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아산기맥 2-2차(각흘고개~도고온천역). 충남 아산시, 예산군.
산 행 일 : 2021. 12. 11.(토)
산행코스 : 각흘고개 ~ 구만봉 ~ 금북정맥 분기점 ~ 봉수산 ~ 갈매봉 ~ 오형제고개 ~ 곽씨봉 ~ 월명산 ~ 납은들고개 ~ 안락산갈림길 ~ 잔골고개 ~ 새터고개 ~ 도고산 ~ 375봉 ~ 쇠곡재 ~ 도고온천역 (20km, 8시간 소요)
산행참석 : 4 백두.
<산행지도>
아산기맥(牙山岐脈)은 충청남도 아산시, 천안시, 공주시, 예산군 등 4개 시.군에 걸쳐있는 산줄기로, 아산시 배방읍 동천교회를 들머리로 하여 배방산~태화산~망경산~광덕산~봉수산~도고산을 거쳐 도고면 도고온천역을 날머리로 하는 산행코스이다. 명칭은 기맥이지만 산줄기 이론에 따른 명칭은 아니고, 약 44km에 달하는 긴 산줄기이기에 기맥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 같다. 아산기맥은 아산시에서 자기 고향에 있는 명산을 알리고자 개척 및 등로를 정비하여 이제는 산꾼들에게 제법 알려진 종주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일부 종주 마니아들은 무박으로 18시간 정도 걸려 종주를 하기도 한다.
코로나19로 산행이 중단된 상태에서 몇몇 회원들과 함께 정기 산행을 이어오다가 지난 11월 둘째 주에 금남기맥 마지막 구간을 끝으로 올해는 잠시 쉬기로 했는데, 그냥 쉬는 게 지겨웠던지 창병 대장이 12월에 아산기맥을 2구간으로 나누어 걷자고 제안을 했다. 그런데 12월 둘째 주에 집안일로 참석이 어려운 총무님이 불참하게 됨에 따라 별다른 볼거리나 봉우리가 없는 각흘고개에서 도고온천역까지의 두번째 구간을 먼저 걷고 총무님이 합류하는 12월 넷째 주에 광덕산이 포함된 첫번째 구간을 걷기로 한다.
6시 반에 과천역을 출발하여 산행 들머리로 바로 가지않고 날머리인 도고온천역에 주차를 하고는, 택시를 불러 택시비 18,000원에 산행 날머리인 각흘고개에 도착하니 8시로 그냥 자동차로 한 번에 도착하는 시간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서 차량 회수에 소요되는 1시간 정도를 세이브한다.
39번 국도 각흘고개 버스정류장에 도착하니 옛날 금북정맥을 걸을 때는 없었던 생태통로가 새로이 설치되어 있고,
<각흘고개(角屹峙, 213m)>
금계령이라고도 불리는 각흘고개는 충남 아산시 송악면 거산리와 공주시 유구읍 문금리 각흘제골을 잇는 39번 국도가 지나는 고개로, 가문현(加文峴), 각흘현(角屹峴)으로도 불렸다. 고개 아래에 있는 아산시 송악면 성골마을의 지형이 와우형으로 소가 누워있는 형상인데, 이 고개가 소가 누운 형상 중 뿔이 있는 부분이라 하여 각흘(角屹)이라 불렀다고 한다.
안개와 구름이 드리워져 가야 할 봉수산 방향의 아산기맥 능선이 흐릿하게 조망되며,
최근에 고갯길을 깎아서 낮추고 생태통로를 설치하는 바람에 들머리가 고개 옆으로 옮겨져 있다.
<각흘고개의 전설>
충남 공주시 유구읍 문금리 일대에 전해오는 사랑 이야기이자 지명에 얽힌 이야기로, 각흘고개는 유구 땅 금계산과 봉수산 사이 온양으로 가는 길에 있다. 고개가 구불구불하고 험준하여 예로부터 외적에 대항하는 장소이기도 하였는데, 각흘고개 전설 은 충남 공주시 사곡면 대중리에 전해지는 돌고개 전설과 같이 남녀 간의 애절한 사랑의 원한이 깃든 이야기다.
