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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몽골 고비사막 3일차(7/29) : 남고비 차강소부라가, 욜링암 탐방

by 재희다 2023. 12. 7.

 
여 행 지 : 남고비 차강소부라가, 욜링암 탐방. 둔드고비(Dundgovi), 음느고비(Ömnögovi). (몽골)
여 행 일 : 2023. 07. 28.(금)
여행코스 : 고비 카라반세라이 롯지(Gobi Caravanserai Lodge) ~ 차강 소브라가 ~ Tsogt Ovoo ~ 달란자드가드(점심) ~ 욜링암 탐방 ~ Gobi Mirage Tourist Camp (275km, 10시간 반 소요) 
여행참석 : 20 백두.
 
<여행 지도>

 
 
오늘은 어제 나담축제 관람으로 못 본 차강소브라가를 둘러본 후, 음느고비(Ömnögovi)의 주도인 달란자드가드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욜링암으로 이동하여 약 1시간의 트레킹을 마친 후 숙소인 Gobi Mirage Tourist Camp에서 하루 일정을 마치게 된다. 관광지는 오전과 오후에 각 1곳씩만 둘러보고 대부분의 시간을 자동차로 이동하며 보내게 되는데,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어제는 푸른 초원이 대부분이었다면 오늘은 녹색이 드문 황무지가 대부분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모래뿐인 사막이 아닌 황무지의 고비사막을 실감하게 되는 일정이다.
 

몽골에는 고비라는 이름이 들어간 아이막(aimag, 주(州) 또는 도(道))이 네 곳이나 있다. 서쪽부터 고비알타이, 둔드 고비, 음느 고비(南 고비), 도르노 고비(東 고비) 등인데, 이곳들이 모두 고비사막 지대이다.

 

 

지난밤 밝은 보름달과 모래바람 때문에 환상적이라는 고비사막에서의 은하수 감상을 못하였기에 새벽 일출장면이라도 담아보려 숙소를 나오니 바로 고비사막 지평선 위로 아침해가 모습을 드러낸다.   

 

새벽 이른 시간에 일어나 일출 장면을 담고 있는 관광객들. 

 

언제 어디서 봐도 떠오르는 아침해는 가슴을 뛰게 하지만, 지평선 위로 떠오르는 고비사막의 일출은 SF영화의 한 장면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여 더욱 가슴이 뭉클해 온다.  

 

 

숙소인 고비 카라반세라이 롯지(Gobi Caravanserai Lodge) 전경. 

 

 

사막 한가운데임에도 여느 호텔에 못지않은 조식뷔페가 준비되었다. 

이로써 여행 전부터 가졌던 몽골에서의 잠자리와 식사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잊게 된다.  

 

 

물과 전기가 부족한 사막이라 숙소에는 침대만 놓여있고 공동샤워장과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데, 

나름 깨끗한 편이라 크게 불편하지 않지만, 

 

숙소인 고비 카라반세라이 롯지(Gobi Caravanserai Lodge)에서는 특별히 뭘 할 게 없는지라,

서둘러 짐을 꾸려 체크아웃을 하며 3일째 여정을 시작한다. 

 

 

차강 소브라가로 가는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고비사막의 황량한 풍경이 화면으로 보았던 화성의 풍경을 떠올리게 하고, 

 

숙소에서 5km 남짓 거리에 있는 몽골의 그랜드캐년이라 불리는 '차강소브라가' 입구에 도착하여, 

어제 못한 차강소브라가 트레킹에 나선다. 

 

<차강소브라가/차강소브락(Tsagaan Suvarga)>
몽골 남부 돈드고비(Дундговь/Dundgovi) 아이막(州)에 있다. 몽골 or 아시아의 그랜드캐년이라고 불리며, 몽골어 ‘차강+소브라가’의 합성어인데, 차강은 ‘흰색’, 소브라가는 ‘탑’으로 합하여 ‘하얀 불탑’이라는 뜻이다. 2억 년 전에는 바다였으나 지질활동으로 융기한 높이 약 40m, 폭 약 400m의 고생대 퇴적층이며, 오랜 세월 바람과 비에 의해 침식된 자연경관을 자랑하며 약 70㎢의 규모이다. 붉은 띠와 흰색 부분의 석회암이 마치 파도치는 모습처럼 보이며, 석양이 질 때의 모습은 더욱 장관이다.

