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백두대간 2차(지름티재~버리미기재)
산 행 일 : 2014. 06. 28.(토)
산행코스 : 은티마을 주차장 ~ 지름티재 ~ 구왕봉 ~ 주치봉 ~ 은티재 ~ 821봉(악희봉 갈림길) ~ 852봉(막장봉 갈림길)
~ 버리미기재 (거리 11km + 3km)
산행참가 : 23명.
<산행코스>
(지도의 산행 날짜 오류가 있다. 산행 일자는 6월 28일)
04:01 적막한 은티마을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04:04 대간남진 지난번 구간 하산 지점인 지름티재를 향해 출발한다.
04:05 대간꾼들에게 여시아줌마로 유명한 주막집을 지나,
04:23 도로를 따라 임도 갈림길에 도착하여 좌측 길로 오른다.
04:33 잠시 후 임도 갈림길에서 무심코 우측 길로 들어섰더니 묘지가 나타나며 길이 없어진다.
잠시의 알바를 뒤로하고 다시 돌아 나와, 널찍한 좌측의 임도를 따라 오른다.
04:38 정자 쉼터가 있는 성터 갈림길에 도착하여 직진의 임도를 따라 지름티재로 향한다.
05:00 한 시간여 만에 지난 구간 하산 지점인 지름티재에 도착한다.
<지름티재(640m)>
괴산군 연풍면과 문경시 가은읍을 최단거리로 연결하는 고개로, '희양산과 구왕봉 오르는 길이 지름(기름:油)을 칠해 놓은 것처럼 미끄럽다'하여 지름티재라고 불리고 있다.
높은 기온에 바람한점 없는 계곡길을 따라 올라와서 그런지 다들 땀에 흠뻑 젖었다.
다행히 능선 위로 오르자 미풍이지만 바람이 조금씩 불어와 몸을 식혀 준다.
05:04 겉옷을 벗고 잠시 여장을 가다듬고는 구왕봉을 향해 본격적인 대간길 잇기를 시작한다.
지름티재 들머리 좌측에 초소가 있다.
혹시 누가 지키나 싶어서 자세히 보았지만 인기척은 없다.
05:12 구왕봉 오름길의 암릉을 올라서니,
05:13 희양산 방향 조망이 트인 전망바위가 나온다.
희양산은 갑옷 입은 무사가 말을 타고 달려가는 형상이라 해서 말과 무사를 찾아보는데...ㅉㅉ
05:17 잠시 더 오르자 등로는 커다란 바위 틈새로 이어지고,
또 희양산이 조망되는 전망바위에 오르게 된다.
거대한 화강암괴로 이루어진 희양산의 자태가 옅은 구름에 가려 신비감을 자아낸다.
05:22 구왕봉 오름길은 계단식 암릉길이 연속으로 이어진다.
05:25 암릉을 하나 오르면 어김없이 뒤쪽으로 희양산 조망을 제공해 준다.
석 여사님도 희양산을 배경으로.
전망바위는 어김없이 쉼터 또한 제공한다.
05:36 또 암릉을 하나 오르니,
어김없이 전망대가 있는데, 고도가 높아지면서 구름이 앞을 가려 희양산 조망이 없어졌다.
05:39 그렇게 암릉과 전망바위를 몇차례 번갈아 지나자, 구왕봉 정상에 도착한다.
<구왕봉(九王峰 879m)>
문경시 가은읍과 괴산군 연풍면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로, 맞은편에 있는 희양산의 명성에 비해 그리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신라 헌강왕 5년(879년) 지증대사가 봉암사에 자리를 정하고 그곳에 있는 큰 연못을 메울 때, 연못에 살던 아홉 마리의 용을 지증대사가 신통령을 발휘하여 내쫓았다. 쫓겨난 용들이 멀리 가지 않고 봉암사와 희양산이 잘 내려다 보이는 이 봉우리에 자리를 잡고 지증대사에게 연못에 살게 해 달라고 울부짖었으나, 지증대사가 소원을 들어주지 앉자 여기에서 돌로 변했다고 하여 이 봉우리를 구왕봉이라 부르게 되었다 한다. 원래는 구룡봉(九龍峰)이었는데 봉암사에서는 이 산을 날개봉이라 하며 매년 이곳 정상에 소금단지를 묻어 기(氣)를 눌러 준다고 한다.
