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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네팔 랑탕 트레킹 9일(툴루샤브루~둔체) : 스스로 선택한 언덕길, 그 너머에는?

by 재희다 2019. 5. 4.

산 행 지 : 네팔 랑탕히말 트레킹(Langtang Himal Trekking) 9일차 (툴루샤브루~둔체)

산 행 일 : 2019. 05. 04.(토)

산행코스 : 툴루샤브루(2,250m) ~ 싱곰파(3,350m) ~ 둔체(2,030m)

              (17km, 8시간 소요)

산행참가 : 17백두.

 

<산행지도>

 

 

트레킹 마지막 날인 오늘은 툴루샤브루를 출발하여 바로 급경사 능선 오름길을 따라, 가네쉬히말 방향으로 멋진 석양을 조망할 수 있는 선셋언덕(Sunset Hill)을 지나 싱곰파까지 고도를 1,100m를 높였다가, 코사이쿤드 트레킹의 베이스켐프 역할을 하며 랑탕국립공원 관리소가 있는 둔체까지 1,300m를 내려서야 한다. 즉 오늘 트레킹은 급경사로 올랐다가 바로 급경사로 내려서야 하는 코스로, 오색에서 대청봉을 올랐다가 석악동으로 내려가는 것과 비슷한 모양세라, 트레킹 막바지에 몸이 많이 지친 트레커들에게는 싱곰파까지 올랐다가 내려가야 하는 일정이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지난밤 이런 부담스러운 코스를 두고 논란을 벌이다가, 싱곰파로 오르지 않고 브라발(Brabal)을 지나 툴로바큐(Thulo Barkhu)에서 샤브루베시에서 둔체로 이어지는 도로에 접속하여 둔체까지 가는 팀과, 원래 예정된 싱곰파를 거쳐서 가는 팀으로 나누어 진행하기로 했다. 조금은 빠듯할수도 있겠지만, 우리 일정에서 하루만 더 추가하면 코사이쿤드도 다녀올 수 있겠다 싶었는데, 코사이쿤드를 가지 못하는게 못내 아쉬웠던 나는 원래의 싱곰파를 거쳐서 가는 팀에 합류하기로 한다.

 

 

지난밤 트레킹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하고, 밤이 늦도록 네팔 소주인 창이와 맥주를 석은 창맥을 마신 탓인지, 새벽에 깨지를 않고 아침까지 줄곳 곤한 잠을 잤고, 알람 소리에 눈을 뜨니 창밖은 이미 대낮처럼 밝아 있다.

 

 

롯지 뒤뜰로 나가니 기대했던 대로 가네쉬히말이 온전히 조망된다.

 

<가네쉬히말(Ganesh himal)>
가네쉬히말은 네팔 중부의 랑탕히말과 인접한다. 가네쉬는 힌두의 3대 신(神) 중의 하나인 시바신의 아들로, 시바가 오랜동안 출타하였다가 돌아오니 못보던 아이가 있어 아내인 파르바티의 부정을 의심한 나머지 목을 잘랐는데, 실수를 깨닫고 급하게 목을 가져다 붙인다는게 근처에 있던 코끼리의 목을 가져다 붙였고, 이후 코끼리 얼굴에 사람 몸을 가진 가네쉬는 힌두인들의 사랑을 받는 신이 되었다고 한다.
가네쉬히말 트레킹은 네팔의 샤브루베시에서 시작된다. 일정을 단축하기 위해서 샤브루베시에서 트럭을 빌려 타고 가트랑마을(2,238m), 솜당마을(3,270m)을 지나 팡상 패스(3,850m)로 이동하여 트레킹을 시작하게 된다. 팡상 패스는 랑탕히말과 가네쉬히말, 멀리는 마나슬루히말까지 조망되는 뷰포인트라고 한다.

 

살짝 당겨본 가네쉬 1봉과 2봉 모습.

 

가네쉬 3봉 모습.

 

가네쉬 1봉 모습.

 

조각구름과 멋진 장면을 연출하는 가네쉬 2봉 모습.