고려 말엽 눈이 펑펑 내리는 어느 겨울날이었다. 이 산중에서 숯을 구우며 살아가던 삼덕이가 잠자리에 들려던 차에, 어디선가 들리는 여자의 비명 소리에 놀라 밖으로 뛰쳐나왔다. 몽둥이를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는데 여자의 신음소리가 들렸다. 가까이 가보니 한 여자가 두 남자에게 포박당하고 있었다. 삼덕은 몽둥이를 휘둘러 포박하고 있던 두 남자를 죽이고 여인을 집으로 데려 왔는데, 들어온 여인은 자신이 이성계에 대항한 역적의 딸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방금 삼덕이가 죽인 두 남자는 포졸이라고 하였다. 그 소리를 듣고 놀란 삼덕은 포졸을 산에 묻고 여인은 산속의 굴에 숨겨 놓았다.
며칠 후 또 다른 포졸들이 들이닥쳤다. 포졸은 삼덕에게 “도망가는 색시를 보지 못했느냐?”라고 물었다. 삼덕은 태연하게 “색시를 보았는데 남쪽으로 내려갔다.”라고 하였다. 그리고 다시 며칠 뒤에 남쪽으로 내려갔던 포졸들이 다리를 절며 뒤돌아가는 것을 보았다. 어느덧 겨울이 가고 봄이 왔다. 삼덕은 여인을 굴에서 데리고 나와 집에 머물게 하였다.
세월이 가면서 두 사람은 친한 사이가 되었다. 여인은 삼덕을 따라 숯가마에 가고 그곳에서 잠을 자기도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여인의 거처가 알려졌는지 포졸들이 삼덕의 집 주변에 매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숯을 구워 내려오는 여인을 발견하고는 포박하려 하자, 삼덕은 짊어진 숯을 팽개치고 포졸들에게 달려들었다. 작대기로 저항하려 하였지만 결국 포졸의 창에 찔리고 말았다. 이를 본 여인이 쓰러진 삼덕에게로 다가가며, “여보, 여보!”라고 외쳤다. 그리고는 포졸들에게 달려들었다. 포졸은 여인도 칼로 베어 죽였다.
이처럼 두 사람은 이 고개에서 숨지고 말았다. 사람들은 이렇게 죽은 두 사람이 이 고개를 지키는 혼령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 고개를 지키는 문지기로 둔갑하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북쪽에서 쳐들어오는 오랑캐를 죽음의 길로 몰아가는 역할을 한다고 하는 전설이다.
각흘고개 주변에는 소(牛)와 관련된 지명이 많은데, '이곳에 각흘(角屹) 와우(臥牛)라 하는 명당이 있다' 하여 전국에서 지관들이 모여든다고 한다.
옛날 금북정맥 산행에서 각흘고개를 지나는 백두들 모습.
옛날 금북정맥 종주길의 추억을 떠올리며 이정표가 있는 들머리에서 아산기맥 두 번째 구간 산행을 시작하여,
능선 위로 올라서면 잘 생긴 소나무가 호위하고 있는 가족묘지가 나오며,
우측 아산시 송악면 거산리 방향이 아침 안개에 침잠해 있고,
능선 등로는 봉수산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향한 가파른 오름길로 접어들고,
바위가 나뒹구는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더니,
이내 이정표가 있는 주능선 위에 올라서서 기맥길은 우측 능선을 따라 이어지게 된다.
능선 갈림길 이정표.
봉수산 방향으로 금북정맥과 아산기맥이 함께 가는 낙엽 수북한 능선으로 들어서서,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 진행하는데,
옛날의 기억이 남아있는 산토끼의 옹달샘이 아직도 옛 모습 그대로다.
7년 전 금북정맥 길에서 찍은 모습.
현위치 393봉 쉼터라 표시된 이정표를 지나는데,
좌측으로 금북정맥의 천방산쯤이 안갯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나 보이고,
별로 높아보이지 않는 작은 봉우리에도 옛날에는 없었던 우회길이 생겨나 산꾼들의 걸음을 가볍게 하며,
작은 언덕 수준의 봉우리들을 연이어 오르내리는데,
우전방으로 아산시 송악면 거산리 방향이 아직도 안개에 덮여 있고,
그나마 제법 봉긋한 봉우리가 나타나는데 지도를 보니 구만봉이라 표시되어 있다.
<구만봉(392m)>
네이버 지도에는 나타나지도 않지만 산행 앱 지도에는 구만봉이라고 이름 붙은 봉우리다. 무명봉에 구만봉이란 이름이 붙은 것은, 산 아래에 구만사라는 사찰이 있고 이 동네의 이름이 아산시 송악면의 구만리라서 그리 붙인 모양이다. 구만리는 용두원 남서쪽 골짜기에 있는 작은 마을로 옛날 구만 명이 피난했던 마을이라 하여 구마니(구만리)라 불려진다고 한다.