구왕봉을 오르는 도중에 시원한 조망처가 많아서 그런지,
구왕봉 정상은 나무에 둘러 싸인 육산의 모습을 띠고 있다.
구왕봉의 옛 이름이 구룡봉이었는데,
어디, 용이 아홉 마리인지 헤어보자. 딱 아홉이다!
05:55 후미를 기다려 구왕봉 정상에서 "백두~, 파이팅~"을 외치고는 구왕봉을 뒤로한다.
05:57 구왕봉 내림길에 돌아본 구왕봉 암릉 좌측으로 은티마을이 희미하게 내려다 보인다.
은티마을은 희양산과 악휘봉에서 흘러내리는 계곡물이 만나는 합수지점에 위치한다.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계곡물이 자주 범람하여 수해를 입는데, 계곡줄기가 풍수지리학적으로 '여인네의 오줌줄기같다' 하여 수해 방패막이로 마을 앞 큰 나무 밑에 남근석을 세워놓고 매년 이 남근석 앞에 동네 남정네들이 여인의 손을 빌리지 않고 음식을 장만하여 제를 올리는 마을이라고 한다. 과연 이곳에서 바라보니 확연하게 그 모습이 마치 여인의 자궁처럼 보이니 여궁혈(女宮穴)이란 풍수지리설을 이해할 것도 같다.
06:07 구왕봉 내림길은 지름티재에서 올라올 때와는 달리 전형적인 육산의 모습이다.
06:08 물론 가끔은 전망바위를 숨겨 놓고 있기도 하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남쪽 애기암봉 방향.
애기암봉 뒤로 보이는 산이 둔덕산(970m)이다.
전망바위에서 애기암봉을 배경으로.
06:20 누가 거대한 바윗돌을 다듬어 쌓았는지 궁금하다.
다듬어 쌓은 듯한 암릉을 우회하여 오르면,
06:24 가야 할 주치봉이 시야에 들어오는 전망바위에 서게 되고,
06:28 이내 오봉정 고개를 지난다.
<오봉정 고개>
문경시 가은읍 원북면 오봉정 마을에서 괴산군 연풍면 주진리 은티마을을 넘나드는 고개로, 이곳에서 문경 쪽은 봉암사로 인해 길이 폐쇄되었고 은티마을 쪽으로만 길이 있으며, 고개 정상에는 묘지가 자리하고 있다. 오봉정이란 주위에 구암봉, 원평봉, 주치봉, 장성봉, 애기암봉 등 다섯개의 봉우리로 둘러싸여 있다고 하여 오봉정이라 불리게 되었다 한다. 봉암사에서 산길로 4km 정도 떨어져 있는 마을로 1970년 독가촌 정리 때 완전히 폐촌이 되었다고 한다.
오봉정 고개의 이정표.
06:30 호리골재쯤으로 보이는 안부를 지난다.
<호리골재>
호리(弧狸)는 여우와 살쾡이를 아울러 이르는 말로, 옛날에 이곳에 여우가 많아서 붙여진 지명이 아닐까 짐작한다.
06:37 주치봉을 향한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니,
06:40 이내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주치봉 정상에 도착한다.
<주치봉(683m)>
넓은 공터에 아무런 표시석도 없는 그냥 밋밋한 봉우리로, 우측으로 내려가면 은티마을로 내려가는 길인데 표지기가 달려 있다.
06:52 주치봉을 내려서자 은티재가 나타난다.
