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장소 : 진양기맥 06차(밀치~칙목) 경남 거창군, 산청군, 합천군.
산행일시 : 2023. 05. 12. ~ 13.(토)
산행코스 : 밀치(502.6m, 59번 국도) ~ 강섭산(641m) ~ 갈밭재 ~ 소황매산/할미산(843.2m) ~ 떡갈재 ~ 장박마을 갈림길 ~ 민봉/너백이(969.7m) ~ 황매산(1,113m) ~ 상봉(1,110.4m) ~ 중봉(997m) ~ 하봉 ~ 삼봉 ~ 668.2봉 ~ 구름재 ~ 504봉 ~ 칙목/황매산만남의광장 (약 14km, 8시간 30분 소요)
산행참석 : 17 백두.
★ 중군(中軍)은 황매산터널 입구에서 출발하여 떡갈재에서 합류.
★ 2023년도 시산제 : 황매산 민봉에서 거행.
<산행지도>
이번 구간은 황매산을 넘는 구간으로, 황매산 철쭉제(5월초 2주간) 기간에 맞추여 백두산우회 2023년(계묘년)도 시산제를 철쭉 평전이 펼쳐지는 황매산 민봉에서 거행하고자 그간의 진양기맥 산행을 다소간 무리하게 진행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따뜻한 날씨로 인해 개화시기가 열흘 정도 앞당겨져 우리가 황매산을 올랐을 때는 이미 황매산의 철쭉은 연분홍 꽃잎을 떨구고 녹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있어서 아쉬움이 컸다.
또한 산신께 올릴 제물을 지고 산행 출발지인 밀재에서 소황매산을 넘고 또 높은 황매산을 올라야 한다는 문제도 해결해야 했는데, 본디는 황매산터널 입구에서 출발하는 분들이 떡갈재까지 운반하고, 이어서 소황매산을 넘어온 분들이 받아들고 민봉까지 지고오르기로 계획했다. 그런데 황매산터널 입구에서 출발하려는 분들이 많아서 제물을 나누어 지고는 민봉까지 바로 올라가는 바람에 밀재에서 출발하는 분들의 수고를 덜어 주었다.
산행도중 많은 분들이 궁금해하는 산행코스의 행정구역을 살펴보면, 밀재~소황매산 구간은 좌측 거창군과 우측 산청군의 경계 능선을 따르게 되고, 소황매산에서 좌측이 거창군에서 합천군으로 바뀌어 황매산까지 이어지다가, 황매산부터는 우측도 산청군과 이별하고 온전히 합천군으로 접어들어 황매산만남의광장이 있는 칙목까지 이어진다.
등로 상태는 밀재에서 구름재까지는 잡목이 등로를 점령한 곳이 제법 많지만 뚜렷하고 이정표도 잘 설치되어 있지만, 구름재부터는 잡목이 우거진 능선과 밤나무밭 등의 경작지를 연속으로 통과하게 되어 등로가 뚜렷하지 않아 등로 찾기에 어려움이 있다. 또한 박덤 이정목에서 600여 미터 지점에서 새로이 개설한 뚜렷한 등로를 두고 좌측 숲으로 들어서야 하는데, 최근 등산로를 새로이 개설하며 표지기와 갈림길 들머리 길흔적이 지워져 있어서 기맥길을 놓치기 쉬우므로 주의하여 지나야 한다. 그리고 등로의 경사도는 소황매산 오르내림 구간과 황매산 오름길의 떡갈재~장박마을 갈림길 구간 경사가 가파르다.
구름이 많고 오후에는 약간의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로, 황매산 정상에서의 지리산과 덕유산 조망에 대한 기대는 고스란히 서울에 남겨 놓은 채 버스에 올라 밀재에 도착하니 새벽 3시를 조금 넘은 시간이다. 밀재에서 시산제 제물을 지고 오르는 분들과 만나기로한 떡갈재까지는 5km가 채 되지 않는 거리이고, 6시 반에 만나기로 하였으므로 시간반 남짓이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하여 4시 반에 일어나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밀재 정상에서 산청 방향 50여 미터 지점의 공터에 주차한 버스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버스문을 나서니, 주변은 렌턴의 도움 없이도 분간이 가능할 정도로 어슴프레 밝아있고, 하늘의 구름도 높이 걸려 있어서 황매산에서의 지리산 조망에 대한 기대를 다시금 품게 한다.
<밀치(蜜峙, 503m)>
밀치(蜜峙)는 거창군 신원면 와룡리 소룡마을과 산청군 차황면 장박리 삼거마을 사이의 고개로 59번 국도가 지난다. 고개 우측의 장박리(長朴里)는 옛날부터 나무가 많았기 때문에 장박(長朴)이라 불렸다. 이 지역 사람들은 ‘밀짐재’라고 부르고 있다. 예전부터 밤나무가 많아 양봉을 많이 하였던 곳이어서, '꿀 밀(蜜)' 자를 붙여 밀치라 하였으며, 지금도 양질의 꿀 산지라고 한다.
그러나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는 밀치(密峙)로 표기하고 있다.
밀치 고갯마루 '거창군 신원면'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우측 포장 임도로 들어서면,
이곳이 '꿀 밀(蜜)' 자를 쓰는 밀치(蜜峙)임을 강변이라도 하는 듯 벌통들이 놓여 있고, 그 옆에 세워진 밀재 이정표에서 할미산(소황매산) 3.2km 방향으로 우틀하여,
놓인 벌통들 뒤편 숲으로 들어서며 본격적인 진양기맥 산행을 시작한다.