'바스락 바스락 ~~!' 경쾌한 낙엽 밟는 소리를 행진곡 인양 들으며 완만한 능선길을 이어가는데,
겨우살이를 가득 매달고 있는 커다란 참나무가 눈길을 끌고,
거의 달라지지 않는 주변 풍경이 이어지는데,
등로 우측으로 7년 전 금북길에서 추위에 떨며 아침식사를 했던 장소가 희미한 추억을 더듬게 한다.
7년 전 금북정맥 산행 때의 아침식사 모습.
오늘 아산기맥을 함께 걷는 동료들은 옛날에 왔던 기억이 전혀 없는 듯 아산기맥에 대한 탐구에 열중이고,
그렇게 또 작은 봉우리를 올라서니 앞쪽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 할 봉수산 남봉쯤이 시야에 들어오고,
작은 봉우리조차 더욱 몸을 낮추는 호젓한 능선길이 이어지더니,
옛 기억이 남아있는 낯익은 이정표가 눈에 들어오는데,
꾀나 긴 시간이 흘렀음에도 옛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정표가 신기하기만 하다.
봉수산 남봉을 향한 급경사 오름길이 시작되며 수북이 쌓인 낙엽이 눈을 밟는 듯 미끄럽기 그지없고,
우측 길상사 방향 갈림길을 지나면,
이내 금북정맥과 아산기맥이 분기하는 봉수산 남봉에 도착하여,
금북길은 이곳에서 급좌틀하여 남쪽을 향하고, 아산기맥의 봉수산 정상은 북쪽으로 100m쯤 떨어져 있다.
봉수산 직전의 안부로 내려서며 금북 기맥 종주의 추억을 뒤돌아보고,
이내 낯익은 정상석이 우두커니 지키고 있는 봉수산 정상에 도착한다.
<봉수산(鳳首山, 536m)>
봉수산 남봉(금북정맥 갈림봉)에서 100m 떨어져 있는 봉수산은 금북정맥 마루금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이번 구간의 주요 봉우리로 예산과 아산 그리고 공주의 3개 군에 걸쳐있다. 봉수산은 봉황새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봉수산이라고 부르고 있으며, 산기슭에는 887년(진성여왕)에 도선국사가 창건한 봉곡사가 있은데 임진왜란 때 소실된 것을 1647년(인조)에 중창하였다. 북쪽에 있는 봉곡사 방향 능선이 왼쪽 날개에 해당되고, 남쪽의 천방산 방향 능선이 우측 날개에 해당되며, 대술면 상황리 갈막고개가 봉황의 꼬리에 해당된다고 하여 봉수산이 봉황의 머리가 된다.
이 산은 봉황이 남북으로 날개를 펼친 채 동쪽에 있는 광덕산을 향해 날아가는 형상을 취하고 있다. 산은 육산으로 등산로는 뚜렷이 잘 나 있고, 비교적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옛날 남편을 기다리다 일생을 마감한 아낙네의 애환이 서린 베틀바위 등이 이 산의 진가를 높여주고 있다고 한다.
봉수산 정상의 이정표에 도고산 정상이 12.8km다.
봉수산 정상 인증.
7년 전 금북정맥 때의 봉수산 정상 인증 사진.
10분의 커피 타임을 가지고는 봉수산을 뒤로하면,
우측 느릅실 방향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능선 갈림길에서 좌측 길로 들어서서,
가드 로프가 메인 급경사 나무계단길을 내려서게 되고,
참나무가 빼곡한 능선길에 고래 머리를 닮은 바위가 눈길을 끌더니,
연이어 벤치가 설치된 쉼터들을 지나게 되고,
낙엽이 수북한 육산 능선길에 가끔씩 바위 암릉도 보이더니,
오형제고개가 2.7km 남았다는 이정표도 지난다.