<은티재(銀峙, 520m)>
문경시 가은읍 원북리 오봉정 마을에서 괴산군 연풍면 은티마을로 넘나드는 고개로, 은티재 또는 오봉정 고개라고도 부른다. 은티(銀峙) 마을은 조선시대에 의인촌리(義仁村里)라는 동네 이름이 일제강점기에 인재의 출현을 막기 위해 은티(銀峙)라고 개명을 하였으며, 이곳에 은광(銀鑛)이 있었다고 한다. 고갯마루에는 서낭당의 흔적인지 돌무덤이 보이고, 우측 은티마을 쪽은 길이 뚜렷하나 좌측 문경 쪽은 봉암사 때문에 길이 막혀있다.
06:58 은티재를 지나 712봉 오름길은 다시 암릉길로 이어지며,
07:01 전망바위에서 돌아본 주치봉 뒤로 구왕봉과 희양산이 살짝 보인다.
07:05 주치봉과 애기암봉 방향 파노라마.
07:06 바위 슬랩 구간을 오르는 백두들.
07:07 다시 주치봉 방향 파노라마.
가야 할 바위 슬랩 구간.
바위 슬랩 구간을 오르는 백두들.
07:10 다시 주치봉 방향 파노라마(계속 흔들려 찍혀서 죄송)
07:12 가파른 슬랩 구간을 지나 전망 좋은 쉼터에서,
희양산을 배경으로 백두의 암사자들이 포즈를 잡아 본다.
07:16 또다시 가파른 슬랩 구간을 오르면,
희양산의 모습이 더 많이 드러나는 조망바위에 오르게 되고,
애기암봉 방향으로 양산천 상류 계곡의 녹음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07:19 가야 할 712봉 방향으로 이어진 능선이 조망되고,
우측 편으로 구름에 가려있는 마분봉 능선이 조망된다.
<마분봉(馬糞峰, 776m)>
마분(馬糞)이란, 뜻 그대로 말의 똥처럼 생긴 바위가 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그래서 연풍 사람들은 말똥바위산 이라고도 부른다. 마분봉 정상부는 절벽과 소나무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고, 남동쪽으로 멀지 않은 곳에 UFO바위가 있다. 동쪽 능선길에는 '마법의 성'이라 불리는 칼날능선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절경이라 한다.
마분봉 능선 파노라마.
07:26 마치 책장에 진열된 책을 보는 듯한 바위도 감상하며 걷노라니,
07:29 712봉으로 오르는 철계단을 오르게 되고,
07:30 철계단이 끝나는 지점의 봉우리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밥파와 빵파의 식사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
한때는 밥파가 압도적이었지만, 근래들어 빵파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가정에서의 삶이 여의치 않은 모양이다..ㅋㅋ
07:53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712봉을 향한다.
08:04 평탄한 능선길 끝에 잠깐의 오름길이 이어지더니,
08:12 이내 712봉 정상에 도착하여 뚜렷한 좌측 등로를 두고 우측으로 진행한다.
좌측 방향은 알바 방지를 위해 나무로 막아 놓았다.
08:14 우측으로 마분봉 능선의 봉우리들이 구름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08:23 이내 도착한 820봉에는 출입금지 표지판과 '독버섯 구별하는 방법' 안내판이 서 있다.
이제 이곳부터는 속리산국립공원 지역으로 출입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물론 출입금지 안내판이 들머리 표시라는 것을 아는 백두들은 꺼리낌 없이 출입금지 안내판 뒤로 들어선다.
08:27 821봉과 820봉은 구분이 거의 없는 지근거리에 있다.
악휘봉 갈림봉에는 먼저 도착한 백두들이 벗어 놓은 배낭들이 널려 있다.
배낭을 지키고 있던 최근에 백두에 합류하신 박상규님과 함께 악휘봉으로 향한다.
08:33 백두산우회와 두번째 산행에 나선 박상규님이 선바위를 배경으로.
<선바위(촛대바위)>
악휘봉 오르는 벼랑 끝에 4m 높이의 입석바위가 우뚝 솟아 있다. 촛대바위 또는 선바위(立石)라고 부르는데, 아마도 이 선바위 때문에 악휘봉이 유명해지지 않았나 싶다.
