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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북정맥 03차(도성고개~노채고개) : 무더위에 걸었던 한북길의 강씨봉과 청계산

by 재희다 2016. 8. 14.

산 행 지 : 한북정맥 03차(도성고개~노채고개) 경기도 포천시, 가평군.

산 행 일 : 2016. 08. 13.(토)

산행코스 : 강씨봉자연휴양림 + 도성고개~강씨봉~오뚜기고개~청계산~길마고개~노채고개

              (거리 11.5km + 3.6km)

산행참가 : 16명.

 

<산행코스>

 

연중 제일 더운 여름날의 산행이라 코스도 짧게 그리고 일찌감치 출발하여 12시쯤에 하산을 목표로 이번 코스를 잡았다. 본디 계획은 운악산을 넘어 회현고개까지를 걸어야겠지만, 그리되면 운악산 넘는 도중에 수통의 물이 없어져 버릴 것 같았고, 최근의 백두들의 산행속도로는 무리라 판단해서, 짧게, 심지어는 들머리도 제비울이 아닌 강씨봉휴양림에서 오르는 것으로 잡았다.

 

들머리인 강씨봉자연휴양림이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일찌감치 도착한 버스에서 곤한 잠을 즐기다가, 불이 켜지는 바람에 눈을 뜨고 산행 준비를 한다.

 


가평군 북면 논남기에 있는 강씨봉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산행을 시작한다.

 

가평군 논남기는 '옛날 어느 선비들이 이곳에서 남쪽을 논했다'는 데서 얻어진 이름이라 한다.
이 고장 주민들은 세 가지 덕(德)을 먹고 산다는데..,
첫째는, 송이버섯의 송덕(松德)이요,
둘째는, 억새로 지붕을 잇고 사니 새덕이요,
셋째는, 더덕이라니,
이곳이 산촌임을 금세 짐작할 수 있다.

 

 

임도를 따라 오르다가, 삼거리 갈림길을 만나 우측 도성고개 방향으로 향한다.

좌측 길은 논남기계곡을 따라 오뚜기고개로 이어지고, 우측 길은 도성고개로 이어진다.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이제 막 새벽 5시를 지났는데 주변 사물이 가늠되며,

부지런한 백두들은 더워지기 전에 산행을 마치려 일찍 출발한 탓에 신새벽의 정갈한 공기를 맘껏 즐긴다.

 

임도를 따르다가 보니, 어느새 도성고개쯤으로 짐작되는 안부가 가늠되고,

 

 

이내 도성고개에 도착한다.

 

<도성고개>

포천시 이동면 연곡리 제비울에서 가평군 북면 적목리로 넘어가는 높은 고개다. 가평군의 토성현이라는 지명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궁예부인이 이곳에서 터를 잡고 살 때 쌓은 성을 도성이라 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도성고개에는 널찍한 헬기장이 있고, 동쪽 논남기 쪽에는 샘터와 잣나무숲에 쉼터가 있다.

 

앞서간 백두들이 도성고개 헬기장에서 쉼을 하고 있다.

 

도성고개 이정표.

우리는 좌측 강씨봉 방향으로 한북정맥을 이어간다.

 

도성고개에서 증명사진을 남긴다.

왜냐하면, 이 중 많은 분들은 산행 도중에 다시 볼 수 없을 터이니!

 

 

널찍한 방화선을 따라 강씨봉을 향해 한북정맥길로 들어선다.

 

 

돌아본 도성고개 방향.

 

새벽안개에 잠긴 모습에서 선뜻 한여름 한낮의 산등성이를 떠올리기는 어렵겠지만,

방화선을 만들며 나무를 베어버려 한여름의 태양볕을 온몸으로 맞으며 산행을 해야 하는 곳이다.

 

능선에서 처음으로 이정표도 만나고,

 

 

아마도 이 지역 부대에서 붙였다는 '백호봉'이라는 이름을 가지게된 봉우리에 올라,

 

백호봉 벤치에서 본격적인 여름산행 모드로 변신을 하는데,

 

낮게 깔린 구름에 가려 있던 한여름의 태양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일동면 사직리 방향 갈림길 삼거리봉을 지나,

 

완만한 능선길을 잠시 진행하면,

 

 

이내 강씨봉 정상에 도착한다.