숲으로 들어 5분여 오르면 할미산이 2.8km 남았다는 이정표에서 우틀하여 능선길을 따르게 되고,
바람한점 없는 후텁지근한 날씨에 오름길을 오르느라 땀이 배어나자 겉옷을 벗어 배낭에 갈무리하고는,
내려앉았던 송홧가루가 흙먼지처럼 피어오르는 숲길을 따라 첫번째 봉우리를 지나 오르면,
좌측이 벌목된 능선이 나타나며 좌전방으로 소황매산에서 월여산으로 이어진 능선이 시원스레 조망되더니,
이내 좌측 등로에 표지기가 걸려있는 강섭산 갈림길에 도착하여 우측으로 70m 정도 떨어져 있는 강섭산을 다녀오기로 한다.
삼거리 갈림길에서 오히려 내려간다는 느낌의 등로를 잠시 따르면, 상어지느러미 모양의 바위 앞에 자그마한 정상석과 방향 표시가 맞지 않는 이정표가 있는 강섭산 정상에 도착하여, 인증만 남기고는 다시 왔던 길을 되짚어 갈림길로 돌아나간다.
<강섭산(646m)>
경상남도 거창군 신원면과 산청군 차황면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서쪽으로는 밀치 건너 정수지맥 분기봉인 솔봉산으로, 동쪽은 갈밭재를 지나 소황매산/할미산으로 이어져 있다. 우거진 숲속에 '無心(무심)'이라는 분이 세운 것으로 추측되는 작은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데, 정상석 뒷면에는 '거창군 극남점'이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고, 거창군에서 설치한 방향 표시가 엉뚱한 이정표가 세워져 있다.
산행 지도에 표시되어 있는 강섭산의 유래는 어디에서도 찾을 길이 없고, '범여'라는 분의 블로그에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의 제1인인 가섭(迦葉)존자의 이름을 빌어 가섭산(迦葉山)이라 부르다가 세월이 흐르며 변음되어 강섭산이 되지 않았나 짐작한다는 그럴듯한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정상석을 세운 주체가 '無心(무심)'으로 표시되어 있고,
정상석 뒷면에는 '거창군 극남점'이라 적혀 있는데, 실제로 이 봉은 거창군 관내에서 산청군 차황면 방향으로 약간 들어서 있는 지점이며, 설치한 주체가 '거창 군수'로 표기되어 있는데 그러면 앞면의 '無心'은 어떤 의미인지 혼란스럽기만 하다.
기맥길의 고도가 강섭산 정상석이 있는 지점보다 높아보인다는 생각을 하며 강섭산 갈림길로 돌아나와,
우틀하여 좌측이 벌목지대인 기맥길을 따라 완만하게 내려서다가,
좌측 사면 아래로 이어지는 수레길을 두고 우측 능선 숲길로 들어,
나뭇가지가 등로를 침범하여 다소 거친 느낌의 등로를 따라 완만하게 내려서면,
시멘트 임도가 지나는 갈밭재에 도착하여 우측으로 조금 오르면 좌측에 소황매산 방향 들머리가 있다.
<갈밭재>
갈밭재는 좌측(북쪽) 거창군 신원면 와룡리 소야마을과 우측(남쪽) 산청군 차황면 장박리 갈밭마을을 잇는 고개다.
갈밭재 소황매산 방향 들머리 전경.
갈밭재 들머리로 들면 이내 우측 장박리 방향에서 이어오는 수레길에 접속하여 좌측 능선 오름길을 따르게 되고,
우측으로 잠시 밤나무밭 원형 철조망 울타리가 이어지더니,
좌측 소야마을 방향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할미산/소황매산 방향으로 오른다.
완만한 능선 오름길을 따르다가 'Y'자 갈림길에서 좌측 사면 방향 우회길을 두고 표지기가 걸린 우측 오름길을 따르면,
그리 높지 않은 능선 봉우리를 넘게 되고,
이내 능선 봉우리를 좌회하여 오는 우회길과 합쳐져,
작은 봉우리를 우회하여 지나게 되고,
잠시 동안 다소간 거칠지만 가파르지 않은 오름길이 이어지더니,
여러 갈래의 참나무가 능선길을 막아선 지점을 지나면,
코가 닿은 듯이 가파르고 거친 오르막을 오르게 된다.
꽃을 떨궈버린 빼곡한 철쭉밭을 지나며 황매산 철쭉평전에 대한 기대도 내려놓고,
다소간 완만해지는 능선길을 따르는데,
표지기가 한두개 걸린 능선 봉우리(775m)쯤에서 앞서가던 분들이 다리쉼을 하고 있지만,
5~6분이면 소황매산 정상에 오를 터인데 배낭을 벗었다가 다시 오르는 게 부담스러워 잠시 더 철쭉밭 능선길을 오르다가,
무너진 성터의 흔적으로 보이는 너덜 길을 올라서면,
이정표와 조그마한 정상석이 있는 소황매산(할미산) 정상에 도착한다.
<소황매산/할미산(843m)>
할미산으로 불리는 작은 황매산은 거창군 신원면과 산청군 차황면, 합천군 대병면이 맞닿는 삼군봉이다. 합천군에 있는 황매산과 이름이 같아 이곳을 할미산이라 이름 붙이고 싶어 이정표에는 할미산이라 표시하고 있는데, 정상에는 '황매산'이라 새겨진 작은 정상석이 있다. 할미산이란 이름은 옛날에 이 산의 주봉(主峰)이 마치 할미꽃처럼 생겼다 해서 '할미산'이라고 불리었다고 하는데 여러가지 설이 있다.
조그마한 대리석으로 만든 정상석(황매산/843.2m/無心) 모습.
가야 할 황매산 방향.