08:36 악휘봉 정상의 백두들.
노란 교복?을 입은 백두들이 악휘봉 인증을 남긴다.
<악휘봉(樂熹峰, 845m)>
악휘봉은 괴산군 연풍면과 칠성면에 자리하고 있으며, 기암과 짝을 이룬 소나무가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하는 산이다. 예전부터 불려진 이름이 ‘악희봉’인지 ‘악휘봉’인지는 분명치 않다. 악휘봉 아래 마을인 연풍면 적석리 일대에 장구목과 거문고를 탔다는 금대, 무등실 등 풍류와 관계되는 지명들이 많아 '풍류 樂(악)’ 자와 논다는 뜻의 ‘戱(희)’ 자를 써서 ‘풍류하며 논다’는 뜻의 ‘악희봉(樂戱峰)’이라고 추측하는 사람들도 있다.
입석리 마을 자랑비에는 악휘봉으로 표기되어 있다. 북쪽에서 악휘봉을 보면 평범한 산 같지만 산에 올라보면 아슬아슬한 암벽지대와 군데군데 서 있는 고목이 중첩돼 있어, 사방을 둘러보아도 조망이 어디 허한 곳 없이 가득하다. 북에서 동으로는 월악산에서부터 신선봉, 조령산, 주흘산, 이화령이 조망되고, 동쪽으로는 구왕봉, 희양산, 이만봉이, 서쪽으로는 덕가산, 칠보산, 군자산 등이 눈앞에 펼쳐진다. 오늘은 구름이 시야를 가려 희미한 그리메로 짐작만 한다.
악휘봉 정상에서 가야 할 장성봉 방향을 배경으로 "백두~"를 외친다.
가야할 장성봉 방향으로 이어진 대간 능선을 가늠해 보고,
산행 참석을 위해 제주에서 귀경하신 김작가님은 따로이 "악희봉" 인증을 남긴다!
되돌아가야 할 821봉 방향.
마분봉 방향 조망.
마분봉 방향 조망2. 말똥이 저렇게 생겼구먼!
구름이 옅어지면서 가야 할 장성봉이 희미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서쪽 방향으로는 시루봉이 구름에 가려 있다.
남서 방향 문경과 괴산의 산들!
08:53 마냥 앉아있어도 좋을 듯한 악휘봉을 뒤로하고,
08:56 선바위를 배경으로 저도 한컷! 권순형 사진 실력 최고~~^^
09:02 821봉으로 돌아 나와 벗어 두었던 배낭을 메고는,
09:05 장성봉을 향한 대간길로 접어든다.
09:06 우장풀이 싱그러운 편안한 등로가 이어지고,
09:20 지도에 헬기장이라 표시된 곳을 지난다.
<헬기장>
용도 폐기된 헬기장에는 잡풀만 무성하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쌍곡폭포와 용추골로 내려가는 살구나무골 이라는데 길은 거의 보이질 않는다.
09:34 돌아본 악휘봉과 시루봉 방향.
09:46 커다란 소나무 아래에서 배낭털이를 하며 잠시 쉼을 한다.
10:07 809봉쯤을 지나고,
10:12 암릉을 만나 우회하여 오르니,
780봉에 올라서 돌아본 악휘봉 방향의 대간 능선.
우측 봉우리가 잠시 전에 지나온 809봉이다.
좌측부터 덕가산, 시루봉, 악휘봉, 821봉, 주치봉이 나란히 보인다.
지나온 대간길에 이름 없는 여러 봉우리를 지났는데, 돌아보니 봉우리는 없고 푸근한 능선이 이어져 있다.
10:15 780봉 좌측의 전망바위가 마치 '자라'처럼 보인다.
전망바위에서 바라본 동쪽으로 희양산과 뇌정산이 조망된다.
전망바위에서 쉼을 하는 백두들.
뇌정산 방향의 양산천 상류 계곡 모습.