갈림길도 아니고 그다지 궁금하지도 않은데 119 구조목만큼이나 자주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산길을 걷는 산꾼들에게는 반갑기도 하고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가끔씩 꼭 있어야 할 갈림길이나 헛갈리는 지점에는 잘 보이지가 않는 경우도 있는데, 이왕지사 설치할 것이라면 좀 더 신경을 써서 설치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육산 능선길에 싫지 않은 바위 무더기를 지나고,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한 호젓한 낙엽길도 지나면,
우측 봉수사 방향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에서 좌측 오형제고개 방향 능선으로 들어서고,
완만한 능선길을 시름없이 걷는데만 열중하는데,
오늘 산행에서 낙엽이 수북한 똑같은 능선만 보다가 처음으로 둥글둥글한 바위들이 평온히 널린 생경한 풍경이 새삼스레 눈에 들어오는데,
바위 한켠에는 베틀바위 이정표가 세워져 있는데, 여름철이라면 건들바람이 부는 이곳에서 쉬어가면 좋겠다 싶다.
베틀바위의 내력이 적힌 안내판.
우측 봉곡사 방향 천년숲길 갈림길을 지나고,
백제 천년의 귀요미 오리바위를 지나면,
앞쪽으로 가야 할 갈매봉쯤이 뾰족하게 위용을 드러내고,
좌우로 갈림길이 있는 사거리안부를 지나 꾀나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면,
가야 할 갈매봉과 비슷한 높이의 갈매봉 전위봉을 지나게 되고,
다시 나무계단길을 따라 잠시 내려섰다가,
바윗돌이 나뒹구는 오름길을 오르면,
널마루가 설치되어 있는 갈매봉 정상에 도착하게 되는데,
<갈매봉(388m)>
충남 예산군 대술면 송석리, 아산시 송악면 유곡리, 강장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산에 갈매나무가 많아서인지, 산의 모양이 달구지 바퀴의 갈매처럼 생겨서 붙여진 이름인지 지명의 유래를 찾기 어렵단다.
가야 할 오형제고개는 1.2km 남았다고 표시되어 있다.
급경사 내림길에 수북한 낙엽이 무척이나 미끄럽지만 가드 로프에 의지하며 조심스레 내려서면,
낙엽이 깔린 호젓한 능선 숲길이 이어지다가,
벤치가 있는 능선 분기점에서 직진의 능선을 두고 우틀하여 내려서면,
제법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지다가 이내 다시 완만한 능선 내림길로 바뀌고,
잠시 후 좌우로 등로가 갈라지는 오형제고개 절개지 상단에 도착하여 우측 오형제고개 방향으로 내려서면,
2차선의 616번 지방도가 지나는 오형제고개에 도착한다.
<오형제고개(五兄弟峴, 170m)>
충남 아산시 송학면 강장리 정주골과 예산군 대술면 송석리 소릴틸골 사이의 고개로, 616번 지방도가 지난다. 북동쪽으로 1.5km 직선 구간에 다섯 개의 고개가 연이어 있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래에서부터 첫째는 서낭당고개이다. 배골로 이어지고 있어 배골고개라고도 한다. 둘째는 서낭당고개 남서쪽에 있는 시총재이다. 그 너머에 갓골이 있어 갓골고개라고도 한다. 셋째는 시총재으로 남서쪽으로 270m 지점에 있는 고숫고개이다. 넷째는 고숫고개에서 남서쪽 남서쪽으로 480m 지점에 있는 분고개이다. 다섯째가 분고개에서 300m 지점에 있는 오형제고개이다.
오형제고개 유래 안내판.
아산시 천년의 숲길 안내판.
오형제고개 들머리는 도로 건너편 옹벽을 올라 가파른 계단 오름길로 이어지고,
발바닥 앞부분만 살짝 걸쳐지는 가파른 나무계단을 오르다가,
돌아본 오형제고개에는 서너 곳의 식당들이 성업 중에 있는데, 저곳에서 식사를 해결해도 좋을 듯하다.
다시 완만한 능선 오름길이 이어지다가,
지도 앱에는 곽씨봉(256m)으로 표시되어 있고 이정표에는 245봉이라 표시된 봉우리에서 간식을 나누는데,
나는 점심을 먹는 줄 알고 가져온 빵과 두유로 혼자만 점심식사를 해 버린다.
<곽씨봉(245m)>
충남 예산군 대술면 송석리, 화산리, 아산시 송악면 강장리, 도고면 농은리의 경계에 있는 산인데, 3개면의 분기점으로 지명의 유래는 찾기 어렵단다.