옅은 안개로 희미하게 보이는 동북쪽 합천호와 그 우측 악견산(岳堅山)과 금성산 방향.
소황매산 인증.
소황매산 정상을 뒤로하고 떡갈재 방향 내림길로 들어서면 성터 흔적을 내려서는 가파른 내림길이 이어지다가,
빼곡한 진달래가 뒤덮은 평지 수준의 완만한 능선에 희미한 길흔적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어서 힘겹게 지나야 하고,
빼곡한 진달래밭을 지나면 다소 거칠지만 다시 제법 뚜렷한 능선길이 이어지다가,
지난 3월 산불의 흔적이 산객들의 마음을 아리게 하더니,
소황매산에서 20여 분 만에 고도를 200여 미터를 낮추어 시멘트포장도로가 지나는 떡갈재에 내려서서,
<떡갈재(665m)>
경남 합천군 대병면 하금리 점마마을과 산청군 차황면 장박리를 잇는 1026번 지방도가 지나는 고개로, 이 고개 아래로 황매산 터널이 지나간다. 황매산 등산 안내도와 이정표가 있다. 떡갈재의 자세한 유래는 알 길이 없지만 떡갈나무가 많아서 떡갈재로 불리게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떡갈재에서 우측의 'T자' 삼거리를 지나 30여 미터 나가면 우측으로 황매산 등산 안내도와 이정표가 있는 들머리가 나오는데, 우측 황매산 터널입구에서 제물을 지고와서 기다리기로 했던 백두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예정보다 일찍 출발하여 늦어지는 소황매산을 넘어온 사람들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너백이로 오른 듯하다.
황매산 정상까지 2.9km라는 이정표와 황매산 등산 안내도.
들머리 통나무 계단을 따라 능선에 접속하여 좌측의 완만한 능선 등로를 따르면,
이내 완만하던 등로가 가팔라지기 시작하며 통나무 계단길이 나타나더니,
우측의 산약초 제배지 울타리가 이어지는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능선 봉우리를 지나고,
이내 다시 더욱 가팔라지는 능선 오름길을 오르면,
커다란 떡갈나무가 지키는 'Y'자 갈림길이 나오는데, 양쪽 등로 모두 우측의 기맥능선을 좌회하는 길이지만, 좌측 사면길은 사면을 따라 건너편 지능선에 접속하여 오르는 등로이고, 우측 오름길은 바로 사면으로 오르는 길로 우측의 기맥능선에 조금 더 가까운 등로이므로 어느 길을 따라도 된다.
아마도 암릉이 있어서 우회하여 지나야 하는데 우측의 기맥능선에 조금 더 근접한 우측의 가파른 사면 오름길을 따르면,
좌측의 지능선으로 우회하여 오는 등로에 접속하여 우측으로 진행하면,
수많은 표지기들이 걸린 우측 기맥능선에 다시 접속하게 되고,
이내 꾀나 너른 공터에 황매산 안내도와 이정표가 있는 장박마을 갈림길 봉우리(967m)에 도착하니, 떡갈재 아래 황매산터널 입구에서 제물을 지고 오른 분들이 기다리고 있다.
시산제를 예정했던 민봉(너백이)은 이곳에서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200미터 더 가야 하지만, 이미 배낭에서 제수용품과 제물들을 꺼내어 놓은 상태라, 하는 수 없이 이곳에서 계묘년(2023년) 백두산우회 시산제를 거행하기로 한다.
정성을 다해 준비한 제물을 진설하여 신령께 기원드리는 제단을 만들고는,
러시아의 침공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인에게도 평화가 다시금 깃들기를 바라며,
우리 백두산우회의 안전산행과 행복을 기원드리고는,
아침식사를 겸한 음복례를 진행한다.
시산제에 이은 음복례까지 모두 마치고 본격적인 황매산 잔행을 위해 내려놓았던 배낭을 메는데, 손점장이 오늘 오후 서울에서 꼭 참석해야 하는 행사가 있다며 11시 20분 산청에서 서울 가는 버스를 예매해 놓은 터라 이곳에서 장박마을로 하산하려 한다. 오늘 시산제 참석을 위해 이리도 멀고 힘든 길을 왔다니 그 정성이 참으로 대단하고,
아직은 시간이 여유로운 상태라 산청으로 가기 위해서는 장박마을보다는 황매산을 넘어 정상 남서쪽 아래에 있는 황매산미리내타운으로 가는 게 더 좋다는 의견에 따라 시산제를 거행했던 장박마을 갈림길을 뒤로하고 황매산 정상으로 향하면,
어느새 그 화려한 연분홍 꽃잎을 모두 떨구어 버리고 녹색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철쭉평전으로 등로가 이어지며,
내내 구름을 덮고 있던 황매산 정상이 불어오는 지리산의 콧바람에 철쭉밭 너머로 살짝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고,
<철쭉의 산을 왜 황매산(黃梅山)이라 이름하였을까?>
