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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백령도 트레킹 3일차(3/4) : 안개에 갇혀서 시작한 백령도 트레킹

by 재희다 2020. 5. 2.

여 행 지 : 백령도. (인천시 옹진군)

여행일자 : 2020년 4월 30일(목) ~ 5월 3일(일) / 3박4일

(5/2(토)까지 백령도와 대청도 2박3일 예정이었으나 짙은 안개로 1일 연장됨)

여행상품 : 숲길따라 감성여행사 백령도&대청도 원샷여행 참가.

참가인원 : 15백두.

 

<5월 2일(토) 세째날 일정>

- 오전 : 천안함위령탑 입구에서 중하동교회까지 임도길 트레킹.

- 오후 : 점박이물범길, 심청마실길 주변 트레킹.

 

<백령도 지도>

 

아침 7시에 대청도행 배를 타기로 예정했으나, 짙은 안개로 오늘도 뱃길이 막혀서 백령도 트레킹에 나선다. 사실 백령도에는 군사시설이 많아서 트레킹을 하기에는 적합지 않고 버스로 관광지를 돌아보는 정도로 하루나 이틀이면 충분하지만, 뱃길이 막혀서 갇히게 되면서 옹진군에서 조성해 놓은 흰나래길을 일부 가미하여 트레킹에 나선다. 그나마도 우리를 이끌어온 여행사의 예정된 공식일정이 오늘 오전까지여서 오후부터는 우리가 자체적으로 알아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처지다.

 

뱃길이 막힌 것은 천재지변에 속하는 것이라 누구의 탓도 불가능하기에, 별다른 기대도 없이 아침식사를 마치고 여행사 사장이 이끄는 데로 버스에 몸을 싣고 트레킹 출발지점으로 향한다.

 

 

연화리 천안함위령탑 입구 직전쯤에서 버스에서 내려 농로를 따라 트레킹을 시작한다.

 

 

사실 이곳이 어디인지, 트레킹 길은 있는 것인지..,

이정표나 표지기 하나 없는 그냥 시골 농로로 접어드는데, 인솔한 여행사 사장님이 어제 처음 답사한 곳이라며 앞장서고, 나머지는 혹시 뒤처져서 지뢰밭으로 가게 되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총총이 앞사람을 따라갈 뿐이다.

 

 

농로에서 임도로 바뀌는가 하는데, 사격훈련장 표지판이 나오고,

 

군사용 임도로 보이는 도로는 안개 자욱한 계곡 안쪽으로 이어진다.

 

 

임도 갈림길에서, 길을 안내하던 여행사 사장님에 앞서 가던 백두들이 좌측 길로 들어선다.

네이버 지도를 비롯한 어떠한 지도에도 도로 표시가 없는 상황에서, 트레킹 루트를 잘 표시하는 오픈싸이클 지도에는 좌측 길은 막혀있고 우측 길은 고개 너머로 이어져 있는데, 어제 답사를 했다는 여행사 사장님도 어제의 답사길과는 반대로 진행하는 상황이라 어느 길이 맞는지를 헛갈려 한다.

 

좌측 길로 들어선 분들을 불러서 우측 오름길로 들어서니,

사격장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서 혹시나 길을 잘못 든 게 아닌지 확신이 서지를 않는다.

 

 

임도의 경사가 가팔라지며 노면이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는데,

역시나 길이 가팔라 지자 백두들이 두각을 나타내며 앞서 나가기 시작하고,

 

도로 가장자리로는 지뢰밭을 알리는 철조망이 이어져 있다.

 

 

자욱한 안개로 어디쯤인지 분간이 안 되는데,

트레킹을 시작한지 2.3km 지점으로 고도가 무려 120m에 달하는 고갯마루가 나오고,

 

그다지 가파르지 않은 경사에도 뒤쳐진 분들을 기다리자며 잠시 휴식을 하기로 한다.

 

 

다들 마실 산책 나온 복장이라 잠시 걸음을 멈추어도 별달리 할 게 없어서 이내 다시금 트레킹에 나선다.

 

 

내림길로 들어서자 급커브의 헤어핀 구간도 나오고,

 

이내 완만하고 호젓한 내림길이 편안히 이어진다.

