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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설악산 단풍산행 : 흑선동계곡과 십이선녀탕계곡

by 재희다 2025. 1. 14.

 
산 행 지 : 설악산 대승폭포, 남교리(십이선녀탕계곡) 코스 및 흑선동계곡.  강원도 인제군.
산 행 일 : 2024. 10. 26.(토)
산행코스 : 백담사 매표소 ~ 백담사 ~ 황장폭포 상단 ~ 흑선동계곡 ~ 대승령 ~ 안산분기점 ~ 십이선녀탕계곡 ~ 남교리지킴터  (21km, 10시간 소요)

▶ 즐산팀 : 장수대분소 ~ 대승폭포 ~ 대승령 ~ 안산분기점 ~ 십이선녀탕계곡 ~ 남교리지킴터 (11.3㎞, 7시간)
산행참석 : 22 백두.

 
<산행지도> 

 

 

지난여름의 더위가 유난히 길게 이어지며 올해의 단풍은 시기도 많이 늦어졌지만 빛깔도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그래도 가을이라 단풍산행을 해야겠다며 이곳저곳을 검토해 보지만, 웬만한 곳을 이미 가 보았고 가보지 않은 곳은 회원들의 체력이 받쳐주지를 않아서 고민만 깊어갈 즈음에, 김전무가 장수대에서 대승령으로 올라 남교리로 하산하는 십이선녀탕계곡 단풍산행은 어떠냐고 한다. 오래전이지만 산우회에서 이미 십이선녀탕계곡의 단풍산행을 했었기에 고려하지 않고 있다가, 내년이면 보호구역에서 해제될지도 모를 흑선동계곡이 그리 어렵지는 않을 듯하여 흑선동계곡을 따라 대승령으로 올라 남교리로 하산하는 단풍 산행을 하기로 한다. 

 

흑선동계곡(黑仙洞溪谷)은 설악산국립공원 내설악지구의 대승령에서 백담사 방향의 황장폭포로 이어지는 계곡으로서 수렴동계곡과 합류하여 백담계곡으로 이어진다. 흑선골 또는 대승령의 명칭을 따서 대승골(大勝谷)이라고도 한다. 황장폭포에서 계곡을 거슬러 올라 대승령에 이르면 오른쪽으로는 십이선녀탕계곡, 왼쪽으로는 서북능선을 거쳐 대청봉으로 이어지고, 대승령을 곧장 넘어가면 대승폭포를 거쳐 장수대에 이르게 된다. 2003년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2026년까지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그리고 설악산 최고의 단풍 코스인 십이선녀탕계곡은 지리곡, 탕수골, 탕수동계곡 등으로 불리다가 50년대 말부터 십이선녀탕계곡이라 불리고 있다. 옛날 12폭 12탕이 있어 12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전설이 있지만, 실제 탕은 8개밖에 없다.

 


산행일을 이틀 앞두고 설악산에 꽤나 많은 비가 내린다는 예보에, 계곡물이 많이 불어나게 되면 산행이 어려워질 수도 있기에 조바심을 내며 기다리는데, 한동안 가뭄 끝에 내린 비로 강우량도 우려할 수준은 아닌 듯하여 배낭을 꾸려 산행 버스가 출발하는 양재로 향한다. 

 

 

짙어지는 밤안개를 헤치며 용대리 백담사 주차에 도착한 버스에서 두 시간여의 쪽잠을 더 청하다가 일아나, 장수대에서 대승령으로 오르는 즐산팀의 단잠을 깨우지 않으려 배낭을 가지고 버스에서 내려 산행준비를 하고는, 

 

백담사 주차장 입구의 백담관광안내소에서 백담사를 향해 설악산 단풍산행을 시작하는데, 

 

이곳 백담사 주차장에서 백담사까지 6km는 셔틀버스가 운행되지만, 지난해에 도로 옆으로 걷기길이 새로이 조성되어 개통되었다는 보도가 있었기에, 예전 길게 늘어선 대기줄에 질려서 걸어내려 오면서 셔틀버스가 일으키는 흙먼지를 뒤집어썼던 기억이 있기에 새로이 개설된 걷기 길에 사뭇 기대를 하며 백담사로 향한다. 

