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9년

네팔 랑탕 트레킹 3일(샤브루베시~라마호텔) : 야크의 길을 따라 스마트하지 않은 세상으로

by 재희다 2019. 4. 28.

산 행 지 : 네팔 랑탕히말 트레킹(Langtang Himal Trekking) 3일차 (샤브루베시~라마호텔)

산 행 일 : 2019. 04. 28.(일)

산행코스 : 샤브루베시(1,460m) ~ 밤부(점심) ~ 라마호텔(2,340m)

              (13km, 8시간 소요)

산행참가 : 17백두.

 

<산행지도>

 

본격적인 랑탕히말 트레킹이 시작되는 첫번째 구간인 샤브루베시(Syapru Besi)에서 라마호텔(Lama Hotel)까지는 13km 정도로, 랑탕 계곡을 끼고 좌.우측으로 완만한 오름길을 계속 걷게 된다. 밤부(Bamboo)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 후, 가끔씩 제법 가파른 오르막도 오르게 된다. 샤브루베시에서 라마호텔까지 천천히 걸어도 약 6시간 정도면 도착될 수 있지만, 어차피 일찍 올라도 별다른 소일거리가 없으므로 호젓한 숲길에서 느긋한 황소걸음으로 숲이 선사해 주는 청량감을 만끽하며 걸으면 된다.

 

 

지난밤 일찍 잠자리에 든 탓인지, 아니면 시차 때문인지 새벽에 눈을 뜨니 3시다.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는 하지만, 벌레 잡을 일도 없고 하여 다시 눈을 감고 뒤척이다가 5시를 조금 넘긴 시간에 일어나 오늘부터 시작되는 트레킹에 대비한 배낭을 꾸리고 짐도 정리한다.

 

숙소 방에서 본 사브루베시 롯지들의 숨겨진 뒷모습.

아마도 2015년 네팔 대지진 이후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최신 건물 뒤에는 옛 주택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트레킹 내내 아침 6:30에 식당에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7시에 아침식사, 그리고 8시에 트레킹 시작을 반복하게 된다.

그리고 저녁식사 후에 물통에 뜨거운 물을 채워서 침낭에 넣고 자면 따뜻한 잠자리가 되고,

이튿날 식은 물은 트레킹을 하면서 마시면 좋다.

 

창문 밖으로 오늘부터 걷게 될 랑탕계곡이 보인다.

 

<히말라야의 진주, 랑탕 계곡>

랑탕은 1971년 지정된 네팔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영국의 등반가 틸만 윌리엄(Tilman, Harold William. 1898-1978)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이라고 극찬해서 유명해진 곳이다. 1949년 영국인 탐험대에 의해 세상에 알리기 전까지 지도상에 공백으로 남아있던 랑탕은 알프스와 히말라야를 섞어놓은 듯한 비경을 자랑한다. 울창한 숲과 계곡, 그리고 설산으로 둘러싸인 그곳에 가면 보름날마다 모여서 기도를 올리는 랑탕 계곡의 현지인도 만날 수 있다.

랑탕은 히말라야산맥의 북쪽과 티벳과의 경계에 위치한 좁은 계곡으로, 1971년부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랑탕리웅(Langtang Lirung, 7,246m)을 포함한 고봉들이 즐비하다. 약 4,500명 정도 되는 인구가 랑탕 국립공원 안에 거주하고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타망(Tamang)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랑탕 트레킹을 하는 도중 셀파들이 살고있는 타망(Tamang)을 포함한 작은 마을들과, 아름다운 봉우리들, 그리고 그리 높이 올라가지 않아도 빙하를 만날 수 있다.

네팔 대부분의 트레킹 코스가 그러하듯 랑탕 트레킹 코스 역시 처음부터 등산객을 위해 만들어진 길은 아니었다. 척박한 땅을 일구고 가꾸며 이 땅에 터를 잡고 살아온 이들이 오랜 시간 그들의 삶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발로 다져 만들어 놓은 길, 짐을 지고 장터로 나서던 길이 바로 트레커들이 걷고 있는 길이 된 것이다. 아이들에게는 학교로 향하는 길이고, 가난함과 히말라야의 척박함을 견디지 못하고 비루한 살림을 야크에 싣고 도시로 향하던 길이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랑탕은 다른 트레킹 루트보다 더 조용하고, 한적하며, 만나는 이 마다 모두 정겹고 따뜻하다.

