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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명성지맥 3차(여우고개~도내지고개) : 참호 벙커 등이 즐비한 능선길

by 재희다 2022. 3. 10.

 

산 행 지 : 명성지맥 3차(여우고개~도내지고개) 경기도 포천시.

산 행 일 : 2022. 02. 26.(토)

산행코스 : 여우고개 ~ 파인힐펜션 ~ 688.5봉 ~ 군부대울타리 우회 ~ 사향산(737.4m) ~ 675.9봉 ~ 낭유고개 ~ 헬기장 ~ 570.5봉 ~ 관음산(732.1m) ~ 495.5봉 ~ 452.9봉 ~ 436.1봉 ~ 315.5봉 ~ 도내지고개(43번 국도, 문암삼거리) (14km, 6시간 반 소요)
산행참석 : 5백두.


<산행지도>

 

지맥 산행이 예정된 날에 비가 예보되었는데, 예닐곱 시간 걷는 산행의 반 이상 비를 맞으며 걸을 것이라는 예보다. 사실 비를 맞으며 걷는 산행이야 좋지는 않지만 산행을 취소할 만한 이유는 안 되지만, 시야가 흐려 조망이 없는 것과 산행 사진을 남길 수 없는 상황은 가급적 피하고 싶다. 산우회 전체 산행도 아니고 고작 작은 승용차로 가는 산행 일정이라 후일로 미룬 들 크게 어렵지도 않아 보인다. 하지만, "물건을 살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사지 말고, 여행을 갈까, 말까? 망설여질 때는 갸야 한다."는 옛날에 읽었던 어느 산행기의 글귀가 떠올라 겨울철에 하는 우중산행에 도전해 보기로 한다. 

 

 

명성지맥 산행을 시작하면서 산행 출발지점인 철원의 자등리로 가기 위해서는 47번 국도를 탔어야 했는데,  이번 구간의 들머리인 여우고개로 접근하는 길은 43번 국도를 타게 된다. 서울에서 43번 국도를 타고 의정부를 지나면서 한북정맥(漢北正脈)이 지나는 축석령을 넘으면 포천시 소흘읍이며, 소흘과 이웃한 가산면 궁말은 백사(白沙) 이항복(李恒福 1556-1618)의 고향이고 병자호란 이전까지는 필자 조상님들의 고향이다. 백사 이항복(李恒福)은 우리들에겐 "오성과 한음"의 장난꾸러기 악동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사실 그는 우리나라의 모든 관직을 두루 지낸 엄청난 인물이다. 병조판서, 이조판서, 좌의정, 영의정, 나중에는 오성부원군(鰲城府院君)에 봉해지기도 했다. 또한 행주대첩으로 유명한 권율 장군의 사위이기도 하다. 관직에 있는 40년 동안 당파 속에서 살았으나, 어느 당파에도 휩쓸리지 않고 중립을 지키면서 평생을 대처럼 꼿꼿이 살았던 선비였지만, 광해군 때 영창대군과 인목대비를 구하려 힘쓰는 등 집권파의 부당함에 저항하다가 관작을 박탈당하고 북청으로 유배길에 올랐다. 북청은 함경도에 있으며 축석령과 광덕재를 지나 철령을 넘어간다. 그때 백사 이항복이 철령을 넘으며 읊은 시(詩)가 유명하다. 들어보면 모두가 아는 시로, 


철령(鐵嶺) 높은 봄에 쉬어 넘는 저 구름아, 
고신원루(孤臣寃淚)를 비 삼아 띄워다가, 
임 계신 구중심처(九重深處)에 뿌려 본들 어떠리.

백사 이항복의 친구 '한음 이덕형'도 이항복이 지낸 관직을 차례로 이어받아 병조판서, 이조판서, 우의정, 좌의정 영의정까지 모두 지냈다. '한음 이덕형'은 당시 영의정이던 이산해의 사위가 되는데 그 사연이 유명하다. 토정비결을 만든 토정(王亭) 이지함(李之函)이 이산해의 삼촌이다. 토정 이지함 선생이 "한음 이덕형"이 어릴 적 길에서 노는 것을 우연히 보고 장차 나라의 큰 재목이 될 인물이라는 것을 이미 예감하였다고 한다. 그 당시 영의정이던 조카 이산해(李山海)에게 한음을 사윗감으로 천거하자 결국 한음은 17세 때 네 살 아래인 이산해의 둘째 딸(당시 13세)을 부인으로 맞이하게 되었다 하니, 지금도 우리들에게 회자되는 예언가이지만 역시 토정(王亭)의 안목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볼거리나 역사적 유적이 있어야 산행기를 쓰기가 수월하고 재미가 있는데, 이번 구간의 사향산이나 관음산은 별다른 얘깃거리가 없고 흐린 날씨로 조망도 없다. 다만 걷는 내내 만나는 참호와, 교통호, 벙커 등의 군 시설물은 친구들의 소주잔 너머로 들은 군대 이야기만이 아련히 남아 있을 뿐이고, "포천, '하늘(天)도 포기(抛棄)한 땅'이라서 '포천'이라 부르기도 한다."는 우스게만이 아련하다.