 

<설악산국립공원>
설악산국립공원은 398,237㎢에 이르는 광대한 면적에 수많은 동식물들이 함께 살고 있는 자연생태계의 보고이며, 수려한 경관자원을 가지고 있는 공원이다. 최고봉인 대청봉을 중심으로 북서쪽의 마등령,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설악산맥, 서쪽의 귀때기청 대승령으로 이어지는 서북주능, 북동쪽의 화채봉 칠성봉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 등 3개의 주능선으로 크게 지형구분을 할 수 있다. 이들 능선을 경계로 서쪽은 내설악, 동쪽은 외설악, 남쪽은 남설악으로 불린다. 주요 경관으로는 호박바위, 기둥바위, 넓적바위 등이 공룡능선, 용아장성, 울산바위를 중심으로 발달해 있어 우리나라 제일의 암석지형의 경관미를 갖춘 국립공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상경관 또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곳으로서 십이선녀탕, 구곡담, 천불동계곡을 중심으로 많은 폭포와 다양한 크기의 소, 담 등이 암석지대와 조화되어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아내고 있다. 설악산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시베리아아구와 중국아구의 동식물이 교차되는 지역으로서 지리적으로 시베리아구의 바로 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형상 북한의 고지대와 연접하는 태백산맥 북쪽에 위치한 높은 지대이기에 시베리아구의 동물들이 남하하여 서식하고 있다.
설악산은 천연보호구역, 국립공원,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우리나라 식물자원의 보고이며, 온대중부의 대표적인 삼림지대이다. 이 지역은 낙엽활엽수와 상록침엽수의 혼효림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부분적으로 단순림을 형성한 곳도 있다. 식물분포로는 북방계식물(눈잣나무 등)의 남한지대인 동시에 남방계식물 (때죽나무 등)의 북한지대로서 그 중요성이 있다. 또한 설악산 일대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자연자원의 분포 서식지로 1982년 유네스코(UNESCO)에 의해 우리나라 최초로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설정되었으며 2005년 12월 IUCN(세계자연보전연맹)으로부터 카테고리Ⅱ(국립공원)로 지정되었다.

 

 

 

백담계곡을 넘는 교량을 지나 백담사로 이어진 도로를 따르는데, 

 

새로이 조성되었다는 걷기길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도로 가에 가드레일을 설치하여 인도와 차도를 분리해 놓았을 뿐이고, 

 

숲길이라 그런지 달빛조차 스며들지 않아 어둠이 덮고 있는 텅 빈 도로가 이어지다가, 

 

백담계곡이 내려다 보이는 지점으로 나서면 밤안개에 흐려진 달빛에 설악의 윤곽이 드러나기도 하고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연이어 지나면, 

 

도로 좌측으로 최근에 개설된 탐방로가 이어지지만 어둠속이라 그냥 도로를 따라 진행하다가, 

 

백담사가 1.8km 남았다는 이정표와 0.8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연이어 지나게 되는데, 

 

용대리에서 백담사까지 셔틀버스가 운행하는 길에 걷기길을 조성했다고 해서 기대를 잔뜩 했던지라 약간은 실망스럽다는 생각이 들며 백담사 계곡을 건너는 '원교'를 지나자, 

 

용대리 백담사주차장을 출발한 지 1시간 20분 만에 백담사 앞 주차장을 지나게 된다. 

인기척이 없는 백담사 앞 주차장

 

 

 

내왕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가로등 불빛만이 밝혀진 백담사로 건너는 다리를 뒤로 하고, 

 

캄캄한 탐방로를 따라 백담탐방지원센터 앞 공터에 마련된 쉼터에서, 

 

행장을 둘레길 모드에서 계곡트레킹 모드로 바꾸고서, 

 

곤한 잠에 빠져있는 백담탐방지원센터를 깨우지 않으려 숨소리조차 죽이며, 

 

낙엽이 흩뿌려진 탐방로를 따라 진행하다가, 

 

흑선동계곡이 합류하는 수렴동계곡 황장폭포 상단쯤에서 우측 계곡으로 들어서니,

단풍객들이 만들어 놓은 돌탑들이 즐비하다. 

 

 

 

수렴동계곡 황장폭포 상단에서 등산화를 벗지 않고 건널 수 있는 곳을 찾아보지만, 

엊그제 내린 비로 불어난 수렴동계곡은 그리 만만해 보이는 곳이 보이지 않아, 

 

하는 수 없이 신발을 벗고 허벅지까지 차오르는 얼음장같이 차가운 수렴동계곡의 거센 물줄기를 건너서, 

재빨리 등산화를 신으며 계곡트레킹 행장을 갖추어, 

 

'제 발 저린 도둑'의 심정으로 어둠이 들어찬 흑선동계곡으로 들어서서 본격적인 흑선동계곡 트레킹을 시작한다.  

