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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한남정맥 01차(칠장산~두창리고개) : 매서운 추위와 맞서 시작한 한남정맥의 첫걸음

by 재희다 2015. 12. 13.

산 행 지 : 한남정맥 01차(칠장산~두창리고개), 경기도 안성시, 용인시.

산 행 일 : 2015. 12. 12.(토)

산행코스 : 칠장사 + 칠장산 ~ 도덕산 ~ 38번국도 ~ 국사봉 ~ 가현치 ~ 구봉산 ~ 두창리고개

              (거리 21km + 1km)

산행참가 : 18백두.

 

오늘부터 남북한 1대간 1정간 13정맥을 통틀어 평균 고도가 가장 낮은 한남정맥을 걸으려 시작한다. 한남정맥은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내달리던 백두대간이 속리산 천왕봉에서 갈래를 쳐 한남금북정맥으로 이어오다가 안성 칠장산에 이르러 두 갈래로 나뉘는 산줄기 중의 하나로, 한강의 남쪽 분수령을 형성하며 북서쪽으로 달려가 김포 문수산까지 178.5km를 이어가는 산줄기다.

한남정맥은 광교산과 백운산이 겨우 500m를 넘길 뿐, 대부분이 200~400m의 낮은 봉우리로, 서해안의 넓은 평야지대와 더불어 수도권 개발영역에 포함되어 남한 9정맥 중 산줄기의 훼손이 가장 심하다. 난개발과 군부대의 주둔, 절개지 등으로 정맥이라는 표현이 무색하지만, "산자분수령"에 의해 물길은 나뉘어 동북쪽에서 발원되는 물줄기들은 한강으로 합수되고, 남서쪽의 물줄기는 남양만으로 합수되어 서해를 이루어 한반도의 중심부를 가르는 중요한 산줄기다.
이제 우리 백두산우회는 남한의 9정맥 중에서 한남정맥과 한북정맥을 남기고 있어서 계절과 날씨에 따라 한남과 한북 정맥을 동시에 진행하여, 내년이나 내후년 초쯤에는 9정맥 종주도 완성할 것으로 예정한다. 비록 더러는 산 같지 않은 코스도 걷게 되겠지만 어차피 시작한 여정이고, 그 또한 우리 삶의 터전일지니 한번쯤 밟아 보는 게 전혀 의미 없지는 않다 여겨진다.

 

이제 아래 지도에서 경기도 안성의 칠장산에서 시작하여 북서쪽 문수산 방향으로 이어진 붉은색 선을 따라 마루금 있기를 진행할 것이고, 오늘이 그 첫번째 날이다.

 

<산행코스>

 

 

지난주 제법 많은 눈이 내린 상태라, 지방의 한적한 도로에는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 곳이 있어서 혹시라도 우리의 애마가 달리는데 문제는 없을까 염려도 되었지만, 내심은 비록 고도가 낮기는 하지만 그래도 산 위에는 눈이 남아 있지 않을까 하는 눈(雪) 산행에 대한 기대를 안고 양재를 출발한다. 양재를 출발한 버스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이 순조롭게 달려 미처 깊은 잠에 빠질 여유도 주지 않고 안성의 칠장사 주차장에 도착하였고, 버스 안에서 조금 뒤척이다가 새우잠에 익숙지 못한 분들의 성화에 못 이겨 예정보다 일찍 산행 준비를 시작한다.

 

 

03:52 산행 준비를 마치고 칠장사 주차장에 서니 서늘한 한기가 온몸을 덮친다.

 

칠장사는 이미 두 차례나 왔었기에 비록 어둠이 짙게 내려앉아 있기는 하지만 주변이 그리 낯설지는 않다. 따로이 찾을 일은 없었지만, 첫번째는 한남금북정맥의 종착지라서 이곳으로 하산하였고, 또 한번은 금북정맥의 시작점이라서 이곳에서 어둠을 뚫고 산행을 시작한 적이 있다. 사람의 인연이란 것이 묘한 것이어서,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칠장사란 사찰을 세번씩이나 방문하게 되니 말이다.

