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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호남정맥 19차(개기재~큰덕골재) : 시원한 감홍시 먹으며 넉넉하게 걸은 호남길

by 재희다 2009. 11. 29.

산 행 지 : 호남정맥 19차(개기재~큰덕골재) 화순군 이양면, 보성군 복내면 ~ 화순군 이양면, 장흥군 장평면.

산 행 일 : 2009.  11. 28.(토)

산행코스 : 개기재 ~ 계당산 ~ 예재 ~ 봉화산 ~ 추동재 ~ 가위재 ~ 고비산 ~ 큰덕골재 + 큰덕골

(도상거리기준 17km + 1.5km, 8시간 50분)

산행참가 : 18명.

 

<산행지도>

 

 

백두대간 영취산에서 분기한 호남정맥이 서쪽과 남쪽으로 오락가락하며 이어온 20여 구간의 산행이 이번 산행을 기점으로 하여 한반도의 남쪽 끝을 향하는 땅끝기맥을 분기하고, 다음 산행부터는 섬진강 하구를 향해 동쪽으로 방향을 바뀌게 된다. 그동안 가을 단풍산행과 5주년 기념산행 등으로 호남정맥의 진도가 더디게 진행되었으나, 다음부터는 그동안 잘 가보지 못했던 한반도의 남쪽을 받치고 있는 산군들을 두루두루 섭렵하며 호남정맥의 종반을 향해 내달리게 된다. 예년 같았으면 벌써 눈과 씨름을 하고 있었을 듯한데, 올해는 기온도 평년보다 따뜻하여 아직도 가을 산행의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재를 출발한 버스가 한참을 달려서 개기재에 도착했다. 요즘은 고속도로 휴게소에도 거의 들르지 않아서 그런지, 아니면 우리 기사님의 탁월한 운전실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늘 예상한 시간보다 30분 이상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는 듯하다. 사실은 요즘 들어 모든 게 천천히 진행되는 게 훨씬 좋아 보이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4시에 약간 못 미쳐 도착한 버스에서 20여분 뒤척이다가 산행 준비를 하고, 서늘한 밤공기를 미시며 개기재 도로로 나서서 산행을 시작한다.

 

 

개기재에 도착하여 산행 준비를 마치고,

 

의령남씨 묘역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의령남씨 가계도가 그려진 철판이 세워져 있는 묘역을 지나 잠시 오르면,

 

 

490봉을 지난다.   

 

 

오늘 처음으로 산행에 참가한 이선생님과 계당산 오름길 소나무 쉼터에서 잠시 여유를 찾는다.

 

 

잠시 쉼을 하고 출발하려고 보니, 계당산 헬기장 이정표가 나타나고,

 

벤치 주변에서 앞서간 백두들이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잠시 방향감각을 상실하여 좌측 복내면 방향으로 10여분 알바를 다녀와서는, 우측 헬기장을 가로질러 계당산 정상으로 향한다. 

 

 

계당산 정상 도착.

이곳 계당산 정상에서의 조망이 좋다고 하는데 아직은 캄캄한 어둠이 모든 것을 가리고 있어서,

간단한 증명사진 하나 남기지 않고 모두들 이정표의 "노동" 방향으로 정맥길을 재촉한다.

 

 

계당산 정상을 지나자 등로는 온통 잡목들이 가로막고 있다.

아마도 계당산 정규 등산로가 아닌 예재 방향의 정맥길은 정비를 하지 않은 듯하다.

 

 

570봉을 지나고,

 

 

560봉을 지나 좌측 517봉이 분기하는 봉우리도 지나자 날이 밝아 오고,

좌측으로 517봉 능선이 정맥길과 동행하고 있다.

 

 

조그만 봉우리 내림길을 조심스레 내려서는 권선생님과 동료 이선생님.

 

 

523봉을 지난다.

 

 

523봉 내림길에 바라본 우측 이양면 방향.

 

가야 할 호남길 능선이 나뭇가지 사이로 어른거린다.

 

좌측 능선 아래쪽으로 빨알간 감이 탐스럽게 달려 있다.

 

 

연리지는 아니지만 같은 뿌리의 다른 나뭇가지가 서로 이어져 붙어 있는 나무를 지나고,

 

 

연이어 조그만 봉우리를 차례로 넘는다.

 

 

호남능선과 좌측에서 나란히 함께하는 능선 너머로 동녁 하늘이 붉게 물들어 온다.

 

정맥길이 초행인 이선생이 오늘 잡목들로 인해 제대로 고생하고 있다. 