 

 

모닝커피 한잔을 가지고 나오니 아침햇살을 받기 시작한 가네쉬히말이 더욱 멋진 모습을 뽐내고 있다.

 

 

 

 

 

 

 

배낭과 트레킹 백을 꾸리고 밖으로 나오니 햇살이 더욱 넓게 비추고 있다.

 

 

 

 

 

모두들 따뜻한 물로 씻은 덕분인지 말끔해진 모습으로 식당에 모여 차를 나눈다.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트레킹 백은 포장되어 말 잔등에 실려 먼저 길을 나서고,

 

트레킹 마지막날 아침식사를 한다.

 

 

아침 식사를 끝내고 길 떠날 채비를 갖추어 다시 찾은 가네쉬히말 모습.

 

 

 

롯지 앞마당에는 트레킹 준비를 마친 백두들이 모여 있기에,

이제 두 팀으로 나눠지면 단체사진 찍을 기회가 없다며 기념촬영을 권하여,

 

 

롯지 뒤뜰에서 가네쉬히말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기고,

 

 

둔체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싱곰파를 경유하는 어려운 길을 선택한 팀이 먼저 출발한다.

 

 

우측으로 싱곰파를 가지 않고 우회하는 팀이 가게 될 도로가 나오고,

 

샤브루베시에서 가네쉬히말 트레킹의 베이스켐프 역할을 하는 골정(Gol Jung),

팡샹패스로 이어지는 도로가 뚜렷이 보이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갈림길 위에 있는 군 검문소에 들렀다가 돌아나와(실은 알바),

 

좌측 도로로 들어서서 앞쪽에 보이는 탑이 있는 오름길로 오르게 된다.

 

 

사원탑을 지나며 돌아본 툴루샤브루 모습.

 

돌아본 랑탕계곡 방향.

 

 

길은 초반부터 능선을 따라 가파르게 이어지다가 버려진 외딴 건물이 나오고,

 

건물 옆으로는 가네쉬히말이 멋지게 조망된다.

 

 

촐랑파티(Cholang Pati)를 지나 코사이쿤드로 이어지는 직진의 길을 두고,

우측 싱곰파 방향 오름길로 들어선다.

 

 

 

잠시 후 다시 코사이쿤드 방향 갈림길이 나오고,

다시 우측 싱곰파 방향 오름길을 따른다.

 

이정표에서 촐랑파티 방향 좌측 길이 코사이쿤드로 이어지는 코사이쿤드 트렉이라 적혀 있다.

 

코사이쿤드로 이어지는 촐랑파티 방향의 길을 두고,

우측 싱곰파 방향으로 들어서는 백두들.

 

 

코가 닿을 듯한 가파른 오름길을 따르면 탑이 있는 조망처가 나온다.

 

북서쪽 가네쉬히말 방향.

 

북동쪽 랑탕계곡 방향.

 

가네쉬히말을 배경으로.

 

 

 

햇살이 뜨거워 기념사진만 한장 남기고 바로 능선 오름길을 따르다가,

 

 

나무 그늘이 있는 곳에서 잠시 목을 축이며 땀을 식힌다.

 

 

돌아본 랑탕계곡 방향.

 

동쪽 코사이쿤드 방향.

 

 

능선 등로는 경작지 사이로 이어지며 따가운 햇볕을 가릴 나무도 없고,

 

옆으로는 흰 눈으로 덮인 설산이 보이지만, 이곳의 햇살은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앞쪽으로 보이는 봉우리 너머에 중간 기착지인 싱곰파가 있는데,

와이드로 찍어서 경사가 완만해 보이지만 실재는 무척 가파른 능선 오름길이다.

 

 

 

살짝 당겨본 가네쉬 2봉과 3봉 모습.

 

 

 

멋진 전원주택이다!

 

 

 

전망이 끝내주는 외딴 롯지를 지난다.

 

 

 

 

 

제법 그럴듯한 롯지에 도착하여 잠시 쉼을 한다.

 

 

좌측 산 뒤쪽으로 랑탕리웅이 살짝 보인다.