 

 

03:58 너무 이른 시간인지라 스님들 새벽잠을 깨울까 염려되어,

소리 죽여 칠장사 좌측 가장자리를 따라 가람 뒤편 칠장산 들머리로 들어선다.


04:13 칠장사 경내를 빠져나와 선답자들의 표지기가 반기는 들머리로 들어서서 십여분 남짓 오름길을 오르니,

금북정맥으로 이어지는 칠현산 갈림길 이정표를 만나고, 우리는 삼정맥 분기하는 칠장산으로 향한다.

 

04:18 칠현산 갈림길에서 칠장산 방향으로 잠시 오르니, 칠장산 정상 바로 못 미쳐 있는 3정맥 분기점 이정목이 있다.

 

<3정맥 분기점>

남한에 있는 9정맥을 완주하려면 세번을 지나야 하는 분기점이 딱 2군데 있는데, 전라북도 진안에 있는 조약봉과 이곳에 있는 칠현산 분기점이다. 이곳 칠현산의 3정맥 분기점이란 한남금북정맥, 한남정맥, 금북정맥을 말하며, 한남금북정맥은 속리산에서 이곳 칠장산 분기점까지의 산줄기이고, 금북정맥은 천안, 공주를 거쳐서 서산을 지나 태안반도 끝 안흥만까지의 산줄기이며, 한남정맥은 이곳 칠현산 분기점에서 김포 문수산을 지나 보구곶리까지의 산줄기다.


04:22 지난해 금북정맥의 출발을 고하려 올랐던 칠장산 정상을 오늘은 한남정맥의 출발을 고하러 올랐다.

 

서쪽 방향으로 안성시가지쯤의 불빛이 어둠을 뚫고 반짝이고 있다.

 

<칠장산(七長山, 492.4m)>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죽산면 그리고 금광면의 경계를 이루는 칠장산(492m)은, 북으로는 한남정맥, 남으로는 금북정맥, 동으로는 한남금북정맥으로 나뉘어지는 중요한 분수령에 위치한 산이다. 고찰 칠장사를 품고 있으며, 칠현산(516m)은 이 산의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백두대간 상의 속리산에서 서쪽으로 갈라진 한남·북정맥이 청주의 상당산, 음성의 보현산을 거쳐 칠장산에 이르러 북쪽으로 갈라진 한남정맥은, 양자산·검단산 등을 솟구친 후 문수산(김포)까지 이어지고, 칠장산에서 남쪽으로 갈라진 금북정맥은 칠현산을 지나 오서산·팔봉산(서산) 등을 일으킨 후 서해로 가라앉는다.

 

칠장산 정상에서 한남정맥 종주를 결하는 백두들의 의지가 한겨울의 냉기를 압도한다.


04:29 칠장산 정상을 뒤로하자 이내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를 지나게 되는데,

사실 이곳이 진짜 칠장산 정상이고, 잠시 전에 지났던 정상석이 있는 봉우리는 헬기장 봉우리다.


04:45 매서운 한기를 뚫고 한남정맥 능선을 따르다 보니 관해봉(觀海峰 457m) 표지판이 나무에 걸려 있다.

날씨가 청명할 때는 서해 바다가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어둠 속에서 확인은 할 수 없고 한남정맥의 종착점인 문수봉에서의 서해바다를 떠올려볼 뿐이다.

 

관해봉 내림길은 무척이나 미끄럽다. 서리가 내려앉은 얼은 바닥에 낙엽이 덮여 있다 보니, 아무리 주의를 해도 미끄러져 넘어짐을 막을 수 없어 곳곳에서 백두들의 땅 사는 소리가 들려온다.


05:01 관해봉을 내려서서 골프장 울타리로 보이는 철망을 따라 작은 봉우리를 넘으니 송전탑이 나오고,


05:06 송전탑으로 연결되는 임도를 따르는데, 갑자기 고요한 적막을 깨고 전화벨이 울린다.

 

뒤따르던 후미가 지능선 갈림 봉우리에서 정맥능선을 찾지 못하고 잠시 헤매고 있었던 모양이다.