 

<흑선동계곡(黑仙洞溪谷)>
설악산국립공원 내설악 지구의 대승령에서 백담사 방향의 황장폭포로 이어지는 4.5km의 계곡으로 수렴동계곡과 합류하여 백담계곡으로 이어진다. 흑선골 또는 대승령의 명칭을 따서 대승골(大勝谷)이라고도 한다. 황장폭포에서 계곡을 거슬러 올라 대승령에 이르면 오른쪽으로는 십이선녀탕계곡, 왼쪽으로는 서북능선을 거쳐 대청봉으로 이어지고, 대승령을 곧장 넘어가면 대승폭포를 거쳐 장수대에 이르게 된다. 2003년에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2026년까지 출입이 금지된 곳이다. 

설악산의 여느 계곡에나 있는 낙차 큰 폭포나 시퍼렇고 큼지막한 소가 없는 아주 순한 계곡이다. 실제 물길이 이어지는 계곡은 2.5km로 길이가 짧고 주변에 숲이 우거진 흙산 형태의 계곡이다. 그러나 흑선동계곡이 순하다고 해도 계곡은 계곡이다. 이리저리 계곡을 넘나들 때면 긴장을 해야 한다. 이끼와 젖은 바위가 잠시의 방심도 허락지 않는다. 갈수기 때는 등산화를 적시지 않고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 

 

 

 

잠시 계곡 좌측을 따라 거슬러 오르다가 첫번째로 계곡 우측으로 건너는데, 

불어난 물로 자연이 만들어 놓은 돌다리를 건너는 게 그리 만만하지 않고, 

 

희미한 등로의 흔적이 사라진 지점에서 다시 계곡 좌측으로 불어난 물에 잠길 듯 말 듯 드러난 돌다리를 건너서, 

 

낙엽에 두텁게 덮여 희미해진 길흔적을 더듬어 진행하다가, 

 

커다란 바위들이 앞을 막아서는 지점에서 다시 계곡 좌측으로 세번째 도강을 하게 되는데,  

 

혼자서 건너던 박점장님이 최초의 흑선동 계곡 입수자가 되어, 

여러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며 입수 후처리를 하는 틈을 타 처음으로 여유로운 쉼을 하며, 

 

그제야 단풍 든 아름다운 흑선동계곡의 모습에 눈길이 머물게 된다. 

같은 시각 장수대에서 출발하는 즐산팀들

 

 

 

기~인 세월 쌓인 낙엽이 산비탈을 흘러내리는 태고의 원시숲을 느끼며, 

 

크고 작은 바위들을 휘감으며 내는 물소리를 들으며 흑선동계곡을 거슬러 오르다가, 

 

다시 자연이 만들어 놓은 징검다리를 조심조심 건너서, 

 

낙엽 쌓인 희미한 족적을 더듬어 오르다가, 

 

좌측 큰감투봉과 작은감투봉에서 흘러내려오는 가는골 입구를 지나서, 

가는골을 건너 사면으로 오르는 백두들

 

따르던 희미한 족적조차 놓쳐 마구잡이로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가, 

 

다시금 오래된 길흔적을 찾아내어 다소간 안심을 하며 오르게 되는데, 

 

부러진 나뭇가지와 쌓인 낙엽으로 길흔적은 지워졌지만, 

 

단풍 든 원시계곡을 온전히 누리는 기쁨을 만끽하며 흑선동 계곡을 거슬러 오르다가, 

 

가파른 우측 사면길을 두고 물소리가 다소 크게 들려오는 계곡으로 다시 내려서면, 

 

병풍인 듯 길게 이어진 바위절벽 아래 틈으로 흘러내리는 반석폭포 하단 구유소에 도착하게 되는데, 

'구유소'란 명칭은 노산 이은상의 '설악행각'에서는 칭한 명칭이라 하고, 

내려다본 구유소 전경

 

거대한 바위를 자른듯한 절벽과 암반 사이로 마치 수로처럼 물이 흘러내리는 반석폭포가 단풍과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반석폭포 상단의 작은 소가 단풍과 어우러져 선경을 연출하는 곳에서,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배낭을 내리고 아침식사를 하기로 한다. 

 

반석폭포와 구유소 주변 동영상 (01:18)

 

갖고 싶은 모든 것을 가진 듯한 백두들!