황매산은 경남 합천군(가리면, 대병면)과 산청군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그동안은 가야산과 바래봉의 명성에 가려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가 최근에 또 하나의 철쭉 명소로 각광받으며 합천 제2의 명산으로 거듭났다.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이 만발하고, 여름에는 황매산 계곡마다 시원한 계곡물이 넘쳐흐르며, 가을에 뻐꾸기 소리 들으며 참억새 속을 거닐 수도 있고, 겨울에는 설산에 불어오는 매서운 동풍으로 유명한 황매산이다. 그런데 황매산은 철쭉의 명산인데 왜 구태어 황매산(黃梅山)이라고 이름 하였을까? 이 산이 철쭉으로 만발한 산인데, 한국에서 담수호로 제5위라는 합천호에서 이 산을 우러러보면 산의 하봉(990m), 중봉(1,060m), 상봉(1,108m)의 세 봉우리가 매화꽃처럼 보인다 해서 황매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 세 봉우리가 합천호에 비친 모습도 그러하여서 '수중매(水中梅)'란 별칭을 갖는다. 그렇다면 '매화산'이라 할 것이지 왜 '황매산'이라 한 것일까? 합천군에는 해인사 입구 북쪽의 가야산과 마주보고 있는 남쪽에 매화산(일명 천불산, 1,093m)이 있다. 그래서 그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 차등화하여 황매화산이라 부른 것 같다. 사전의 설명을 빌리면 '황매(黃梅)'는 누렇게 익은 매화나무의 열매를 말한다. '황매화(黃梅花)'란 나무도 있기는 하다. 장미과에 딸린 갈잎좀나무다. 보통 매화의 꽃잎은 다섯으로 흰 것이 많고 분홍꽃도 있지만 황색은 없다. 그러니까 황매화나무란 이름을 땄다는 것보다, 황색으로 익는 매실을 매화와 아우른 이름이 황매산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추위가 채 가시기도 전에 제일 먼저 봄소식을 전해 주는 이 봄의 전령사(傳令使) 매화는, 불의(추위)에 굴하지 않는 꼿꼿한 선비 정신의 상징으로 선인들로부터 사랑을 가장 많이 받은 꽃이다. 그래서 매화는 매(梅), 난(蘭), 국(菊), 죽(竹) 사군자(四君子)의 우두머리요, 송(松), 죽(竹), 매(梅)의 세한삼우(歲寒三友)의 하나인 꽃이 되었다. 매화는 잎보다 먼저 꽃이 4월에 피며, 7월이 되면 황색으로 익는 매실은 그 맛이 시다. 그 매실로 술을 담그면 매실주가 되고, 홍색으로 익기 전에 소금에 절여 햇볕에 말린 것이 백매(白梅)다. 열매 그대로를 연기를 쐬어 말린 것을 오매(烏梅)라 하는데 만병 치료에 두루 한약의 중요한 약재로 쓰였다.(펌)
'너백이'로도 불리는 민봉(975m)에 도착하여,
아직은 채 구름이불을 떨쳐내지 못한 황매산 정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긴다.
민봉에서 황매산 가는 황매평전 길은 철쭉축제로 유명한 곳이어서인지 등로가 고속도로 수준으로 잘 나 있고,
우측 상중마을 방향 이정표가 땅에 떨어져 있는 갈림길과 헬기장을 연이어 지나서,
잠시 더 편안한 황매평전 능선 등로를 따르면 암릉 옆에 황매산 정상이 0.9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땅에 떨어져 있는 노루바위를 지나게 된다.
노루바위에서 본 우측 지리산 방향.
돌아본 민봉 방향.
전망바위인 노루바위를 뒤로하고 완만한 등로를 따르면,
어느새 구름이불을 떨쳐내고 모습을 드러낸 황매산 정상이 불쑥 시야에 들어오고,
약간의 고도차 때문인지 등로 주변의 철쭉이 아직도 연분홍 꽃을 매달고 있고,
황매산 정상으로 오르는 길이 마치 두꺼비의 등을 타고 오르는 듯이 느껴지며,
우측 지리산 방향.
제법 가팔라진 오름길을 잠시 더 오르면,
이정표와 원형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 황매산 갈림봉에 도착하는데,
이곳 황매산 갈림봉은 좌측은 경남 합천군 대병면이 계속되지만 우측은 산청군 차황면에서 합천군 가회면으로 바뀌는 삼면봉으로 좌측 합천군과 우측 산청군을 경계하며 이어온 진양기맥이 이곳에서 좌틀하여 온전히 합천군의 영역으로 접어들게 되는 지점이다.
원형 벤치가 있는 황매산 갈림봉에서 기맥길은 좌틀하여 삼봉 방향으로 이어지지만, 우측(남쪽)으로 80m 비켜나 있는 황매산 정상을 다녀오기로 하고 바위 암릉이 있는 우측 능선으로 잠시 진행하면,
예전의 조그마한 황매산 정상석이 있는 암봉 아래에 새로이 커다란 정상석(황매봉/ 黃梅峰)이 세워진 황매산 정상에 도착한다.
<황매산(黃梅山, 1113.1m)>
황매산은 경상남도 합천군과 산청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이다. 영남의 소금강으로 불릴 만큼 뛰어난 암릉도 있어서 가야산과 함께 합천의 대표적인 명산으로 꼽힌다. 전체적으로는 흙산에 가깝지만 정상부에는 화강암과 기암괴석이 이채롭고, 소나무, 철쭉이 곳곳에 분포하여 경치가 무척이나 아름다우며, 특히 황매산 남사면의 산정 부근에는 황매평전이라는 드넓은 고위평탄면이 있는데, 매년 5월이면 이 일대가 우리나라 최대의 고산 철쭉군락지라고 하여도 손색이 없을 만큼 철쭉으로 붉게 타오른다. 그리고 이곳에 가을이 오면 드넓은 고원에 억새와 들국화가 어지럽게 피어나고, 겨울이면 하얀 눈꽃이 곱게 내려앉는다. 산 정상부에 오르면 조망도 우수하여 북쪽으로는 가야산과 황석산, 금원산이 조망되고, 서쪽으로는 지리산 천왕봉과 웅석봉이 손에 잡힐 듯이 우뚝 솟아있다. 또한 북동쪽으로 합천호가 내려다보이는데, 황매산의 하봉, 중봉, 상봉의 그림자가 합천호의 푸른 물에 잠기면 '3송이 매화꽃이 물에 잠긴 것 같다'라고 하여 "수중매"라고도 불린다.