"백두~!"를 외치며 렌턴 불빛을 비춰서 위치를 알려주고는, 후미를 기다려 함께 출발한다.


05:35 임도가 끝나고 호젓한 오솔길로 접어들어 잠시 진행하니, 도덕산 정상 코팅지가 나뭇가지에 걸려 있다.

 

<도덕산(366.4m)>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진흥리와 삼죽면 진촌리의 경계 능선에 있는 산이다. 도덕산은 새가 움직이는 것 같다 하여 조동산(鳥動山)이라 부르기도 하고, 옛날에는 도증산이라 부르기도 했다 한다. 산 정상에는 알아볼 수 없는 삼각점이 있고, 주위 조망은 나뭇가지가 가리고 있어서 없을 듯하다.


06:04 급경사의 도덕산 내림길을 내려서서 호젓하고 완만한 소나무숲길을 내려서다 보니,

'녹배고개'라는 노란 코팅지가 참나무 둥치에 매어져 있다.

 

<녹배고개>

안성시 죽산면 장릉리와 삼죽면 진촌리를 잇는 고갯길로, '노를 저어 건너는 재'라 하여 그리 부른다고 한다.


비포장 임도가 지나는 녹배고개를 가로질러 다시 급경사의 비탈면을 치고 오른다.


06:20 한동안 호젓한 산길이 이어지더니,

 

38번 국도가 지나는 녹박재 직전에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의 희미한 길은 38 국도에 설치된 생태통로로 통하는

길이고, 우측 능선길은 죽산휴게소로 내려서는 길이다. 우측 길에 표지기들이 많이 걸려 있어서 선두들이 우측 길로 들어서는 것을 돌려세워, 좌측의 생태통로를 건너는 길로 들어선다. 4차선의 38번 국도 위를 지나는 생태통로가 최근에 건설되어서 그동안 한남정맥꾼들의 표지기가 우측 길에 많이 걸려 있고, 좌측의 생태통로로 이어지는 길에는 표지기가 거의 없는 상태이므로, 중앙분리대가 있는 국도를 무단횡단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면 주의할 필요가 있겠다.

 

 

06:24 녹박재 에코브리지를 통해 38번 국도를 건너는 백두들.

 

<녹박재>

경기도 안성시 죽산면 장능리와 삼죽면 내강리를 잇는 고개로, 38번 국도가 지난다. 녹박재는 유주현이라고 부르던 고개인데, 일명 놋박재가 녹박재로 변했다고 한다. 녹박재를 경계로 서남쪽 안성 쪽에 떨어진 빗물은 안성천으로 흐르고, 북동쪽 일죽 쪽으로 떨어진 빗물은 청미천을 거쳐 남한강으로 흐른다.


06:40 높은 녹박재 절개지를 올라서 편안한 오솔길을 따르다가, 좌측으로 조망이 트이는 능선에서 잠시 쉼을 한다.

 

좌측 덕산저수지 방향 야경.


06:50 뚜렷하지 않은 야산 길을 더듬어 내려오니, 삼죽면 사무소 뒤편으로 내려서게 되고,

 

면사무소를 좌측에 끼고돌아 마당으로 나서서,

 

돌아본 삼죽면 사무소 건물 위에는 초승달이 걸려 있다.

 

<삼죽면>

원래 이곳 이름은 죽일면, 죽이면, 죽삼면 이었는데, 부르기가 거북해 일죽, 이죽, 삼죽으로 부르게 된 곳이라 한다.

 

 

06:51 삼죽면 사무소 정문으로 나가,

 

우틀하여 82번 도로를 따라 50여 미터 진행을 하다가, 이내 좌틀하여 70번 도로 용인 방향으로 들어서서,

 

70번 지방도로 접어들어 용인 방향으로 진행한다.


06:57 어슴프레 밝아오는 도로를 따라 잠시 진행을 하니, 산행기에서 보았던 '뜨락가든'이 나타나고,

 

뜨락가든 앞마당을 통화하여 좌측 숲길로 들어간다.


07:02 우측 축사를 지나 다시 도로로 내려서니 앞쪽으로 최근에 건축한 듯 보이는 전원주택 좌측 도로를 따르면,

 

우측 숲으로 이어지는 등로가 나타나고 표지기들도 몇개 보인다.