 

 

 

최고의 식당에서 조촐한 아침식사를 하고는, 

 

흑선동계곡 반석폭포 기념사진만 간직한 채, 

 

대승령을 향해 단풍 든 흑선동계곡을 거슬러 오르다가, 

 

우측에서 흑선동계곡으로 흘러드는 작은 지계곡을 지나고,   

 

계곡 우측 사면으로 이어진 희미한 길흔적을 따라 오르는데,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바오톱으로 짐작되는 장작더미가 눈길을 끌고,  

 

더욱 가팔라지는 사면으로 이어지는 길흔적을 따라 오르다가, 

 

참나무 둥치를 기어오르는 두더지 형상에 놀라기도 하는 사이에, 

뭘까?

 

가파르던 비탈이 다소간 완만해지더니, 

 

과거에는 정규 등로였음을 알려주는 설악 12-05 구조목을 지나게 된다. 

 

 

 

등로가 보이지 않는 계곡 사면에 세워진 구조목을 발견하고 한결 안심이 되어 다소 느긋하게 사면길을 따르는데, 

 

좌측 흑선동계곡으로 흘러드는 지계곡 폭포 소리가 단풍나무 사이로 들려오고, 

 

다시금 완만해진 비탈로 이어진 족적을 더듬어 오르는데, 

 

곱게 물든 단풍 사이로 검은 바위를 타고 흐르는 와류가 흑선동계곡임을 실감케 한다. 

 

 

 

큰 나무가 있어서 덩굴이나 관목은 잘 보이지 않던 계곡에서 드물게 만난 칡넝쿨을 헤치며 올라,  

 

마지막으로 흑선동계곡을 좌로 건너며, 

 

흑선동계곡 물길을 우측으로 떠나보내고, 

 

아직 관중이 푸른 잎을 커다랗게 펼치고 있는 사면을 따라 오르다가,  

 

대승령을 향한 본격적인 급경사 오름길을 앞두고 잠시 목을 축이며 쉼을 하는데, 

 

주변에는 갖가지 버섯들이 지천으로 돋아나 있지만 생물자원보호구역임을 잊지 않는다. 

 

 

 

설악 12-06 구조목이 세워져 있지만 등로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 가파른 비탈을 따라, 

 

능선인지 사면인지 구분이 어려운 급경사의 비탈길을 오르는데, 

 

거대한 나무들이 맑은 공기를 내뿜어 급경사에 힘겨워하는 산꾼의 원기를 북돋워 주고, 

 

이제 우측 건너편으로 나란히 보이는 지능선의 바위 봉우리들이 고도를 많이 높였음을 인식케 하더니, 

 

직진의 능선을 두고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길흔적을 따르면, 

 

등로의 흔적은 좌.우측 암릉 사이 급경사의 사면으로 이어지며, 

좌측으로 보이는 암릉을 우회하여 오르고 있음
돌아본 저항봉과 황철봉이 자리한 백두대간 능선
살짝 당겨본 저항봉 능선

 

서 있기 조차 힘든 가파른 비탈을 네발로 기어올라,  

 

능선에 접속하니 이정표 역할을 한다는 커다란 선바위가 아름드리나무와 나란히 서 있고, 

 

이제 가야 할 대승령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은 능선길이라,

잠시 배낭을 내리고 다른 분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쉼을 한다. 

꽈배기 모양 풍도목 아래의 잠시 전에 올라온 비탈이 내려다 보이지도 않는다

 

 

 

대승령을 향해 뚜렷하고 다소간 완만해진 능선을 따라, 

우.후방 마등령과 공룡능선 방향

 

녹색 이끼를 입고 있는 풍도목들 사이의 설악 12-08 구조목을 지나고, 

돌아본 황철봉과 저항령능선 방향

 

좌측 귀때기청봉 방향 서북능선의 봉우리가 어깨를 나란히 해 올 즈음에, 

우측 응봉 방향 능선의 지능선 조망

 

사람들의 웅성거림이 들려오더니 설악 12-09 구조목이 있는 서북능선 등로에 접속하여 우틀하니, 

 

사거리 갈림길인 대승령 정상에 도착한다. 

 

<대승령(大勝嶺, 1,210m)>
설악산 서북능선 상의 고개로, 내설악으로 들어가는 첫 고개인 대승령은 장수대에서 이 고개를 넘으면 백담사 또는 십이선녀탕계곡 쪽으로 내려갈 수 있으며, 동쪽으로는 설악산 서북능선이 이어진다.

