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덕유산, 적상산.
산 행 일 : 2007. 01. 13(토) 무박산행.
산행코스 : 무주구천동~백련사~향적봉~설천봉~만선봉~검령~두문산~단지봉~치목치~안렴대~적상산
~향로봉~서창매표소 (약 23km, 도상거리 기준)
주) 금번 덕유북능 종주 코스는 지난 백두대간 덕유산 구간인 남덕유~향적봉 코스와,
금년 3월 4주차 산행 예정인 남덕유~황석산 코스와 연결하면 덕유산 종주코스를 완성하게 된다.
교 통 편 : 44인승 버스.
참가인원 : 23명.
<산행지도>
<덕유산 종주 인공위성 지도>
지난 연말 망년산행이었던 "계방산에서 오대산까지" 구간에서, 비교적 긴 산행거리와 많은 적설량, 그리고 근래 인적이 없었던 듯한 희미한 산길로 인하여 여간 고생스럽지 않았고, 또한 겨울 산행의 위험을 온몸으로 느꼈었다. 그래서 이번 산행은 이미 예정되어 공지된 터라 산행지를 변경할 수는 없어서, 향적봉까지의 오름길을 무주리조트의 곤돌라를 이용하려고 했으나, 곤돌라 운행시간이 오전 10시부터라는 답변을 듣고, 하는 수 없이 조금 무리한 산행이기는 하지만 중간중간 탈출로를 알아봐 두고는, 예정된 코스대로 산행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번 산행은, 2004년 12월쯤 대간길을 걸을 때 이곳 덕유산 근처 빼재에서 부항령 구간의 산행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그때에도 새벽에 빼재에서 시작하여, 어둠 속에서 삼봉산을 올라 삼봉산 정상에서 일출을 보고, 소사고개까지 한참을 내려와 아침식사를 한 후, 다시 대덕산을 또다시 올라야 했던 힘든 산행이었다. 마찬가지로 이번 덕유산에서 적상산까지의 산행도, 향적봉까지의 힘든 오름길을 오른 후 내려와서 짧지 않은 능선길을 거처, 적상산 오름길에서 다시 고도를 500여 미터 이상 높여야 하는 산행이다. 거기에다가 지난 주말에 내렸던 눈이 그대로 쌓여 있으면 무척이나 힘든 산행이 예상이 되어, 산행에 나서는 순간까지도 어디에서 탈출할까 하고 궁리를 하고 있었다. 아무튼 어느 정도 꾼으로 검증된 울 백두님들의 능력을 믿고, 그렇게 또 쉽지 않은 산행을 시작한다.
양재를 출발한 버스는 13일(토) 새벽 3시 20분쯤 삼공리 매표소에 도착했고, 4시 10분에 불을 켜 달라고 부탁하고 다시 의자에서 잠을 청했지만, 늘 그렇듯 빨리 밖에 나가 산길을 걷고 싶은 마음에, 어차피 가야 할 길이라면 빨리 시작해야 할 것 같은 기분에 쉽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다가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04:30 덕유산국립공원 삼공리 매표소 앞에서 산행 준비를 하고는 꽁꽁 얼어붙은 도로에 내린다.
한가닥 찬바람도 용납 않을 태세로 싸고 또 싸맨다.
버스가 매표소 앞에서 방향을 돌려서 주차를 해 놓은 탓에 회장님의 출발 신호에 모두들 덕유산을 뒤로하고 시설지구 쪽으로 향하는 백두들을 돌려세운다.
05:48 백련사 앞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된비탈 오름길을 대비해 아이젠을 착용한다.
오는 도중 인월담 직전에서 덕유산야영장 방향으로 잠시 알바를 다녀오신 분들도 있었는데,
공원 내 도로에 가로등이 없는 상황에서 그냥 큰길을 따르다가 보니..ㅋㅋ
무구주천동 계곡은 길이가 90리라고 해서 구천동이라는 이름이 붙은 긴 골짜기다.
차갑고 맑은 물로 유명하며, 이 계곡을 따라 백제인과 신라인이 왕래했던 나제통문에서 덕유산의 주봉인 향적봉까지는 굽이굽이 절경을 이루고 있는 33경이 있다.
05:54 백련사 앞에서 향적봉 방향 이정표를 발견하고,
05:57 그믐달 달빛 아래에서 아이젠을 착용하는 백두들.