 

차강소브라가를 관람하는 방법은, 

1. 절벽 위에서 아래로 펼쳐지는 협곡 풍경 관람.(차로 절벽 아래로 바로 가도 된다)

2. 위에서 절벽 아래로 펼쳐지는 협곡을 관람하고 절벽 좌중앙의 협곡을 따라 내려가서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 관람. 

3. 치강소브라가 남서쪽 끝에서 시작하여 절벽 아래를 따라 1.5km 트레킹하며 절벽을 감상하고, 절벽 위로 올라 협곡 관람.

    (단, 가이드의 전언에 따르면 절벽 전체를 둘러보려면 7km 정도로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함.)

등의 방법이 있는데, 걷는데 부담이 없고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세 번째의 트레킹이 좋아 보인다. 

 

차강소브라가 입구에는 입장료를 징수하는 매표소와 안내판만 덩그러니 서 있고, 

대게의 관광지에 있게 마련인 기념품가게나 매점 등은 전혀 보이지 않고 주변도 그저 황무지 평원이다.

 

안내판도 몽골어와 영어로 되어 있어서 대충 눈치로 읽고서는 바로 차강소브라가를 찾아 나선다. 

 

 

차강소브라가 입구로 들어서도 그저 황무지 지평선만 보일 뿐 '하얀 불탑'의 실마리는 찾을 길이 없는데,  

 

약간을 걸어 들어가자 절벽이 나타나며 아래로 차강소브라가가 모습을 드러낸다. 

 

 

사막 가운데에 우두커니 서 있는 차강소브라가 표석을 둘러보는 백두들. 

 

옛 몽골문자와 차강 소브라가의 위치를 표시하고 있다. 

 

 

이곳 차강소브라가는 먼 옛날 몽골 남부쯤에 있던 '고(固) 아시아 해(海)'와 '몽골 오호츠크 해(海)'라는 바다가 2억 년 전 고생대에 융기하여 솟아올라 바람과 비에 깎이고 씻겨 지금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유라시아대륙의 중앙에 위치하여 높고 황량한 사막이 한때는 바다였다는 게 실감이 되지는 않지만, 시간이라면 세상의 그 무엇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그저 경이로운 시선으로 미국의 그랜드캐년을 보기에 앞서 몽골의 그랜드캐년을 먼저 둘러본다. 

 

 

흙 절벽이 무너질까 봐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들을 담아보고, 

 

절벽 가장자리로 이어진 길이 비스듬이 경사져 있고 잔돌까지 깔려있어서 무척이나 미끄럽다. 혹여 미끄러지면 이곳이 바로 황천(黃川) 길이 될 터인데, "큰 폭풍이 불면 가축이 떠밀려 떨어져 죽는다"라는 안내판의 글귀가 맞을 듯하다.  

 

 

절벽 아래에서 보는 풍경은 어떠할지 궁금증을 해결하려 가파르고 미끄러운 협곡을 따라 내려가는데, 

 

황토절벽이 터키 카파도키아 스머프마을의 스머프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느낌이고,  

 

아래에서 올려다 보면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역시나 세상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는 꼭대기에서 봐야겠지만, 세상을 깊이 이해하려면 낮은 곳으로 임해야 하는가 보다. 

 

차강 소브라가의 무수한 불탑을 배경으로. 

 

인생사진 남길 자격이 충분하신 분!

 

 

인증사진 전문 모델들은 멋진 인생사진 촬영의 기회를 마다하고 서둘러 왔던 길을 되짚어 절벽 위로 올라, 

'차강 소브라가 표석'에서 인증을 남기며 오전 트레킹 일정을 마무리하고는 남고비의 주도인 달란자드가드로 향한다. 

 

 

사막에서는 태양이 없으면 이곳이 어딘지 또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짐작조차 어려운데, 

몽골의 기사님들은 네비게이션도 없는 차를 가지고도 목적지를 잘도 찾아간다. 

아침에 올 때는 우측 길로 왔는데, 이제 좌측길로 들어선다. 