07:12 가파른 오름길을 치고 오르다가,

 

돌아본 동쪽 하늘이 어느새 붉게 물들고 있다.


07:16 조그마한 봉우리에 올라서니, 앞쪽으로 지도에 뒷산(269.3m)이라 표시된 봉우리가 보이고,

 

잘 단장된 묘지에서 잠시 쉼을 하며 밝아오는 동남쪽 조망을 즐긴다.


07:20 잠시의 쉼을 뒤로하고 도로에 내려서서, 좌측 대성사 방향으로 진행하는데,

이곳에서 건너편 능선으로 올라 뒷산 방향 능선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이내 다시 도로로 내려서야 하므로!

 

우측 KT&G연수원 방향.

 

도로를 따라 대성사 방향으로 진행하는 백두들.

 

밝아오는 아침 기운이 주변 산들의 윤곽을 선명히 드러나게 한다.


07:25 잠시 후 뒷산 방향 능선에서 다시 도로로 내려서는 날머리를 지나고,

 

사설 종교시설로 보이는 대성사 앞을 지난다.

 

대성사 노인복지원 전경.


07:27 대성사를 지나 잠시 더 진행하면, 우측 능선으로 안내하는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들머리가 있다.


07:33 능선 위로 오르면 육산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커다란 바위가 옆을 지나고,


07:37 이어서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능선 위로 올라서서 돌아본 동쪽으로 아침해가 얼굴을 내밀고 있다.

 

당겨본 2015년 12월 12일의 일출.

 

좌측 능선 방향으로 '안성 허브마을'이 있다는 표지판을 만난다.


07:40 이어서 나타난 헬기장에서 최근 함께 산행을 시작한 전병철님이 솟아오르는 일출을 보고 있다.


07:44 편안한 능선길을 잠시 따르니, 국사봉이 시야에 들어오며 국사봉 남쪽 사면에 자리한 미륵암도 보인다.

 

당겨본 미륵암.

 

이곳 안성지역은 미륵신앙이 성했던 곳이라 한다. 그러기에 곳곳에 미륵불이 많이 조성되어 있다. 아양동 미륵, 기솔리 궁예미륵, 쌍미륵, 태평당의 미륵 등등.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에서 허생이 장을 보러 나선 곳이 안성이요, 벽초 홍명희가 쓴 임꺽정의 무대가 안성이며, 남사당과 장길산의 무대가 안성이다. 이렇듯 미륵불이 많은 안성은 이상세계를 기다리는 소박한 백성의 숨결이 있는 곳임에 틀림이 없다.


거대한 규모의 송전탑을 지나고,


07:56 낙엽 쌓인 능선을 막아선 커다란 바위를 우회하여 오르면,


08:02 국사봉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한남길은 우틀하여 이어지고, 직진의 오름길은 국사봉으로 이어진다.

 

오늘 칠장산 이후로 조망이 트인 봉우리는 국사봉이 처음이라서 50m 떨어져 있는 국사봉을 들렀다 가기로 한다.

 

 

08:05 국사봉 정상 도착.

 

<국사봉(國師峰, 438m)>

안성시 보개면과 삼죽면 경계 능선에 있는 산으로, 예로부터 국사신앙으로 유명한 곳이다. 옛날에는 산 전체에 사찰이 많았다고 하며, 도선국사가 미륵사를 세운데서 연유하여 산 이름을 국사봉이라 불렀다고 한다. 국사봉에는 5기의 불상이 있는데, 2기는 미륵사지에 있으며, 3기는 정상 부근의 국사암 법당 오른쪽에 있다고 한다. 산 아래 쌍미륵사에는 궁예미륵이 있고 궁예에 대한 전설이 남아 있다.