뇌정산 방향 파노라마.
조망바위 쉼터에는 홀로 커다란 배낭을 지고 먼저와 있던 분이 있었는데,
우리를 위해 잠시 자리를 비켜주셔서 편안한 쉼을 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조망쉼터를 뒤로한다.
10:21 희양산 뇌정산 장성 방향 파노라마를 한번 더 담고는 장성봉을 향한다.
10:37 827봉 직전에 우측으로 시야가 트인 조망처를 만나,
막장봉에서 제수리고개와 쌍곡리로 이어진 능선을 시원스레 조망한다.
쌍곡계곡 방향 조망을 감상하는 백두들.
멀리 군자산(948m)이 연무 속에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조망처를 뒤로하고 대간길 잇기에 나선다.
10:40 827봉 정상을 지난 조망처에서 바라본 장성봉 방향.
돌아본 희양산 방향.
10:44 827봉을 내려서는데 커다란 바위 위에 돌기러기가 앉아 있다.
10:59 등로에는 개싸리나무꽃이 가득 피어있다.
지난 산행에서 싸리나무 덕을 톡톡히 본 권혁배님.
11:01 막장봉 갈림길 봉에서 또다시 출입금지 안내판을 만나는데, 우측 막장봉 방향 등로는 나무로 막아 놓았다.
11:02 막장봉 갈림길 삼거리에서 고민하는 김창병님.
결국 좌측 장성봉으로 향하는 백두들을 두고 홀로 좌측 등로를 따라 막장봉을 향한다.
11:12 장성봉 직전 봉우리에 세워진 이정표.
<막장봉(幕場峰, 868m)>
문경시 가은읍과 괴산군 칠성면의 경계 능선에 있는 봉우리로, 살구나무골에서 갈라지는 시모살이골이 협곡을 이루어 탄광의 갱도처럼 생겼고, 그 마지막에 있는 봉우리라 하여 막장봉이라 부른단다.
11:39 장성봉 직전 봉우리에서 배낭털이, 낮잠자기 등으로 막장봉 갔던 창병씨 기다리리기를 근 40분 만에,
땀에 흠뻑 젖은 모습으로 창병씨가 나타났다.
아직도 예정된 산행시간보다는 조금 빠르다는 생각이었지만,
혹여 선두팀이 많이 기다리지 않을까 저어되어 장성봉으로 향한다.
11:48 장성봉 정상 도착.
우리가 온 방향으로 '절말->' 이정표가 붙어 있고,
버리미기재로 이어지는 능선 쪽에는 출입금지 안내판과 밧줄 울타리가 쳐져있다.
우리 같은 대간꾼은 '아하~, 이쪽으로 가면 되겠구나'라고 바로 짐작한다.
장성봉 정상석 뒤편으로 표지기들이 몇 개 보이는데, 그쪽으로 가면 동쪽 지능선에 있는 애기암봉으로 가게 된다.
많은 대간꾼들이 2시간짜리 알바를 가는 곳이다.
<장성봉(長城峰, 915.3m)>
문경시 가은읍과 괴산군 칠성면의 경계에 있는 봉우리다. 가은읍 서쪽에서 백두대간을 떠받치고 있는 산으로 '거대한 만리장성 일부를 보는 듯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북쪽에서 남진하는 백두대간이 백화산에서 희양산(999m)이 있는 서쪽으로 꺾어졌다가, 악휘봉(845m)을 솟구친 후 다시 직각으로 꺽어 대야산(931m)으로 치닫는 중간에 솟아 있으며, 이곳 장성봉을 중심으로 시곗바늘 방향으로 악휘봉, 구왕봉(898m), 희양산, 애기암봉(731m), 둔덕산(970m), 대야산, 군자산(948m) 등이 원을 그리듯 에워싸고 있다.
선두팀은 장성봉 정상에서 한시간 넘게 기다렸다며, 앞서간 모든 백두들이 기다리고 있다.
전망이 트인 곳에서 바라본 막장봉 방향 조망.