 

 

달리는 차창 밖으로 버려진 차량 잔해가 보인다. 

몽골에서는 도로가 불분명한 비포장의 황무지를 달리게 되는데, 그러잖아도 노후한 차량들이라 고장이 잦다고 한다.

그러면 지나가는 다른 차량의 도움도 받을 수 없고 통신연결도 안 되므로 반드시 2대 이상이 함께 다녀야 한다고 한다.   

 

 

고비사막에서도 물이 흐른 흔적을 건너게 되고, 

 

자동차가 많이 지나다녀서 만들어진 길처럼 보이는 구간도 달리다가, 

 

황무지에서 만난 유목민의 가옥에서 문명의 출발을 더듬어 보는 사이에,  

 

길흔적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곳에서 길을 잘못 들었다며 되돌아가기도 한다. 

 

 

우리 일행들이 탄 차는 모두 다섯대로 같은 목적지를 향해 가는데 모두 다른 길을 달리고 있다. 아마도 흙먼지를 피하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따로 지정된 도로가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서 기사님들이 제각각 가장 상태가 좋을 것으로 짐작되는 길을 선택하고 경험이 적은 기사들은 노련한 기사를 따라간다. 

 

원자재가 풍부한 달란자드가드에서 어딘가로 이어진 송전탑. 

 

 

차강 소브라가를 출발하여 38km의 황무지를 50여분 달린 끝에, 울라바토로에서 만달고비를 지나 남고비의 주도 달란자드가드로 이어지는 포장도로에 접속하여 좌측 달란자드가드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노면 포장 상태가 그리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황무지 비포장을 달리다가 포장도로로 들어서니 안락한 느낌이 절로든다. 

 

 

Tsogt-Ovoo라는 제법 큰 규모의 마을에서 잠시 쉬었다가 간다기에 가게에 들어가 보았더니, 시골의 작은 가게 수준이라 살만한 게 보이지 않는다.    

 

 

차에 탄 사람들보다 짐짝이 느끼는 비포장과 포장도로의 차이는 훨씬 큰데, 아무리 짐짝의 신세지만 포장도로를 달리는 차에 실린 짐짝의 신세는 훨씬 편하다. 뭐! 그래봤자 짐짝이기는 마찬가지지만..ㅉㅉ 

 

 

음느고비 달란자드가드 환영 게이트에 도착하여 다시 쉬어간다고 한다. 

 

<달란자드가드(Dalanzadgad)>
달란자드가드(Dalanzadgad, Даланзадгад)는 몽골 남고비 음느고비 주의 주도로, 인구는 약 19,300명(2011년)이다.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남쪽으로 54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해발 1,470m에 달하는 지대에 위치한다. 달란자드가드는 수도 울란바토르와 연결되는 포장된 도로가 있으며, 시내에 달란자드가드 공항이 있어서 울란바토르를 연결하는 정기 노선이 운행된다.

 

<몽골의 행정구역>

몽골의 행정구역은 수도 울란바토르와 21개의 아이막(аймаг/aimag/도)으로 나뉘며, 그 하위에 315개의 솜(сум/soum)이 있다. 그보다 하위엔 박(баг/bag)이 있으나, 그냥 마을같은 개념이지 정식 행정구역은 아니다.

 

몽골어로 '거친 땅' 또는 '황무지'라는 뜻을 가진 '고비(Говь)'라는 이름이 들어간 아이막(aimag, 우리의 도)이 몽골에는 네 곳이나 있다. 서쪽부터 고비알타이, 둔드 고비, 음느 고비(南 고비), 도르노 고비(東 고비) 등인데, 이곳들이 모두 고비사막 지대이다. 이러한 고비사막은 동서 1500km, 남북 800km, 면적 129만 5천 km²에 이르는 암석 사막이다.

 

'세계에서 가장 멋진 고비지역' 안내판

 

 

가야 할 달란자드가드가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고장 수리 중이라는 다른 차량을 기다리며 사막의 그늘막에서 한가로운 한때를 즐기는 백두들.  

 

 

옆으로 어린 올리브나무가 심어진 도로를 잠시 달리면, 

 

이내 지방 소도시의 풍경을 가진 달란자드가드 시내로 들어서게 되고, 

 

달란자드가드 시내 'Yuna(연아)'라는 이름의 한식당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한다.  