 

<강씨봉(姜氏峰, 830m)>

강씨봉은 포천군과 가평군 경계지역에 자리하며, 산꼭대기에서의 조망이 매우 아름다운 경관을 가진 산이다. 아기자기한 등산코스를 지니고 있지만, 주위의 유명한 산들이 많아 등산객이 많지 않은 조용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강씨봉은 강씨 성을 가진 이에게서 유래한다는데,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는 오뚜기고개 부근에 강씨들이 모여 살았다고 해서 유래한다는 설이며,

둘째는 궁예 부인 강씨에게서 유래한다는 설이다.

 

궁예의 폭정이 심해지는 와중에 강씨 부인은 직간(直諫)을 멈추지 않았고, 궁예는 부인을 강씨봉 아래 마을로 귀양 보낸다. 이후 왕건에 패한 궁예가 부인을 찾아왔으나 죽고 없었다고 한다. 이에 궁예는 국망봉에 올라, 불타는 태봉국의 수도 철원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고, 이에 국망봉이리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강씨봉 정상에서 쉼을 하는 백두들.

 

남쪽 오뚜기고개 방향.

 

도성고개 방향의 지나온 한북정맥의 봉우리 조망.

 

동쪽 논남기 계곡 방향.

 

강씨봉 증명.

 

동남쪽 명지산과 귀목봉 방향.

 

귀목봉과 오뚜기고개 방향의 명지지맥 능선이 어서 오라 재촉한다.

 

당겨본 명지산과 귀목봉 뒤쪽으로 백운봉이 어슴푸레하다.

 

당겨본 귀목봉.

 

 

오뚜기고개로 이어지는 방화선을 따라,

 

한북정맥을 이어가는 백두들.

 

 

청계산에서 명지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향하는 한북능선을,

 

가는 백두들!

 

'위험1'의 의미가 잘 떠오르지 않는 이정목.

 

 

한나무봉 정상(768.1m)에는 나무벤치가 있어서 잠시 쉬어가기로 하는데,

 

조망바위 주변이 온통 안개로 덮여있어서 아쉬움을 남기고,

 

보이는 남쪽 오뚜기고개 방향을 향해,

 

 

방화선을 따라 한북길을 잇는다.

 

가야 할 오뚜기령과 명지지맥 분기봉 방향.

 

 

앞서간 백두들이 오뚜기령을 지척에 두고 방화선 등로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있다.

아마도 새벽 일찍 산행을 시작한 터라 시장기가 돌았던 모양이다.

 

 

아침을 먹고 잠시 내려서니, 이내 오뚜기고개 임도에 도착한다.

 

오뚜기령 도착.


<오뚜기령>

이곳은 8사단 오뚜기 부대가 도로를 개설하고 오뚜기령이라 이름하였다 한다. 오뚜기령은 고유지명은 아니고, 이 길을 만든 부대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좌측으로 내려가면 강씨 마을이 있다 하는데, 궁예가 부인을 강씨봉으로 귀양 보낸 곳이라 하여 강씨봉이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예전에는 이곳에 강씨마을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 흔적 조차 찾기 어렵다 한다.

 

성인 남자들이 만나면 으레히 군대 경험 얘기를 하는데, 내 친구 중에도 오뚜기부대 출신이 있었다. 지겹도록 들었던 오뚜기부대에서의 군대 예기에 나오던 바로 그 부대가 이곳에 이름을 남겼다니, 새삼 그 친구의 얼굴이 떠오른다. 얼마 전에 안산에 살다가 증평으로 이사 갔다고 했는데, 지금은 어디에 사는지..

 

오뚜기령 이정표.

 

오랜 산행 동안 안부 고개에서 이토록 거래한 표석은 처음 만난다.

익숙지 않은 오뚜기령 표석 앞에서.

 

 

오뚜기령 표석을 출발하여, 이내 따르던 임도를 두고 좌측 숲길로 들어서야 한다.

별다른 표시가 없고 풀들이 높이 자라 임도를 따라 알바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지점이다.

 

 

명지지맥 분기봉 능선 오름길을 오르는데,

 

좌측으로 명지지맥의 봉우리인 귀목봉이 가늠되고,

 

 

이내 명지지맥 분기봉인 890봉에 도착한다.

 

<귀목봉 방향 연인(명지)지맥 분기점 890봉>

귀목은 고개의 생김새가 사람의 귀처럼 오목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귀목봉 갈림길은 명지지맥의 분기점인데, 명지지맥은 귀목봉을 지나 귀목고개로 내려섰다가, 명지산3봉(1,199m)을 지나고, 부드럽게 솟구치는 연인산(1,068m)을 따라 우정봉(906m), 대금산(706m)으로 이어져, 불기산을 지나서 북한강변 호명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다. 특히 명지산3봉과 연인산, 월출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은, 빼어난 조망과 부드러운 능선이 아름다운 구간이다. 언제 우리도 갑시다!