황매산에는 여러 가지의 유래와 전설적인 속설이 있는데, 황매산은 넓고 평평한 산으로, 옛 우리말의 느른 뫼 ⇒ 누를 황(黃) 발음, 뫼(山)는 매로 발음 ⇒ 한자표기로 '황매(黃梅)'에 '산'자를 붙여 황매산이 되었다는 설이다. 이는 예로부터 황매산은 수량이 풍부하고 온화한 기온으로 농사가 잘되고 화전민 등이 많이 찾아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고 전체적으로 풍요로움을 뜻하여 황매산에 들어오면 누구든지 굶어 죽지는 않는다고 전해지며, 그렇다고 황매산 산신령은 그렇게 잘살게 해주지도 않는다 하였다 한다. 다른 일설은 멀리서 보면 황매봉우리가 할미꽃처럼 생겼다 하여 '할미산'으로 불리어 오다가, 한자표기로 황매산으로 변형되지 않았을까 한다. 이는 가회면 둔내리와 대병면 회양리 경계 정상 봉우리를 장군봉(상산덤)이라 하고 여기에는 산성이 있는데 이를 '할미(황매)산성'이라 불려지고 높이 10여 미터에 길이 200여 미터의 흔적이 남아있으며, 할머니의 따뜻한 품속 같은 산이라 해서 할미산에서 출발했다는 설이 있다.(따라서 황매산신은 할머니산신이라 전해짐). 다음 일설은 황매산 정상에 서면 삼각지로 뻗은 능선이 매화꽃송이 가운데 위치한 느낌을 주어 “매화를 닮은 산이다”라는 의미이며 가을철 누른 억새의 군락 속 매화의 의미로 인해서 황매화의 산으로 불리게 되지 않았을까 한다. 이는 황매화는 전설의 매화로(예전에 황매화는 없었음. 현재의 황매화는 개량종임) 황매산 정상 황매화는 엄동설한의 기개를 살리고 피어나 산 아래 3곳으로 떨어졌다고 전해지며 그곳은 집터, 절터, 묘지 터로 떨어졌다고 전해진다.
황매산 정상에서 본 360도 파노라마.
남동쪽 모산재 방향.
먼 옛날 백대명산 산행길에 걸었던 남쪽의 베틀봉과 감암산, 부암산 방향.
베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우측 사면에는 ‘황매산 영화 촬영지 주제공원’인 '황매산 미리내타운'이 조성되어 있는데,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드라마 ‘단적 비연수’, ‘무사 백동수’등을 촬영한 세트장이 있던 곳이다. 시산제 참석을 위해 왔던 손점장이 황매평전 방향으로 내려서서 저곳 '황매산 미리내타운'으로 내려가 버스나 택시로 산청으로 이동하여 서울행 버스를 타겠다며 떠났는데, 나중에 들은 예기로는 저곳에서 택시 부르기가 무척이나 어려웠다고 한다.
서쪽 산청군 차황면 너머 멀리에 구름으로 가린 지리산 연봉들 방향.
북쪽 밀재에서 이어 온 진양기맥 방향.
가야 할 삼봉과 중봉 능선 조망.
황매봉을 뒤로하고 삼거리 갈림봉으로 되돌아 나오다가 좌측의 무학굴을 들렀다가 가기로 한다.
무학대사가 도를 닦았다는 무학굴.
<무학굴>
태백산맥의 마지막 영봉인 황매산은 예로부터 많은 선인들이 수도한 곳으로 이름나 있다. 그중에서도 태조 이성계의 조선 건국을 도운 왕사 무학대사가 으뜸일 것이다. 무학대사는 합천군 대병면 성리(합천댐 하류)에서 태어나 황매산의 이곳 무학굴에서 수도를 하였다 한다. 수도를 할 적에, 그의 어머니께서 이 산을 왕래하면서 수발을 하다가 뱀에 놀라 넘어지면서 칡넝쿨에 걸리고 땅가시에 긁혀 상처 난 발을 보고, 100일 기도를 드려 이 세 가지를 없앴다고 한다. 그리하여 황매산은 이 세 가지(뱀, 칡넝쿨, 땅가시)가 없다 하여 삼무(三無) 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무학(無學)의 의미는 불경에서 더 배울 것이 없는 경지를 뜻한다. 중국 황매산의 동선사(東禪寺)에서 중국 선종의 제6대조 혜능 선사(慧能禪師, 638~713)가 제5대조 홍인(弘忍, 605~675)으로부터 전 법계를 받았는데, 이 황매산은 중국의 황매산과 이름이 같다.
황매산 갈림봉으로 되돌아 나오니 백두들이 원형 벤치에서 앉아 다녀온 황매봉과 주변 경치를 감상하고 있고,
잠시 한담을 나누다가 기맥길인 동쪽 방향인 삼봉과 상봉을 거쳐 중봉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어서면,
북쪽 지나온 민봉과 떡갈재 방향.
정면으로 가야 할 삼봉 능선이 용(龍)의 등줄기인양 펼쳐져 있어 산꾼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살짝 당겨본 합천호 조망.
황매산 갈림봉을 살짝 내려서면 잠시 싱그러운 숲길이 이어지더니,
삼봉 방향의 황매산 주능선이 더욱 우람하게 다가오고,
이내 '삼봉 등산로 폐쇄 안내판'이 세워진 암릉이 나타나며 삼봉 암릉을 우회하라고 안내되어 있지만,
매인 로프를 잡지 않고도 오를 수 있는 암릉을 올라서면 '황매 삼봉' 안내판이 있는 삼봉 중 첫째 봉을 지나게 된다.