 

북동쪽 상봉과 황철봉 방향
남쪽 가리봉 방향

 

대승령 인증

1363봉에서 백담사 방향 지능선 조망

 

 

 

대승령을 뒤로하고 단풍을 떨구어 앙상해진 숲으로 이어진 등로를 따르는데, 

 

우측으로 1363봉에서 백담사 방향으로 이어진 암릉이 멋지게 조망되고, 

 

안부를 지나 작은 능선 봉우리를 오르니, 

좌측 가리봉 방향

 

우측으로 지나온 흑선동계곡과 구름에 살짝 가려진 황철봉 방향이 시원스레 조망되며, 

 

안산 방향 분기봉을 향해 본격적인 오름길로 들어서서 잠시 더 오르다가, 

 

조망바위에 오르니 좌측으로 가리봉 능선과 돌아본 서북능선이 시원스레 조망되고, 

돌아본 서북능선 방향
때살짝 당겨본 대청봉(좌)과 귀떼기청봉 조망

 

좌측은 안으로 방향이고 우측은 십이선녀탕 방향 갈림길인 안산 방향 분기봉에 도착하여 잠시 쉼을 한다. 

우측 십이선녀탕 방향
출입금지 표시판이 있는 안산 방향 능선
동쪽 공룡능선과 대청봉 방향

 

 

 

응봉 방향 능선을 따르다가 1363봉 직전 능선 갈림길에서 좌측 남교리 방향으로 내려서면, 

 

앞쪽 나뭇가지 사이로 여러 준령들을 호령하듯 오뚝 솟아오른 안산이 선명하게 조망되고, 

 

<안산(鞍山, 1,430m)>
설악산 서북능선의 서쪽 끝단에 솟아 있는 봉우리로, 설악산국립공원에 포함되는 산이지만 예로부터 독립된 산으로 분류해 왔다. 산 이름은 정상 주변의 우락부락한 바위봉 생김새가 마치 말안장처럼 생겼다고 해서 지어졌으며, 소등에 얹는 안장처럼 생겼다 해서 길마산이라고도 한다.

 

대청봉이 보이는지요!

 

십이선녀탕입구가 7.6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면, 

 

불현듯 십이선녀탕계곡 물길이 불쑥 나타나고, 

 

<십이선녀탕(十二仙女湯) 계곡>

강원도 인제군 북면 설악산국립공원의 내설악에 위치한 계곡이다. 설악산 십이선녀탕 일원은 2013년 3월 11일 대한민국의 명승 제98호로 지정되었다. "지리곡 (支離谷)", "탕수골" 또는 "탕수동계곡(湯水洞溪谷)"으로 불려지다가, 50년대 말부터 지금의 이름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십이선녀탕은 8km의 십이선녀탕계곡 중간 지점에 있다. 폭포와 탕의 연속으로 구슬같은 푸른 물이 갖은 변화와 기교를 부리면서 흐르고 있다. 옛말에 12탕 12폭이 있다 하여 또는 밤에 12명의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 전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지만 실제 탕은 8개밖에 없다.
탕의 모양이 장구한 세월에 걸친 하상작용으로 오목하거나 반석이 넓고 깊은 구멍을 형성하는 등 신기하고 기막힌 형상을 이룬다. 그중 폭포아래 복숭아 형태의 깊은 구멍을 형성하고 있는 7번째 탕(복숭아탕) 이 백미로 손꼽힌다. 조선조 정조때 성해응(成海應, 1760~1839) 은 '동국명산기'에서 설악산의 여러 명소중 십이선녀탕을 첫손으로 꼽았다.
십이선녀탕 계곡은 계절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과의 조화가 아름다워 많은 탐방객들이 방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제법 가파른 돌계단길을 내려서다가, 

 

뚜렷해진 계곡을 넘는 데크목 다리를 건너서 내려서면, 

 

좌측 안산 방향 갈림길을 지나게 되고, 

 

남교리 방향 등로는 계곡을 좌.우로 넘나들며 낙엽을 떨군 계곡 숲길로 이어지며, 

 

크고작은 폭포를 뀌며 아래로 이어지는 물줄기를 따라 길게 이어진다. 

 

 

 

십이선녀탕입구가 6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자, 

 

내림길 등로는 더욱 가팔라지며 계곡의 폭포들도 제법 큰 낙차를 이루며 바위 사이로 떨어져 내리고, 

우측 지능선 조망

 

폭포 아래에는 제법 큰 소(沼)도 나타나기 시작하며,   

 

협곡으로 변한 계곡을 지나는 다리를 비롯한 안전시설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남교리탐방지원센터가 5km 남았다는 이정표를 지나, 

 

다소 완만해진 계곡길을 내려서자 좌측으로 제법 큰 규모의 폭포가 내려다 보이더니, 

 

가파른 비탈면에 설치된 데크길을 따라 내려가면, 

 

안산과 대승령 방향 계곡 합류지점의 두문폭포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데크에 도착하게 된다. 