 

 

'포천, 하늘(天)도 포기(抛棄)한 땅' 이라며 자기의 군생활이 더 힘겨웠다는 친구들의 열변을 떠올리며 포천을 지나고, 산행 날머리인 도내지고개와 산정호수도 지나, 비에 젖은 여우고개에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하고는, 고개 남쪽 파인힐펜션 방향 도로로 들어서며 명성지맥 세번째 산행을 시작한다. 

 

<여우고개(狐峴, 420m)>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 구정보루에서 영북면 산정리 산정호수로 넘어가는 78번 지방도에 위치한 고개로, 한국전쟁 전에 북한이 닦은 길이다. 궁예가 왕건에게 패하여 이곳에 머물면서 망을 '보았다' 즉 '엿보았다' 하여 '엿본 고개'가 여우고개로 되었다고 한다. 또는 여우가 많이 서식하였는데 겨울에는 양지쪽에서 여름에는 응달쪽에서 살았다고 하여 여우고개라 부르게 되었다고도 한다. 한편, 산정호수 남쪽에는 여우고개(狐峴)라는 마을이 있는데 여우가 자주 나타났다고도 하고, 또는 궁예의 군사가 왕건 군사에게 패하여 명성산에 피난하고 있을 때 왕건 군사들과 궁예 군사들이 이곳에서 서로 눈치를 보면서 여우처럼 엿보았다고 해서 '여우고개' 마을(狐峴洞)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지명 총람』에 따르면 포천시에는 화현면 화현리와 군내면 직두리에도 여우고개가 있다고 되어 있으나, 각각 노태고개와 굴고개의 오기(誤記)로 보인다.

<장암리>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에 속하는 법정리로, 마을에 마당바위가 있어 마당바위 또는 장암(場岩)이라 하였다. 1912년 행정 구역은 영평군 이동면 장암리였다.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 장암리 일부를 연곡리로 넘겨주고 응암리 일부를 병합하여 장암리라 하고 포천군 이동면에 편입하였다. 1945년 해방과 더불어 38선 이북 지역인 장암리 전역이 북한 치하에 들어갔으나 6·25 전쟁 때 실지(失地)를 회복하여 1954년 11월 17일 행정권이 이양되었다. 2003년 10월 19일 포천군이 도농복합시로 승격하면서 포천시 이동면 장암리가 되었다. 자연 마을로 개미말·덕재·마당바위·광산골·여우고개·안덕재·배상골·바깥덕재·매바위(응암) 등이 있다.

 

 

 

포장도로를 따라 좌측 여우재산장 갈림길을 지나는데 앞쪽으로 가야 할 사향산이 구름에 가려있고, 

 

우측으로 '장발장'이란 간판을 달고 있는 펜션쯤을 지나서, 

 

우측으로 파인힐 펜션이 나오며 맞은편 주차장으로 보이는 공터로 들어서서, 

 

도로 좌측의 뚜렷한 임도를 따라 진행해야 하는데, 차량 회수를 해야 하는 직진 본능의 선두팀을 김전무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불러세워 함께 임도로 진행한다. 지도에 보면 이 포장도로를 계속 따르면 바로 사향산 정상부의 군부대 정문으로 이어지므로 사실은 우회 지름길이라 할 수도 있겠다. 