<황매삼봉(1,103m)>
예로부터 황매산은 수량이 풍부하고 온화한 기온으로 황(黃)은 부(富)를, 매(梅)는 귀(貴)를 의미하여 전체적으로 풍요로움을 뜻하며, 황매산에 들어오면 굶어 죽지는 않는다고 전해진다. 이곳 삼봉은 황매산 정기를 이곳으로 총 결집하여 세 사람의 현인이 태어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곳으로, 누구나 이 세 봉우리를 넘으면서 지극정성으로 기원한다면 본인이나 후손들 중 훌륭한 현인이 될 것이라 믿는다. - 합천군 -
어떤 이는 이 지역에서 현인으로 불리는 분은 대병면 성리에서 태어난 “무학 대사”와 삼가면에서 태어난 남명 “조식 선생(사실 김해사람?)”이라 한다. 무학대사와 남명 조식선생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데, 남은 한 자리가 전두환 전 대통령이라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전통'을 현인이라 볼 수는 없을 것이므로 아직도 한 분의 현인이 나타나기를 기대해 봐도 좋을 듯싶다.
황매삼봉 설명판.
우측 가회면 방향.
가야 할 삼봉 중 남은 봉우리와 상봉 방향.
좌측 지나온 민봉과 소황매산 방향.
제법 우락부락해 보이는 가야 할 방향의 삼봉 중 두 번째 봉우리를 향하여 잠시 내려섰다가 다시 암릉을 올라,
나무로 만든 예쁜 정상 표식이 설치된 황매삼봉 중 두 번째 봉(1104.5m)에 도착하니,
이곳에도 첫째 봉의 안내판과 같은 '황매삼봉'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돌아본 황매산 황매봉 방향.
북쪽 민봉과 소황매산 방향.
남쪽 부암산 방향.
작은 나무벤치가 있는 황매삼봉 두번째 봉우리를 내려서려는데, 앞쪽에서 오른 산꾼이 예전에 있던 나무계단을 치워버려서 힘들게 올라왔다며 내려가는 길은 위험할 것이라며 투덜거리는데,
역시나 절벽에 서니 내려가기가 무척이나 까다로워 좌측으로 길 아닌 길로 우회하는데 차라리 돌아서 내려갔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 후회하며 우회길을 지나 다시 능선길에 복귀하고,
돌아본 나무계단이 있던 두번째 삼봉 내림길 암릉 모습.
잠시 호젓한 능선길을 따르다가,
삼봉 중 세 번째 봉우리로 올라서는 갈림길에서 우측 우회길을 두고 좌측 암릉 길로 들어서서 오르면,
돌아본 황매산 황매봉 방향.
돌아본 민봉과 떡갈재 방향.
제법 커다란 돌무더기에 세워진 한 쌍의 장승이 반가이 맞이해 주고,
삼각점과 '다류'라는 분의 '진양기맥 중봉 1104.5m' 산패가 걸려있는 황매삼봉 중 세 번째 봉우리에 도착하는데,
이 봉우리는 합천군 대병면과 가회면의 경계 능선에 있는 삼봉(3개의 봉우리) 중에서 가장 높아 상봉이라고도 한다.
남서쪽 황매평전 방향.
상봉을 뒤로하고 암봉을 오르다가 지나온 황매삼봉의 상봉 방향을 돌아보고,
중봉 직전에 자리한 팔각정자에서 느긋한 쉼을 하던 백두들을 만나 황매산의 풍경을 만끽하는 쉼에 동참한다.
예전에 걸었던 부암산과 황매평전 방향.
인터넷 지도에는 상봉(1,110.4m)으로 표시된 중봉 팔각 정자에서 쉼을 하는 백두들.
정자에서의 느긋한 쉼을 마감하고 중봉 봉우리로 올라서면 좌전방으로 합천호가 내려다 보이고,
심한 가뭄으로 수위가 줄어든 합천호 조망.
중봉을 뒤로하면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가 나오는데 이정표에는 이곳을 "상봉"으로 표시해 놓았지만 누군가가 "상"자를 지우고 "중"자로 고쳐놓았는데, 여러 자료로 보아 이곳의 위치는 중봉이 맞는 듯하며,
이정표의 '상봉'을 '중봉'으로 고쳐놓은 삼거리에서 진양기맥은 좌측 삼거리 방향으로 내려서야 하지만,
무심코 우측 오토캠핑장 방향으로 들어서다가,
다시 되돌아 나와 좌측 삼거리 방향으로 들어서면 데크목 계단길을 내려서게 되고,
잠시 능선 숲길을 따르다가 또다른 데크목 계단길에 서면, 가야 할 하봉(삼거리)과 그 너머로 악견산과 금성산이 내려다 보이고,
합천호 방향.
데크목 계단을 내려서면 다시 완만한 능선 내림길이 이어지다가,
등로 우측에 합천호 조망이 빼어난 전망대가 있는데, 이곳이 개념도상 하봉(997m)에 해당하는 지점이다.
살짝 당겨본 합천호와 가야산 방향.
그 좌측 월여산과 감악산 방향.
합천호와 가야산을 배경으로.
멋진 합천호 조망을 한아름 가지고 잠시 내려서면 좌측 대병면 방향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중봉의 위치표시와 같은 방식을 적용한다면 잠시 전에 지나온 전망봉(하봉) 아래의 이곳 이정표 지점을 '하봉'이라 할 수 있다. 기맥길은 이곳에서 뚜렷한 우측 덕만주차장 방향으로 진행해야 하고,
급경사의 내림길을 내려서다가 잠시 완만하게 오르면,
꾀나 큰 돌탑과 할미산성 안내판이 있는 치마덤(960m)을 지나게 된다.