 

살짝 당겨본 랑탕리웅과 랑탕계곡 방향.

 

 

 

랑탕계곡을 배경으로.

 

 

가파른 등로 주변에는 작고 앙증맞은 야생화가 힘들어하는 트레커들을 위로해 준다.

 

 

가끔씩 만나는 탑에서는,

 

어김없이 멋진 조망이 펼쳐진다.

 

 

불과 이틀 전에는 저 랑탕리웅 뒤편에 있었는데..ㅉㅉ

 

 

 

잠시 사면으로 이어지던 길은,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이내 가파른 오름길로 이어지더니,

 

커다란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 주는 숲으로 든다.

 

 

길가의 야생화가 우리네 산천에 핀 들꽃과 닮아서 문득 고향의 들길을 걷는 듯한 느낌도 든다.

 

 

푸른 이끼로 뒤덮인 돌탑을 지나고,

 

 

 

나름 고산증 증세가 없고 체력에 자신이 있다는 분들이지만,

계속되는 가파른 오름길과 내려쬐는 뙤약볕에 치쳐 갈 즈음에,

 

 

키 큰 침엽수림 나무 그늘에서 지쳐가는 다리를 쉬게 한다.

 

 

 

잠시의 쉼으로 생기를 되찾아, 다시금 끝도 없이 이어지는 오름길을 이어간다.

 

살짝 당겨본 랑탕리웅과 랑탕계곡의 연봉들 모습.

 

동쪽 코사이쿤드 방향의 눈덮인 연봉들 모습.

 

당겨본 랑탕리웅.

 

 

 

그렇게 고도를 높여 가는 사이에, 좌측 코사이쿤드 방향으로 제법 그럴듯한 설산들이 모습을 나타낸다.

 

 

거의 두시간 반 남짓의 급경사 오름길을 마감하고, 외딴 롯지가 있는 능선 위에 도착한다.

구글 지도에는 이곳을 포프랑(Phoprang)으로 표시하고 있고,

어떤 홍보물에는 일몰 전망대(Sunset View Point)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아마도 서북쪽 가네쉬히말 방향 일몰이 멋질 것으로 짐작된다.

 

 

포르랑 일몰전망대 롯지 마당에서 본 주변 조망(동영상 26")

 

 

360도 파노라마.

 

남쪽 싱곰파 방향.

 

동남쪽 코사이쿤드 방향.

 

북동쪽 랑탕리웅 방향.

 

북서쪽 가네쉬히말 방향.

 

살짝 당겨본 가네쉬히말의 설산들 모습.

 

가네쉬 1봉 방향.

 

가네쉬 2봉(중앙) 방향.

 

가네쉬 3봉(좌) 방향.

 

 

가네쉬히말을 배경으로.

 

랑탕리웅을 배경으로.

 

 

 

포르랑 일몰전망대 롯지 뒷편에서 본 주변 조망(동영상 41")

 

 

롯지 뒷편에서 본 360도 파노라마.

 

가네쉬 히말 방향.

 

랑탕계곡 방향.

 

코사이쿤드 방향.

 

 

며칠 동안 우리와 노정이 겹쳐서 친해진 이스라엘 사진작가가 남겨 준 멋진 사진.

 

모델들의 표정까지 만들어서 작품을 만들어 내는 전문가의 솜씨.

 

 

우리 트레킹에서 가장 멋진 조망을 선사받은 롯지에서 느긋한 쉼을 하다가,

점심을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롯지 주인에게 부탁하여 싱곰파에 있는 맛집에 미리 점심 메뉴를 주문 해 놓고 싱콤파로 향한다.

 

 

포프랑(Phoprang)의 롯지를 뒤로하고 싱곰파로 이어지는 길은 완만한 사면으로 편안히 이어진다.

 

뒤돌아 본 가네쉬히말의 설산들과 랑탕리웅이 한줄로 이어져 보인다.

 

 

이제 이 모퉁이를 돌아서면 더 이상 랑탕히말과 가네쉬히말의 설산들을 볼 수 없게 된다.