 

 

임도로 들어서니 흰 눈이 녹지 않고 쌓여 있어서 가파른 곳은 무척이나 미끄러워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데, 

 

배낭에 넣어 놓았던 아이젠을 여우고개에서 산행 준비를 하면서 뺏던 것을 우회하게 하고, 

 

임도가 잣나무숲으로 들어 능선 우측으로 휘어져 가는 지점에서, 

 

표지기가 한두 개 걸려 있는 좌측 능선길로 들어서면, 

 

등로인지 군인들의 통행로인지 구분이 애매한 산길이 이어지며, 

 

지난 구간의 뚜렷하던 등로와는 달리 지맥 등로가 희미하여 혼란스럽기조차 한데, 

 

대충의 능선 방향 희미한 족적을 더듬어 오르면 화생방경보종이 걸린 공터를 지나게 되고,  

 

능선에 방화선인지 임도인지 구분이 어려운 널찍한 임도의 흔적을 따르게 된다. 

 

 

임도라기보다는 방화선으로 보이는 널찍한 능선을 따라 안부를 지나자,  

 

능선길은 다시 가팔라지더니, 

 

잡목들이 자라난 암릉 능선길을 오르면, 

 

좌측으로 한북정맥의 백운산이 조망된다는 688.5봉 전망바위가 나오지만 흐린 날씨로 조망이 없고,  

 

이내 688.5봉에 올라서니 군부대가 차지한 사향산 정상이 건너다 보인다. 

 

구름이 아니었으면 이동면 도평리와 한북정맥의 국망봉이 조망되었을 동남쪽 방향.

 

 

짙은 구름으로 시야가 없는 688봉을 뒤로하고 안부를 지나 잠시 오르면, 

 

이내 사향산 정상을 차지한 군부대 울타리가 앞을 가로막아 서며 산꾼들은 우측 울타리를 따라 우회하여 지나게 되는데, 

 

<사향산 군부대 울타리(702m)>
울타리가 없었다면 직진의 능선을 따라 금방 사향산 정상으로 오를 수 있을 텐데, 사향산 정상부를 군부대가 완벽하게 점령하고 있는 바람에 부득이 우측 울타리 옆 급경사 내림길로 진행하여 군부대 정문을 지나 둥그렇게 반원을 그리며 사향산을 우회하여 지나게 된다. 우회 등로는 희미하고 잡목과 잡풀이 많아 진행하는데 어려움이 많은 지점이다. 현재는  군부대가 철수하고 없는 상태라는 예기도 있지만 중요한 시설이 있어서 아직도 군인들이 관리하고 있는 듯하다. 

 

우회하게 되는 울타리 옆으로는 잡목이 제거되어 있고 눈이 쌓여 있다.

 

 

울타리 옆으로 이어진 족적을 따르는데 말이 등로이지 잘린 그루터기와 바위가 불거져 나와 진행이 쉽지 않고, 

 

급경사의 바위 내림길에는 눈까지 덮여 있어서 여간 미끄러운 게 아니지만 철망 울타리를 잡고 조심스레 진행하면, 

 

부대 정문쯤을 지나게 된다. 

 

지나온 부대 울타리 방향.

 

굳게 잠진 군부대 정문 전경.

 

 

군부대 정문을 가로질러 부대 울타리를 따르는 우회길을 계속 이어가면, 

 

돌아본 군부대 정문 방향.

 

앞쪽으로 군부대가 자리한 사향산 정상부를 지나서 이어지는 명성지맥 능선이 보이고, 

 

능선으로 이어지는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면, 

 

군부대가 자리한 봉우리를 지난 명성지맥 능선 안부에 도착하여 우틀하여 능선을 따르게 된다. 

 

돌아본 군부대가 자리한 원래의 사향산 정상부 방향. 

 

 

반원을 그리며 군부대를 우회하여  다시 지맥 능선에 접속하여서는 우틀 능선 오름길로 들어서서, 

 

구름 자욱한 좌측 포천시 이동면 방향의 조망을 머릿속으로만 떠올려 보며 잠시 오르면, 

 

안테나가 덩그러니 홀로 지키고 있는 사향산 정상에 도착한다.

 

<사향산(麝香山, 736.3m)>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와 영북면 산정리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정상은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어서 오를 수 없는 산이다. 이동면 노곡리의 주산(主山)이 되며, 비교적 낮은 산이지만 정상부가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산세가 가팔라 웅장해 보인다. 사향(麝香)은 원래 노루 배꼽의 향기를 말하는 것인데, 보통 사향노루의 배꼽으로 인식을 하며, 사향산이란 이름은 노루 형상의 명당자리가 있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곳 정상은 암릉으로 된 펑퍼짐한 곳으로 맞은편으로 한북정맥 능선인 백운산과 궁예가 패주로 쫓기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던 국망봉과 자신에게 직언을 했다는 이유로 부인 강씨를 유배하여 죽인 강씨봉, 왕건의 부하에게 말에 매달려 질질 끌려 다녔다는 도마치봉이 보이고, 동쪽으로는 지난 구간 걸었던 광덕산과, 각흘산이 잘 보인다고 한다.