국사봉은 인근 보개면이나 삼죽면에서는 가장 높은 산으로, 정상에는 거대한 바위 3개가 서 있는데 흡사 기자바위

같기도 하고 조각을 하다가 중도에 그만둔 석불의 형상 같기도 하다. 국사봉에 자리잡은 흔한 바위신의 전형적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국사신앙은 마을에서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하면서 올리는 당굿이나 서낭굿, 당산굿 등과는 달리, 보다 포괄적이고 넓은 지역을 관장하는 신앙성을 보여준다. 으레 국사당, 혹은 국사봉 같은 식으로 신앙대상이 정해지는데, 기솔리 국사봉은 세 바위가 경배 대상인 것이다.

 

뒤따르던 백두들은 갈림길에서 우틀하여 한남길을 이어가 버려서 서여사님 홀로 국사봉 인증을 한다.

 

서쪽 안성시 보개면과 고삼면 고삼호수 방향.

 

당겨본 고삼호수.


08:13 다시 국사봉 갈림길로 돌아나와 한남정맥길을 이어간다.


08:21 자그마한 돌탑 두 개가 나란히 조성된 덕재고개를 지난다.


08:36 추운 날씨에 기온이 오르기를 바라며 걷다가 보니 아침식사가 많이 늦어졌다.

바람이 잦아든 완만한 능선에서 늦은 아침식사를 한다.

 

 

08:43 아침을 먹느라 잠시 움직임을 멈췄더니 한기가 밀려와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는,


08:45 낙엽 쌓인 평평한 구릉에서 희미한 족적을 쫓다 보니,

 

 

09:02 나무에 '상봉'이라 적힌 종이가 메어져 있다.

 

<상봉(351m)>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 배태리와 보개면 동평리의 경계 능선에 있는 봉우리로, 우측에는 꽤나 큰 죽산저수지가, 좌측으로는 고삼저수지가 나뭇가지 사이로 보인다.


09:12 70번 지방도가 지나는 가현고개에 도착한다.

 

<가현고개>

경기도 안성시 삼죽면과 보개면의 경계로 70번 지방도가 지나는 고개다. 예전에 이곳이 하도 오지라서 이곳에서 사람을 죽여도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이 지역 사람들은 가치개미 고개라도 부른다고 하는데 지금은 고개 옆에 천주교 수원교구 안성추모공원묘지가 엄청나게 큰 규모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우측 삼죽면 방향.

 

날머리에서 좌측 능선으로 이동하여 우측 절개지를 따라 가시덤불을 헤치며 급하게 오르면,


09:19 안성추모공원묘지로 들어서게 된다.

 

가시나무를 헤치고 공원묘원으로 올라서는 백두들.

 

공원묘원 가장자리를 따라 정면에 보이는 송전탑이 있는 봉우리로 가도 되지만,

 

좌전방 달기봉 방향의 가야 할 한남능선을 가늠해 보고는,


09:20 묘원 우측 능선으로 들어서며 본디의 한남정맥 능선을 고집해 보기로 한다. 가시덤로 엄청 후회했음!


09:22 잡목과 가시덤불 사이를 헤치며 가야 할 한남정맥 봉우리를 가늠해 보고,

 

뒤돌아 국사봉 방향도 조망해 본다.

 

국사봉(우)과 칠장산 방향.


09:29 요즘 정맥꾼들은 다들 추모공원을 가로질러 우회하여 가는지,

능선의 정맥길은 온통 잡목과 작은 가시나무가 뒤엉켜 다리에 많은 생채기를 내며 진행이 무척 어렵다.

 

잡목과 가시나무 투성이의 능선을 잠시 오르면, 다시 추모공원 가장자리로 나오게 되고,


09:38 잠시 후 작은 봉우리(346.6m)에 올라서게 된다.

 

<346봉>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과 삼죽면 그리고 용인시 백암면의 경계 능선에 있는 3면봉으로, 정맥꾼들에게는 천주교 공원묘지 정상으로 알려져 있는 봉우리다. 이곳에서 지금까지 걸어온 삼죽면과 이별하고 좌측의 보개면, 우측의 용인시 백암면으로 접어든다.

 

봉우리에는 종합안내도란 커다란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는데,

 

설치된 지 오래된 듯 무엇을 안내하는지 분간이 안 되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안성시와는 달리 용인으로 들어서며 처음으로 보는 이정표와 안내도에 앞으로 이어갈 한남길 용인시 구간이 좀 더 편안히 다가옴을 짐작케 한다.