 

 

 

 

짙은 바다 안개로 물방울을 머금은 여린 새잎이 신선한 생명의 느낌을 전해오고,

 

옻나무 인듯한데 두릅순과 비슷한 모양이라,

몇몇 분이 식용으로 채취했다가 나중에 식당 안주인에게 혼이 났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무단출입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경고판이 있는 갈림길에서,

우측 해안 방향으로 이어질 듯 보이는 도로를 두고 좌측 내림길로 들어서면,

 

다시 민간인의 손길이 미친 밭 사이로 농로가 이어지는데,

 

 

널찍한 밭에는 작물이 아닌 잡풀이 무성히 꽃을 피우고 있다.

 

 

중화담수호가 나오며 중화포구길 구간의 중화담수호길에 접속한다.

 

중화포구길 안내판.

 

<흰나래길, 7코스 중화포구길, 5.1km>
한국 기독교 전파의 산실인 중화동교회, 아담하고 한적한 중화동 마을길을 따라 평화와 사랑의 상징인 종교의 씨앗이 뿌리내린 곳에서의 성지순례를 할 수 있으며, 조용하고 고요한 담수호와 바다를 동시에 감상하고 중화포구에서 어민들의 생활모습을 볼 수 있는 길이다.

 

어제는 쑥 채취로 열을 올렸는데,

오늘은 채취한 달래가 총무님의 배낭에 넘치게 매달린 것으로 보아 주변에 달래가 지천인 모양이다.

 

안개 낀 중화담수호 모습.

예전에는 파도가 넘실거렸을 바다를 91년부터 99년까지 8년의 역사 끝에 조성한 담수호와 간척지는 이제 갈매기들의 목욕탕이며 백령주민들의 식수원이자 삶의 터전이 되었다.

 

 

아직 농작물이 심기지 않은 밭에는 야생화가 재배한 듯 돋아나 있는데,

 

트레킹은 나온 분들은 냉이와 쑥 채취에 여념이 없고,

 

그러거나 말거나 갈매기들은 민물 목욕으로 깃털 다듬기에 여념이 없다.

 

주변으로 트레킹 길이 어이진 중화담수호 전경.

 

 

 

 

 

 

중화리 마을로 이어지는 갈림길에 도착하여,

 

중화동교회 방향으로 진행하면,

 

 

중화동 교회가 있는 중화리 마을에 도착하여 오전 트레킹을 마감한다.

짙은 안개로 어디에서 출발하여 어디를 거쳐 왔는지 알 길이 없는 트레킹을 마친다.

 

 

 

메밀냉면 점심 식사를 하러 면소재지로 이동하여,

 

그나마 오늘은 몸을 좀 움직였기에 그냥저냥인 메밀냉면을 후딱 먹어치운다.

 

 

면소재지의 해병대 전용 주점!

 

 

오전 일정을 끝으로 여행사의 책임은 다 했고, 이제부터는 알아서 시간을 보내다가 안개가 걷혀서 배가 뜨면 인천행 여객선에 승선을 하면 된다며 우리는 숙소에 남겨지게 되었다. 지금 쯤은 인천행 배에 몸을 싣고 있어야 하는 시간인데, 아직도 백령도의 모텔 방에 있게 되면서 '갇혔다'는 느낌을 올곧이 느낀다. 동안 정신없이 쫓아다닌 백령도 투어 일정으로 피곤이 밀려와 방에서 낮잠이라도 잘까 하다가, 낮잠은 긴긴밤을 술로 지새우게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벼운 차림으로 백령도 흰나래길 걷기에 나선다.

 

면소재지의 숙소를 나서서 농로를 따라 끝섬전망대 방향으로 흰나래길 3구간 심청마을길을 찾아 나선다.