 

금세 안개에 모습을 감춰버린 군부대가 자리한 원래의 사향산 정상 방향.

 

사향산 정상의 군부대 삼각점.

 

사향산 정상 인증.

 

사향산 정상 한켠의 나뭇가지에 걸린 산객님의 빛바랜 사향산 표지기.

 

 

안테나가 우두커니 지키고 있는 사향산을 뒤로하면, 

 

급경사 내림길이 이어지며 앞쪽으로 가야 할 675.9봉이 안갯속에서 희미하게 드러나 보이고, 

 

급내림길을 내려서자 방화선이 조성된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더니, 

 

다시 오름길로 접어들어,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잠시 오르면, 

 

벙커와 화생방경보종이 있고 능선이 분기하는 675.9봉을 지나게 되는데, 

 

명성지맥은 좌측 능선으로 이어져 낭유고개로 내려서기 시작하는 봉우리로,  

 

맑은 날이면 앞쪽으로 가야 할 관음산과 다음 구간의 불무산도 시원하게 조망되었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잠시 완만한 내림길이 이어지다가, 

 

여러 가닥의 통신선이 얽혀있는 급경사 내림길이 시작되더니, 

 

커다란 바위를 좌회하여 내려서기도 하고, 

 

바위들이 드러난 급경사 내림길에 낙엽까지 수북이 쌓여 미끄럽기까지 하고, 

 

가끔씩 커다란 바위들을 만나 우회하기도 하며, 

 

가파른 내림길에 쓰러진 나무들의 훼방까지 뿌리치며 내려서면, 

 

앞쪽 낭유고개 건너편으로 가야 할 관음산의 봉우리들 보이고, 

 

참호와 교통호가 능선 좌우로 어지럽더니 387번 지방도가 지나는 낭유고개에 내려다 보이는데, 방호시설이 자리한 고개 좌.우 어느 쪽으로 통과해도 되지만 우측 영북면 방향이 지름길로 보여 우측으로 통과한다. 

 

<낭유고개(狼踰峴, 340m)>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와 영북면 산정리를 잇는 고개다. 2차선의 339번 지방도가 지나며, 사향산과 관음산 사이에 있는 고개다. 사향산(麝香山)을 상징하는 '노루가 숲에서 나오는 것을 잡아먹으려 이리가 길목을 지키는 고개'라 하여 '낭유(狼踰)고개'라 불렀다고 한다. 고개 남쪽 아래 낭유동 마을의 유래를 보면, 마을 뒷산에 이리(狼)의 발자국이 바위에 그대로 나 있는데 이 마을을  '이리(狼)가 넘었다(踰)'해서 '낭유리'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 낭유고개를 이동면에서는 '굴고개'라 하고, 영북면에서는 '낭유리고개(이리너미고개)'라고 부른다고 한다.

 

낭유고개 우측 포천시 영북면 방향.

 

좌측 고갯마루와 포천시 이동면 방향.

 

 

도로를 건너 관음산 방향 오름길로 들어서다가 손 점장의 군대생활 예기에 자주 등장했던 낭유고개를 한번더 돌아보고, 

 

이리저리 얽혀있는 교통호를 지나 오르면, 

 

화생방경보종이 있는 헬기장을 지나게 되는데, 

 

가야 할 관음산의 봉우리가 앞을 터억하니 가로막아 서더니, 

 

이내 서있기조차 힘든 가파른 오름길에 접어드는데, 앞서갔던 김전무가 낭유고개를 우측으로 통과하여 쉬고 있다고 연락이 오는지라 '길이 엇갈렸으니 헬기장에 올라서 기다리겠다'라고 답하며 가파른 오름길을 이어가면, 

 

등로는 따르던 능선 좌측의 사면으로 이어지는가 싶더니, 

 

산불 흔적이 있는 좌측의 능선에 접속하여 더욱 가팔라진 오름길을 힘겹게 오르게 되고, 

 

잠시 후 다소간 경사가 완만해지더니, 

 

이내 앞서간 분들이 기다리고 있는 527봉 헬기장에 도착한다. 