 

가야 할 달기봉 방향의 한남길을 더듬어 보는데,

 

추모공원이 끝나는 지점의 봉우리를 당겨보니, 우회길로 접어들었던 백두들이 이미 도착해 있다.


09:41 346봉을 내려서서 다시 추모공원 가장자리를 따르는데,

 

지나온 가현치 건너편으로 국사봉과 골프존카운티안성CC가 널찍이 보이고,

 

앞서간 백두들이 봉우리에서 쉼을 하는지, 아직도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기다리고 있다.


09:46 추모공원을 지나 백두들이 쉼을 하고 있는 봉우리에 도착한다.

 

돌아본 추모공원 정상 봉우리(346봉) 방향.

 

돌아본 가현치와 국사봉 방향.


09:53 긴~ 쉼을 뒤로하고 달기봉을 향하니, 이내 옛고개 하나를 지나고,


10:02 커다란 송전탑도 지나,

 

널찍한 임도로 잠시 내려서기도 하다가,


10:09 체육시설이 있는 쉼터 봉우리를 지나,


10:16 우측으로 정배산을 거쳐 조비산(296.3m)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갈림길도 지난다.

 

갈림길에서 구봉산 방향으로 진행하는 백두들.


10:17 황새울 안부.

 

<황새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석천리에 있는 마을이 황새울이다. 옛날에 황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와 서식하던 곳으로,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이 마치 황새 우리와 같다고 하여 마을 이름을 황새울이라 했다고 한다.


황새울 안부 이정표.

 

우측 구봉산 동남쪽 자락에 MBC 드라마 세트장과 대장금 테마파크가 있는데, 그쪽 방향에는 출입을 막는 철망이 설치되어 있다.

 

달기봉 오름길은 제법 가파르게 이어지더니,


10:31 달기봉 정상에 도착한다.

 

<달기봉(415m)>

경기도 안성시 보개면 북가현리와 용인시 백암면 석천리의 경계 능선에 있는 봉우리로, 구봉산의 한 자락이지만 실제 올라 보면 많이 떨어져 있다. 달기봉은 봉우리가 닭의 벼슬 모양을 닮았다 하여 달기봉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달기봉 정상 이정표. 용인시 구간의 잘 갖춰진 이정표는 안성시 구간과는 확실히 비교가 된다.


10:33 달기봉에서의 쉼을 뒤로하고, 구봉산을 향하려는데,

 

후미의 백두들이 도착한다.

 

달기봉 정상을 꽉 채운 백두들.


10:42 달기봉을 내려서며 가야 할 구봉산 능선을 가늠해 보고,


10:58 안부로 내려섰다가 가파른 구봉산 주능선 오름길을 시작한다.

 

군데군데 바위도 보이기 시작하고,


11:02 산불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는 봉우리에 도착하여,

 

산불감시 초소 울타리 옆에서 후미를 기다리며 쉼을 하는데,

 

잠시 후 후미들도 도착하고,

 

따스한 햇살을 쪼이며 메고 온 배낭을 열어 과일을 나눈다.

 

 

11:19 구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은 일부 암릉이 있기는 하지만, 업다운이 거의 없이 완만하게 이어지더니,


11:21 목신봉(469m)을 지나고,


11:21 통나무 밴치가 마주 보고 놓여있는 봉우리도 지난다.


11:28 겨울이라 잎사귀를 떨군 나뭇가지 사이로 주변 조망이 살싹살짝 드러나는 오솔길이 이어지기도 하고,

 

우측으로 조비산도 보인다.

 

<조비산(鳥飛山, 296.3m)>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용천리, 석천리, 장평리에 걸쳐있는 산으로, 너른 들판 위에 우뚝 솟은 산이 마치 금북정맥의 오서산 같은 느낌이다. 새가 날아가는 형상처럼 보인다고 해서 조비(鳥飛)산이라 불려진다고 한다. 예전에는 ‘역적산’이라고 불려지기도 하였는데 거기에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고 한다.