 

<백령도 흰나래길>
백령도는 고대 이래로 한반도와 중국의 산동반도를 잇는 황해 해양실크로드의 거점 도서였으며, 서해 바다에 우뚝 솟아 우리나라의 영토를 사수하는 최북단의 끝 섬이다. 북한의 황해도 장산곶을 지척에서 볼 수 있는 백령도에는 남북 분단이란 비극의 한을 품고 사는 실향민들의 아픔이 진하게 배어 있을 뿐만 아니라, 천안함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민족의 애환이 어려 있는 곳이다. 백령 흰나래길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아픔에 대한 한이 배어있는 생활문화를 체험하고, 사랑과 평화에 대한 염원을 흰 새의 날갯짓에 담아 보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백령도에 존재하고 있는 4가지 유형의 길을 주제로 바닷길로는 세계 유일무이한 천연비행장인 사곶해변길, 오색빚깔 아름다운 콩돌해변길, 기암괴석이 절정인 두무진길 등이 있다. 생태길은 기존 등산로의 자원성 부재와 활용이 불가함에 따라 화동염전 주변 갈대밭과 담수호 주변 길에서 백령도의 천혜 자연을 느낄 수 있다. 백령도의 문화길은 심청전 이야기의 실제 무대이며 중화동 교회의 기독교 역사·문화를 느낄 수 있는 백령도만의 문화가 존재하여 탐방로 문화길로 활용 가치가 높다. 마을길은 백령도만의 생활상이 녹아있는 마을로 반농반어의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이색적인 마을경관과 마을길을 활용한다.

 

드디어 흰나래길 3코스인 심청마을길 이정표를 만난다.

 

<3코스 심청마을길, 7.8km>
한국 대표 설화인 '심청전'의 살아있는 무대로서, 심청을 테마로 한 마을길과 심청각을 중심으로 하여 심청이의 효심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진촌리와 사곶마을의 길을 걸으며 백령도 주민들의 생활상과 다양한 이야기가 녹아있는 명승지와 자원을 엿볼 수 있는 길이다.

 

3코스 심청마을길 안내판.

 

 

농로를 따라 걷다 보니 끝섬전망대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하늬해변 입구 방향의 2코스 점박이물범길로 접어든다.

 

<2코스 점박이 물범길, 3.1km>
철책선을 따라 걷다 보면 평화·통일·안보에 대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길로, 독특하고 특별한 경관을 지니고 있는 현무암과 어우러진 하늬해변길과 백령도의 마스코트인 점박이 물범의 최대 서식지와 물범바위를 볼 수 있는 길이다.

 

점박이물범길로 들어서는 백두들.

 

도로를 따라 하늬해변 갈림길을 지나니 철망이 설치된 해변길이 이어지고,

 

 

백령도 진촌리 감람암포획 현무암분포지가 나온다.

 

<진촌리 감람암 포획 현무암분포지>
우리나라에서 감람암 포획 현무암이 분포하는 곳은 경기도 전곡, 강원도 철원 일대, 울릉도 및 제주도에 국한되어 있다. 백령도 진촌리의 감람암 포획 현무암 분포지는 백령면 진촌리에서 동쪽으로 1.3㎞ 정도 떨어진 해안에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지름 5∼10㎝ 크기의 노란 감람암 덩어리가 들어있는 용암층이 만들어져 있다. 용암층은 두께가 10m 이상이며, 검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백령도 진촌리의 감람암 포획 현무암 분포지는 지구 속 수십㎞ 아래에서 만들어진 감람암이 용암이 분출할 때 함께 올라와 만들어진 것으로, 지하 깊은 곳의 상태를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므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존하고 있다.

 

지금 우리가 따르는 길이 점박이물범길이라는 안내판도 있다.

 

 

점박이물범길을 따르는 백두들.

 

안개가 자욱하여 철망 너머로 보이는 해변의 바위들이 물범바위인지는 알 길이 없다.

 

<물개바위에서 물범바위로>
점박이 물범들이 서식하는 백령의 물범바위는 원래 물개바위라 불렀다. 물범과 물개를 구분하지 못하는 어부들이 물개바위라 칭한 것이다. 북방한계선(NLL)이 인접한 이곳은 어민들의 출입이 제한돼 물범들이 안전하게 휴식하는 천혜의 장소이다.

