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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네팔 랑탕 트레킹 11일(카트만두~인천) : 돌아갈 집이 있어서 다행인 나그네

by 재희다 2019. 5. 6.

산 행 지 : 네팔 랑탕히말 트레킹(Langtang Himal Trekking) 11일차 (카트만두~인천공항)

산 행 일 : 2019. 05. 06.(월)

산행코스 : 카트만두 둘러보기 + 카트만두 트리부반공항 ~ 인천공항

산행참가 : 17백두.

 

<산행지도>

 

 

네팔 랑탕히말 트레킹을 마치고, 내 나라로 돌아가는 날이다. 인천으로 가는 대한항공이 저녁 7:20에 있으니, 카트만두 트리부반 공항에 두 시간 전쯤에 도착해서 수속을 밟으면 된다. 즉 오늘 하루 왼종일 여유시간이라는 뜻이다. 우리에게 제시된 일정표에는 '카트만두 관광'이라고 적혀 있어서 뭔가 특별한 일정이 있을 것으로 짐작했는데, 별다른 일정이 없고 거의 종일토록 알아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카트만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봐서 개인적이 계획을 마련하여 왔으면 좋았을 텐데라고 후회도 한다.

 

카트만두 트리부반 공항 건물에 들어갈 때는 신분증과 항공권 예약증을 입구에 있는 군인에게 보여줘야 한다. 공항 안에서도 비행기 탑승 전까지 최소 서너 번 이상 검색을 하고 또 한다. 와이파이는 공항 어디서나 다 되지만 사람들이 없는 공간에서 좀 더 원활한 편이다. 면세점처럼 생긴 상점이 몇 개 있기는 한데, 카트만두 시내보다 최소 1.5배 이상 비싸고 상품도 다양하지 않고 단출한 편이다. 뭔가를 사야 한다면 미리 사 두는 게 좋아 보인다.

 

 

아침에 눈을 뜨고 창밖을 보니 커다란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달린 연보라색 꽃이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1층 식당으로 내려가 썩 훌륭한 서양식 조식을 먹고 다시 호텔 방으로 왔는데,

창밖의 풍경이 하루 종일 빈둥거려도 지겹지 않을 듯하다.

 

 

침대에서 하릴없이 창밖을 우두커니 지켜보다가 배낭을 꾸리고는,

창밖 풍경을 배경으로 남기려 해 보았으나 여의치가 않다.

 

 

배낭을 들고 1층 로비로 내려오니 백두들이 모두 모여 있다.

 

 

 

 

트레킹 백은 호텔에 두고 배낭여행자들에게 인기가 있다는 더르바르 광장과 거리를 둘러보러 호텔을 나선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게 되면 창가에 심고 싶은 보라색 꽃나무.

 

 

더르바르 광장 거리로 향하는 백두들.

 

시내 중심가의 로터리에 마힌드라 동상(Mahendra Statue)이 세워져 있다.

마힌드라 왕은 1955년부터 1972년까지 네팔을 통치한 왕이었다고 한다.

 

 

교차로에서 고가 인도로 올라서니,

 

좌측으로 Yamaleshwor Mahadev Temple이라는 힌두교 사원이 보이는데,

지금은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듯 보인다.

 

거리 풍경.

 

 

더르바르 광장으로 가는 길은 쇼핑몰이 즐비하다.

아마도 더르바르 시장 거리쯤이지 않을까 싶다.

 

거리에는 각종 상점들이 즐비하고, 오가는 인파도 우리네 남대문시장처럼 차고 넘친다.

 

 

 

 

각종 은수공예품이나 캐시미어 스카프, 향신료나 차류 등의 상점과 유명한 수입품 판매점들이 즐비하다.

 

오래된 옛 건축물에는 통신케이블이 얽혀 있다.

 

 

 

 

 

상품을 진열해 놓은 상점이나 노점상에게 약간의 관심이라도 보일라치면,

끊질기기가 고래 힘줄만큼이나 질긴 호객이 이어진다.

물건 값이나 품질에 대해서는 바겐이 필요하고 흥정을 잘해야 한다.

바로 옆 가게로 가면 물건 값이 반으로 내려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사전에 구매할 품목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방문을 하는 게 좋아 보인다.

 

 

 

 

네팔의 살아있는 여신 '쿠마리'가 거주하는 궁전.

 

더르바르 광장에 있는 궁전에는 2017년 세 살의 나이에 살아있는 여신으로 추대된 '쿠마리'가 거주하고 있다. 쿠마리(살아있는 여신)는 고대 힌두 여신인 '탈레주'의 화신으로 여겨지며 네팔에서 가장 지위가 높은 신 중 하나라고 한다. 쿠마리는 대통령부터 정치인까지 발에 입을 맞추며 경의를 표할 정도로 신성한 존재다. 그래서 쿠마리의 선정 기준 또한 엄격하다. 석가모니의 '샤카'성을 가진 여자아이들 중, 머리카락과 눈동자가 검고 몸에 흉터가 없어야 하는 등 까다로운 32가지 조건을 모두 통과해야 한다. 이러한 육체적인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더라도 마지막으로 제물로 바쳐진 염소와 물소의 잘린 머리와 함께 하룻밤을 울지 않고 보내야 최종 선발이 된다고 한다. 쿠마리로 임명된 소녀는 13세가 될 때까지 가족과 떨어져 카트만두 소재의 쿠마리 사원에서 지내게 되며, 1년에 13차례만 사원을 벗어날 수 있다. 자신의 발로 땅을 딛지 않아 이동을 할 때는 가마를 타거나 안겨 다닌다. 쿠마리의 가족들은 국가로부터 평생 연금을 받는다고 한다.