랑탕 트레일은 표고 1,410m의 샤브루베시(Syabrubesi)에서 시작해 3,870m의 강진 곰파(Kyanjin Gompa)를 돌아 샤브루베시로 내려오는 일주일짜리 트레킹 코스다. 길을 걷는 동안 티베탄, 타망 부족의 마을을 경유하며 해발 7,256m의 랑탕 리룽(Langtang Lirung)과 북서쪽으로 펼쳐지는 가네쉬 히말(Ganesh himal)의 멋진 전망을 내내 감상할 수 있다. 내려오는 길목에 길을 틀어 힌두교 성지인 고사인쿤드(Gosainkund) 호수를 경유해 순다리잘(Sundarijal)로 내려서는 고사인쿤드, 헬람부(Helambu) 트레일까지 함께 한다면 랑탕의 비경을 모두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펌)

 

 

차를 마시고 아침식사를 하는 동안에 포터들이 우리의 트레킹 백을 포장하여 말에 싣고 미리 출발한다.

 

숙소 앞쪽 사브루베시 풍경.

 

 

아침식사를 하는 백두들.

 

랑탕계곡 트레킹에서 묵은 롯지 중에서 이곳의 시설이 가장 좋다.

나머지 대부분의 롯지에서는 공동화장실을 써야 하고, 뜨거운 물과 전기 사용은 거의 불가능하다.

 

 

트레킹 떠날 준비를 마치고 숙소 앞에 모인 백두들.

 

 

샤브르베시 숙소를 뒤로하고 랑탕히말 트레킹에 나선다.

 

<랑탕 트레킹>

트레킹은 샤브루베시(Syabrubesi)에서 랑탕 계곡의 울창한 숲과 강을 따라 시작된다. 밤부로 오르는 길에는 야생 석청과 원숭이들이 트레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아기자기하고 티벳적인 색깔이 짙은 밤부 마을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된다. 탕사프 마을을 지나 랑탕(Lang Tang 3,430m) 마을에 들어서면 체르코 리(Cherko Ri, 4,984m)와 간첸포(Ganchenpo, 6,387m)가 한눈에 들어온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공기가 희박해지는 대신 대자연의 위대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랑탕마을에서 세 시간만 더 걸으면 랑탕 트레일이 끝나는 캰진 곰파(Kyanjin Gompa, 3,870m)까지 도달 할 수 있다. 이곳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주변의 캰진 리(4,773m 5시간)까지 오르면 랑탕리룽을 더욱 가깝게 조망할 수 있다.

같은 길을 되짚어 밤부로 돌아와 툴루 샤브루(Thulo Syabru, 2,210m) 방향으로 길을 꺾어 들어가면, 이제 랑탕 트레일은 끝나고 고사인쿤드 트레일이 시작된다. 툴루 샤브르에서 신곰파(Shin Gompa, 3,250m)까지는 네시간 가량의 계속되는 오르막을 올라야 한다. 찰랑파티, 라우레비나 패스를 경유하면 해발 4,400m에 위치한 신성한 호수 고사인쿤드가 모습을 드러낸다. 랑탕과 헬람부 사이에 위치한 코사인쿤드 호수는 시바신 등 힌두신들이 거주한다고 믿어지는 신성한 곳으로 매년 8월이면 힌두 축제를 위해 많은 인도인들이 방문하는 힌두교의 3대 성지이기도 하다.

해발 고도 3,930m의 라우레비나약에서는 안나푸르나 히말, 람중 히말, 마나슬루, 가네쉬 히말, 랑탕 리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며 그 위용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병풍처럼 펼쳐진 설산 너머에는 신들이 살고 있는 거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그 아름다움은 단순한 산맥의 아름다움이 아닌 경건하고 신성한 무언가를 지닌 듯하다.(펌)

 

 

돌아본 숙소와 샤브루베시 전경.

 

 

이발관도 있다.