점박이물범(물범, Spotted seal, Largha seal)은 물범과의 해양 포유류로 몸은 은색 또는 회색 털로 덮여 있으며 검은 불규칙한 반점 무늬가 몸 전체에 퍼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몸길이는 사람 키와 비슷하나 몸무게는 훨씬 많이 나간다. 물범류 중에는 소형이다. 황해에서 남해와 동해를 거쳐 일본 연안과 오호츠크해, 베링해에 이르는 북태평양과 북극해에 널리 분포한다. 약 300마리가 여름에 백령도 주변에서 관찰된다. 서식지 감소, 서식 환경 악화, 먹이원 감소, 온난화, 밀렵 등으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심청각 갈림길에 도착하여 따르던 점박이물범길도 끝이 나고,

 

엊그제 버스로 올랐던 심청각 가는 길을 걸어서 오른다.

 

입장료도 받는다는 심청각 입구에 도착하니, 매표소에는 지키는 사람이 없다.

 

본디 계획은 이곳 심청각에서 북쪽 능선을 따라 내려서서 고봉포구로 진행하려 하였으나, 네이버 지도에는 지능선을 따라 등로 표시가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길이 없다. 하는 수 없이 심청각 갈림길로 돌아나와 숙소에서 쉬고 싶은 분들은 면소재지 방향으로 돌아가고, 더 걷고 싶은 몇몇 분들만 점박이물범길을 되짚어서 북쪽 해안에서 고봉포구로 이어지는 임도로 진행키로 한다.

 

 

널찍한 비포장 임도를 따르다가 우측 해안으로 조망이 트인 곳에서 내려다본 인당수 방향 조망.

 

고봉포구 방향 해안 조망.

 

안개 낀 인당수 방향을 조망하는 백두들.

 

 

임도를 따라 진행하는데, 임도 주변에는 고사리가 지천이다.

 

 

심청각에서 네이버 지도에 표시된 등로를 따라 내려서면 만나게 되는 지능선 마루를 지나는데,

역시나 좌측 심청각 방향 지능선으로 등로의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철조망과 '지뢰'표시판이 있음에도 고사리를 못 본 척 하기는 어려운 듯..ㅉㅉ

 

 

 

 

잠시 호젓한 임도를 따르니 고봉포구로 이어질 듯 보이는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온다.

 

길가에 핀 유채꽃밭에서!

 

숙소에서 멀어지는 게 불안했던지 숙소로 돌아가자는 분들이 많아서,

고봉포구 방향으로 진행하지 않고 발길을 돌려 숙소가 있는 면소재지 방향으로 진행한다.

 

 

채전을 일구는 아낙에게도 아는 체를 하며,

 

포장 농로를 따라 면소재지로 향한다.

 

백령도의 관문 용기포구에서 서쪽 끝 두무진포구로 이어지는 백령대로는 아니고,

면소재지가 있는 진촌리에서 고봉포구로 이어지는 차도에 접속하여,

 

좌측 백령면 소재지 방향으로 진행하면,

 

의리의리 해 보이는 백령초등학교 건물이 나오고,

 

백령면 소재지로 들어선다.

 

백령도에 호텔도 있었다.

 

저녁에 당구를 쳤는데, 100분 동안 한점도 못 친 기록을 남긴 당구장이다.

 

 

저녁식사는 숙소 앞에 있는 식당에서 아귀찜을 먹었는데,

 

손점장의 어금니를 부러뜨린 이물질!

 

그런대로 만족스러운 저녁식사를 마무리하고, 각자의 취향에 따라 일찍 취침에 드는 분들과 바둑판을 구입하여 대국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백령도 해병대 당구는 어떤지 당구장을 찾는 사람으로 나뉘어 각자의 취향에 따라 저녁시간을 보낸다. 당구파를 따라 100분 동안 무득점을 기록으로 남기고 숙소로 돌아오니, 회장님과 손점장이 가히 초와 한의 전투를 능가하는 치열하고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접전을 펼치고 있다. 역시나 가만히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어떻게든 잘 적응하는 백두들이다.

그래도 내일은 안개가 걷혀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생업에 지장이 없을 텐데, 걱정스럽기 이를 데 없다.

 

(백령도 여행 4일차로 이어짐)