배가 고프지 않았음에도 점심을 먹어서 뚱~ 해진 몸으로 다시 아산기맥 능선길에 들어서서,
묘지가 있는 옛고개를 지나고,
245m 삼각봉이라 표시된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를 우회하여 지나면,
또다시 봉우리를 우회하라는 이정표가 이끄는 데로,
낙엽이 무릎까지 쌓인 봉우리 우회길을 따르고,
그리 가파르지 않은 봉우리 우회길을 두고 봉우리 정상으로 올라가면,
현 위치가 월명산(242m)으로 표시된 능선 분기점 봉우리에 도착한다.
<월명산(月明山, 242m)>
충남 예산군 대술면 화산리, 아산시 송악면 강장리, 도고면 농은리의 경계에 위치한 산이다. '월명'이란 산 이름은 산의 서북쪽에 위치한 도고면 농은리의 열멩이마을에서 따 온 것으로, 이는 우리말 이름인 '열멩'의 음을 빌려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추정된다. 참고로 열멩이 마을은 월명산 서북쪽에 있는 마을로 지형이 험하고 살기가 어려워서 밝은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염원으로 월명리라 했는데 변음되어 열멩이라 불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달이 밝다'는 의미와 관련이 애매모호한 월명산 정상을 알리는 작은 표지기를 배경으로.
월명산을 뒤로하면 172봉을 우회하라는 이정표가 세워져 있고,
작은 봉우리도 우회하며 잘 나 있는 아산기맥 등로를 따르면,
우측 아산시 도고면 농은리 사기당골과 좌측 예산군 대술면 화산리 갓골을 잇는 옛고개와 건너편에 자리한 염소농장을 지나게 되는데, 농장 우측에 개 2마리가 무섭게 짖어대지만 개무시하고 그냥 지나서 농장 뒤로 보이는 능선으로 진행한다.
숫적 우세만 믿고 무섭게 노려보고 있는 우두머리인쯤 되어 보이는 염소.
철천진 웬수를 만난 듯이 짖어대는 개들에게 온화한 눈길로 적이 아님을 일깨워주며 앞쪽으로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진행하다가,
돌아본 아산기맥 능선에 월명산(좌중앙)쯤이 그냥 조금 도드라져 보이는 수준이고,
앞서가던 분들이 이정표가 있는 152봉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김 전무가 집안 정소를 하다가 발견한 유통기간이 한참 지난 컵라면에 돌탱이 같은 찰밥으로 '역시 겨울에는 뜨듯한 라면 국물이 최고여!'를 외치며 오붓한 한 끼를 나눈다.
아점에 이어 점심까지 연거푸 먹고는 다시 아산기맥 능선길로 들어서서,
희미한 옛고개도 있는 듯, 없는 듯 지나고,
납은들고개가 700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능선 마루로 이어지는 송전탑 임도를 따르다가,
임도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지점에서 우틀하여 납은들고개 방향으로 들어서서,
잠시 호젓한 소나무 숲길을 따르면,
2차선의 645번 지방도가 지나는 납은들고개에 도착한다.
<납은들고개/남은들고개/남운현(110m)>
충남 아산시 도고면 농은리 구동골과 예산군 대술면 화산리 조일마을 사이의 고개로 645번 지방도가 지나간다. 고개 위에 넓은 바위가 있어서 납은들고개라 하는데, '납은들'은 '넓은 돌'이 변한 말이라고 한다.
납은들고개 들머리로 들어서며 돌아본 고개에는 '산마루'라는 식당이 보이는데,
본디 저 식당에서 점심을 하려 하였으나 휴업 중이라 하여 뜨듯한 점심식사의 기회를 포기했었다.
납은들고개 들머리로 들어서서 오르면 좌측에 철망 울타리가 쳐진 가족묘역을 지나 오르게 되고,
도고산이 5.1km 남았다는 158봉 이정표를 지나면,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며,
녹슨 TV안테나가 세워져 있는 봉우리를 지나 내려서면,
좌측 예산군 대술면 화산리 도봉골과 우측 아산시 도고면 농은리 잔골마을을 잇는 수레길이 지나는 안부를 지나고,
이내 또다른 안부 고갯길을 지나서,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면,
거대한 송전탑 아래를 지나,
아산시의 천년숲길 임도를 가로질러 절개지 위 능선으로 올라 우틀하여 능선을 따라 진행한다.
돌아본 봉수산(우중앙 희미한 산) 방향.
임도와 나란히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우측으로 휘어지며 오르면,
우전방으로 가야 할 도고산 방향의 아산기맥 능선이 꾀나 높아 보이고,
완만한 능선 오름길을 오르면,
좌측으로 예산군 대술면의 안락산 방향 능선이 분기하는 능선 분기점에 도착한다.