 

 

좌측 능선 위로 아침 햇살이 스며들기 시작하더니,

 

그렇게 오늘의 일출이 나뭇가지 사이에서 끝이 났다.

 

 

우전방 이양면 방향 조망.

 

지나온 봉우리들이 잡목들 사이로 얼핏 보인다.

 

 

계당산에서 예재 구간은 잡목을 빼놓고는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이정표도 없고 뚜렷한 지형지물도 없어서 위치를 가늠키 어렵지만, 대충 378봉쯤일 듯.

 

지나온 호남정맥이 시야에 들어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근처에서 이곳 378봉이 높은 봉우리에 해당되는가 보다.

 

잡목의 태클을 뚫고 378봉으로 오르는 이선생님.

 

 

 

잡목 투성이의 가야 할 예재 방향 등로 모습.

 

 

지도상 편백나무숲으로 표시된 곳에 도착하여,  

 

앉을자리를 만들 수 있을 만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아침식사를 한다.

 

수북이 쌓인 낙엽들이 푹신하게 느껴지고,

 

 

주위의 나무들이 바람을 막아주어 오히려 아늑한 느낌이 드는 식당이다.

 

 

 

서둘러 아침식사를 마치고 편백나무숲을 뒤로하고 예재를 향한다.

 

좌측 학동리 방향의 송전선로가 어슴프레 가늠된다.

 

 

앞쪽으로 송전탑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이 부근 아애로 경전선 예재터널이 지나고 있는 듯 짐작된다. 

 

좌측에서 호남정맥과 나란히 달려온 학동리 방향 능선이 이제는 멀어져 있고,  

 

좌측 능선 위를 달리던 송전선로가 이제 호남능선 쪽으로 건너오고 있다.

 

 

호남길은 벌목지대를 지나며,

 

좌측으로 시야가 트이며 학동리 방향이 조망된다.

 

송전선로가 있는 능선의 좌측 희미한 능선이 지나온 호남정맥이다.

 

 

아침식사 장소로 예정했던 헬기장을 지나고,

 

 

희미한 임도를 만나 다시 좌측 숲길로 들어서서 조금 진행하면,  

 

 

29번 국도 옛길이 지나는 예재에 도착한다.

 

예재터널 개통으로 통행이 끊긴 예재 남쪽 보성군 방향.

 

예재 북쪽 이양면 방향으로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들머리가 있다.

 

 

봉화산을 향해 예재 들머리로 들어서는 백두들.

 

돌아본 예재 모습.

 

 

온수산 오름길에 야생 감나무를 만나고,

 

 

386봉인 듯한 봉우리를 지나면,

 

 

가야 할 봉화산이 시야에 들어오고,

 

우측 아래로 29번 국도가 내려다 보이고,

 

봉화산이 우뚝 다가선다.

 

 

봉화산을 향해 오름길을 시작하는 백두들의 모습이 시야에 들어오고,

 

 

지나온 호남능선이 완만해 보인다. 

 

 

봉화산 정상 도착.

 

지도상 이곳은 시리산이 분기되는 봉화산 직전 봉우리인 듯한데, 시리산이라는 팻말도 함께 걸려 있다.

 

봉화산 삼각점.

 

최근이 걸어놓은 듯한 봉화산 팻말.

 

 

봉화산을 지나 2분여를 걸으면 봉화산 보다 좀 더 높아 보이는 봉우리를 지나게 된다.

네이버 지도에는 이곳을 봉화산으로 표시하고 있다.

 

 

다시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하나 더 지나면,

 

 

억새가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게 되고,

 

아직도 푸른 입사귀들이 조금씩 남아 있어서 늦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 준다.

 

 

헬기장 내림길을 조금 진행하면 한여름에 시원한 나무 그늘을 만들어 주었을 예쁜 나무를 만나고,

 

 

이어서 산죽지대가 이어지더니,

 

 

널찍한 바위 쉼터가 나온다.

 

 

우측 아래쪽으로 초장제가 내려다 보인다.  

 

당겨본 초장제가 예쁜 집 한 채와 어울려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케 한다. 

 

 

추동재에 도착하고,  

 

등로 한켠에 추동재라는 팻말이 걸려 있다.

 

 

예재를 지난 이후로는 등로가 잡목지대를 벗어나 한결 편안해져 있다. 

 

 

360봉을 지나고,

 

 

가야 할 고비산이 건너다 보인다.

 

 

좌측 진산리 방향 조망. 