 

식당 앞 풍경.

 

 

고비사막 한가운데서 김치찌개를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을 못했는데, 

서울의 여느 식당 못지않는 깔끔한 시설에 조금 달기는 하지만 멀고 먼 타국이란 점을 감안하면 만족스러운 맛이다.   

 

 

30여분 남짓의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일정의 방문지인 욜링암으로 향하는데, 

달란자드가드는 주변에서 천연자원이 많이 발견되면서 최근에 인구가 늘어나며 발전하는 도시라고 한다. 

 

우측 달란자드가드 공항 방향.

 

 

달란자드가드에서 서쪽의 Bayandalai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르다가 좌틀하여 비포장도로로 접어들자, 

 

비포장도로는 협곡 사이로 이어지며 차장 밖으로는 지평선이 아닌 산과 능선이 풍경이 이어지더니, 

 

달란자드가드에서 43km를 50여분 달려 깎아지른 협곡인 욜링암 입구 주차장에 도착한다.  

 

협곡인 욜링암 입구 전경. 

 

<욜링암/독수리의 계곡>

고비의 중앙 구르반 사이항 산(Gurvan Saikhan Mountains)에 있는 거대한 협곡으로, 고비 사막의 중앙에 있지만 계곡 사이의 물은 1년 내내 두꺼운 얼음으로 덮여 있었으나 최근에는 기온 상승으로 여름이면 모두 녹아 얼음을 볼 수 없게 되었다. 

협곡이 독수리의 부리를 닮았다고 하여 이름지어진 '욜링 암(Ёлын Ам)'의 뜻을 보면 '욜(Ёл)' 이란 독수리의 한 종류이며, '링(ын)'은 ‘~의’를 뜻하는 조사이고, '암(Ам)'은 여기서 계곡을 뜻한다. 즉, '욜(Ёл)이라는 독수리의 계곡’이라 하여 ‘Vulture Valley’라고도 한다. 몽골에서 욜(Ёл)이라 불리는 독수리는 영어권에서는 ‘Lammergeier’라고 하는 '수염 독수리'이다. 욜(Ёл)은 중앙아시아에만 존재하며 동물의 사체를 먹으며, 높이 1,500~3,000미터까지 날고 날개 길이가 2.5~3미터에 이른다. 낮에는 보기 힘들고 밤이나 아침 일찍 발견할 가능성이 있다. 이 지역은 특별조류보존지역으로 수염수리를 비롯한 희귀 조류와 야생염소 등 보호동물의 보고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협곡과 고비 사막 옆의 녹지 않는 얼음을 볼 수 있는 곳>
욜링암은 고비사막 지역이라 건조하고 높은 기온의 기후이지만 워낙 협곡이라 기온도 낮고 계속 그늘이 진 곳이 있어 얼음이 녹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과거 공산정권 시절에 소련 군부대가 협곡을 도축장과 거대 냉장고로 이용해 가을부터 여름까지 고기를 보관했다고 한다. 하지만 최근 온난화로 인해 몇 년 전부터 한여름에는 얼음이 녹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도 사막 근처의 경치가 수려한 계곡에서 주변을 보며 트래킹을 하거나 승마를 하면 잊지 못할 경험이 된다.

<아이벡스와 새앙토끼(우는토끼/피카츄)를 만날 수 있는 곳>
염소과인 뿔이 멋진 아이벡스를 볼 수도 있고, 바위틈 사이를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쥐처럼 생긴 토끼과에 속하는 새앙토끼(우는토끼)를 볼 수도 있다. 인기 캐릭터 피카츄의 실제 모델인 새앙토끼(우는토끼)는 영어로 PIKA라고 하고 경계하거나 인사할 때 고음의 우는 소리를 낸다. 운 좋게 "삐~~ 까~~"라고 우는 새앙토끼를 만나면 얼른 사진으로 담아야 하는데, 워낙 빨라서 사진으로 담기는 쉽지 않다고 한다.

 

욜링암 입구 기념품 가게.

 

욜링암 안내판.