 

 

헬기장에서 30여분을 기다렸다는 차량 회수팀들은 인증을 남기고 먼저 떠나고, 

 

헬기장의 이곳저곳을 살피는데 북동쪽 명성산 방향 조망이 트인 곳에는 천막이 쳐져 있고, 

 

그렇게 5분여를 기다리니 김전무가 도착하여 잠시 더 쉼을 한다.

 

 

헬기장을 뒤로하고 잠시 급하지 않은 오름길을 따르면, 

 

벙커가 있는 570.5봉을 지나게 되고, 

 

벙커와 화생방경보종이 있는 570.5봉을 뒤로하면, 

 

수원의 지맥 산꾼이 걸어놓은 낯익은 표지기가 반갑고, 

 

완만한 능선을 따라 오르면, 

 

암봉쯤으로 보이는 봉우리에서 등로는 우측 우회길로 이어지고, 

 

우회하며 올려다본 암릉 모습.

 

깊지 않은 완만한 안부를 지나 본격적인 관음산 오름길로 들어서면,

 

작은 봉우리들을 연이어 지나게 되는데, 

 

전방 나뭇가지 사이로 관음산 정상쯤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내더니,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면, 

 

잡목과 수풀이 우거진 관음산 정상에 도착하게 된다.

 

<관음산(觀音山, 733m)>
관음산은 포천시 일동면, 이동면, 영중면, 영북면 4개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산정호수, 백운계곡, 한탄강, 영평천 계곡을 잇는 네모꼴 지대 한복판에 들어있는 명산으로 알려져 있다. '관음'이란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을 말하는 것으로 관음보살이 산마루에 바랑을 벗어 놓고 갔다는 전설에서 관음산이라는 명칭이 유래했다고도 하고, 이 산에 사승예불형(師僧禮佛形) 즉 승려가 부처님께 불공(佛供)을 드리는 형상의 명당자리가 있어서 관음산이라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형적인 육산(陸山)으로 정상 북쪽의 산자락에는 산정호수가 자리잡고 있으며, 남쪽으로는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영평천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산행의 들머리는 영중면 파주골과 영북면 산정리의 쇠골, 낭유고개가 있다. 성동리의 파주골은 궁예가 패주(敗走)가 변해서 된 것이고, 또한 궁예가 항복문서를  전달했다는 ‘항서(降書)받골’도 있다고 한다.

 

함께 산행을 시작한 모든 분들이 떠나버린 관음산 정상 인증.

 

 

수풀이 어수선한 관음산 정상을 뒤로하고 북서 방향의 명성지맥 능선길로 들어서면,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더니, 

 

울타리로 둘러진 태양전지판이 있는 시설물을 지나고, 

 

나무가 울창한 완만한 능선 내림길이 한참이나 이어지더니, 

 

작은 봉우리 오름길에 돌아본 관음봉 방향이 빼곡한 나뭇가지에 가려있고, 

 

우측 산정호수가 있는 산정리 방향 갈림길 이정표가 세워진 작은 봉우리를 지나는데, 

 

이정표의 관음골은 포천시 영중면 성동리 관음산들의 동쪽 골짜기이고, 옛날 산행기에서 보았던 우측 산정리 방향 표지판은 보이지 않고,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 여름에 왔으면 고생깨나 했을 듯 보이는 수풀이 우거진 능선을 따르면, 

 

'7부 능선'이라 적힌 국가지점 표시목이 있는 능선 분기봉인 610봉에 도착하는데, 뚜렷한 좌측 관음골 방향 능선은 관음골이나 파주골을 지나 풍혈유원지로 이어지고 명성지맥은 우측 능선으로 진행해야 하는 곳으로 길주의 지점이다.

 

이곳은 명성지맥 산꾼들의 알바가 잦은 지점으로, 뚜렷한 등로가 이어지는 좌측 능선은 궁예가 왕건의 군대에 패하여 도망하였다고 하여 패주동(敗走洞)이라 불렸던 파주골 방향 능선이고, 명성지맥은 우측의 급경사 내림길로 이어진다. 

 

 

'7부 능선'이라 적힌 국가지점 표지목.

 

좌측 관음골 방향 능선.

 

능선 분기점에서 맵디 매운 마라탕면과 찰밥으로 점심식사를 하는 김전무.