 

언제 또 찾을 수 있을는지 모를 랑탕리웅을 한번 더 담아두고,

 

가네쉬히말의 연봉들도 다시금 사진으로 남긴다.

 

 

'네팔에는 야생화도 멋지다'며 존재감을 숨기지 않는 예쁜 들꽃이 이제 우리의 시선을 설산에서 숲으로 이끈다.

 

 

길은 네팔에 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은 폴렁단다의 울창한 침엽수림 숲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사면을 따라 이어지는 길 주변에는 거대한 침엽수림이 상쾌한 기운을 뿜으며 지친 트레커들을 맞이한다.

 

 

우측 구름 바다 건너편에는 낮설지 않은 고봉준령이 이어져 있고,

 

백두들은 그린듯이 아름다운 길을 미끄러지듯 간다.

 

 

 

모퉁이를 돌며 뒤돌아서 가네쉬히말에게 다시 한번 작별 인사를 건네고,

 

그림 속에 언제까지나 남아 있고 싶은 멋진 장면의 한 부분을 담당하게 된 것에 감사할 따름이고,

 

물 빠진 드넓은 갯뻘 한가운데에 외로이 쓰러져서

밀물이 들기를 기다리는 작은 고깃배.

살아가면서 선택을 할 수 있다면

꼭 어려운 길을 선택하는 나 이길 바랄 뿐이다.

 

 

무대를 가렸던 나무 장막이 살짝 열리며 파란 하늘 배경에 운해에 떠 있는 고봉들이,

 

체르코리 등정 후에 잠들었던 호기심을 다시금 일깨운다.

 

 

 

랑탕 계곡에서는 보지 못했던 빨알간 랄리구라스가 길가에 지천으로 피어 있다.

흰색, 분홍, 빨강 등의 여러 색깔 랄리구라스 중에서 빨간색 랄리구라스가 네팔의 국화로 지정되어 있다.

 

 

높이 자란 침엽수 그늘 아래에는 온갖 야생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는 숲길이,

긴 트레킹에 지친 트레커의 몸과 마음에 생기를 돋게 한다.

 

 

 

 

 

 

녹색의 이끼 옷을 입은 거목들 사이로 이어진 길을 따라,

숲길을 나르듯 걷다 보니..,

 

 

시야가 트이며 녹색의 초원이 그림같이 펼쳐진 산등성이가 나오며,

 

 

 

 

우측으로는 흰 구름이 발아래로 바다를 이루고,

 

멀리로는 가네쉬히말이 잘 가라 하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며 지켜보고 있다.

 

 

 

산등성이를 지나 다시 사면 숲길로 드니,

이번에는 분홍색 랄리구라스가 반겨주고,

 

길 옆 가파른 사면에는 검은 소가 줄지어 가는 트레커들을 지켜보고 있다.

 

 

길은 나무 가꾸기 취미를 가진 요정이 조성 해 놓은 듯이 느껴지는 숲으로 이어지며,

 

그 숲길을 걷는 트레커들이 경탄을 터뜨리게 한다.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이 그저 고만고만해 보이지만,

 

실제 나무의 크기는 우리가 보아오던 나무의 크기가 아니다.

 

 

네팔 랑탕 트레킹에서 어느 것도 우리의 부러움을 사지는 못했고,

심지어 체르코리 정상에서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설산들 조차도 그다지 부럽지가 않았는데,

진정으로 이 숲은 언제든 쉬이 찾을 수 있는 곳에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부러움이 샘솟는다.

 

숲을 바라보는 트레커의 심정을 미쳐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나의 미천한 재주가 아쉬울 뿐이다.

 

 

 

체르코리 정상 등정을 마치고 그저 집으로 돌아가는 무료한 여정이겠거니 했던 백두들은,

한 편의 영화에서 절정 이후에 찾아오는 허무감을 일시에 해소하는 반전의 순간을 지금 숲길에서 맛보고 있다.

 

 

 

 

높게 자라 햇살을 가린 침엽수 나무 그늘에는 온갖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피어나 있고,

 

거대한 고목들과 예쁜 야생화가 만들어 놓은 숲길은 온전히 우리들만을 위한 것인 양,

 

꽃들의 시샘을 받으며 거목들과의 교감을 즐긴다.