내려다본 두문폭포 전경

 

 

 

바위 비탈로 이어진 데크길을 따르는데, 

 

두문폭포 아래로 여러 선녀들의 목욕탕이 내려다 보이고, 

두문폭포

 

가드 난간을 잡고 조심조심 바위 비탈을 내려서며, 

 

혹여 날개옷을 벗어놓고 목욕을 하는 선녀가 있는지를 유심히 살피지만, 

요즘 선녀들은 투명망토를 걸치고 있어서 보이지가 않으니 직접 탕에 들어가 봐야 한다는 예기도 들려오고, 

 

산 정상부와는 달리 아직 단풍빛이 남아있는 복승아탕 상단을 지나니, 

 

복숭아탕 아래로 전망데크가 내려다 보이고, 

 

가파른 바위비탈 등로를 내려서서 복숭아탕 전망데크에 내려서니, 

과연 하늘의 선녀들도 용기를 내어 이역만리 이곳까지 목욕을 하려 내려올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7폭 용탕폭포(복숭아탕)

 

 

 

복숭아탕을 뒤로하고 울긋불긋 총 천연색의 단풍옷을 걸친 계곡을 내려가는데, 

 

우측 바위벼랑을 타고 흘러내리는 작은 물줄기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며, 

 

십이선녀탕계곡의 단풍을 감상하기 좋은 자리에는 낯익은 얼굴들이 배낭을 내리고 간식과 단풍을 즐기고 있고, 

 

흰구름 떠 있는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십이선녀탕계곡의 단풍치장을 감상하며 발길을 옮기는데,  

 

좌측 안산 방향에서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지난여름의 더위조차 잊게 한다.  

 

 

 

파란 하늘 배경의 울긋불긋 단풍 든 계곡은 한폭의 캘린더 그림을 연상케 하고,  

 

단풍이 끝물이라 그런지 단풍객들의 발길이 뜸해진 등로를 따라, 

 

가을 냄새가 진하게 베인 십이선녀탕계곡을 이쪽저쪽으로 넘나들며, 

 

약간은 부족해 보이지만 오히려 그 부족함으로 최고의 단풍계곡을 온전히 즐기는 행운을 누린다.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게 아니라 내려가는 것이라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7km가 넘는 계곡길은 마냥 단풍과 계곡 풍경에 취해서 걷기에는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들며, 

 

앞서가던 한 무리의 단풍객들의 소란함에 섞여도 좋다는 생각을 하며 걸음을 옮기는 사이에, 

 

지도상에도 표시된 응봉폭포쯤을 지나게 된다. 

 

 

 

계곡을 몇 번이나 넘나들었는지 또 몇 번을 더 넘나들어야 하는지, 

 

아이들 마냥 즐거워하는 단풍객들의 모습을 흐뭇하게 스쳐 지나며, 

 

나의 삶과 나무의 삶이 같을까 다를까 하는 상념에도 잠겨 보며,  

 

더욱 완만해져 산책길 수준의 단풍길을 따라 내려간다. 

 

 

 

긴 계곡길을 내려오면서 계곡을 흐르는 수량이 그다지 늘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며, 

 

선녀들이 나무꾼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데려와서 목욕을 하는 바람에,

물이 탕 밖으로 많이 흘러넘친 게 아닌가 짐작해 보며, 

 

흑선동계곡의 긴장감과 이어지는 긴 트레킹으로 한걸음 한걸음이 무겁게 느껴질 즈음에, 

 

남교리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여 2024년도 단풍산행을 마감한다. 

 

 

 

주차장에서 기다리던 버스에 올라, 

 

요즘 부쩍 찾아보기 어려워진 목욕탕을 찾아 인제에 도착하여,

선녀탕이 아닌 목욕탕에서 긴 산행으로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고, 

 

'인제막국수'라는 식당에서 즐거운 뒤풀이 시간을 가진다. 

 

 

사람들은 경험해 보지 못했거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두려움과 동경심을 갖게 마련인데, 

막상 경험해 보거나 알게 되면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나 동경심은 씻은 듯이 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번 설악산의 두 계곡 탐방의 기억은 오래도록 기억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