 

 

군 초소에서 군인이 팀스와 퍼밋을 체크하는 동안에 대기하는 백두들.

 

 

도로를 따라 랑탕계곡 입구에 있는 구 샤브루베시로 진행한다.

 

트리슐리강과 랑탕계곡의 합수점.

 

 

길 옆에는 '랑탕 가는 길'이란 이정표도 있다.

티베트어로 '랑(Lang)'은 '소(牛)'이고, '탕(Tang)'은 '따라가다'란 의미라고 하며, 옛날 농부가 잃어버린 소를 찾으려 갔다가 발견한 곳이라 하여 랑탕(Langtang)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농부가 따라간 '소'가 야크라는 예기도 있는데, 그러면 우리가 걷게 될 트레일은 야크가 걸어간 길을 따라가게 된다는 것!

 

야크가 걸어간 길을 따라나서는 백두들.

 

 

우측 랑탕계곡 방향으로 태양이 작렬하고 있다.

 

 

우측 아래쪽으로 구 샤브루베시로 이어지는 출렁다리가 보인다.

 

 

출렁다리 건너편 갈림길에서 좌측은 세르파가온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랑탕계곡은 우측으로 진행하게 된다.

랑탕트레킹을 조금 더 재미있게 하려는 일부 트레커들은 좌측 길을 따라 능선 위로 올라 세르파가온을 거쳐 다시 랑탕계곡으로 내려와 라마호텔 직전의 림체에서 랑탕트레일과 합류하는 코스를 선택하기도 한다.

 

우측 랑탕계곡 방향.

 

출렁다리를 건너는 백두들.

 

트리슐리강 상류 방향.

계곡 상류로 20km 남짓 가면 중국과의 국경이 나온다.

 

 

갈림길에서 세르파가온으로 이어지는 좌측 길을 두고, 우측 랑탕계곡 방향의 길로 들어선다.

 

돌아본 샤브루베시 방향.

 

어제 올랐던 샤브루베시 전망대가 산의 좌측 능선에 보인다.

 

 

구 샤브루베시 마을을 지나면,

 

출렁다리를 건너 툴루샤브루로 이러지는 갈림길을 지난다.

 

이정표에는 '붉은 판다'를 보호하자는 문구가 적혀 있다.

 

 

돌아본 샤브루베시 방향.

 

가야 할 랑탕계곡 방향.

 

랑탕계곡 안쪽으로 보이는 설산을 향하는 백두들.

 

 

돌아본 샤브루베시 방향.

 

 

 

길은 계곡 좌측 사면으로 이어져 있고,

 

산사태 지역을 지난다.

 

 

라마호텔로 이어지는 길은 완만한 오름길로 바뀌고,

 

샤브루베시가 저만큼 멀어져 있다.

 

 

'백두 파이팅!'에 돌아보는 백두들.

 

 

길은 가파른 사면을 따라 이어지며,

 

 

우측 아래로는 랑탕계곡이 낭떠러지 아래로 흐르고,

 

바위를 깎아서 길을 내어 놓은 곳도 있다.

 

 

산사면으로 오르던 길은 다시 계곡으로 내려서고,

 

 

계곡 옆 나무 그늘에서 잠시 쉼을 한다.

 

계곡 건너편으로 하산하는 트레커들이 보인다.

재밌었남유~!

 

 

 

짧은 쉼을 뒤로하고 다시 출발!

 

 

롯지가 두어 채 있는 곳을 지나면,

 

 

계곡 우측으로 건너는 출렁다리가 나온다.

 

출렁다리를 건너는 백두들.

 

 

롯지에서 놀던 바둑이도 우리를 따라 출렁다리를 건넜는데,

돌아가라고 아무리 쫓아도 한참이나 우리의 길안내를 자처하며 동행한다.

 

 

돌아본 출렁다리 방향.

 

 

출렁다리를 건너 계곡 우측으로 오니 널찍한 임도가 이어지며,

 

길 옆에는 오토바이도 세워져 있다.

 

 

계곡 한가운데에 자리한 커다란 바위가 이채롭고,

 

편안히 이어지는 길이 긴장된 트레커들의 마음을 녹여준다.