카메라가 흔들려서 그믐달이 보름달로 변했다.
백련사에서 향적봉으로 오르는 길고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고 또 올랐다. 어떤 곳은 허벅지가 빠질 정도로 눈이 많이 쌓인 곳도 있었고, 어떤 나무계단 오름길에서는 뒤덮인 눈을 손으로 치우며 올라야 했다. 멈춰서면 금방 덮쳐오는 한기를 어찌할 수 없어서 쉼 없이 오르고 또 올랐다.
07:22 향적봉 대피소 취사장에 도착해서야 겨우 잠시 숨을 가누는 여유를 갖는다.
07:23 향적봉대피소 앞 주목나무 모습.
뒤집어쓴 눈(雪)의 무개로 다리가 꼬이고 휘어있다.
향적봉 대피소 전경.
7시 47분이 일출시각이라서 그런지, 몇몇 사람들이 일어나서 일출을 보러 갈 채비를 하고 있다.
07:37 대피소 앞 이정표에서.
후미를 기다리다가 더 이상 지연하기가 곤란하다며 향적봉으로 출발하는 분들.
향적봉 정상은 매서운 칼바람이 부니 후미를 기다려 함께 출발하자고 했으나..ㅉㅉ
07:51 향적봉 정상 증명.
2년 전 이맘때에는 낮게 드리운 구름 위로 떠 오르는 일출을 보았었는데,
눈인지 얼은 안개인지가 휘날리는 가운데 체감온도가 족히 -30도 이하 일 듯!
현재 덕유산의 정상은 향적봉이지만, 1970년대만 해도 경남 거창군 육십령에서 보이는 남덕유산을 덕유산이라 불렀다. 옛날에는 남덕유산 기슭의 육십령이 영남에서 서울로 가는 길목이었던 반면, 전북 무주에 위치한 향적봉은 교통이 불편해서 그리 중요히 생각지 않았다. 그러나 무주구천동이 개발되고, 북덕유인 향적봉의 높이(1614m)가 남덕유의 1,570m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되며, 덕유산의 중심지가 현재의 향적봉인 북덕유로 옮겨졌다고 한다. 참으로 산의 흥망도 사람의 그것과 다를바가 없다.
아무리 움츠려 보아도 덮쳐오는 한기를 어쩔 수가 없다.
향적봉 정상석도 얼어 있지만,
그래도 태연한 척!
07:59 깡추위가 몰아치는 향적봉을 뒤로하고, 서둘러 설천봉으로 향하는 등로로 들어선다.
향적봉 정상을 내려서니 매서운 바람은 한결 잦아들어 주변에 만발한 상고대와 설화(雪花)에 시선이 간다.
천지가 온통 하얗게 변한 향적봉 정상에서 설천봉 내림길을 걸으며 주변 설경 감상은 좋았는데, 등로 주변에 쌓인 눈을 스틱으로 짚어 보니 족히 50cm는 넘는 듯하다. 지난 연말 계방산에서 오대산으로 갔던 산행 생각이 나서, 설천봉에서 스키 슬로프를 타고 내려가거나, 칠봉 쪽으로의 탈출을 고민하며 향적봉을 내려서는데, 나중에 회장님께서 많이 약해졌다고 핀잔을 주는 바람에 일단 검령까지는 가 보기로 한다.
상고대가 피어난 향적봉에서 설천봉으로 향하는 등로를 따른다.
장갑을 세 겹이나 꼈는데도 손이 시려 오고, 잠시 카메라 셔터 누르려고 한겹을 벗었다가 다시 끼려고 하면, 장갑이 얼어서 장갑 모양에 손을 맞추어 밀어 넣어야 했다.
아름다운 상고대 모습.
백발이 성성한 향적봉을 내려서며, 감기로 동참하지 못한 박지점님과 출발하다가 끌려갔다는 이형석님도 함께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암튼 함께하지 못한 누군가도 같이 보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하며 백발 사이를 걸었다!
08:01 설천봉 곤돌라 상단부가 내려다 보인다.
설천봉 산행은 처음이지만 스키 슬로프가 열였을 때면,
마치 서울의 파고다공원처럼 사람들이 붐볐던 곳이었는데, 지금은 백두들 뿐이다!
08:15 만선봉을 향한다.