 

 

 

 

 

 

하늘과 땅에 펼쳐진 운해 사이에 섬인 듯 보이는 봉우리와 산맥들이 장관이고,

 

가까이서 멀리까지의 모든 풍경들이 트레커들을 잠시도 놓아주지 않는다.

 

 

 

 

땅을 장식한 앙증맞은 들꽃도 시샘을 하여 자기들도 봐 달라며 조르고,

 

가녀리지만 끈질긴 생명력을 가졌을 앙증맞은 들꽃이 하염없이 귀엽다.

 

 

 

선홍색의 랄리구라스가 발길을 멈추게 하고,

 

빨알간 랄리구라스와 운해가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혹여 나무의 정령들이 있다면 이런 곳에 살지 않을까 주위를 두리번거려는 사이에,

연일 계속된 트레킹으로 쌓인 모든 피로와 고생스러웠던 기억들이 모두 다 녹아내리는 기분이다.

 

 

 

선두 쎌파 리마가 숲이 숨겨 놓은 귀한 산나물을 채취하여,

 

 

트레커들의 호기심을 또다시 자극한다.

 

 

 

트레커들이 다가서자 고목은 비대한 자신의 몸집을 고스란히 드러내 놓는다.

 

 

 

폴렁단다의 울창한 숲길 모습(동영상 39")

 

 

갈 길 바쁜 트레커들 조차 멋진 이 숲이 끝이 없이 이어지길 기대하며,

 

멋진 자연과 교감하며 숲길을 쬐끔씩만 소비하며 간다.

 

 

 

 

 

 

 

 

선두 쎌파 리마가 이번에는 귀한 약초를 채취하여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산삼처럼 네팔에서 고가(高賈)로 팔린다는 약초 모습.

 

 

 

멋진 숲과의 온전한 교감을 위해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하늘과 교감하는 거목들과,

 

그 거목들을 지탱하는 땅의 기운을 온전히 느끼는 시간을 갖는다.

 

 

하늘, 땅, 나무들의 대화를 잠시 엿듣다가 다시금 싱곰파로 이어지는 길을 따르니,

 

 

 

좌측 능선 방향으로 싱곰파의 군부대 건물쯤이 나타나며,

 

트리슐리강 건너편의 우람한 능선이 시야에 들어오는 산모롱이를 지나자.

 

 

 

좌측 능선 위의 군부대 방향 갈림길이 나오며 앞쪽으로 싱곰파와 코사이쿤드 방향으로 설산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코사이쿤드로 이어진 능선 남쪽 아래에 자리한 싱곰파 마을에 도착한다.

싱곰파의 싱(Sing)은 나무를 뜻하고 '곰파(Gompa)'는 사원이란 말이므로,

싱곰파(Sing Gompa)는 '나무 사원(불상)'이 있는 마을이란 뜻으로,

마을에 나무로 지은 또는 나무 불상이 있는 사원이 있을 터인데, 주변에 언뜻 눈에 띄지는 않는다.

 

거대한 나무들이 가꿔 놓은 숲길을 지나며 쌓인 마음의 피로를 씻은 백두들이

한결 밝아진 표정으로 싱곰파 마을로 들어서서,

 

우측 둔체 방향 갈림길을 지나 마을로 들어가면,

 

 

트레킹 일정표에도 나와있는 싱곰파 치즈 공장이 나온다.

이곳 치즈는 야크 젖으로 만든다고 하여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라고 한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우리네 작은 시골의 마을의 양조장 같은 모습이다.

 

 

 

점심 식사를 예약 해 놓은 식당을 찾아 코사이쿤드 방향으로 마을길을 따르면,

 

 

'싱곰파 레드 판다 호텔'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는 식당에 도착한다.

 

 

미리 개인별로 주문해 두었던 음식이 나오고,

 

멋진 뷰를 가진 제법 근사해 보이는 식당에서 오손도손 점심식사를 한다.