 

 

뒤쪽 멀리 능선 위로 살짝 머리를 내민 설산을 배경으로.

 

 

셀파들이 손으로 가리키는 우측 나무에는 원숭이 무리들이 놀고 있다.

역시 현지인들의 감각이 우리보다 훨씬 예민한 모양이다.

 

야생 원숭이 무리를 구경하는 백두들.

 

 

좌.우측 산 위에서 쏟아지는 폭포들을 자주 만나는데,

멋진 폭포들이 이름조차 없다. 우리 나리에 있었으면 근사한 이름이 붙었을 텐데..ㅉㅉ

 

원숭이들 모습을 담아보려 하지만 신통치 않은 모양이다.

 

 

앞쪽 멀리로 보이는 설산을 향해 널찍한 등로를 따르는데,

 

 

후미를 담당한 셀파 Dawa가 뒤쳐진 사람들이 없는지 챙기고 있다.

19살의 어린 나이에 3개월 배운 한국어로 여성 회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최근에 다듬은 듯한 도로를 따르다가,

 

 

이내 널찍한 임도는 끝이 나고, 등로는 좁은 오솔길로 이어진다.

 

 

이곳의 대나무들은 익히 보던 한국의 대나무와는 조금 다른 생김새다.

 

 

롯지가 있는 도멘(Domen)이 보인다.

 

 

등로에 흔한 독초.

옷에 스쳤을 뿐인데 따끔거리고 아려오는 독초로, 사람도 말도 모두가 피해서 간다.

그런데 식용으로 쓰인다고 하니 선뜻 이해가 안 된다.

 

 

지난 대지진 때 산사태 지역을 지나 도멘으로 향하는 백두들.

 

산사태로 파손된 출렁다리를 건너야 도멘의 롯지로 들어설 수 있다.

 

 

 

도멘의 롯지에 도착하여 차를 마시며 느긋한 쉼을 한다.

 

 

롯지에는 예쁜 꽃화분도 놓여 있다.

 

우측 끝의 친구가 네팔인 가이드 셀파 텐티(Tendi)로, 성실하고 명랑한 멋진 친구다.

 

 

 

도멘 롯지에서의 쉼을 뒤로하고 다시금 밤부를 향해 트레킹에 나서는 백두들.

 

 

돌아본 도멘 롯지 좌측으로 산사태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인다.

 

 

도멘에서 이어지는 등로는 제법 가파른 오름길로 이어지지만,

 

 

이내 등로는 다시금 완만한 오솔길로 바뀐다.

 

 

 

앞쪽으로 보이는 멋진 설산의 이름을 물었더니, 이름조차 붙지 않은 그저 그런 봉우리란다.

 

 

코사인쿤다 방향 갈림길을 지난다.

우리가 하산할 때 이곳에서 코사인쿤다 방향으로 진행하여 툴루샤브루로 가게 된다.

 

 

선두 길안내를 담당하고 있는 셀파 가와(?)가 저만치 길을 잡아 이끈다.

 

 

앞서가던 셀파가 야생 원숭이 있는 곳을 가리켜 주는데,

아무리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지를 않는다. 숨은 그림 찾기!

 

원숭이야 어디 있니?

 

한참 만에야 겨우 원승이를 발견하여 당겨서 카메라에 담았다.

 

 

앞쪽으로 계곡 조망이 좋다는 '나마스테 롯지'가 보인다.

 

 

 

나마스테 롯지 도착.

 

롯지에서 돌아본 랑탕계곡 조망.

 

롯지에서 다리를 쉬게 하는 백두들.

 

트레커들로 붐비는 롯지 전경.

 

롯지에 걸려있는 한글이 반갑다.

 

그런데 글씨체가 한 사람이 쓴 게 아닌지..ㅉㅉ

 

 

나마스테 롯지를 지나면 등로는 울창한 숲으로 이어지고,

 

 

눈을 편안하게 하는 녹색의 향연이 펼쳐지는 편안한 숲길을 따르는데,

 

 

어 저게 뭐지!

 

계곡 건너편 바위 절벽에 야생 석청이 붙어 있다.

 

당겨본 석청!