설천봉 휴게소 뒤쪽에 들머리가 있다는 예기는 들었지만,
찾지 못하면 어찌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등로의 흔적이 뚜렷하다.
휴게소 뒤편에서 가기 싫은 듯 망설이는 백두들!
설천봉에서 아침식사를 하려고 계획했는데, 아직 문이 잠겨진 상태다. 앞으로도 1시간 정도를 더 기다려 9시쯤 되어야 곤돌라가 사람들을 실어 올 것이고, 그때까지 기다렸다가 따뜻한 식사를 할까를 고민하다가, 그냥 만선봉에 가서 먹자며 설천봉 휴게소를 뒤로 한다.
08:36 만선봉 가능 도중에 만난 공터.(헬기장 인듯)
설천봉에서 들머리로 들어서자 이내 길의 흔적은 무릎을 넘게 쌓인 눈에 사라져 버리고,
가끔 붙어 있는 표지기를 찾아서 길을 만들며 진행하는데, 악몽?이 되살아 나며 시간은 한없이 지체된다.
다행히 20여분 눈과의 전쟁을 한 후에는 적설량이 많이 줄어들고 속도도 붙기 시작한다.
09:11 만선봉을 좌회하여 만선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 도착.
아침을 만선봉에서 라면국물이라도 사 먹으려고 했지만, 이미 만선봉을 지난 상황이다.
잠시 고민을 하다가 만선봉에 다시 오르기로 하고, 앞서간 분들께 "식사 갑시다"를 외쳐 불러 세운다.
09:18 되돌아 올라서 만선봉에 도착한다.
뒤쪽으로 보이는 만선봉 장터는 이미 오래전에 문을 닺아 창고로 변해 있다.
2년 전 스키 타러 왔을 때는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던지라,
어련히 지금도 몸을 녹이며 따뜻한 국물로 아침식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내 라면국물, 오댕국물 등은 어쩔것이여! 미처 확인하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죄송.
(창고로 변한 만선장터로 들어서면서 카메라를 밟아 죗값을 치렀다면..ㅋㅋ)
09:41 국물 파는 아짐씨는 없지만, 북풍한설은 피할 수 있는 "만선장터"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찬바람만 피하여 아침식사를 서둘러 끝내는데, 함께 온 청솔산악회 분들은 버너에 불을 붙이고 제대로 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못내 부러운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시간을 지체하면 긴 산행을 마칠 수 없기에 혹여 늦어지면 중간탈출로를 상의해 놓고는 만선봉을 뒤로한다.
09:49 다시 만선봉 아래 우회로 합류 삼거리에 도착하니,
후미분들이 그냥 지나칠까 기다리던 분이 북풍한설 못 이기고 만들어 놓은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
(누가? 무엇으로? ..ㅋㅋ)
10:08 깊게 쌓인 눈밭을 헤치며 검령에 도착한다.
오는 도중 주능선에서 분기하는 곳에서 알바를 조금 하고서야 겨우 검령에 섰다.
검령의 오래된 이정표.
10:13 적상산 방향의 두문산을 향해 검령 들머리로 들어선다.
10:54 널찍한 헬기장이 있는 두문산 정상에서 돌아본 덕유산 방향.
길은 뚜렷하지 않지만, 쌓인 눈이 덕유산에 비해 얕아서 비교적 쉽고 여유로운 산행을 잠시나마 맛본다.
두문산에서 바라본 서쪽 봉화산 방향.
(무슨 산인지 산행 내내 궁금했는데, 나중에 지도를 보고서야...ㅉㅉ)
얼마큼 왔는지를 확인하는 백두들.
두문산에서 적상산으로 향하는 들머리를 찾아보는 서분덕님.
그렇게 서둘지 않아도 되는데..ㅋㅋ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 적상산.
두문산 정상의 백두들.
10:59 두문산 정상에서 덕유산 향로봉을 배경으로.
이제 개인 사진을 남기는 여유도 가져본다.
11:43 기온이 올라감에 따라 두문산 다음 봉우리에서 껴입은 옷을 한꺼풀 벗는다.
좌측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무주군 안성면 안평리 조망.
마치 수많은 왕릉이 자리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
11:52 안성치 분기봉 직전의 오래된 오류이정표를 지난다.
11:55 안성치 분기봉 삼거리.