 

더르바르 광장 전경.

 

 

'쿠마리'를 접견하려면 1만원 정도 하는 입장권을 사서 궁전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줄을 서서 접견을 한들 우리의 소원을 전할 네팔어를 구사할 수 없으니 포기할 밖에는..ㅉㅉ

 

 

더르바르 광장을 뒤로하고 점심 식사를 하러 간다.

 

 

 

혼잡한 골목길로 들어서자 캠핑용품점들이 밀집해 있다.

 

 

 

 

각종 향신료를 파는 노점상 모습.

 

 

 

 

 

좁은 골목길에서도 사람보다는 오토바이, 오토바이보다는 자동차가 우선이다.

 

두발로 걸어 다니는 사람들이 무조건 조심해야 한다.

 

 

 

얽히고설켜있는 전봇대의 통신케이블이 마음을 심란케 한다.

 

 

상점들이 밀집한 지역을 벗어나니 골목길이 한산하고,

 

 

어제 만찬을 했던 퓨전식당 앞을 지나자,

 

 

점심식사가 예약된 '정원'이라는 한식당에 도착한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찌개 종류를 먹은 것 같은데,

지난밤 과음을 한 탓에 그나마 속풀이로는 나쁘지 않았던 듯하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시내 커피집에서 네팔 커피를 마시며 빈둥거리다가,

호텔로 돌아와 트레킹 백을 싣고서 트리부반 공항으로 향한다.

 

 

카트만두 트리부반 공항에 도착하여 까다로운 출국 수속을 마치고,

공항 대합실에서 또 하염없이 기다림을 한다.

백두 최강 체력을 자랑하던 손총무님이 극심한 과로에 따른 대상포진 증세를 보인다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동안 다른 모든 사람이 힘들어하던 순간에도 든든한 버팀목으로 주변을 살펴 주었는데 참으로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그렇게 대합실에서 두어 시간을 기다린 끝에 인천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 곤한 잠에 빠져든다.

 

 

비몽사몽(非夢似夢) 간에 어렴풋이 눈을 뜨니 비행기 창 밖으로 붉은 아침 기운이 전해져 오고,

 

어느새 우리가 탄 비행기는 한국의 하늘을 날고 있다.

 

인천 송도국제도시가 내려다 보이고,

 

내려다 보이는 인천대교가 이제 막 한국 땅에 착륙할 것임을 예고한다.

 

 

오늘은 휴일도 아니고, 휴가를 내지도 않은 날이다.

착륙하면 서둘러 집으로 가서 태연한 척 출근하여 회의를 해야 한다.

여느 때 같았으면 공항 대합실에서 해단식도 하고 했으련만 오늘은 2시간 후에 근무를 시작해야 해서,

따로이 랑탕 트레킹의 마무리 수순은 접어두고 후일을 기약하며 일상으로 향한다.

 

저 아래에 길게 놓인 인천대교를 건너서 ~~!

 

 

집을 떠나 여행을 할 때면, 여행이 끝나고 돌아갈 집이 있어서 그저 좋다.

또 그렇게 집이라는 곳에서 일상을 꾸리면서 또다시 떠날 준비를 하겠지만.

 

누군가가 네팔 랑탕히말 트레킹이 어떠했냐고 묻는다면,

'멋진 트레킹이였다'라고 답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건 대다수 여행자들의 보편적인 답변이겠지만,

실제로 어떠했는지는 개인적인 취향과 경험 등에 따라 주관적으로 판단하게 된다.

어떤 분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행기는 객관적이지 않고,

개인의 주관에 따라 대체로 좋은 쪽으로 기술하게 된다고 비판하는 예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일견 동의하는 바이지만,

사실 모든 기록은 다분히 기록자의 주관적인 견해가 들어가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 또한 인정해야 한다.

심지어는 역사를 기록하는 사관들의 기록조차도 다분히 주관적인 요소가 들어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기에...

따라서 나의 기록을 읽는 분들이 본인의 느낌이나 판단과는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라고 너그러이 봐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뿐이다.

 

많은 곡절과 난관을 무사히 버티어서 랑탕히말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게 된 것은 다행스럽기 그지없고,

이번 랑탕 트레킹을 오랫동안 준비하고 이끌어 주신 회장님과 총무님께 거듭 감사드리며,

저의 부족함으로 불편을 겪었을 모든 백두산우회 회원님께도 사죄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랑탕히말이 선사해 준 설산과 멋진 숲의 느낌을 기억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