 

 

바위 절벽에 붙어 있는 석청을 어떻게 채취할지에 대한 진중한 의견을 나누며 트레킹을 이어간다.

 

 

울창한 밀림을 연상케 하는 숲길을 따르다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숲의 청량한 녹색 기운을 느긋이 받아들인다.

 

 

 

 

녹색 숲이 주는 편안함을 만끽하며 다시금 밤부를 향해 길을 떠나는 백두들.

 

 

숲길이라 모자를 벗는 바람에 노출된 우리의 모습!

송형님. 전혀 의도된 촬영이 아니였음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며,

우리의 이런저런 모습 하나하나가 모두 자랑스런 우리 그 자체이기에...^^

 

강건하시고 씩씩한 교화 형님!

 

 

좌측 깎아지른 절벽 중턱에 있는 바나나는...

 

누가 와서 따 먹을까?

최회장님의 답 : 아까 나무에서 놀던 원숭이.

 

 

그렇게 편안히 이어지는 숲길을 따른다.

 

 

 

 

'바위 굴러유, 조심하세요'라는 경고판을 지나자,

 

 

점심 식사가 예정된 밤부가 나타난다.

 

 

여러 개의 롯지가 있는 밤부 마을 옆으로는,

 

빙하 녹은 물이 급류를 이루며 굉음을 내며 흐르고 있다.

 

 

밤부(Bamboo, 1,970m) 도착.

 

밤부에 도착하는 백두들.

 

밤부 마을 전경.

 

 

식사가 준비되는 동안에 한담을 나누며 기다리는 백두들.

 

 

점심으로 전주비빔밥보다 맛난 시골 야채비빔밥을 게눈 감추듯 후딱 해치우는 백두들.

 

 

바람이 싫은 백두들은 실내에서!

 

 

 

실내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진이 걸려있다.

2016년 봄에 양정철, 권경업씨 등과 랑탕히말 트레킹을 다녀갔다고 한다.

(현지에서 들은 얘기로 책임 못 짐. 요즘 세상이 워낙 무서버서..ㅉㅉ)

 

롯지 주방 모습.

 

식후에 주변 조망을 즐기던 김성훈 교수님.

 

 

한시간 반 가량의 밤부에서의 점심과 휴식을 뒤로하고 숙소인 라마호텔로 향하는데,

 

랑탕계곡 위쪽의 어느 마을까지 짐을 옮겨 놓고 가벼운 걸음으로 내려오는 말들이 홀가분해 보인다.(내 생각일 뿐!)

 

 

작은 물길을 건너고,

 

 

 

편안한 숲길을 따르는데,

 

급하게 내리던 계곡물이 다소간 천천히 흐르는 계곡으로 바뀌니, 그 조차도 이채롭게 보인다.

 

 

그렇게 편안한 숲길을 지나면,

 

다시 급경사 오름길이 나타나고,

 

 

짧은 급경사 오름길을 오르면,

 

이내 편안한 숲길이 다시 이어진다.

 

 

 

 

앞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계곡 좌측으로 건너는 출렁다리가 나타난다.

 

 

계곡 좌측으로 출렁다리를 건너는 백두들.

 

계곡 상류 방향에서 급류가 만들어 내는 굉음이 우뢰와 같이 귓전을 두드린다.

 

 

출렁다리에서 본 계곡 아래쪽 방향.

 

몇 차례 출렁다리를 건너와서 그런지 이제는 그다지 겁도 나지 않는 모양이다.

 

 

출렁다리를 건너 계곡 좌측으로 오르는 백두들.

 

 

바위를 굴리며 굉음을 내는 랑탕계곡의 빙하수.

 

바위를 깎아 다듬고 있는 폭포도 보인다.

 

 

계곡 좌측의 급경사 오름길을 앞두고 잠시 쉼을 하는 백두들.

 

 

굉음을 내뿜는 랑탕계곡 모습.

 

살짝 당겨본 계곡 모습.

 

 

 

랑탕계곡을 내려가는 빙하수와 빙하수의 원천을 찾아 오르는 백두들(동영상)

(동영상은 전체 화면으로 보면, Good!)