안락산 방향 능선에 자리한 가족묘지.
안락산 갈림길 이정표.
안락산 방향 능선 분기점을 뒤로하고 내려서면,
181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나게 되고,
잠시 더 완만한 능선을 따르다가 떨어질 듯 내리꽂는 내림길을 내려서면,
시멘트 포장 임도가 지나는 잔골고개를 지나게 된다.
<잔골고개>
좌측 예산군 예산읍 수철리 새터마을과 우측 아산시 도고면 농은리 잔골마을을 잇는 고개로, 시멘트 포장 임도가 지난다.
잔골고개에서 가파른 나무계단을 올라 다소 완만해지는 오름길을 따르다가,
우측 농은리 방향에서 올라오는 능선길에 접속하여 좌측 도고산 방향 오름길로 진행하면,
오래된 묘지가 자리한 봉우리를 지나게 되는데,
봉우리에서는 구간 최고 난이도인 도고산 직전 두 개의 400미터급 봉우리가 젖무덤인양 오뚝해 보이고,
쉼터 갈림길이라 표시된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면,
가야 할 400미터급 두 개의 봉우리가 점점 위압적으로 다가오고,
임도와 나란히 이어지는 능선 숲길을 잠시 따르면,
임도삼거리 갈림길인 새터고개를 지나게 된다.
<새터고개>
예산군 예산읍 수철리 새터마을 뒤편에 있는 고개로, 고개 너머로는 아산시 도고면 도산리의 운주사로 임도가 이어진다. 수철리 새터마을에는 천주교 성지인 수철리 공소가 있는데, 옛날 박해시절 400봉 방향의 고개를 넘어 1.5km 떨어진 간양리 공소와 긴밀하게 연락하였다고 한다.
새터고개 이정표.
새터고개를 지나면서 오름길은 급경사로 바뀌더니,
급경사의 비탈에 자리한 남원윤공 묘지를 지나자,
서있기 조차 힘든 코가 닿을 듯한 급경사 오름길이 10여 분간 더 이어지다가,
400급 봉우리 정상부에 올라서자 다소 완만해지며 소나무 숲길이 이어지더니,
380봉 갈림길이라 표시된 이정표가 서 있는 좌측 덕봉산 방향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힘겹게 첫 번째 400봉에 도착하였으나 앞서간 분들이 보이지 않아 앞쪽으로 보이는 또다른 400봉으로 향한다.
첫 번째 400봉을 내려서니 바위들이 나뒹구는 안부를 지나게 되고,
가드 로프가 메인 오름길을 올라,
두 번째 400봉쯤에 도착하니 앞서간 백두들이 쉼을 하고 있는데,
쉼을 하던 김 전무가 이제 도고산까지는 중력으로 거저 갈 수 있다고 장담을 한다. 도고산이 더 높은데!
잠시의 쉼을 뒤로하고 가야 할 도고산을 가늠하고는 두번째 400봉을 뒤로하고 내려서니,
두 번째 400봉과 세 번째 400봉 사이의 안부에 세워진 현 위치 402봉 쉼터 이정표를 지나게 되고,
세 번째 400봉쯤을 지나는데 중력만으로도 갈 수 있다던 도고산이 높아만 보이는데,
도고산 직전의 안부를 지나,
가드 로프가 설치된 오름길을 힘겹게 오르면,
봉화대로 보이는 축대 흔적 위에 커다란 정상석이 자리한 도고산 정상에 도착한다.
<도고산(道高山, 484.7m)>
충남 아산시 도고면 도산리, 시전리, 예산군 예산읍 간양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도(道)가 높은 군자처럼 의연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옛날 천지가 개벽할 때 온 천지에 물이 찼는데, 산꼭대기만 도구통만하게 남았다는 설화에서 산 이름이 유래하였다고도 한다.
도고산 정상석.
도고산 유래 안내판.
남서쪽 덕봉산과 안락산 방향 조망.
마침 도고산 정상에 도착한 부부 산객에게 부탁하여 남긴 도고산 정상 인증.
살짝 흐린 날씨에 미세먼지까지 잔뜩 끼여서 시야가 없는 도고산 정상을 뒤로하면 이내 평상이 설치된 안부가 나오며,
우측 동막골 방향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에서 좌측 도고온천역 방향으로 들어서고,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지 않은 등로 찾기가 어려운 봉우리를 좌회하는 거친 숲을 통과하고,
급경사 능선 내림길을 길게 내려서면,
353봉 송전탑을 지나게 되고,
돌아본 도고산 정상 방향.