버리미기재에는 속리산국립공원 관리공단 지킴이 초소가 있어서 아침 8시쯤에 직원이 출근하여 단속을 한다기에 '완장리'쪽으로 돌아서 내려갈까 고민하던 차에, 마침 버리미기재에서 올라오는 대간꾼을 만나 물어보았더니, 단속직원이 없다고 한다. 요즘 경방기간도 끝이 나서 단속을 안 하나 보다 생각하고, 서슴없이 버리미기재로 바로 내려가기로 한다.
11:52 모처럼 백두들이 산행 끝무렵에 한자리 모두 모여 장성봉 정상에서 인증을 하고,
버리미기재를 향해 내려간다.(이 모두가 국공파 덕분?)
11:57 버리미기재로 향하는 능선길 전망바위에서,
구왕봉, 희양산, 뇌정산, 애기암봉 방향의 시원스러운 조망을 감상한다.
뇌정산 방향 파노라마.
12:07 버리미기재에서 출발했다는 '군산 토요산악회'와 교행 한다.
12:08 또다시 좌측으로 조망이 트인 전망바위에서,
애기암봉으로 이어진 암릉을 감상하고,
훨씬 장엄한 모습의 희양산도 확인한다.
남쪽으로는 다음 구간 가게 될 청화산이 조망된다.
12:17 등로 한켠에 정육면체 모양의 바윗돌에 앉아서 또 한참을 참선한다.
12:21 참으로 오묘한 것이, 좋은 조망처에는 어김없이 좋은 쉼터를 갖추고 있다.
청화산, 조항산, 대미산이 한꺼번에 조망된다.
다음 구간 걸어야 할 대간 능선을 미리 짐작해 본다.
청화산 대미산 방향 파노라마.
12:23 출입금지구역임에도 문경시에서 구조요청 안내판과 이정표를 만들어 놓았다.
법을 거스르는 국민도 보호해야 할 우리 백성이다!
12:24 등로 주변에는 널찍한 반석들이 지천으로 널려 있고,
12:28 한동안 없었던 암릉 밧줄 구간이 다시 나타난다.
악휘봉 이후로는 평온한 육산이었는데 다시금 밧줄을 타고 내려섰다가,
12:30 집채보다 큰 바위를 우회하여 능선으로 오른다.
크기를 짐작키 어려운 바위를 이리저리 돌고 돌며 등로가 이어진다.
바위에 올려놓은 또 다른 바위조차도 엄청나게 커다랐다.
저 바위 올려놓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ㅋㅋ
누가? 뭣을? 만들어 보려고 다듬다가 그만둔 듯...
12:32 집채보다 큰 바위 옆을 이리저리 지나는데,
출입금지구역이라서 표지기도 전혀 보이지 않아 만약 밤에 왔으면 길찾기가 쉽지 않았을 듯하다.
거대한 고래 머리를 향해... 겁도 없이..!
뼈다귀 물고 있는 곰 옆을 지나다 보면,
12:34 다음 구간 가게 될 대미산 방향으로 시원스레 조망이 트인 곳에 이르고,
우측 후방으로는 막장봉도 조망된다.
좌측 능선은 대미산으로 이어진 대간길이고, 우측 능선은 막방봉 능선이며, 그 사이의 골짜기가 숯가마골이다.
숯가마골 끝부분이 괴산군 청천면 관평리다.
사실 이 전망바위에 뛰어서 올랐는데, 돌아 나올려니 만만치가 않아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모험을 했다.
앞으로는 뒷일도 생각하며 조심스레 결행을 해야겠다. 특히나 혼자 있을 때는!
12:40 우측 막장봉 방향으로 시야가 트인 조망처.
막장봉 지능선 방향.
숯가마골 조망.
다음 구간 들머리에 있는 곰넘이봉.
12:44 곰넘이봉이 앞을 가리는 것으로 보아 버리미기재가 가까왔음을 짐작한다.