봉우리 직전에 우측으로 우회길이 있었지만, 대간길 타는 버릇이 남아서 극구 봉우리로 올랐다.
뒤따라 봉우리로 올라서는 만식형.
12:07 802봉 직전 묘지가 있는 봉우리에서 따뜻한 햇볕을 즐기며 한참 동안 여유 좀 부린다.
덕유산 방향의 지나온 능선 조망.
두문산(좌) 뒤로 향적봉이 구름에 가려 있다.
향적봉 좌측으로 대간 능선도 선명하게 가늠된다.
살짝 당겨본 덕유산 향적봉 방향.
만선봉의 스키 슬로프가 마치 고속도로처럼 선명하다.
따사로운 햇살을 즐기며 배낭에 넣어온 온갖 먹거리를 나눈다.
선운산에서 보았던 "쥐바위"가 여기까지 와 있다.
살짝 당겨본 쥐바위?
잠시 전, 향적봉에서는 극한의 북풍한설과 맞섰는데, 이곳은 따스한 봄날이 도래한 듯하다.
새벽의 기억을 씻으려는 듯 햇살을 즐기며 여유를 찾는다.
우백호가 없다는 평을 들은 묘지.
덕분에 몸을 녹이며 잘 쉬어 갑니다!
뒤에 처지신 분들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오시는 듯이 보이는 분도 도착한다.
12:15 너무 오래 앉아 있었던지, 구름에 싸여 있던 향적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향적봉이 모습을 드러내며 하늘도 본래의 색을 찾아간다.
12:17 많이 쉬었으니, 저~어~기 적상산을 향해서 출발!
12:42 802봉 내림길에서 땅을 사시는 회장님.
많이 긴장을 하였던 서분덕님도 여유를 찾은 듯하다.
걷기보다 엉덩방아를 찧고 미끄러짐이 빠르고 편하다는 것을 절감한다.
12:57 산행 내내 우리와 함께한 표지기. (길안내 감사드립니다^^)
13:43 단지봉을 좌회하여 지나, 치목치 직전 봉우리에서 잠시 쉼을 한다.
서쪽 봉화산 방향 조망.
산행이 예정보다 많이 지체됨에도 하는 수 없이 쉼을 해야 하는 백두들.
13:53 치목치에 도착한다.
만선봉에서 헤어진 청솔 분들과 뒤쳐진 분들의 탈출을 위해 좌측 사산리 방향으로의 탈출 방향을 표시해 놓고,
13:56 적상산 정상을 향한 고난의 산행에 들어선다.
14:16 적상산을 향한 가파른 오름길에 돌아본 향적봉 방향의 지나온 능선 조망.
이제 향적봉 정상을 가리고 있던 구름모자를 완전히 벗어 버렸다.
동남쪽 적상면 괴목리 방향.
동쪽 성지산(992m) 방향.
14:26 올려다본 적상산 정상 방향.
적상산 정상 서쪽 지능선에 '적상'이란 이름을 갖게 한 절벽 암릉도 살짝 보인다.
14:35 적상산 오름길 중턱 멋진 바위전망대에서 돌아본 덕유북능 조망.
새벽부터 이어온 향적봉과 두문산, 단지봉이 차래로 조망된다.
우측 앞쪽부터 단지봉, 두문산, 향적봉!
동남쪽 성지산 능선 뒤로 거칠봉도 살짝 보인다.
동쪽 성지산(우)에서 깃대봉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조망.
괴목리에서 치목터널로 오르는 49번 지방도로 시원스레 내려다 보인다.
시원한 조망을 선사한 바위 전망대 전경.
15:20 치목고개에서 한시간 반쯤의 가파른 오름길 끝에 적상산성이 나타난다.
휘유~! 적상산 오름길이 왜 이리도 힘든지!
드디어 적상산성에 올라서니 가파른 등로가 완만해진다.
15:23 앞서간 울님들의 족적.
오름길은 거의 거의 평지로 바뀌며 정상을 향한 능선길 찾기가 만만치 않다.
15:29 나뭇가지 사이로 안국사가 보습을 드러내고,
적상산이란 가을철이면 마치 붉은 치마를 두른 듯하다고 하여 적상산(赤裳山)이라 이름이 붙여진 산이다. 가을철 단풍이 화려한 10월말쯤에 찾으면, 명성에 걸맞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지 않을까 짐작된다.