'동국여지리'의 죽산편에 보면 "현 북쪽 15리에 봉우리가 하나 우뚝 솟아 돌을 이고 있는데, 산이 높고 가팔라 빼어난 모양이 기이하게 보인다"라는 기록과, '동국여지승람'에는 "한 봉우리가 우뚝 솟아 돌을 이고 있는데, 그 돌구멍에 흰 뱀이 있어 매년 큰 물이 질 때에 청미천으로 내려와 사람과 가축에 우환이 되었다"는 기록이 있는 전설이 풍성한 산이다.

조선 초기에 태조가 도읍을 서울로 옮길 때 지금의 삼각산 자리에 산이 없자, 보기 좋은 산을 옮겨 놓는 자에게 상을 내린다고 하였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한 장수가 조비산을 서울로 옮겨가는 도중에, 이미 누군가가 삼각산을 옮겨 놓았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서 지금의 장소에 내려놓고 서울을 향해 방귀를 뀌었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조정 대신들은 불경(不敬)한 산이라 하여 조폐산 또는 역적산이라 불렀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1970년대에서 규석광산으로 채굴을 하였으나, 지금은 폐광이 되어 암벽 등반가들에게 매력적인 산이라고 한다.


11:33 나무데크 전망대로 꾸며진 구봉산 정상에 도착한다.

 

구봉산 정상 전경.

 

<구봉산(九峯山, 465m)>

용인시 원삼면과 외사면의 분기점이 되는 산으로, 용인에 있는 산 중에서 높은 산에 해당하고 예로부터 산세가 뛰어나 신령스런 산으로 여겨졌다. 구봉산이라는 명칭은 봉우리가 아홉 개라서 붙여진 것으로 보이며, 풍수지리에 의하면 기세가 높아 그 기가 여주 영릉의 세종대왕 능까지 이어져 영릉이 명당이 된다는 풍수의 이야기도 있다.

구봉산 아래 구봉마을 건너 마을에 무학대사가 기거했다는 무학이 마을이 있고, 홍수 때 봉우리가 떠내려가 안성에 작은 산이 만들어졌다 한다. 이 구봉산 앞에는 무학이라는 마을이 있다. 마을이 춤을 추는 지형이어서 무학(舞鶴)이라고 부른다는 설과, 조선의 도읍지를 정할 때 무학대사가 묵었다고 하여 무학이라고 부른다는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한다.

구봉산이란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많은 봉우리로 이루어진 구봉산에는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

전설에 의하면 조선이 한양에 도읍을 정하기 전의 일이다. 임금은 도읍지를 정할 만한 곳을 찾기 위해 전국 각지의 명산을 모두 알아오라고 하였다. 구봉산도 그 가운데 하나였는데, 여러 대신들의 논의 끝에 서울의 삼각산, 공주의 계룡산, 용인의 구봉산이 예비심사에 합격하여 일차적으로 선정되었다. 대신들은 이 세 산을 직접 찾아가 산세를 파악하였는데, 신령스러운 구봉산을 찾아온 대신들도 감복하였고, 최종적으로 삼각산과 구봉산이 선택되었으나, 감히 인력으로 선택할 만한 일이 아닌지라 도사에게 물었다. 그랬더니 어느 도사가 두 산 가운데 봉우리 백 개를 먼저 만드는 산을 도읍지로 정하면 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에 두산의 산신령은 밤낮으로 쉬지 않고 봉우리를 만들기 시작하여 백 개를 모두 만들었다. 삼각산 산신령은 아직 한 봉우리를 미쳐 만들지 못했을 때, 백개를 만든 구봉산 산신령은 임금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자 서둘렀다. 그런데 갑자기 억수 같은 비가 퍼부어 봉우리 하나를 뭉개 버리고 말았다. 구봉산 산신령이 낙담하고 있는 사이 삼각산 산신령이 마지막 한 봉우리를 만들어 결국 승지로 선택되었다. 삼각산을 배경으로 한양이 들어 선 것은 이 때문이라고 한다. 믿거나 말거나!!

동쪽 조비산 방향 조망.