 

 

욜링암 트레킹은 말을 타고 갈 수도 있는데 비용은 12,000투그릭, 5천원 수준으로 무척 싼 편이다.  

걷는 데 이골이 난 우리는 눈길만 주고는 바로 욜링암 협곡으로 걷기를 시작한다. 

 

욜링암 관광 이벤트 안내판.

 

협곡 바닥이 완만하고 길이 잘 나있어서 부담없이 걸을 수 있다. 

 

 

이 지역이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운이 좋으면 아이벡스나 새앙토끼를 볼 수도 있다는데, 

아직 우리의 운이 도래하지 않았는지 주변 바위산을 아무리 살펴도 아무런 움직임을 볼 수 없다. 

 

 

물이 흘러가는 계곡으로 내려갈수록 협곡은 더욱 좁아지는데, 

계곡의 얼음이 녹지 않았다면 파란 하늘과 대조를 이룬 하얀 얼음계곡의 모습이 훨씬 멋졌을 것이라 짐작된다. 

 

 

협곡은 더욱 좁아져 양쪽의 바위들이 무너져 내릴까 걱정이 될 정도이고, 

 

작은 폭포도 어렵사리 내려서며 아래쪽에 뭔가 더 재밌는 게 있을까 찾아 나서는데,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태초에 만들어졌을 바위산이 그럴싸한 그림을 그려내고 있고,   

 

'어워'로 보이는 돌무더기가 나타나며 대충 출발지에서 2km 정도 들어온 듯하여 이쯤에서 되돌아 나가야 하지 않을까 짐작이 되는데, 가이드는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상태이고 걷기 좋아하는 일행들은 이미 이곳을 지나쳐 앞서가고 있다. 

대게 뒤따라 가는 사람들은 앞서가는 사람들이 잘 알고서 가는 것으로 짐작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앞서가는 사람들은 뒷사람이 따라오는 상황 자체를 신뢰하며 지금 가는 길에 확신을 가지고 진행하게 된다. 아마 지금의 상태도 그런 게 아닌가 싶어서 앞서간 분들을 따라잡아 물어볼 요량으로 그냥 계곡을 따라 더 가보기로 한다. 

 

일말의 의구심을 가지고 걸음을 늦추고 있는 분들을 따라잡아 "어디까지 가시냐?"고 물었더니, "그냥 앞서가는 사람을 따라가고 있는데, 많이 진행한 듯하여 뒤에서 오는 가이드가 쫓아오기를 기다리며 걸음을 늦추고 있다"고 답한다. 

 

더 앞서 가는 사람들을 찾아 진행하다가 선두에 서서 가시는 분들이 보여 "어디까지 가시냐?"고 소리쳐 불렀더니, 

선두에 가시던 분들이 "아무도 멈추라고 하지않아 그냥 가고 있다"며 발길을 돌려 되돌아온다.

'출발지에서 2.5km 정도 들어왔다'며 그만 돌아나가기를 권하여 함께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간다. 

 

 

욜링암 계곡 트레킹은 우리가 출발했던 계곡 상부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계곡 입구가 있는 하류에서 시작할 수도 있어서 시간 여유가 되면 더 진행하여 입구까지 내려갔다가 와도 되겠지만, 뭔가 새로운 풍경이 기대되지도 않고 시간적 여유도 없어서 되돌아 나가기로 한다.  

 

발길을 돌려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는 백두들. 

 

 

발길을 돌려 잠지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니 가이드와 다른 일행들이 따라 내려오고 있다.

짐작했던 데로 반환 지점보다 더 많이 진행했고, 가이드는 선두 분들 걸음이 빨라 미쳐 따라잡지를 못했단다. 

 

 

뭐, 더 가도 되기는 하겠지만 주변 풍경이 그다지 새로울 게 없다며 함께 왔던 길을 되돌아 나가다가, 

 

이내 잠시 전에 지나쳤던 돌무더기가 나오는데, 이곳이 반환점으로 예상했던 곳이라며 기념사진을 남기기로 한다.  

 

 

오늘은 '허르헉'이 아닌 '로또'를 빌기로 하고 돌을 주워 돌무더기에 더하고는 세 바퀴를 돌고 나서 발길을 돌린다. 