적상산의 안국사는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했던 사고지 중 한곳인데, 현재는 원본이 보관되어 있지는 않다. 또한 "신증동국여지승람" 무주현 편을 보면, 적상산은 "裳山(상산)" 즉 치마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상산은 현의 남쪽 15리에 있다.. 속칭 상성산(성이 있는 치마산이라는 뜻)이라 하는데, 서쪽 사면에 절벽이 층층이 있어서 잘라 놓은 것이 마치 사람의 치마와 같으므로 이름하였다. 옛사람이 험준한데 의지하여 성을 쌓았다니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오직 둘 뿐이다. 그 가운데는 평탄하고 넓은 시내가 네 곳에서 나오니 실로 하늘이 낸 요험지이다."라고 적고 있다. 또한 고려 때 최영 장군이 이곳에 산성을 축성하고 창고를 지어 뜻밖의 난리에 대비하자고 요청하였다고 한다.
1392년 조선이 개국한 이래 임진왜란(壬辰倭亂) 전까지, 왕조실록은 서울의 춘추관과 충주(忠州), 경상도의 성주(星州), 전주(全州) 등의 4대 사고에 보관되어 있었다. 그러나 임진왜란으로 전주 사고의 실록을 제외하고는 모두 불타버림에 따라, 임진왜란이 끝난 1606년 조선왕조는 서울의 춘추관과 태백산, 묘향산, 마니산, 오대산의 5대 사고에 왕조실록을 분산하여 보관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 후, 춘추관의 왕조실록은 병자호란으로 다시 소실되고, 태백산 사고와 묘향산으로부터 옮겨진 적상산 사고, 마니산 사고로부터 옮겨진 정족산(鼎足山) 사고, 오대산 사고 등이 1678년 숙종 대까지 왕조실록을 보관하고 있었다.
안국사는 원래 지금의 적상산 상부댐(산 정상 부근의 저수지) 부근에 위치해 있었는데, 양수발전소를 세우면서 수몰로 인하여 좀 더 위쪽으로 옮겨 지어졌다. 구절양장처럼 구불구불한 산길을 올라 양수발전소 상부댐 위쪽까지 차량으로 올라갈 수 있어서, 주차를 한 후 15분 정도만 걸으면 바로 절 입구에 도달한다.
15:33 안국사 갈림길을 지난다.
15:41 안렴대 전경.
안렴대는 병자호란 때 적상산성 사고지에 보관되어 있던 조선왕조실록을 옮겨와 안렴대의 굴 속에 숨겼다는 곳으로, 안렴대란 이름이 붙은 것은 삼도의 안렴사가 이곳에 피난하였기 때문에 일반 사람들이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이다라는 기록이 있다. 안렴사는 안찰사로 고려 때의 지방장관이었고, 조선시대에도 이 이름의 직책이 있었다. 따라서 3인의 안렴사가 여기서 난을 피했다는 것은, 이곳 성곽이 외부 공격에 강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적상산성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의미일 터인데, 그럼 밖에 있는 백성은 우찌라고..!!
안렴대에서 내려다본 서쪽 적상면 방향 조망.
남서쪽 봉화산 방향 조망.
남쪽 남덕유산 방향 조망.
덕유산 향적봉 방향으로, 지나온 족적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 새벽에 멀리 가장 높이 보이는 향적봉에 올라,
흰 슬로프 방향으로 내려와 조금 우측의 두문산을 지나고,
그 앞쪽으로 능선을 이어와서 단지봉을 거처 적상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걸어왔다!
조금 좌측으로 돌리면, 적상산선에서 이어온 능선이 보인다.
앵글을 세로로 하면, 향적봉에서 적상산까지의 걸어온 길이 조금 더 뚜렷해진다.
남덕유에서 북덕유인 향적봉과 적상산으로 이어온 그 늠름한 산줄기.
그 모습 하늘이 파란 맑은 날에 다시 한번 보고 싶다!
지나온 적상산성 능선 조망.
살짝 당겨본 덕유산 향적봉 모습.
안렴대를 뒤로하며 돌아본 모습.
15:50 안렴대를 돌아 나오면 철계단이 나온다.
15:51 안렴대 뒤쪽 능선에 올라서 바라본 적상산 정상(우)과 향로봉(좌).