좌중앙 위의 뾰족한 젖꼭지를 닮은 산이 조비산이고, 우측 아래로 MBC 드라마 세트장이 보인다.

 

구봉산 정상에서 조망을 즐기는 백두들.

 

북서쪽 원삼면 방향으로 한북정맥이 가늠되는데, 좌측 아래로 블루원용인CC가 보이고, 우측으로 두창저수지도 보인다.

 

내려다본 블루원용인CC.(구 태영CC)

 

서쪽 천주교 미리내성지가 있는 시궁산(513.9m) 방향.

 

 

11:47 구봉산에서의 인증을 남기고,


11:56 두창리 고개를 향해 편안한 능선길을 이어간다.


11:57 석술암산 갈림길.

 

이곳 사람들은 파라봉이라고 부르는 석술암산은 백암쪽에서는 똑 튀어나와 잘 보이는데, 산속에서는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직진하면 설술암산 방향이고, 한남길은 직좌틀하여 지능선으로 이어진다.

 

석술암산 갈림길 이정표.

 

두창리고개까지는 지능선과 갈림길이 많아서 표지기를 확인하며 진행한다.


12:04 가파르게 고도를 낮춘 후 다소 완만해진 능선에서 밴치가 있는 쉼터를 만나고,


12:07 둥지박물관 갈림길에서 뚜렷한 등로를 버리고 표지기가 한두개 걸려 있는 좌측 숲으로 들어서면,

 

주택의 기초만 만들다가 방치된 곳도 지나,


12:09 뚜렷한 수레길을 따르니,

 

이곳이 영남길 코스여서 그런지 도보여행 주의사항 안내문도 걸려 있고,

 

지나왔던 구봉산의 전설도 적혀 있다.


12:32 282.7봉 약수터둥지골 갈림길 봉우리에서,

 

우측 매봉재 방향으로 진행하면,


125:42 두창저수지 갈림길을 지나,


12:46 매봉재 쉼터에 도착한다.


12:51 팔각정에서의 짧은 쉼을 뒤로하고, 나무계단길을 내려서니,

 

희미해진 등로에서 이정표를 만나, 좌측 문수봉 방향으로 진행하면,


12:55 원삼면 방향으로 극동기상연구소 건물이 보이고,


13:03 이내 두창리고개에 도착한다.

 

<두창리고개>

용인시 원삼면과 백암면을 잇는 318번 지방도가 지나는 야트막한 고개로, 예전에 양계장이 있었는지 이 지역 사람들은 양계장 고개라고 부른다. 도로 건너편에는 다음 구간 지나게 될 '극동기상관측 연구소'가 자리잡고 있다.

 

두창리고개 절개지 위에서 내려다본 두창리고개에는 우리의 애마가 기다리고 있다.

 

 

13:04 구봉산 인증 때는 모든 백두들이 함께 있었는데, 두창리고개에 도착한 분은 서너분만 도착했다.

구봉산 지능선에서 각자 알아서들 내려온 모양이다.

 

두창리고개 백암 방면.

 

두창리고개 전경.


13:12 능선 서쪽 용바위골로 하산한 분들을 태우고,


13:15 동쪽 두창저수지 방향으로 하산한 분들도 태워서,


13:27 백암에 있는 목욕탕에서 얼은 몸을 녹이고,


14:12 나름 유명하다는 백암순대집에서,

 

백암순대에 대한 아련한 옛 기억을 떠올리며 어떤 순대가 더 맛있는지를 논하는 사이에,

 

주문한 순대와 수육이 나오고,

 

한남정맥 첫 산행의 기억들을 추억으로 갈무리한다.

 

오늘도 순대와 수육이 추가로 몇 접시 더 와야 할 듯!

 

 

15:22 추운 날 신새벽부터 시작한 산행의 피로도 말끔히 덜어 내 본다.

 

삶에서도 그렇듯이..,

산은 오를 때 보다 내려올 때가 더 어렵고 불의의 사고도 많이 생긴다.

익숙지 않은 곳으로의 여행은 늘 살피고 또 살펴서

온전히 삶의 터전으로 복귀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