.

 

 

올해는 황금 돼지의 해(年)라는데, 검은색 이구먼!!

 

 

 

 

 

 

 

방아섬 방문 기념!

 

금년도 첫 산행 뒤풀이를 뒤로하고 방아섬을 뒤로한다.

 

 

1차로 먼저 방아섬을 떠나는 백두들.

 

 

 

 

정원 초과로 남겨진 분들!

 

 

기다려도 기다리는 배는 오지 않고..ㅉㅉ

 

술상항 뒤로 보이는 산이 이명산!

 

드디어 배가 다시 돌아오고,

 

 

방아섬을 뒤로한다.

 

 

다시 술상항으로 돌아 나왔는데,

 

방아섬에 지갑 찾으러 간다고 한바탕의 소동을 뒤로하고,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가는 버스에서,

 

못다 소비한 이슬이를 구름인 듯 날려버린다.

 

 

한겨울 찬비 맞으며 고생하셨습니다. 올 한 해도 늘 강건하시길 ~~!

 

산행길이 비단길이든 형극의 가시밭길이던,

날씨가 화창한 봄날이든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이던,

늘 씩씩하게 맞서는 백두가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