그런데 엊그제 아리야발 사원보다 이곳의 기도빨이 떨어지는지 서울 복귀 후 산 로또는 '꽝'이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욜(Ёл/수염독수리)'대신 욜링암에서 만난 참새.

 

 

특이한 볼거리라고는 작은 폭포뿐이어서..

 

 

올 때보다 더 좁아진 느낌이 드는 협곡을 빠져나가면,  

 

말을 타고 온 분들이 내려서 걸어가야 하는 지점이 나오는데, 

그 옆에는 멋진 Photo point가 있다며 뒤따라 오던 가이드 세나가 알려준다. 

 

모델이 별로라서 그런지 그닥 멋지다는 생각은 안 든다.

 

욜링암으로 들어간 사람들을 기다리며 세상 편해 보이는 말(馬)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묘하게 어울리는 욜링암 계곡을 되돌아 나가,  

 

트레킹을 시작했던 욜링암 주차장으로 돌아나와 욜링암 트레킹을 마치는데, 

우리와의 이별이 못내 서운했던지 욜링암을 덮고 있던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특별히 뭘 하거나 본 것도 없는 듯한데 오늘하루 관광 일정이 모두 마무리되고, 

이제 숙소인 Gobi Mirage Tourist Camp로 향한다. 

 

 

두어 시간 전 달란자드가드에서 올 때 이용했던 포장도로를 가로질러 다시 비포장 황무지 길을 달리다가, 

 

사람의 손길로 만든 건물이 있는 지점에서 좌틀하여 서북쪽 방향으로 진행하면, 

 

고비사막의 두번째 밤을 보낼 남고비의 Gobi Mirage Tourist Camp에 도착한다. 

 

남동쪽 달란자드가드 방향. 

 

Gobi Mirage Tourist Camp 입구.

 

 

공동 샤워장. 

 

식당 게르.

 

고비사막의 밤을 즐길 아고라 선점.

 

 

식당에서 국산 맥주보다 훨씬 맛있는 몽골 맥주 '고비'로 사막 횡단의 갈증을 달래다가, 

 

사막에서의 식사치고는 풍성하고 맛난 저녁식사를 한다.

 

 

캠프 남동쪽 달라자드가드 방향 하늘에 내걸린 몽골의 달(月).

 

 

고비사막의 일몰 광경. 

 

 

구르반 사이항 산(Gurvan Saikhan Mountains) 위로 걸린 달(月).

 

살짝 당겨본 욜링암이 있는 구르반 사이항 산(Gurvan Saikhan Mountains, 2,825m) 조망.

 

 

황홀한 고비사막의 일몰. 

 

 

Gobi Mirage Tourist Camp 전경. 

 

 

밤이 밤(夜)같지 않은 고비사막에서 오래도록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추억을 남긴다. 

 

표정 좀 보소..ㅉㅉ

 

 

2시간 반에 걸친 밤회동을 순식간에 마감하고 몽골의 달빛을 덮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그때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들은 고스란히 남고비 사막의 모래에 묻어 두었기에 언제가 다시 찾아봐도 좋지 않을까...!

 

 

오늘 방문했던 '차강 소브라가'나 '욜링 암'에 관한 여행기를 보면 참으로 멋진 장관으로 묘사하고 있는데, 

오늘 내가 직접 가본 소감은 그리 굉장한 관광지로는 보이지 않고 그저 조금 특이한 장면들이 있는 곳이란 느낌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기가 본 여행지나 경험에 대해 조금은 과장하여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진흙탕에 혼자 빠지면 바보가 되고,

여러 명이 함께 빠지면 놀이가 된다고...ㅉㅉ (손총무님 어록에서 인용)

 

오늘 내가 한 여행의 최고는 고비사막 그 자체다. 

생명의 흔적조차 찾기 힘든 사막에도 생명이 살아가고,

또 그러한 생명을 토대로 인간도 훌륭히 적응하여 살아가고 있다. 

"고비사막에서도 사는데 우리가 사는 곳은 금수강산임에 들림이 없다" 

석유도 천연가스도 리튬도 안 나는 나라라고 비관할 일이 아니다. 

 

 

See you tomo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