 

 

이스라엘 사진작가가 촬영해 주겠다고 자청하였으나 표정이 맘에 안 든다며,

 

직접 재롱을 피워 활짝 웃는 모습을 남겨 주었다. 역시 전문가의 솜씨다.

 

 

이제는 둔체까지 내려가는 길만 남았다며,

식후 커피까지 마시며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다가,

코사이쿤드로 간다는 이스라엘 친구만 홀로 남기고 식당을 나선다.

 

둔체까지는 내림길이라 부담 없는 표정을 지으며 기념촬영을 남기고..ㅉㅉ

 

둔체를 향해 마지막 트레킹에 나서는데,

식사를 하는 동안에 구름이 잔뜩 몰려와 주위 풍경을 가려 버렸다.

 

 

 

왔던 길을 되돌아서 잠시 내려가니,

툴루샤브루 방향의 갈림길이 나오고,

 

 

좌측 아래로 이어진 둔체 방향으로 접어들며 싱곰파를 뒤로한다.

 

 

 

싱곰파에서 둔체까지는 고도를 1,300m 이상 낮추어야 하는데,

초반에는 갖가지 꽃들이 피어 있는 완만한 능선 내림길이 트레커들의 마음을 편안케 한다.

 

 

 

이런 완만한 내림길이라면 둔체까지 별반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편안한 숲길을 걸으며 우찌 짐작이라도 했겠으랴,

앞으로 끝도 없이 이어질 급경사 내림길의 어려움을!

 

 

길가 한켠에 돌과 꽃, 나뭇잎 등으로 만들어 놓은 표식이 있다.

 

고유 신앙의 기도처 정도로 짐작이 되지만,

네팔 셀파도 처음 보는 것으로 선뜻 대답을 못한다.

 

 

아래쪽으로 딤사(Dhimsa) 쯤이 내려다 보이는데,

보기와 달리 저곳까지 가려면 고도를 300m나 내려서야 한다.

 

 

경사가 급해지며 앞쪽에서 커다란 짐을 지고 오르는 한 무리의 트레커 행렬들에게 싱곰파가 금방이라 응원해 주고,

 

우람한 나무들이 들어찬 급경사 사면을 지그제그로 이어진 길을 따라 내려간다.

 

 

 

좌측 코사이쿤드에서 둔체로 이어지는 능선은 구름에 가려있고,

앞쪽으로 보이는 계곡은 코사이쿤드의 108개 호수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둔체 방향으로 흘러서 트리슐리강에 합류하게 된다.

 

 

싱곰파에서 출발한지 20여분 만에 고도를 300m 정도 낮추어 딤사(Dhimsa) 롯지에 도착하는데,

 

딤사 롯지 앞에 있는 이정표에는 싱곰파까지 1시간이 걸린다고 표시되어 있다.

 

 

딤사를 지나자 길은 사면을 따라 잠시 완만하게 이어지더니,

 

 

앞쪽으로 조망이 멋질 것 같은 능선상의 집터 흔적을 지나게 되고,

 

 

돌아본 싱곰파 방향은 구름이 가리고 있다.

 

 

무거운 짐을 잠시 내려놓는 시설이 되어있는 쉼터에서 잠시 발길을 멈추고 쉼을 한다.

 

이 길이 코사이쿤드 트렉이고, 툴루바쿠 방향 갈림길이라는 이정표가 있다.

 

 

길은 거대한 나무들이 즐비한 숲으로 이어지며 살짝 끼어있는 안개가 신비감을 더하고,

 

길가에는 나무 정령들이 금방이라도 나타날듯한 고목들이 눈길을 붙잡는다.

 

 

 

 

 

가끔씩 조망이 트인 능선이 나타나면 옅은 연무에 가린 건너편 능선 조망이 아쉽기만 하고,

 

이내 다시 숲길로 든다.

 

 

 

 

가파른 길에서 힘겹게 오르는 트레커 행렬들과 자주 만나는데,

내려다는 백두들이 길 옆으로 비켜서서, 힘겹게 오르는 행렬이 지나기를 기다려 준다.