 

 

 

물은 아래로 흐르고 백두들은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빙하수의 원천을 찾아 제법 가파른 등로를 따라 오르면,

 

다시 등로는 조금 완만해지고,

 

 

우측 계곡의 급류를 거슬러 오르는 바위고래가 보인다.

 

살짝 당겨본 고래 형상의 바위 모습.

 

 

제법 가파른 계곡을 거슬러 오르는 등로를 따르면,

 

네팔 대지진 때 생긴 산사태 지역을 지나게 된다.

 

 

굴러내리는 돌들을 주의하며 조심조심 지나는데,

 

2015년 네팔 대지진 때, 이곳에서 발생한 산사태로 희생된 두명의 이스라엘인을 추모하는 장소가 내려다 보이고,

 

위쪽으로는 산사태의 발생지가 까마득이 올려다 보인다.

 

 

산사태지역을 지나 제법 가파른 오름길을 올라,

 

돌아본 산사태 지역과 랑탕계곡 모습.

 

 

잠시 걸음을 멈추고 네팔 대지진의 흔적을 떠올리며 숙연한 분위기에 젖는다.

 

 

제법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지고,

 

어느새 백두들의 발걸음도 무거워 보이고,

 

앞서간 회장님과 전여사님이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등로 주변에는 닿으면 아린 독초가 지천으로 널려있다.

 

 

이어지는 오름길에 백두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지고,

 

오전에 지나온 편안한 숲길의 기억이 절로 난다.

 

 

그래도 구름이 휘감아 도는 봉우리들의 응원을 받으며,

 

지쳐가는 다리에 힘을 넣어 본다.

 

 

커다란 바위 아래를 지난 백두들이 쉼을 하고 있다.

 

 

머리!!

 

 

 

맞은편에서 내려오는 현지인을 붙잡고 라마호텔까지의 시간을 물어보지만,

대답은 기대했던 데로 '금방'이라고 하는 것 같다.

 

 

잠시 편안한 등로가 이어지더니,

 

 

라마호텔 직전의 롯지인 림체(Rimche)에 도착한다.

샤브루베시에서 능선길을 따라 세르파가온을 거쳐서 오면 이곳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지점이다.

 

 

이제 오늘의 목적지인 라마호텔도 금방이니 롯지 앞 벤치에서 조망을 즐기며 쉬어가기로 한다.

 

따스한 햇살, 미세먼지 없는 공기, 할 일 없이 남아도는 시간 등등.

한없이 한가로운 오후를 만끽하는 김교수님.

 

아침에 샤브루베시를 출발할 때에는 태양이 우리의 전방에서 어서 오라 손짓을 했었는데,

이제는 우리의 뒤에서 어여가라며 부드러운 미소를 보내고 있다.

 

정면으로 보이는 산 너머에는 코사인쿤드가 있고, 뒤쪽 능선 너머에는 네팔과 중국과의 국경이 지나는데,

우리가 어디에 있고 또 어디로 갈지를 그리고 있기는 한 것인지..ㅉㅉ

 

 

림체 롯지의 잘 정돈된 숙소 모습.

 

태양광 조명 시설은 서울대학교에서 후원한 것이라 쓰여있다.

 

 

림체 롯지에서의 멋진 조망과 한가로운 오후 시간을 뒤로하고 오늘의 목적지인 라마호텔로 향한다.

 

 

짐을 나르는 저 말들은 멋진 랑탕 트레킹을 매일 즐길 수 있을 테지만,

편리함이 일상이 되어버린 우리들도 그 편리함을 알지 못하니..ㅉㅉ

 

 

그렇게 다시 랑탕계곡 트레일을 걷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숙소가 있는 라마호텔로 다가선다.

 

 

랑탕계곡 옆으로 오늘의 목적지인 라마호텔이 보이고,

 

 

랑탕트레킹의 첫번째 숙소인 라마호텔에 도착한다.

온 마을에 롯지가 열 곳 정도인데, 이름에 온통 '라마호텔'이 붙어있다.

우리가 아는 호텔(Hotel)이 아니라 마을 이름이 '라마호텔'이다.

 

우리가 묵을 라마호텔의 롯지 모습.