 

 

식사를 마치고 우측의 명성지맥 능선으로 들어서면, 

 

바로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서게 되고, 

 

식사 후 소화를 할 수 있게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다가, 

 

이내 직진의 뚜렷한 능선을 두고 직좌틀하여 좌측 사면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주변 지형이 능선 구분이 뚜렷하지 않아서 명성지맥 구분이 어려운 곳으로, 

 

표지기를 믿고 잠시 사면으로 보이는 등로를 따르면 차츰 능선이 뚜렷하게 드러나게 된다.  

 

 

완만하고 편안한 등로를 따르면, 

 

등로는 잣나무숲 내림길로 이어지다가, 

 

쓰러진 잣나무가 방치된 안부를 지나 오르면, 

 

평강식물원 철망 울타리가 이어진 능선에 접속하여 좌측 울타리를 따라 진행한다.  

 

<평강식물원(평강랜드)>
면적 32만 5,327㎡이며 1999년 8월 착공하여 2006월 5월 개원했다. 한의사 이환용(李桓容)이 자연생태계 복원과 인간의 건강과 평안 회복을 위하여 건립한 식물원으로, 이름도 '평안과 건강'에서 따왔다고 한다. 
암석원·고층습지·고산습원·습지원·들꽃동산·만병초원·연못정원·이끼원·자생식물원·고사리원·화이트가든·잔디광장 등 12개의 테마로 조성되었다. 아시아 최대 규모의 암석원은 특수한 조성기법으로 고산식물의 자생지에 맞는 생태를 재현하였으며, 백두산·한라산 등 국내의 산을 비롯하여 히말라야산맥·알프스산맥·로키산맥 등 전 세계의 고산식물과 바위에 붙어사는 다육식물 등 1,000여 종이 전시되어 있다. 
고층습지는 백두산 장지 연못을 생태적으로 재현하였고, 고산습원은 고산의 작은 계류(溪流)와 그 주변의 습원(濕原)을 응용하여  조성하였다. 습지원은 수서곤충과 물고기·양서류·파충류 등의 서식처로 조성되었다. 들꽃동산에서는 다양한 야생화를, 만병초원에서는 고산성 진달래과에 속하는 400여 종의 만병초를 감상할 수 있으며, 연못정원은 약 3,300 ㎡의 면적에 50여 종의 수련이 품종별로 심어져 있고, 이끼원은 열대우림이나 깊은 계곡 주변의 이끼를 재현한 곳이다. 화이트가든은 흰진달래·흰용머리·흰붓꽃 등 순수와 청결을 상징하는 흰색 꽃을 피우는 식물만 전시한 공간이다. 인근에 산정호수·명성산·한탄강·화적연·종자산·백운산계곡·백운사·선유담·국망봉자연휴양림 등이 있으며,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668번지에 있다.

 

낙엽이 푹신한 평강식물원 울타리를 따르는 백두들. 

 

돌아본 관음산 방향.

 

 

낙엽이 수북하여 자칫 고르잖은 등로에 발목을 접지를 수 있는 등로를 주의하여 진행하면, 

 

가끔씩 필히 울타리를 드나들어야 하는 생명들의 흔적들이 군데군데 보이고,  

 

이내 따르던 울타리는 우측 사면으로 이어져가고, 

 

완만한 육산 능선길이 이어진다. 

 

돌아본 평강식물원 울타리 끝 지점.

 

 

돌무더기가 있는 능선을 따라 안부를 지나면, 

 

어느 능선이 명성지맥 능선인지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여러 지능선들이 이리저리 얽혀 있는데, 

 

우측 아래로는 평강랜드의 시설물이 내려다 보이고, 

 

능선 구분조차 희미한 구릉지에 희미한 등로의 흔적도 이리저리로 얽혀 있어서 지맥길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더욱 헛갈리지만, 

 

그래도 조금은 도드라져 보이는 능선을 따라 진행하면, 

 

돌아본 관음산 방향.

 

다시 등로는 오름길로 바뀌며 지맥능선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뚜렷해진 능선을 따라 작은 구릉 수준의 봉우리들을 넘나들며 조금씩 고도를 높여가는데, 

 

앞쪽으로 조금 높아 보이는 495.5봉이 나타나며, 

 

패 임도를 지나 능선 오름길을 따라 오르면, 

 

참호의 흔적이 얽혀있는 495.5봉에 올라서게 되고,  

 

495.5봉 정상 인증.