 

명지지맥 분기점 봉우리에서 쉼을 하는 백두들.

 

이제 민둥산에서부터 길게 이어오던 방화선 구간은 끝이 나고, 청계산을 향한 한북길은 다시 숲길로 이어진다.

 

 

명지지맥 분기봉을 뒤로하고 청계산을 향한하면,

 

조만간 암릉구간이 시작되는지, 부드러운 육산 구간에 목재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가평군 상판리로 이어지는 갈림길과 만나는데,

아마도 앞서가던 분들이 상판리 방향으로 잠시 알바를 가신 분들을 기다리고 있다.

 

 

명지산 전위봉 오름 나무계단을 오르면,

 

귀목봉 방향으로 이어진 명지지맥 능선과 귀목봉(1,036m)이 조망된다.


구름 사이로 어슴프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명지산에서 연인산으로 이어지는 명지지맥.

 

우측 일동면 방향.

 

 

청계산 직전 안부를 지나고,

 

청계산 정상으로 오르는 급경사면에 설치된 나무계단을 오른다.

 

나무계단을 오르는 만식 사장님.

 

돌아본 한북능선.

 

 

오늘의 최고봉인 청계산 정상에 도착하니,

앞서간 백두들은 더위를 참지 못해 떠났고, 무더위 때문인지 흔한 일산 산객들 조차 보이지 않는다.

 

<청계산(淸溪山, 849.1m)>

청계산은 포천군 일동에 있는 산으로, 높이는 850미터에 지나지 않지만 산행 재미가 아기자기하며 조망이 좋은 산이다. 수도권 지역에서 산꾼들이 즐겨 찾는 산들 중 하나인 청계산은, 관악산과 마주한 과천의 청계산(618m)과 양평군 양서면에 있는 청계산(658m)보다 그 규모나 아름다움에 있어 으뜸으로 꼽힐 만한 곳이다. 등산 코스는 청계저수지를 기점으로 해서 길매고개를 거쳐 정상에 오른 뒤, 동북쪽으로 뻗은 계곡을 통해 다시 청계저수지로 하산하는 것이다. 상판리 거접이 마을에서 길매고개로 오르는 코스는 군부대가 있어 산행이 불가능하다.

이 산을 청계산이라 하게 된 유래를 알리는 안내판이 과거 청계산 정상에 있었다 한다. 그에 의하면 ‘옛날 청계의 의미는 닭장을 마구간에 짓는다는 의미였으며, 일동에서 볼 때 동쪽에 위치한 청계산은 오행(五行)에서 동쪽을 뜻하는 청룡(靑龍)을 말하는 것으로, 푸른 닭이라는 의미인 靑鷄(청계)라고 한 것이 맑은 시내라는 뜻으로 잘못 전해오고 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한다.

 

 

급경사의 청계산 내림길을 내려서자 청계저수지 방향 갈림길 삼거리가 나오고,

 

 

785봉 너머 가평균 상판리에 탱크 사격장이 있으므로 주의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고,

 

785봉에 올라서자, 좌전방 아래로 탱크훈련장이 내려다 보인다.

 

당겨본 탱크훈련장.

 

 

785봉 정상 돌무더기 옆을 지나는데,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길매봉(갈마봉 길마봉)과 다금 구간 가게될 운악산이 조망된다.

 

어휴! 저 길매봉 오름길 암릉을 우찌 또 오를꼬!!!

 

돌아본 785봉 내림길 계단.

 

 

785봉에서 길마재로 향하는 내림길도 급경사의 위험구간이고,

 

길마고개로 내려설수록 가야 할 길매봉이 우람하게 다가오며,

 

가평군 하면 상판리 거집이 마을에 있는 탱크 사격 훈련장이 좌측 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길마고개 도착.

 

상판리 방향으로 경고문과 경고 현수막이 걸려 있다. 애고 무서버~!

 

 

길마고개를 뒤로하자, 바로 급경사의 길매봉 오름길이 시작된다.

 

돌아본 785봉과 청계산 방향.

 

무더위에 가파른 길매봉 오름길을 오르는 보성씨.

 

앞을 가로막은 암릉.