좌측의 향로봉도 금방 닿을 듯이 보인다.
향로봉 너머 무주로 이어진 능선 조망.
내려다본 서북쪽 사천리 방향.
15:53 안렴대에서 돌아 나오는 길에 든든한 후미팀 지킴이들을 만난다.
춥고, 힘들고, 배고프고, 모든 것이 귀찮은 우리들!!
15:57 다시 안국사 갈림길을 지나 향로봉 방향으로 조금 진행하면,
적상산 정상이 있는데,
적상산 정상부는 인공 구조물이 자리하고 있어서 접근이 불가능하다.
적상산 정상을 좌회하여 향로봉 방향으로 등로를 이어가면,
16:09 우측 나뭇가지 사이로 양수발전소 상부댐 모습이 얼핏 보이고,
16:11 이내 서창 갈림길이 나온다.
앞서간 울님들은 모두들 알바로 향로봉에 다녀왔지만,
시간과 체력이 부족한 후미들은 좌측 서창 방향 내림길로 들어선다.
16:19 적상산성 서문지 도착.
적상산성 서문지 인증을 남기고 있는데,
향로봉에 향로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러 알바 갔던 분들이 서문지로 내려오고 있다.
힘들지도 않은지, 보무도 당당하게 서문지로 내려오는 백두들.
향로봉을 가야 한다며 알바의 정당성을 주창하는 백두들.
16:33 장도바위를 지난다.
최영 장군이 칼로 내려쳐서 갈라졌다는 전설이 있는 장도바위.
17:08 서창매표소 직전을 알리는 탐방로 안내판.
돌아본 적상산 정상부 모습.
17:12 온갖 역경을 이겨내고 산행의 종착지인 서창매표소에 도착한다.
서창매표소 이정표.
붉은 치마 산을 배경으로 권법무사님 가족분들.
형수님! 다음번 산행은 필히 널널이 산행으로.. 꼭~!
붉은 바위절벽을 두른 적상산 모습.
나도 이제는 웃음 지어 보일 수 있다!
오래도록 기억의 한자리를 차지할 적상산아, 잘~ 있거라!
17:16 벌써 해는 서산으로 넘어가고,
산꾼들도 다시 원래의 초보로 돌아가기로 한다!
저녁노을 조명의 힘!
15:18 산골마을은 어디 가고, 산촌순두부가 그 자리에 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저녁 시간에 점심을 먹는다!
17:58 힘들었던 산행도 깔끔히 정리하는 손승천 총무님.
천보님의 과메기 감사합니다!
(사실 과메기가 없었으면 점저상이 상당히 빈약했을 수도..ㅋㅋ)
막무가내의 힘들었던 산행!
무사히 마쳐 줘서 고마워유~~^^
18:08 힘들었던 만큼 풍성한 이야기도 남긴 산행을 마무리하고, 서울로 향한다.
산(山)은 집 근처 야산이든,
천 고지가 넘는 높은 산이든,
멋진 풍광이 있든 없든,
고개와 계곡과 바위에 깃든 전설이 있든 없든,
무엇인지 모를 것들로 채워진 머리와 가슴을 비우고,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상태로 이끌어 준다는데 대해 동의하며!!!
그간의 모토가 "대충 20킬로는 넘어야.., 열 시간쯤은 되어야.." 였다면,
앞으로는 "있는 그대로... 짧든 길든,
아니 길면 1박이나 2회도 감수하며,
좀 더 느긋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도록 노력해 보고 싶다.
물론 가끔씩은 체력 Test도 필요하겠지만..ㅉㅉ
(그래야 평소에 꾸준한 건강관리에 힘쓸테니까!)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너무 힘들게 해 드린 점,
앞으로 초보로 다시 태어나 필히 보상토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07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원주 치악산 : 치악능선을 달린 백두 애마의 처녀 산행!! (0) | 2007.03.11 |
---|---|
제주도 2일차(우도) : 유채꽃 가득한 우도의 미모저모 (0) | 2007.02.26 |
제주도 1일차(한라산) : 한라에서의 배려에 감사드리며! (0) | 2007.02.25 |
정선 가리왕산 : 겨울산에서 '알바'의 진수를 맛보다 (0) | 2007.02.11 |
팔공산 능선 종주 : 갓바위 부처님의 영험을 찾아 (0) | 2007.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