 

 

앞서가던 선두팀들이 야생 감을 한봉지 따서 들고는 흐뭇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래도 까치밥은 남겨 뒀다며..ㅋㅋ

 

작지만 단맛과 신맛이 어울린 야생감을 몇 개씩 나눠 먹고,

 

 

 

고비산을 향해 가위재를 지난다. 

 

 

곳곳에 야생 감나무가 있어서 후미를 기다리며...

 

감나무에 올랐다. 누구?

 

 

채취한 감을 한 봉지씩 배낭에 챙기고, 또 후미를 위해도 남겨둔 채 다시 호남길 잇기에 나선다. 

 

뒤이어 도착한 분들이 시원한 홍시를 나눠 먹고 있다.

 

 

고비산 정상에 도착하여 가져온 감을 먹으며 후미를 기다린다.

 

 

 

 

 

 

 

뒤이어 도착한 백두들과 함께 고비산 정상 증명사진을 한 장 남기고,

 

 

고비산을 내려서서 임도처럼 널찍한 길을 조금 진행하면,

 

 

잘 가꿔진 묘역을 지나게 되고,

 

돌아본 고비산.

 

 

이내 덕암산이라 표시된 397봉에 도착한다. 

 

 

 

덕암산부터는 방화산을 만들어 놓아서 지나기가 훨씬 수월하고,

 

 

군데군데 피어있는 억새가 가을 정취를 느끼게 하며,  

 

 

그래도 정맥길이라 오르내림은 여지없이 이어진다. 

 

 

우전방으로 옥녀봉(409m) 쯤으로 짐작되는 봉우리가 조망되고,

 

만약 여름철에 이런 방화선을 따라 산행을 하면 얼마나 힘들까를 생각하며, 잠시 위안도 해 본다.

 

다음 산행에서 가게 될 군치산도 보인다.

 

 

우측 아래쪽으로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초방리 큰덕골 마을이 내려다 보인다.

 

 

방화선을 너무 깨끗이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을 하며,  

 

지나온 호남능선도 한번 돌아본다.

 

 

이제 산행이 막바지에 이른 듯, 큰덕골재까지 이어지는 방화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름이 아닌 것을 위안 삼으며, 무거운 발걸음에 힘을 들여 보고,  

 

 

좌측 송정 방향의 농로가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산등성이에 이 정도로 깨끗한 방화선을 만들려면..ㅋㅋ 

 

방화선을 잘 구축해 놓아서 지나온 능선도 시원스레 보인다. 

 

 

드디어 큰덕골재 모습이 내려다 보인다.

 

 

큰덕골재 도착. 

죽산안씨 묘역 입구를 알리는 비석이 세워져 있는 다음번 구간 들머리 모습. 

 

 

오늘 처음 산행에 참가한 이영지 선생님도 씩씩한 모습으로 정맥 한 구간을 거뜬히 마치고,

 

 

초방리2구로 이어지는 우측 임도를 따라 내려간다.

 

 

거친 호남길 한 구간을 걸었다는 뿌듯함을 느끼며,

 

 

 

아담하지만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는 조용한 호남의 시골 마을을 향해 간다.

 

 

초방리2구 큰덕골 마을 도착.

 

 

지나온 농로도 돌아보고,

 

마을 정자에는 TV 등의 문화시설도 설치되어 있다.

 

 

 

마을 회관에서 김장 배추를 다듬던 할머니에게서 맛난 배추까지 얻어서 버스에 올라,

 

 

이양면 소재지에 도착.

 

 

이양면 복지회관에서 뜨거운 샤워를 하고,

 

 

이양면 사무소 옆에 있는,

 

 

 

 

녹돈 식당에서,   

 

녹차 먹인 돼지 삼겹살을 안주로 뒤풀이 시간을 가지며,

 

오늘 산행 완료의 기쁨을 나눈다.

 

 

 

 

푸짐한 먹거리와 얘깃거리를 나누고 서울로 향한다.

 

 

그냥 헤어지기 아쉬워서 양재에서!

 

정맥 산행을 하면서 어프로치 구간이 있는 경우 그곳 마을을 들르게 되는데, 

그렇게 고장의 시골마을을 살짝 엿보는 재미도 정맥 산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라는 지론은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오늘 내려온 큰덕골 마을의 넉넉한 모습은

대간이나 낙동길에서는 보기 힘든 풍경이 아니었지 싶다.

 

이제 시작하는 겨울철!

만연하는 신종플루 조심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다음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