 

누가 그러라고 하지 않았음에도 양보하는 백두들의 모습에서,

'양보(讓步)와 굴종(屈從)의 차이'를 생각하게 한다.

 

참으로 양보(讓步)와 굴종(屈從)이란 두 단어의 뜻은 명확하게 구분되고,

우리는 늘 굴종이 아닌 양보를 추구하며 살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삶은 그리 분명하지는 않은 듯하다.

생명체인 인간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생존과 자유를 추구하게 되는데,

생존을 위해서는 그 어떤 고통이나 희생조차도 정당하고 아름다운 것이 된다.

또한 자유를 위한 생존의 포기도 나름 의롭다는 평가를 받기조차도 한다.

살아가면서 우리의 양보는 종내에는 우리의 생존과 자유에 보템으로 돌아오지만,

굴종하지 않는 삶을 추구하다 보면 많은 난관들을 만나게 된다.

이러한 난관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우리가 가진 가치관, 정체성이 아닐까 싶다.

끊임없이 굴종하지 않는 삶을 추구하는 우리를 다소나마 편안케 하는 것도 있다.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란 말을 자주 듣는데,

이 말은 양보와 굴종 경계부분의 모호성을 해결하는 좋은 근거를 제공해 준다.

 

 

데우랄리(Deurali) 쯤이 내려다 보이고,

 

하염없이 이어지는 내림길을 따르면,

 

데우랄리(Deurali)가 지척으로 다가오고,

 

 

딤사(Dhimsa)에서 다시 고도를 400m쯤 낮춘 데우랄리(Deurali) 롯지에 도착한다.

 

 

딤사까지 두시간 걸린다는데 내림길은 30여분 걸렸다.

 

오르막만큼이나 내리막도 어렵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는 백두들이,

데우랄리 롯지 마당에서 잠시 배낭을 내리고 쉼을 한다.

 

 

10여분의 휴식을 취한 백두들이 텅 빈 데우랄리 롯지를 뒤로하고,

다시금 둔체를 향한 내림길에 들어선다.

 

 

수직에 가까운 사면을 지그제그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내려서며,

 

 

수많은 헤어핀을 돌고 돌아 내려선다.

 

 

코사이쿤드로 이어지는 협곡이 조망되며,

 

잠시 사면을 따라 완만이 이어지던 길은,

 

이내 급경사 내림길로 바뀌어 또 하염없이 아래로 이어진다.

 

 

 

어느새 구름에 가려 있던 코사이쿤드 방향 능선과 협곡이 온전히 모습을 드러내고,

 

롱다와 타르초가 나부끼는 외딴 롯지를 지난다.

 

 

 

거의 3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급경사 내림길에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급경사 내림길은 하염없이 이어지며 만만히 생각한 트레커들을 한숨 짖게 한다.

 

 

잠시 완만한 능선길이 나오며 다소간 여유를 찾고,

 

길은 능선 우측 사면으로 이어지며 계곡 바닥을 향해 이어진다.

 

 

길은 짙은 녹음이 덮인 사면으로 다소간 완만하게 이어지더니,

 

맑은 물줄기가 흐르는 작은 지계곡을 건너는 나무다리가 나오고,

 

급경사 내림길에 화끈거리는 발을 식히며 잠시 쉼을 한다.

 

 

다소간 여유를 되찾은 백두들이 트레킹의 종착지인 둔체를 향한다.

 

 

계곡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할 즈음에 너덜지대가 나오고,

 

너덜지대를 통과하여 내려서면,

 

코사이쿤드 108개의 호수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에 내려서게 된다.

 

 

 

연녹색의 랑탕계곡물과는 달리 코사이쿤드에서 내려오는 계곡물은 투명하기 이를데 없는 맑은 물이다.

 

 

모처럼 투명한 맑은 물을 보니 흐릿하던 기분도 한결 맑아지는 느낌이다.

 

 

계곡 입구에는 사원탑이 자리하고 있고,

 

사원탑 내에는 작은 불상이 안치되어 있다.

