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2년

이탈리아 돌로미티 9, 10일 : 베니스를 거쳐 인천으로의 버거운 여정

by 재희다 2022. 11. 10.

 

산 행  지 : 이탈리아 돌로미티에서 인천공항으로  

산 행  일 : 2022. 07. 16.(토)~17.(일) 

산행코스 : 코르티나 담페초 ~ 베니스 ~ 두바이 ~ 인천공항

  - 7/16(토) 11:00  코르티나 담페초 출발 베니스 공항으로 이동.

                15:50  베니스 공항에서 두바이행 비행기 출발.

                23:35  두바이 공항 도착하여 환승.

  - 7/17(알) 03:40  두바이 공항에서 인천행 비행기 출발.(4시간 지연 출발)

                17:00  인천공항 도착.(21시쯤 도착)

산행참가 : 13 백두 + 4인 가족. (한왕용의 "이태리 돌로미티 Altavia1. 트레킹 10일)

 

<돌로미티의 명소>

 

 

어제 트레치메 트레킹을 마지막으로 돌로미티 트레킹 일정은 모두 마감되었다. 지난해 돌로미티 트레킹을 준비하고 결정하던 때에는 한 번의 트레킹으로 돌로미티를 대충 둘러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트레킹 일정이 진행될수록 가보고 싶은 곳이 드러나며 다음번에 기회가 또 된다면 "트레킹을 이렇게, 차량 여행은 저렇게"라며 새로운 숙제들이 여러 개 늘어났다. 위의 사진들은 대부분 우리 일정에 포함되어 직접 본 풍경들이지만 트레킹 도중에는 그 진면목을 알지 못하고 지나쳐버렸다는 후회도 들어 먼 훗날 자동차 여행에서 다시 한번 그 진면목을 보려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다시한번 올려놓는다. 

 

트레킹은 대자연 속을 두 발로 걸으며 나 자신도 대자연의 일부분임 조차 망각하고 그 평온함에 나의 자유로움 조차 잊어보는 여행일 것이다. 지난 며칠 동안의 하루하루를 돌아보면, 예기치 못한 난관에도 불구하고 하루하루 또 매 순간순간 다가서는 새로운 풍광의 돌로미테에 매료되었던 날들이었고, 일상의 삶이 아니기만 한 그런 자유를 느끼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그 또한 인간의 일이기에, 시작이 있었으면 그 끝도 있기 마련! 그동안 가슴 뛰게 했던 모든 순간들을 차곡차곡 고이 접어서 추억으로 간직하고, 새로운 여행을 꿈꾸는 일상으로의 복귀를 향해 살던 곳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시작하는 날을 맞는다. 

사실 서울로 돌아가는 여정은 아무런 기대도 없어진 널브러진 심신을 끌고 '나의 부재중'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부담으로 별달리 남길 것도 없지만, 그래도 이번 트레킹 기록을 마무리 하자는 의도에서 코로나19에 처음으로 노출된 서울로의 귀환 일정과 혹여나 싶은 사소한 것들을 남겨 놓기로 한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담페초 산책과 쇼핑을 하자는 분들도 있었지만, 

"호텔 방 죽치기"를 언제 또 해 볼까! 싶어서 침대에서 잠들지 않은 맨정신으로 3시간 보내기를 즐기다가,  

 

10시쯤부터 짐을 꾸려 떠날 채비를 하고는, 

언제 또 올까 싶어서 담페초의 공동 우물(식수 가능 여부는 불명확함) 위치를 한번 더 확인해 둔다.

 

 

코르티나 호텔로 돌아와 도착한 소형 버스에 짐을 싣고는, 

 

예쁜 아가씨가 운전하는 작은 버스에 탑승하여 베니스 공항으로 향한다.

 

 

베니스 공항에서 두바이행 탑승 수속을 하고는,  

 

베니스 공항을 뒤로하고 인천공항을 향한 멀고도 기~이~인 이틀간의 여정에 오르는데, 

함께 한 일행 17명 중에서 무려 13명이 코로나19에 노출 되었고, 모두가 극복했다!

 

 

짧지 않은 해외 트레킹 일정이 끝날 즈음이면 으레 '갈등 해소'와 '버킷 리스트 증가'라는 숙제를 남기게 되는데,

비교적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진행된 이번 돌로미티 트레킹에서도 숙제는 어김없이 뒤따랐다. 

사람의 삶에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갈등은 "김삿갓의 시(詩)" 한수로 헝클어진 실마리를 더듬어 보았으면 한다. 

 

'김병연(김삿갓)의 <是是非非詩(시시비비시)>로 알려진 작품'

年年年去無窮去(연년년거무궁거)   해마다 해는 가고 끝없이 간다.
日日日來不盡來(일일일래부진래)   날마다 날은 오고 끝없이 온다.
年去月來來又去(연거월래래우거)   해가 가고 달이 오고, 왔다가는 또 간다.
天時人事此中催(천시인사차중최)   하늘의 때와 사람의 일이 이 가운데 이루어진다. 

是是非非非是是(시시비비비시시)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함이 꼭 옳은 것은 아니고,
是非非是非非是(시비비시비비시)   그른 것을 옳다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해도 옳지 않은 것은 아니다.
是非非是是非非(시비비시시비비)   그른 것을 옳다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 함, 이것이 그른 것은 아니라,
是是非非是是非(시시비비시시비)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함, 이것이 시비일 뿐이다.

시시비비(是是非非)는 옳은 것은 옳다 하고 그른 것은 그르다고 한다는 뜻으로, 사리(事理)를 공정(公正)하게 판단(判斷)함을 이르는 말이다. 옳은 것을 옳다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그렇게 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러나 김병연(김삿갓)은 그런 당연한 이치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 옳은 것을 옳다고 하는 것이나 그른 것을 그르다고 하는 것이 꼭 옳은 것은 아니라고 한다. 또한 그른 것을 옳다고 하고 옳은 것을 그르다고 해도, 그것이 반드시 그른 것은 아니라고 한다. 즉, 옳고 그름은 상황에 따라 바뀔 수 있으며 사람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김삿갓의 생각인 것이다. 삶에서 발생하는 갈등의 많은 부분이 그 다름을 자각하는데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부록 : 순회 형의 꽃 사진으로 그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되풀이되었으면 좋을 일상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