 

 

우찌우찌 돌고 돌아 암릉을 비켜가며 오르는데,

 

그나마 설치된 안전시설에 의지해 오르는 것조차도 위험해 보인다.

 

돌아본 상판리 방향.

 

돌아본 청계산 방향.

 

 

어느덧 길매봉 정상이 지척으로 다가오고,

 

우측 아래로 청계저수지와 필로스CC가 내려다 보인다.

 

 

길매봉 정상에 도착하니 백두들이 나무 그늘에서 쉼을 하고 있다.

 

<길매봉(735m)>
길매봉은 청계산과 운악산 사이에 위치한 산으로, 주능선과 지능선상에 암릉지대가
많고, 주능선 북사면에 하단부 높이 10m, 중단부 10m, 상단부 20m나 되는 복계폭포가 있다.

 

정상 한가운데 바위 위에 길매봉 정상석이 자리하고 있다.

 

백두의 자랑들이 모여, 길매봉 정상 인증을 남기고,

 

매봉 정상을 뒤로하고 노채고개를 향한다.

 

 

조그마한 봉우리 하나를 넘는다.

 

한북길은 길매봉에서 청계저수지 방향 능선을 따르다가 좌틀하여 내려서야 되는데,

분기 봉우리가 불분명하여 직진의 청계저수지 방향으로알바가 잦은 곳이라 주의하며 내려간다.

 

길지 않은 산행길이지만 푹푹 찌는 더위는 어쩔 수가 없다.

 

좌측 전망바위에 서니, 다음 구간 가야 할 운악산이 우람한 모습을 드러내고,

 

운악산의 그림자에 묻혔던 원통산을 따로이 조망해 본다.

 

운악산을 배경으로.

 

 

암릉을 우회하다가,

 

낙엽을 뚫고 자란 예쁜 버섯이 보인다.

모양이 예쁘니 건들면 혼나것다...ㅉㅉ

 

 

노채고개 갈림길 봉우리.

 

한북길은 좌틀하는 지점인데, 청색 직진방향의 능선길이 뚜렷하고 표지기도 양쪽 모두에 달려있어서 구분이 쉽지 않아 보인다. 역시나 많은 백두들이 이곳에서 직진의 능선을 따라 청계저수지 방향으로 알바에 나섰다.

 

 

좌틀하여 잠시 내려서면 이정표가 나오고, 이제 이정표의 노채고개 방향으로 가면 된다.

 

 

지능선 위의 교통호를 피해서 진행하고,

 

송전탑 아래로 통과하여,

 

노채고개입구 이정목을 지나면,

 

노채고개 절개지 위에 서게 된다.

 

<노채고개(爐埰峴)>

포천시 일동면 기산리와 가평군 하면 하판리를 잇는 387번 도로가 넘는 고개다. 남쪽 아래 하판리에 노채마을이 있는데, 이 마을 이름인 '화로 노(爐)', '영지 채(埰)'에서 따온 이름으로, 이곳에 옛날 이조자기를 구워 내던 가마터가 있고, 이 요(窯)는 관에 납품하던 관급요(官給窯)였다.
일설에 의하면, 이곳에서 청자(靑磁)를 구워 냈다고 하지만 가마터를 발굴치 못해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 지금도 노채동에는 이조자기를 구워 내던 자리에 무수한 파편 무더기들이 그 흔적을 엿보게 한다.(가평 문화원) 또 다른 포천군지 지명유래(포천 문화원)에서 보면, 이 고개 골짜기에는 산나물이 무척이나 많았다고 한다. 포천시 일동면과 화현면 주민들이 일을 하다가 산에 나물을 채취하러 갈 정도로 산나물이 많았으며, 길가에 까지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래서 노채('길 로(路)', '나물 채(菜)')고개라 불렀다고도 한다.

 

노채고개 도착.

 

노채고개 날머리에도 사격장 경고판이 설치되어 있다.

 

 

청계저수지 방향으로 하산하신 분들을 유원지까지 가서 태우고,

 

신형 24인승 버스.

 

 

포천의 명물인 이동갈비집에서,

 

무더위 산행으로 지친 몸에 원기를 보충한다.

 

한더위 땡볕에서 기다리느라 수고한 버스에 올라, 서울로 향한다.

 

우리의 산행길이 능선이다 보니 사계절 중에서 여름철 산행이 제일 부담스럽다.

이제 내년 초쯤에는 1대간 9정맥도 끝이 날 터이니 내년 여름은 계곡에서 보내리라 다짐하며,

귀경길 버스에서의 단잠에 빠져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