353봉(송전탑) 이정표.
이내 벤치와 이정표가 있는 357봉 이정표에서 357봉을 우회하여 지나게 된다.
357봉 갈림길 이정표.
낙엽이 수북한 제법 가파른 능선 내림길을 내려서면,
좌측 도고면 효자리 임도와 접속하는 지점을 지나게 되는데,
김 전무가 벗어놓은 배낭이 혼자 덩그러니 주인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고,
다소 완만해진 능선 소나무 숲길을 따르면,
228봉(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이곳에서 우측 사면 방향으로 희미한 길 흔적이 갈라져 가는데 아마도 쉬골재로 내려서는 등로로 짐작되지만, 네이버 지도에는 앞쪽 228봉 정상에서 우측으로 등로가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표시되어 있기에 잠시 더 진행하여 228봉 정상에 오르니 우측 쇠골재 방향의 갈림길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직진의 도고온천역 방향 등로는 지난해에 가 보았던 길이라 우측 쇠골재로 이어진 등로는 어떨까 하는 궁금증에 우틀하여 등로가 없는 사면으로 치고 내려가니,
돌아본 228봉 방향.
잠시 후 228봉 직전 갈림길 이정표쯤에서 이어온 듯 보이는 희미한 등로에 접속하게 되고,
희미한 족적을 따라 내려서는데 그나마 희미하던 등로의 흔적도 사라져 버려 그냥 눈대중 쇠골재 방향으로 내려서면,
우측 아래로 '아산 용궁댁'이 있는 도고면 시전리가 내려다 보이고,
희미한 족적을 더듬어 거친 능선을 내려서서,
남씨들 가족묘지에서 좌측으로 내려서면,
마을 상수도 배수시설을 지나게 되고,
거친 가시나무와 덤불을 헤치며 진행하다가 수레길에 접속하여 좌측 수레길을 따라 쇠골재로 진행한다.
우측 도고산 방향.
양계농장 진입로에 접속하여 우틀 쇠골재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쇠골재 건너편으로 도고온천역 사이에 자리한 봉우리가 꾀나 높아보이고,
228봉에서 쇠골재까지의 등로 상태가 희미했던 것으로 보아 쇠골재와 도고온천역 사이의 등로에 대한 의구심이 들어 그냥 쇠골 농로를 따라 정규 아산기맥 등로 방향으로 진행하기로 한다.
도고온천역으로 이어지는 아산기맥 등로가 지나는 작은 저수지에서 지나온 쇠골재와 도고산 방향을 돌아보고,
도고온천역으로 이어지는 숲길로 들어 급경사를 오르니,
가족묘지가 나오며 등로는 능선 위로 이어져 있고,
뚜렷한 등로를 따라 능선에 오르니 98안부(갈림길)이라 표시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사면 등로를 따라 소나무 숲길을 지나니,
도고온천역이 내려다 보이고,
이내 아산기맥의 종착점인 도고온천역에 도착한다.
<도고온천역(道高溫泉驛)>
충남 아산시 도고면 시전리의 도고온천역은 장항선에 있는 기차역으로, 신창역과 신례역 사이에 있다. 1922년 6월 선장역으로 영업를 개시하여 무궁화호가 정차하며, 2007년 12월 장항선 개량공사 준공과 함께 현 위치로 이전하였다. 2008년 1월 무배치간이역으로 격하되어 을종위탁판매소로 전환되었다.
<도고온천(道高溫泉)>
충남 아산시 도고면 기곡리의 도고온천은 약알칼리성 유황온천으로 수질이 좋마서 신경통, 피부병, 위장병, 안질 등에 좋다고 한다.
돌아본 아산기맥 날머리 방향.
늦은 점심에 이른 하산으로 별다른 이론도 없이 과천으로 이동하여 저녁식사 겸 뒤풀이로 산행의 고단함을 달랜다.
아산기맥 두 개 구간 중에서 오늘 쉬운 구간을 먼저 걸았는데,
다음에 걸어야 할 조금 더 힘들고 긴 구간에 대한 걱정으로 약간 찜찜한 느낌이 남는다.
더 맛있는 떡과 덜 맛있는 떡 중에서 더 맛있는 떡을 먼저 먹어버린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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