 

능선 위로 불어오는 칼바람을 피해 낙엽이 푹신한 사면에서 잠시 커피를 나누며 쉼을 한다.

 

 

잠시의 쉼을 뒤로하고 명성지맥 능선길에 들어서면 완만한 능선길에 작은 봉우리들이 연속하여 나타나며, 

 

약 485봉쯤을 지나고, 

 

돼지머리를 닮은 바위가 자리한 암봉은 우회하여 지나게 되고, 

 

우회길 모습.

 

가끔씩 바위들이 솟아나 있는 완만한 능선길을 따르면, 

 

좌측 관음골재 방향.

 

우측 영북면 운천리 방향.

 

453봉쯤을 지나게 되고, 

 

그렇게 완만한 능선 내림길을 이어가면, 

 

벙커가 있는 능선 분기봉인 436봉에서 우측 능선으로 진행해야 한다. 

 

 

436봉에서 우측 능선으로 접어들어 잠시 내려서면 다시 완만한 능선길이 이어지더니, 

 

송전탑이 있는 능선 분기봉을 지나며, 

 

지맥길은 좌측 능선으로 진행해야 하는데, 

 

좌측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에 이끌려 좌측으로 휘어지며 들어서면 널찍한 오랜 수레길이 이어지고, 

 

잠시 후 좌측 아래로 휘어져 내려가는 수레길을 두고 우측의 능선으로 들어서면, 

 

앞쪽 나뭇가지 사이로 다음 구간 가게 될 불무산이 가늠되는 능선 분기점에서 우측으로 휘어져 내려서고, 

 

제법 가팔라지는 능선 내림길을 따르면, 

 

봉우리가 아닌 내림길 능선에 자리한 315.5 지점 삼각점을 지나게 되는데, 

 

삼각점을 지나면서 능선 내림길은 더욱 가팔라진다. 

 

 

'군사시설보호구역' 말뚝이 있는 곳에 서면, 

 

오늘 산행의 종착점인 도내지고개가 내려다 보이고, 

 

도내지고개를 향한 등로는 서 있기조차 힘든 급경사 내림길로 접어들어, 

 

지그제그로 이어지는 희미한 등로를 따라 조심조심 내려서면, 

 

잣나무 조림지가 나오며 급경사 내림길은 다소간 완만해지고, 

 

능선길은 더욱 완만해지며, 

 

좌전방으로 다음 구간의 불무산이 우람하게 조망된다. 

 

 

우측 아래로 이어지는 뚜렷한 수레길을 두고 좌측의 길 없는 지맥능선을 더듬어 들어서면, 

(그냥 수레길을 따라 내려서는 게 좋아 보임)

 

우측 묘지와 밭 가장자리 능선을 따르게 되고, 

 

능선으로는 갈 수 없어서 밭 가장자리를 따라 진행하다가,  

 

길 없는 잡풀 지대를 어렵게 통과하고, 

 

밭 가운데를 가로질러 도내지고개로 향하면, 

 

거친 잡풀지대를 통과하여 43번 국도가 지나는 도내지고개에 도착한다. 

 

<도내지고개/되내지고개(160m)>
포천시 영북면 야미리와 문암리를 잇는 고개로 4차선의 43번 도로가 지난다. 지명의 유래는 옛날 도적들이 이 고개를 넘는 행인들에게 물건을 털면서 '돈내지'라고 말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그 후에 변음(變音)되어 '도내지 고개'라고 불렀으며, 이곳 현지 사람들은 '되내지고개'라고 부르는데, 현재 살고 있는 사람들은 도내지고개라는 지명을 잘 모르고, '문암리고개'라고 부른다고 한다.

 

4차선의 43번 국도를 통과하기 위하여 우측 문암삼거리 방향으로 이동하여 횡단보도를 건너, 

 

우측 태국군참전기념비 조망.

 

도로를 건너 다음 구간 들머리인 문암리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명성지맥 세번째 산행을 종료한다.

 

다음 구간 가게 될 불무산 방향.

 

 

예상보다 산행이 일찍 종료되어 과천으로 이동하여 조촐한 뒤풀이 시간을 가진다.

 

친구들의 군대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능선에는 온통 군 시설물들이 즐비하다. 어서 통일이 되어서 우리 젊은이들이 다른 나라와의 국경선을 지키는 세상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