<할미산성과 치마덤>
이 산성은 신라와 백제와의 격전지로 ‘할미산성’이 구전되어 오면서 ‘황매산성’으로 변형되어 200여 미터의 산성이 남아 오늘에 전해지며, 이 산성 아래 넓은 바위를 치마덤이라 한다. 이는 선녀가 황매산 아래 소(沼)에서 목욕을 하고 승천하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치마덤은 목욕을 하기 위해 옷을 벗어 놓은 자리로 전해지며, 마치 여자의 치마처럼 생겨 치마 덤이라 전해진다고 한다.
할미산성과 치마덤 안내판.
우측 합천댐 가에 우뚝한 악견산과 금성산 방향.
우전방으로 대기저수지와 그 우측 모산재 방향.
아직도 성체의 형상을 유지하고 있는 할미산성을 뒤로하면,
조망이 트이는 암릉을 내려서는데 좌측으로 합천댐과 우뚝 솟은 악견산이 조망되며,
우측으로는 지나 온 황매산 주능선이 시원스레 조망되고,
가지 많은 소나무를 지나 급경사 내림길을 내려서면,
완만한 안부를 지나며 우측으로 진행하라는 이정표를 지나 오름길로 들어서고,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따라 너덜을 잠시 오르면,
등로 한켠의 작은 나무둥치에 908.4봉 산패가 걸린 봉우리를 지나게 되고,
급경사의 암릉길을 내려서는데 우측 아래로 가회면의 대기저수지와 모산재가 내려다 보이며,
908.4봉 내림길의 절벽을 우회하여 다시 기맥 능선에 복귀하였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서,
호젓한 연녹색의 능선길을 따르다가 배낭을 내리고 여유로운 오월의 숲을 즐기며 전례없이 기~인 쉼을 한다.
그림인 듯 호젓하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다가,
이정표와 산패가 걸린 완만한 언덕 수준의 장군봉을 지나고,
<장군봉>
가회면 둔내리와 대병면 회양리 경계 봉우리를 장군봉 또는 상산덤이라 한다. 여기서 '덤'이란 "더미"를 이르는 말이다.
장군봉을 지나는 백두들.
장군봉에서 잠시 내려서다가 나오는 이정표를 따라 우측으로 휘어지며 완만한 내림길을 따르는데,
'등산로 차단' 표시 아래에 좌측으로 진행하라는 표시판 옆에는 '연꽃 설'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연꽃설(샘)>
이 지역은 해발 600 미터의 정상 부근이 마치 연꽃처럼 생겼다 하여 '연꽃 설'이라 전해지며, 연꽃이 수중에서 자라므로 이 지역 또한 연못처럼 생겨 산 정상에서 샘물이 솟아오르고, 이 샘은 산 아래 지역과 법연사의 식수원으로 공급된다. 이곳은 다양한 수생식물이 자라고 있는 곳으로 생태 연구가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뒤 봉우리를 장군봉이라 하여 누구나 이곳에 묘 쓰기를 희망하는 지역으로 이 지역 윤씨 문중에서 분묘 1기를 안장하였다.
이곳 '연꽃 설'의 표기는 '연꽃설', '연꽃섬', '연꽃샘' 등으로 다양하게 표기하고 있는데, '맑을 偰(설)' 또는 '물 설(齧)' 자를 써서 연꽃설로 통일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고산습지로 보이는 잡풀 지대를 지나는 곳에 세워진 연꽃설 안내판.
아무리 보아도 우리가 따르는 등로는 능선이 아닌 사면과 골짜기를 지나는 듯하여 인터넷 지도를 찾아보니, 기맥길은 장군봉에서 동남쪽 방향의 정규 등로가 아닌 남쪽 방향 능선으로 이어져 이곳 연꽃설 골짜기 우측 안부와 봉우리를 지나 법연사 뒷산인 750봉쯤에서 우측 능선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우리는 장군봉에서 박덤주차장으로 이어지는 정규 등로를 따라 진행하고 있으며, 잠시 후 570봉쯤을 좌회하여 기맥능선으로 접속하게 된다.
연꽃설에서 평탄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는데,
이내 연꽃설에서 발원하여 흘러내리는 듯 보이는 작은 개울을 건너고,
자기 몸보다 더 큰 배낭을 지고 오르는 산꾼에게 부러운 시선도 보내며,
박덤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10여 년 전 100대 명산 산행길에 갔던 우측 박덤주차장 방향이 아니라, 좌틀하여 불당골 방향 내림길로 들어서야 한다.
<박덤>
가회면 둔내리 두만마을 동쪽에 있는 더미로 박쥐 모양을 하고 있다고도 하고, 어떤 이는 사람의 이마처럼 생겼다 하여 박덤이라 전해진다고도 한다. 박덤 우측 골짜기가 불당골이다.
기맥길은 좌틀하여 불당골 0.4km 방향인 박덤 이정표.
박덤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좌틀하여 수레길 수준의 등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ㅏ'자 갈림길에서 가회면 둔내리 두심 마을로 이어질 듯 보이는 직진의 수레길을 두고 우틀하여,
법연사로 이어질 듯 보이는 노란 리본이 매달린 밧줄이 이어지는 등로를 따르다가,
법연산 방향 등로를 새로이 정비하면서 표지기를 제거한 듯 아무런 표식이 없어서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좌측 숲길로 들어,
거칠지만 뚜렷한 등로를 따르다가 원형 철조망이 등로를 막고 있는 곳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도 무심코 지나다가는 크게 다칠 수도 있여 보여 조심하여 지나야겠고,
헬기장으로 보이는 널찍한 공터가 있는 600.1봉을 지난다.