 

 

가파른 내림길을 힘겹게 내려서서 계곡 바닥에 이르자,

금방 둔체에 도착할 것 같은 기대감에 걸음걸이에 힘을 주어 잠시 진행하니,

 

계곡을 우측에서 좌측으로 건너는 출렁다리를 건너게 된다.

 

돌아본 출렁다리 모습.

 

 

계곡을 건너니 등로는 임도 수준으로 널찍하게 이어지며,

산책 나온 듯한 현지인 가족들도 보이고,

 

주변에는 네팔 농부들도 자주 눈에 띈다.

 

 

둔체에서 싱공파까지의 전기 배선 공사 현장도 지난다.

 

 

 

둔체를 향한 길은 다시 계곡을 두고 사면 방향으로 완만하게 이어진다.

 

돌아본 코사이쿤드 방향.

 

도로를 따라 트레킹의 최종 목적지인 둔체로 향하는 백두들.

 

 

우전방으로 툴루샤브루에서 우회길을 따른 백두들이 걸어왔을 둔체에서 샤브루베시로 이어지는 도로가 보이고,

 

길 아래에서 망치로 돌을 깨어서 포장용 쇠석을 만드는 아낙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할머니의 모습이 떠오르고,

 

고사리 손으로 손빨래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강한 연민을 느낀다.

 

 

우측 산허리로 이어지는 샤브루베시 가는 길이 더욱 선명히 드러나 보이고,

 

길을 오가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는 것으로 보아,

둔체가 꾀나 큰 마을임을 짐작케 한다.

 

 

농부와 한 무리의 염소들도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고 있다.

 

 

 

 

우측으로 철 울타리가 처진 휴양시설이 나오고,

 

앞쪽으로 둔체의 중심지가 보인다.

 

한가로운 오후를 즐기는 네팔인들.

 

 

우측 샤브루베시 방향.

 

돌아본 싱곰파 방향.

 

 

둔체 롯지로 향하는 길에서,

 

즐겁게 뛰어노는 네팔 아이들의 모습이 이제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옛 기억을 떠오르게 한다.

 

 

길가에는 주택들이 점점 많아지는데,

 

무거워지는 발걸음에 우리의 롯지는 어디에 있는지..ㅉㅉ

 

 

 

짐을 지고 있는 말들이 보여서 롯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았는데,

 

 

우리가 묵을 롯지는 아직도 더 가야 한단다.

 

샤브루베시 방향 갈림길 삼거리 도착.

 

갈림길 삼거리의 이정표.

 

라수와 둔체 안내도.

 

 

롱다가 나부끼는 도로를 조금 더 따르니,

 

 

 

트레킹의 종착지인 둔체 롯지에 도착한다.

 

우회길을 선택하신 김교수님께서는 둔체 마을을 둘러보고 귀가하며 우리를 반긴다.

 

 

 

고난과 환희로 점철된 모든 트레킹 일정을 마감하는 시간을 가지고,

 

부실한 참여자들을 이끌고 모든 일정을 무사히 진행해 준 한왕용 대장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

 

여러모로 부족한 백두들을 이끌어 주신 한왕용 대장을 위하여 ~~!

 

 

고희를 맞으신 최회장님께서 한왕용 대장의 노고를 치하하기 위해 마련한 염소 고기로 푸짐한 만찬을 한다.

 

 

 

만찬장은 수고한 한왕용 대장과 일행들에게 양보당하고 1층 응접실로 자리를 옮겨,

 

흥겨운 일탈의 시간을 가지는 일본인 트레커들에게 부러운 시선을 보내다가,

 

어둠에 짓눌린 둔체의 밤거리 풍경이 이방인의 마음을 더욱 쓸쓸하게 하고,

고독해서 홀로인 이방인은 잠자리에 들 밖에는!

 

가지 않은 길!

그 길은 알지 못하여 없는 것과 같다.

그 종착지에 도착하면 그냥 단지 길이였을 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어려워 보이지만, 좀 더 역동적이고 흥미로울 것 같은 선택을 한다.

 

(랑탕트레킹 10일차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