12:48 나뭇가지 사이로 버리미기재를 지나는 922번 지방도가 내려다 보인다.
12:49 옛날 북진 때는 이곳에서 우측으로 등로가 있었는데, 지금은 좌측으로 등로가 뚜렷하다.
12:50 버리미기재 도로에 이르니 철망 펜스가 앞을 막고 있다.
떳떳할 것까지는 없지만, 그렇다고 커다란 죄의식도 없다. 우린 대간꾼이니까!
(참고로 대간꾼은 자연을 있는 그대로 즐기는 사람들이다)
<버리미기재>
경북 문경시 가은읍과 충북 괴산군 칠성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로 922번 지방도가 지난다. 버리미기재의 지명유래는, 옛날 기근이 심할 때 조그만 밭뙈기를 빌어 먹고살던 곳이라는 뜻이다. 또는 ‘보리로 밥을 지어 먹이다’라는 의미의 궁벽한 곳이라는 뜻이다. 또 다른 유래는 ‘벌어 먹이다’라는 경상도 방언에서 유래된 지명이라 하기도 하는데, 옛날 팔자 드센 여인네가 아홉 번 시집을 가서 낳은 자식들을 벌어 먹이던 주막집 과부가 넘나들던 고개라는 데서 유래했다는 설도 전해지는 곳이다.
조선시대에 대야산 북쪽 영남대로가 통과하는 문경새재가 양반의 길이였다면, 대야산 주변의 고개들은 배고프고 지친 민초(民草)들의 고개였다고 한다. 문헌비고와 산경표에 의하면 희양산과 대야산 사이에 주현(周峴)이라는 고개가 있는데 이를 우리말로 풀이하면 '주의(周衣)'를 '두루마기'라고 한다. 이를 미루어 짐작해 보면, 주현을 두루마기 고개라 했을 것이고, 갱상도 사람들은 두루마기를 두루미기라 하기도 하는데 이 '두루미기'가 변음되어 '버리미기'로 변했다는 설도 있다.
버리미기재에 도착하니 기다리고 있는 애마가 반갑다!
12:51 초소 옆에서 떡하니 서 있는 간 큰 애마!
혹시나 이곳에서 알탕을 할까 해서 와 보았는데, 수량이 너무 적다.
옛날에는 조그만 수로였는데, 이제는 동물이동통로 겸으로 많이 넓혀 놓았다.
12:52 근처에 감시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어서, 이곳에서의 알탕은 포기하고 버스에 오른다.
13:00 문경 가은읍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다가 우측 계곡에서 몸을 닦고.
13:24 기다리던 애마를 타고 맛난 송어를 잡으러 간다.
13:54 민지송어장이라는 곳에 도착하여,
3시에 예약을 해 놓아서 기다릴 요량으로 일찍 도착했는데 다행히 빈자리가 있다.
산행에서 흘린 땀은 소맥으로 보충하고,
소모한 칼로리는 송어를 잡아서 보충한다.
한여름 산행을 무사히 마친 백두들이 자랑스럽다.
산행은 홀로서 하고, 야기는 뒤풀이에서 함께 하는 게 맛이다!
잔 정리는 늘 즐거운 마음으로, 그래도 몸에는 확실한 부담을 안겨준다.
16:00 식당 앞 송어양식장.
늘 그렇듯이 두 시간 동안의 뒤풀이를 마치고,
16:03 서울로 향한다.
예정된 산행시간 9시간을 맞추느라 힘?든 쉼의 연속이었다.
산행속도가 일정하지 않아서 그런지, 짧은 산행거리에도 불구하고 허벅지가 아프다.
이제 항상 신경 쓰고 노력하지 않으면 이런 즐거운 산행을 유지하기 어려운 나이가 된 듯하다.
아직은 일이 우선이라지만 그래도 중요하지 않을 때 건강을 챙겨야 하는 법!
다음 대야산 구간은 함께하지 못할 것 같아 몹시 아쉽고 죄송스럽고 서운하다.
안전하게 잘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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