 

 

랑탕트레킹 첫째날 완주 기념촬영.

 

 

 

숙소로 들어서는 백두들.

 

 

숙소 내부 모습.

옆방에서 속삭이는 소리도 다 들린다.

 

 

응접실에는 최근에 돌아가신 롯지 쥔장의 남편 제단이 설치되어 있고,

수시로 안주인이 제단 앞에서 기원을 올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그 옆에는 낯익은 분의 사진도 걸려있다.

 

 

롯지 앞에는 우리의 트레킹 백을 싣고 온 말들이 한가로이 저녁을 먹고 있고,

 

 

아직 식사가 준비되지 않은 우리는 할 일 없이 눈만 껌뻑이며 시간을 보내다가,

 

 

전기, 수도, 통신 등 있는 줄도 모르고 누려온 모든 게 없는 곳에도 있는 맥주를 마시며 일상의 기억을 떠올린다.

 

어제 묵었던 랑탕히말 트레킹의 베이스켐프 역할을 하는 샤브루베시에서는 스마트폰 사용이 가능했지만,

오늘 아침 샤브루베시를 출발한 이후부터는 와이피이는커녕 통신도 안 되는 지역으로 들어섰다.

서울에서의 나는 늘상 바쁜 일상에 익숙해 있었는데, 그렇게 바쁜 이유가 이제서야 문득 생각이 난다.

나를 바쁘게 했던 나쁜 녀석은 바로 스마트폰!

스마트폰이 내 손에서 떠난 순간부터 나의 생각을 어지럽혔던 모든 것이 사라지고,

오로지 내가 생각하고 싶은 어떤 생각에 몰두할 수 있는 바로 나 자신의 본모습으로 돌아온 듯하다.

우리가 늘상 예기하는 '생각을 정리한다'라는 것이 진열대의 물건을 정리하듯 하는 게 아니고,

생각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사항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닐까!

 

응접실 겸 식당에 둘러앉아 스마트폰 없이 보낸 하루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다가,

 

트레킹이 끝나고 귀국 시 빠듯한 일정에 관한 예기를 나누다가 자동차 배터리 방전 예기가 나왔다.

얼마 전 유튜브에 올라온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로 방전된 자동차 시동을 걸 수 있다는 영상을 본 얘기를 했는데,

권상무님이 스마트폰 보조배터리는 5V이고 자동차 벳터리는 12V라서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했다.

평상시 같았으면 바로 네박사에게 질문을 올려서 답을 구했겠지만 이곳에서는 통신조차 안 되는 곳이라,

부득이 후일 네이버 검색으로 확인하기로 하고 맥주 내기를 했다.

역시 안 되는 게 많으니 되는 것도 있다!

 

 

두어시간의 기다림 끝에 저녁 식사가 준비되고,

 

내고향 한국 우리집에서 보다 훠~얼씬 풍성하게 식탁이 차려지고,

 

메인 요리가 나오기도 전에 왕성한 식욕을 제어하지 못하고 수저를 든다.

 

이윽고 오늘의 메인 요리인 닭볶음탕이 나오자,

그동안 무수히 오가던 대화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후식으로 나온 석류도 그 모양만큼이나 미각도 풍요하게 한다.

 

TV도 스마트폰도 없는 침실에서,

옆방 선남선녀의 귓속말을 자장가 삼아 나만의 꿈나라를 찾아 떠난다.

 

드리어 랑탕계곡에 발을 들여놓았다.

네팔어로 '랑'은 '소(牛, 랑탕에서는 '야크'가 아닐까..)'이고, '탕'은 '따라가다'란 의미라고 한다.

빙하가 녹아 형성된 물줄기가 거대한 바윗돌을 굴리며 내는 우레 같은 소리를 들으며,

야크가 걸어간 길을 따라 랑탕계곡을 거슬러 올랐다.

 

쉼없이 나를 빠쁘게 만들었던 스마트폰이 떠난 공허한 공간을

끝간데없이 이어지는 생각의 실타래들로 메우며,

또다른 내일에 대한 기대를 안고 랑탕 트레킹 첫날을 마감한다.

 

(랑탕 트레킹 4일차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