능선 구분이 어려운 평탄한 숲속으로 이어진 희미한 등로를 따르다가,
이제는 방치되어 낙엽과 잔가지가 수북한 밤나무단지로 들어서는데,
좌측으로 진양기맥길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허굴산이 뚜렷이 조망되더니,
빼곡한 잠목숲을 헤쳐 나가면,
좌측 두심마을 삼거리에서 우측 두만마을로 이어지는 포장도로가 지나는 '구름재' 절개지가 나오고,
빼곡한 잡목을 헤치며 절개지를 좌측으로 진행하여 구름재에 내려서서, 도로를 따라 산행 종점인 칙목 삼거리로 진행하는 분들과 헤어져 넓은 도로를 가로질러 건너편 수레길로 들어 진양기맥 능선 더듬기를 잠시 더 진행하기로 한다.
<구름재>
경남 합천군 가회면 두실마을과 덕만마을을 연결하는 2차선의 1069번 지방도가 지나는 곳이다. 이곳 구름재의 명칭 유래는 찾을 길이 없으나, 일반적으로 구름재는 흐리거나 비가 온 후, 항상 안개와 구름이 자욱하여 지나는 사람들이 늘 안개나 구름을 뚫고 넘어 다녔으므로 ‘구름재’라는 이름이 붙지 않았을까 추측해 볼 뿐이다.
구름재 도로 우측으로 보이는 황매산 베틀봉에서 동남쪽으로 뻗어 내린 지능선의 모산재 방향.
<모산재>
모산재의 유래는 본디 한자어는 묘산(妙山)재였으나 소리 나는 대로 모산재로 불리고 있으며, 또한 산 정상 부근에 연못이 있어 “못산”이 모산재로 변형되었다고도 하는데 명확하지 않다.
구름재에서 뒤풀이를 하는 행락객들을 보며 부러운 시선을 보내는 백두들.
구름재 도로를 무단 횡단하여 이동통신 중계탑이 있는 수렛길을 따라 올라 인천이공 묘지 우측 상단에서 숲길로 들어,
표지기가 몇 개 나부끼는 개념도상의 504봉쯤을 지나고,
빼곡한 잡목숲 사이로 이어진 희미한 등로를 따르다가,
마지막까지 기맥능선을 찾는 백두들.
밤나무단지로 들어서서 조금은 수월하게 진행하기도 하며,
표지기들이 여럿 걸린 능선에 접속하여 좌측으로 휘어지며 거친 능선 내림길을 따르면,
다시 거칠지만 제법 뚜렷한 수레길이 이어지다가,
우측의 경주최씨 묘지를 지나서,
다시 밤나무밭 가장자리를 따라 진행하게 되고,
이내 다시 잡풀이 무성한 수렛길에 접속하여 수레길을 따라 내려서다가,
시멘트포장 임도를 만나 좌측으로 임도를 따르면,
임도 우측 밤나무밭에 '연안이씨 묘동 입구' 표지석이 있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기맥길은 우측 능선으로 이어진 임도를 따라야 하나, 이곳부터 칙목까지의 기맥 능선이 경작지로 형성되어 있어서 지나기가 어렵다 하므로, 좌측 임도를 따라 내려가 1069번 지방도를 따라 우회하여 진행하기로 한다.
임도를 따라 내려서서 1069번 지방도에 접속하여,
정면으로 기맥길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허굴산이 높아 보이는 우측 도로를 따라 황매산 만남의광장이 있는 칙목삼거리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좌측으로 내려다 보이는 두심마을 풍경이 평화로워 보이고,
우측 기맥 능선 쪽으로는 경작지와 펜션 등의 사유지가 이어져 우회하기로 한 결정에 정당성을 부여해 보는 사이에,
황매산만남의광장이 있는 칙목 삼거리에 도착하여 진양기맥 여섯 번째 산행을 마무리한다.
<칙목 삼거리>
경남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에 있는 삼거리 교차로다. 칙목고개, 두심 삼거리, 둔내고개 등으로도 불리는 이 삼거리는 좌측 길은 합천 대병과 거창 IC 방향이고, 우측은 삼가.의령.진주 방향으로 이어지는 1089번 지방도가 지나는 고개 마루다.
칙목 삼거리에 도착하며 진양기맥 6차 산행을 마감하는 백두들.
삼거리 우측 황매산만남의광장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배낭을 벗어두고,
도로 옆 그늘에서 막걸리로 산행의 갈증을 해소하고는,
기다리던 버스에 올라,
대병면에 소재한 합천호 회양관광단지에 있는 목욕탕으로 달려가 땀을 닦고는,
인근 합천호반에 있는 '송가네아구찜'이란 식당에서 즐거운 뒤풀이 시간을 가지다가,
서울행 귀갓길에 오른다.
오늘 산행에서 2023년 계묘년 시산제를 지냈다.
요즘 세태에 자기들 조상 제사도 모시지 않는 판국에
산신령이 어디에 있다고 빌고 자시고 난리를 피우냐고 핀잔을 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 인간은 모두가 사람들 사이에서만 생존이 보장되는 사회적 동물이다.
이런 사회적 동물들에게는 사회를 조직하는 시스템이 존재하고
그 시스템은 어느 정도 형식에 의해 구조화되어 나타난다.
우리 주변을 잘 살펴보면 형식이 아닌 게 무엇인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래서 그런 형식이 우리를 편안케 하고 있음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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